회사에서 몇 년 단위로 같은 주제의 일을 반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투영하는 사업이나 하는 사람은 바뀌지만 비슷한 일을 하죠. 고객 반응률을 개선하는 작업이나 수요 예측을 최적화하는 것, 가격을 어떻게 변경해야 하는지 같은 일 말이죠. 가만히 생각해보면 왜 이런 일을 한 번에 잘하지 못하고 여전히 머물러 있나 하는 생각도 갖게 됩니다.
사실 비즈니스의 원리는 복잡하지 않습니다. 복잡하게 보이는 건 그걸 분석한 사람들 덕분이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고객의 반응률과 리텐션에, 제조업은 새로운 콘텐츠 수와 재고 최적화에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숙제를 갖고 있습니다. 고객을 새로 만들고 만든 고객이 더 찾는 것은 어쩌면 간단한 몇 가지 지표의 상승을 생각하면 되는 일로 보입니다. 그걸 도와주는 기술에 변화가 있을 뿐이죠.
수요 예측은 커머스와 제조업의 오래된 질문입니다. 어떻게 해야 최적의 재고와 생산을 통해 폐기와 프로세스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매출의 기회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지 많은 곳에서 이 질문과 실시간으로 다투고 있습니다. 이 사업의 크고 핵심적인 질문 앞에서 기획이 만들어집니다. 해결 방법을 찾다가 기획은 새로운 방법으로 문제를 풀고 관련 사업으로 시선을 이동시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누군가의 감각으로 수요 예측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누군가는 보통 과거 데이터를 갖고는 있지만, 예측하는 수요량은 과거 데이터를 참고로 아무 로직 없이 본인의 직관으로 결정했죠. 그러던 수요 예측이 엑셀을 통해 과거 추세를 숫자로 정리했고, 간단한 함수를 이용해 추세와 패턴을 통한 범위를 알려주었습니다. Python이나 R이 도입되고 난 후에는 예측할 수 있는 라이브러리를 활용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정답은 영원히 없습니다. 확률에 기반한 예측은 다양한 예측 대상에 일반적으로 적용될 수 없고, 다양한 방법이 경우에 따라 바뀌면서 적용되고 있으니까요. 더 나은 알고리즘이 나오면, 더 새로운 변수를 활용할 수 있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수준이 조금 더 나아질 수는 있습니다. 문제를 풀기 위한 예측과 결과, 그 피드백을 반영하는 사이클을 계속하면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죠. 대부분은 이 사이클을 견디지 못하는 게 직면하는 어려움입니다.
반응률을 높이는 것도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남아 있는 질문입니다. 고객 구매 여정 모든 단계에서 더 높은 반응률을 높이는 것은 끝이 없는 숙제며 방법은 계속 변화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취향을 토대로 캠페인 참여를 유도하는 경우에도 ‘고객의 취향’을 페르소나에서 개인별 구매 내역을 토대로 하는 것으로 바꾸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또 구매가 아닌,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찾는 것으로 다른 어떤 서비스를 탐색했는지로 변화해갔습니다. 그리고 이 데이터들을 있는 그대로 활용하는 것에서, 이와 유사한 여정을 지난 고객의 패턴을 활용하는 것 등으로 확장해나갔고 이제는 몇 가지 높은 확률을 보이는 것을 믹스해 보여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법이 복잡해지고 과학적인 프로세스를 따른다고 해서 얻어야 할 답이 변한 것은 아닙니다. 반응률을 높이는 것이죠.
더 근원적인 질문도 있습니다. 고객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사업이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같은 것 말이죠. How를 찾는 질문들과 달리 What을 찾는 이 질문들은 데이터의 도움만으로 할 수 없는 답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리서치를 하는 것이죠.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처럼 늘 정보를 토대로 가설을 만들고 빠르게 테스트하는 세션을 거칩니다. 질문은 그대로이며, 질문에 대한 답은 늘 변화합니다.
질문을 잘 정리하고 있는 조직은 방향을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기획은 질문을 잘하는 것에서 출발하며 기업 문화는 같은 질문을 모두가 알고 있는 데서 많은 비용을 줄입니다. 만약 질문을 중간에 잊어버리고 오랜 시간 후에 어려운 여건 때문에 다시 그 질문이 할 수 없이 생각났다면, 이미 질문할 적기를 놓치게 됩니다. 누군가는 질문을 KPI로 정하고 모니터링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질문은 사라지고 KPI만 남아 원래 얻고자 하는 목적이 아닌 수단만이 남아 억압하는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도입부에 말씀드린 것처럼 왜 같은 주제의 일을 계속 반복하는지, 나아지지 않는지 불만이 있다면 대부분은 오해하거나 질문의 시기를 놓친 상황일 것입니다. How에 해당하는 질문은 영원한 숙제로 남아 우리에게 맞는 식을 찾아 답을 그때 그때 만들어야 하며, What에 해당하는 질문은 하지 않고 시도하지 않아 적기를 놓쳐 이제야 시간에 쫓겨 대강의 답을 찾아 헤매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사업에 맞게 질문을 정리합시다. 그리고 이 질문을 어떤 수단을 통해 해결할 것인지 생각하면 됩니다. 어떤 것은 외부 솔루션을 도입해야 할 수도 있고 근원적인 질문은 자체 조직을 만들어서 풀어야 하기도 합니다. 질문의 무게가 차이를 만들겠죠. 아무려면 질문이 없는 조직이 아니라면 괜찮습니다.
PETER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