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면 내 기업 내가 살리기, 못하면 내 얼굴에 침 뱉기
트렌드를 아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생계형트렌드입니다.
이번 트렌드 기획의 주제는 기업의 오너를 앞세운 <PI(President Identity) 마케팅>입니다.
기업 오너들의 이미지도 시대가 변함에 따라 변화를 맞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딱딱하고 어려운 이미지였다면 요즘은 소비자와 더 가까이 소통하며 친근한 이미지를 형성하려고 하는 추세입니다. 그 과정에서 어떤 방식을 이용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2018년,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기업들이 줄줄이 연루되고, 오너 일가의 탈세·횡령 의혹, 그리고 갑질 논란까지 이어지며 사회 전반의 ‘반기업 정서’가 극에 치달았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대기업 신뢰도는 24.9%에 그친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악재들을 겪고 난 뒤, 소비자와 기업 모두 각성한 것일까요. 소비자는 더 이상 기업의 ‘위선’을 믿지 않습니다. 기업의 잘못에는 엄격한 잣대를 세워 불매운동까지 불사하고, 반대로 기업의 선행에는 ‘돈쭐’을 내주며 든든한 팬이 되어 지지합니다. 기업들 역시, 대중들이 기업에게 요구하는 시대적 정신의 변화를 잘 받아들이고 이에 상응하는 행보를 보이기 위해 힘씁니다.
대중에게 유쾌하고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기업의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오늘 다룰 주제 <PI 마케팅>입니다. 이는 최고 경영자 이미지 메이킹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 활동으로, 행동·외모·마인드 등 다양한 요소가 이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런 PI 활동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가 좌우되기도 하기 때문에, 최근 CEO들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스스로의 PI 활동을 전략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성열홍 홍익대 광고홍보대학원 원장은 “대기업 오너들이야말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적합한 인물”이라며 “오너들이나 경영진이 진실된 모습으로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공감했다면 소비자들이 해당 브랜드의 부족한 점도 용인해 주는 것이 요즘 추세”라고 덧붙였습니다. 대중과 소통하고 사회에 공감하는 CEO의 PI 마케팅은 이제 단발적 이슈를 넘어, 기업의 장기적 전략과 트렌드가 될 전망입니다. 자세한 내용, 본문에서 살펴보겠습니다.
구단주형~! 구단주들의 마케팅 경쟁
오너 마케팅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ㅇㅇ이 형’으로 잘 알려진 구단주들이다. “택진이형 밤 샜어요?”, “일찍 일어나 일하고 있어요.” 수차례 광고 출연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한 PI 마케팅의 원조격 ‘택진이형’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부터, 프로야구단을 창단해 구단주가 되고 적극적인 SNS 소통을 보여주고 있는 PI 마케팅의 신흥 루키, ‘용진이 형’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까지! ‘형들의 전쟁’을 살펴보자.
2009년 엔씨 김택진 대표가 창단 의향서를 냈을 때, 엔씨의 당시 매출은 6300억이었다. 매출 1조 원에도 못 미치는 회사가 매년 투자가 필요한 프로야구단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겠냐는 비판과 반발이 일었다. 김택진 대표는 직접 나서 “엔씨소프트의 야구단 운영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내 재산만 갖고도 프로야구단을 100년은 할 수 있다”며 강력히 피력했다. 그리고 현재, 2020 KBO 한국시리즈는 ‘NC다이노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우승이 확정되고, ‘집행검 세리모니’가 이어졌다. 엔씨소프트 대표 게임 ‘리니지’에 등장하는 ‘진명황의 집행검’이라는 게임 아이템을 현실에 그대로 구현한 모습이었다. 여기에도 ‘택진이형’만의 재미있는 PI 마케팅이 숨어있다.
위 광고는 2020 KBO 한국시리즈에 중간광고로 계속 삽입됐던 엔씨소프트 ‘리니지’ 게임 광고다. 영상 속 금발머리 대장장이는 뭔가를 계속 만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리니지2 팬들은 새로운 아이템이 등장하는 게 아니냐며 추리하기도 했지만, 정답은 바로 앞서 본 한국시리즈의 우승 세리모니에서 쓰일 집행검이었다. 영상 속 대장장이들은 김택진 대표와 임원진들이었고 말이다. 그야말로 ‘택진이 형’의 ‘큰 그림’이다. 또, 해당 이벤트는 사실 선수단 사이에서 나온 아이디어라고 한다. 정규 리그 우승이 확정된 후 박민우 선수가 처음 제안했고, 김택진 대표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선수들의 제안을 쿨하게 수용한 김택진 대표는 직접 ‘빌드업’ 광고에도 출연하며 누구보다도 자신의 기업에 ‘진심’이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4월 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야구 게임 ‘프로야구H3’를 론칭한 것만 봐도 김 대표가 게임과 야구 두 사업에 가진 열정을 엿볼 수 있음은 물론, 두 사업 간의 시너지를 내는데 얼마나 힘을 쏟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김택진 대표와 함께 야구판의 ‘힙한 형’으로 불리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올해 초 신생 야구단 SSG랜더스를 창단하고 구단주로 거듭났다. 택진이형이 광고에 등장해 강력한 이슈몰이를 한다면, 용진이형은 SNS를 통한 지속적인 소통으로 꾸준한 화제몰이를 보여준다. SNS 게시물을 하루 평균 3회 이상 게재해 ‘헤비 업로더’라고 불릴 정도로 정 부회장은 각종 SNS 활동에 열심이다. 보통의 대기업 오너가 가진 이미지와 달리, 정 부회장은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개인적인 사생활이나 가족과 함께하는 모습까지 스스럼없이 보여줘 친근감을 형성했다. 지난 2월에는 음성 기반 SNS ‘클럽하우스’에서 이용자 1만여 명과 깜짝 소통을 하기도 했다. 당시 베일에 싸였던 프로야구 구단명 후보나 청라 돔구장 건설 계획 등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처럼 각종 SNS 채널에서 소통을 즐기는 정 부회장은 MZ세대 사이에서 ‘SNS 천재’라고 불리기도 한다.
또한 청정 고창 소주, 안전빵 등 정 부회장이 SNS에서 소개한 제품들은 연이어 품절 대란을 빚으며, 정 부회장의 인기와 파급력을 증명해주었다. 광고업계 관계자 역시 그의 SNS 활동을 두고 “정 부회장의 게시물은 인터넷에서 계속 공유되고 기사로 재생산되면서 어떤 광고보다 더 많이 노출된다”고 말했다.
‘용지니어스’, ‘제이릴라’ 등 정 부회장을 딴 캐릭터를 만들며 새로운 시도도 보이고 있다. 우선 제이릴라는 정 부회장의 부캐로 그의 이니셜 ‘J’와 고릴라에서 따온 ‘릴라’의 합성어다. 김범석 카카오 의장의 닮은꼴인 ‘제2의 라이언’으로 키우겠다는 일념으로 신세계푸드의 이미지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제이릴라의 세계관은 화상에서 태어난 아기 고릴라가 화성 탈출 후,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 불시착했다는 설정이다. 또한 야구와 빵을 좋아한다는 설정으로 신세계와의 스토리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9일에는 ‘Universe by JRILLA’로 신세계푸드가 상표를 출원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정용진의 부캐에서 출발한 제이릴라 캐릭터를 활용한 사업을 본격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조만간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라는 간판의 카페나 식당 또는 주점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이에 대해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향후 사업을 위한 사전 상표권 확보 차원에서 등록한 것”이라며 “아직 어떤 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제이릴라보다 먼저 상표를 출원한 정 부회장 캐릭터가 있다. 바로 ‘용지니어스’다. 지난 3월 정 부회장은 빨간 접시 안에 웍과 요리를 양손에 들고 요리사 복장을 한 자신의 캐릭터, 옆에는 한자로 ‘천재주사’, 그리고 자신의 이름에서 딴 Yong + Genius를 합친 ‘용지니어스’가 적힌 사진을 공개했다. 당시 이마트 관계자는 “상표권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출원 신청했을 뿐”이라면서 “아직 해당 상표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는데, 최근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에서 다시 한번 ‘용지니어스’의 두각이 드러나며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번 7일 정용진 부회장은 “꼬치구이 맛집 사장님이 용지니어스 주방에 방문했다”는 글과 함께 용지니어스 티셔츠를 입고 둘러앉아 회의를 하는 듯한 사진을 함께 올렸다. 사진과 같이 올린 동영상에서는 정 부회장이 맛집 사장님과 함께 주방에서 의견을 교환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맛집 사장님과 종업원들도 용지니어스 티셔츠를 착용했다. 이마트가 이전에 ‘순희네 빈대떡’, ‘초마짬뽕’과 같은 지역맛집과 연계해 자체 브랜드(PB) 피코크 제품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사례를 보아, 식품·유통 업계는 정 부회장이 최근 지역 맛집을 탐방하는 것과 연계해 용지니어스 브랜드로 밀키트 제품이나 주방용품을 내놓을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그룹의 베일에 싸인 프로젝트를 오너 개인의 인스타그램에 스포하듯 하나씩 공개하며 출시도 이전에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또한, 지난 10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캐리커처와 ‘구단주’ 로고가 새겨진 맥주, 소주, 와인 사진을 올렸다. “어디서 많이 본 인간인데 누구지” “아 진짜 이 X은 안 끼는 데가 없네”라는 글도 함께 남겼다. 정 부회장의 창단을 기념하며 출시하는 아이디어 상품으로, 아직은 시안 단계에 있다고 한다.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야구를 보는 문화와 연계한 식음료 기업들의 마케팅, 판촉 아이디어는 많았다. 하지만 구단 차원에서, 그것도 선수가 아닌 구단주의 얼굴이 새겨진 구단酒를 굿즈로 출시하는 아이디어는 최초이며 참 신박한 PI 마케팅의 일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신세계그룹의 오너가 직접 나서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자, 이에 질세라 롯데 역시 그룹 차원에서 ‘롯데자이언츠 띄우기’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재밌는 점은, 최근 롯데자이언츠가 간판 선수 이대호와 계약 연장에 성공했을 당시, 롯데지주가 이례적으로 “신동빈 회장님이 야구를 좋아하시고 그룹 차원에서도 강력한 지원이 있었다”며 오너 신동빈을 언급했다는 점이다. 야구 PI 마케팅계의 신흥강자 ‘동빈이 형’이 탄생되는 지점이 아닐지 기대가 된다. 한편, 이에 대해 정용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을 겨냥해, “동빈이형은 야구와 본업을 연결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게임에서는 우리가 질 수 있겠지만, 마케팅에서만큼은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하는가 하면, 롯데 자이언츠 구단주인 신동빈 회장이 지난 4월27일 잠실 LG-롯데전에 모습을 드러내자 “내가 도발하니 제스처를 취한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와 같은 사례를 봤을 때, 정 부회장이 그간의 ‘재벌 후계자’들과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음은 확실한 것 같다. ‘운둔의 경영’을 표방하는 대다수의 재벌 총수와 달리 정 부회장은 대중과의 소통에 주저함이 없으며, 선한 이미지로 자신을 억지 포장하지도 않는다. 바로 그 지점이 MZ세대가 정용진에게 열광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이제는 유튜브로 소통해! 기업 오너들의 새로운 소통 방식
유튜브는 기업 오너들이 소비자와 소통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작년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에서 백종원 대표는 경영자들에게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권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요식업 사업자이자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백종원 대표는 유튜브를 통해 구독자들과 소통하며 느낀 경험들이 사업적 결정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백대표는 “유튜브에서 언급한 말에 대한 반응이 너무 좋아 더 좋은 말을 하게 되고, 더 선한 영향력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런 것들이 사업가로서 회사의 방향과 제 목표를 설정하는데 후회되지 않는 결정을 내리게 해준다”며 기업가들에게 유튜브를 권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런 백대표의 조언을 반영이라도 한 것인지 그간 많은 기업 오너들의 유튜브들이 흥행하고 또 새롭게 생겨났다.
앞서 말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외에도 적극적으로 유튜브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기업 오너들이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SK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간간이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다. 특히 최회장은 유튜브를 통해 자사 임직원들과 격 없이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한다. 직원에게 음식을 직접 대접하고 이야기 나누기도 하고 신입 지원자에게 인사를 전하기도 하며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를 패러디한 <최태원 클라쓰>에서는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편 재계 업계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그 바람의 주인공은 미래에셋그룹의 박현주 회장이다. 그동안 은둔 고수로 알려진 그이기에 그 반향이 더 크다. 박 회장은 올 1월 미래에셋 유튜브 채널 ‘스마트머니’를 통해 공개석상에 5년 만에 나타났다. 유튜브 영상을 통해 유망한 산업군에 대한 투자 전략을 나누고 자신의 투자 철학을 공유했다. 본인의 이름을 걸고 유튜브 코너를 만든 오너도 등장했다.
한국맥도날드의 대표이사 앤토니 마티네즈는 자사의 유튜브에 ‘앤토니가 간다’ 코너를 만들었다. 앤토니 대표가 직접 맥도날드의 사회공헌활동이나 신메뉴를 소개하고 때론 먹방 도보여준다. SM 엔터테인먼트 역시 유튜브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 SM은 지난달 29일 유튜브를 통해 회사의 비전과 전략을 담은 ‘SM 콩그레스 2021’ 영상을 공개했다. 이수만 총괄프로듀서가 진행하는 토크쇼 컨셉으로 자사의 아티스트들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날 자사 아티스트를 모두 연결하는 통합 세계관인 ‘SM 컬처 유니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사의 사업 계획을 오너를 앞세워 유튜브라는 채널을 통해 보다 친근하고 재미있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기업의 대표가 직접 유튜브를 통해 소통하는 모습을 소개했다면 이번엔 오너 2세가 유튜브를 통해 활발히 소통하는 사례를 소개하겠다. 오너 2세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오뚜기 3세로 잘 알려진 뮤지컬 배우 함연지씨다. 함연지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햄연지’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그녀의 아버지이자 오뚜기 회장인 함영준 회장이 종종 채널에 등장하여 화제가 된다. ‘햄연지’ 채널을 통해 함 회장의 사무실을 공개하기도 하고 어버이날 특집에 아버지의 모습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특히 어버이날 콘텐츠의 경우 조회수가 350만 회를 넘으며 큰 인기를 얻었다. 일상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함연지씨와 그 아버지 함영준 회장의 모습이 소비자들에게 친근한 공감을 주면서 기업의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지금은 활동을 중단했지만 하림그룹의 오너 2세 김준영 과장 역시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활동했던 이력이 있다. 분홍색을 좋아하는 자신의 취향을 담아 ‘삥꾸남tv’라고 채널명을 짓고 활동했다. 보수적인 하림기업의 이미지와 상반된 활동이었다.
이처럼 기업의 오너뿐만 아니라 기업 자제들도 유튜브를 통해 친근하게 소통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행보가 자사에 득일지 실일지는 꾸준히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한편 자사의 채널은 아니지만 다른 유튜브 프로그램에 출연함으로써 인지도를 쌓는 기업 오너들도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네고왕’이다. 특히 제너시스 BBQ의 윤홍근 회장은 네고왕 시즌 1을 통해 이득을 톡톡히 봤다.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오너 자신에 대한 인식을 제고했을 뿐만 아니라 매출 신장까지 견인했다.
또한 당시 프로그램 MC인 황광희를 모델로 발탁하면서 소비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마찬가지로 조윤성 GS리테일 사장도 네고왕 출연 이후 자사 유튜브에도 등장하며 소비자에게 더욱 부담 없이 다가가고자 했다. 이처럼 ‘네고왕’이라는 프로그램 특성 상 해당 프로그램 출연 자체가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기회가 되고 있다. BGF리테일의 이건준 대표는 카카오tv의 예능 ‘머선129’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머선129’는 강호동과 기업 CEO의 한판 승부를 통해 구독자 혜택을 확보하는 프로그램이다. ‘머선129’역시 프로그램의 특성상 다양한 기업의 CEO가 매회 출연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 대표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진 양상 자체가 그만큼 소비자들이 기업 대표에게 기대하는 이미지가 달라졌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 대표들이 유튜브 뿐만 아니라 다양한 SNS를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고자 하며 자신들의 친근한 일상을 공유하고자 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유대감 형성을 넘어 기업 이미지 제고를 통해 마케팅 효과까지 낳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SNS나 유튜브를 이용한 기업 오너들의 행보는 기업과 기업 제품에 신뢰도를 주고 친근감을 형성하기도 하지만 때론 양날의 검이 되어 돌아오기도 합니다. 유통업계 인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적극적인 소통으로 열렬한 호응도 얻고 있지만 최근 그 행보가 아슬아슬해 보입니다. 정치적 발언 의혹이 생기기도 했으며 SNS에 샥스핀 홍보 게시물을 업로드하여 많은 팔로워들의 지탄을 받기도 했습니다. 자사인 신세계푸드의 캐릭터 제이릴라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하여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비록 SNS가 개인의 공간이지만 그가 기업의 대표이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반응인데요, 자신의 발언이 곧 기업의 이미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단 정용진 부회장뿐 아니라 많은 오너들이 활발한 소통을 하는 지금, 기업의 오너로써 친밀하게 소통하는 것도 좋지만 자신의 발언이 가진 무게와 책임감을 돌아볼 때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또한 최근 네이버 직원의 직장 내 임원의 괴롭힘으로 인한 자살 사건을 보면 기업 오너가 가져야 할 본질적인 자세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느껴집니다. 오너를 앞세운 PI마케팅에 전전하기 이전에 자사의 문제점을 제대로 짚고 부당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진짜 오너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생계형 트렌드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