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이라도 ‘심리 상담받아볼까?’ 생각해봤다면,
그때 바로 전문가를 찾으셔야 해요!”
– 스여일삶 밀레니얼 여성 창업가 인터뷰 시리즈 : 마인드웨이 편
‘마음이 힘들다’라는 것은 기준도 객관적이지 않고, 눈으로 얼마큼 상했는지 보이지도 않아서 방치하는 일이 흔하죠. 특히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더더욱 쉬이 여겨지기 마련입니다.
“너만 힘든 거 아니야.”, “나 때는 더 했어.”, “다 그러고 살아”
이런 말들을 들으면 ‘내가 너무 나약한가?’ 싶어지면서 참고 버티게 됩니다. 그런데 그러다가 정말 큰일이 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개 몸은 마음과도 밀접하게 연결이 되어 있어서 마음이 힘들면 어느 순간 몸의 병으로도 드러나곤 하죠.
그렇다면 어떻게 평소에 마음을 돌보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마인드웨이’의 김유진 대표는 이야기합니다. 한 번이라도 ‘심리 상담받아볼까?’ 생각한 그 순간, 바로 마음을 돌봐야 한다고요.
그가 심리 상담을 전공하고 ‘심리 상담사’가 아닌, 창업의 길을 택한 이유도 그런 사람들을 너무 많이 보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금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Q. 먼저 두 분,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김유진 대표: 이하 ‘진’) 안녕하세요, 저는 마음이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마인드웨이’ 대표 김유진입니다.
(전훈지 디자이너: 이하 ‘훈’) 안녕하세요 저는 ‘마인드웨이’에서 브랜드 디자인과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전훈지입니다.
Q. 마인드웨이는 어떤 것을 만들고 있는 스타트업인가요?
(진) 저희는 꼭 심리상담소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심리상담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마음 여행 키트를 만들고 있어요. 어렸을 때 눈높이나 구몬 학습지를 하셨던 것처럼, 집에서도 마음을 돌볼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개발하고 있고요. 지금은 동화 치료를 활용한 콘텐츠, 스토리를 따라 마음을 돌볼 수 있는 셀프케어 북을 만들고 있습니다.
Q. 그러면 유진 님은 대표로서 어떤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마인드웨이를 창업한 것이고, 훈지 님은 왜 ‘마인드웨이’에 함께 하게 되셨나요?
(훈) 저는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심리상담 분야에 대한 관심이 원래 많았었어요. 그런데 좀 더 직접적인 계기는 작년에 몸과 마음이 다 안 좋았거든요. 무기력하고 우울한데 계속해서 자신을 다그치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그때 마음 돌봄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마침 스여일삶에 마인드웨이 채용 공고가 올라온 거예요. 비전을 봤을 때 너무나도 공감이 가서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Q. (일동 박수ㅋㅋ) 스여일삶이 또 이런 귀한 인연을 이어드렸네요. 그렇다면 유진 님은 어떻게 창업을 하실 생각을 한 건가요?
(진) 네, 저는 심리상담 학・석사를 전공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주변에서 저한테 심리상담에 관련된 질문을 많이 하더라구요. 심리 상담은 어디서 받을 수 있냐, 상담사를 소개해 달라, 진짜 효과가 있냐.. 등등
그러면 저는 ‘아 이 사람이 마음이 힘든가 보구나’ 하고 열심히 답변해주는데요, 그러고 나서 나중에 물어보면 막상 심리 상담을 받았다는 사람들은 거의 없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힘들 때 심리상담을 고려하긴 하지만 심리 상담센터를 방문하기까지의 문턱이 높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이걸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좀 더 쉬운 방식으로 심리 상담에 접근할 수 있는 아이템을 개발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상담사가 되어 1:1로 누군가의 삶에 도움을 주는 것도 좋지만, 더 많은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방법이 창업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지금 저희는 <신비한 상담소>를 통해 시공간의 한계를 넘어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만나고 있다고 생각해요. 현재는 굉장히 만족하며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Q. 필요한 건 아는데 직접 심리 상담을 받기까지가 정말 어렵다는 것에 대해 공감해요. 유진님이 보시기에 어떤 부분 때문에 사람들이 심리 상담을 받는 걸 어려워하는 것 같으세요?
(진) 첫 번째는 자기가 얼마나 힘들고 아픈지 잘 모르는 경우가 있어요. 이 정도로 상담을 받아야 해? 라고 생각하는 거죠.
두 번째는 금전적인 문제일 것 같아요. 심리 상담이 보통 1시간에 8만 원 많게는 15만 원까지 하니까, 특히 20대들은 접근하기가 쉽지 않죠.
제 친구 중 한 명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한 달에 50만 원을 버는데, 심리상담센터에 문의해보니까 한 달하면 40만 원이더라, 50만 원을 버는데 그중 40만 원을 심리 상담에 써도 될까?”라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저도 심리 상담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아는 사람이지만 그 친구에게 선뜻 ‘받아야지!’라고 이야기해주기가 어렵더라구요.
이런 부분 때문에 저희 제품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는 가격으로 책정하고, 스스로 마음을 돌볼 수 있도록 만든 거예요.
Q. 방금 말씀하신 마인드웨이의 ‘워크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주제가 두 가지로 나눠지더라고요. ‘나다움’ 편이 있고, ‘인간관계’ 편이 있어요. 이 두 가지를 먼저 만드신 이유가 있을까요?
(진) 워크북을 만들기 전에 약 800명에게 설문 조사를 해보았어요. ‘지금 가장 돌보고 싶은 마음 주제가 무엇이냐?’라고 물었을 때, 1위가 자존감이고 2위가 인간관계더라고요. 그래서 단순하게 ‘사람들이 원하는 주제를 순서대로 만들자.’라고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Q. 역시, 실제 소비자로부터 출발하는 게 시작이죠. 그런데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내느냐도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어떻게 워크북을 구성하셨는지도 설명해주세요.
(진) 일단 저희 워크북은 동화를 기반으로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그 스토리에 맞는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초기에 기획했을 때는 질문들로 이루어진 활동지만 있었거든요. 그걸 가지고 저희 상담학과 교수님께 자문을 받으러 갔는데 ‘이렇게 숙제 같아서 사람들이 하겠냐’는 피드백을 주시더라구요.
그래서 단순히 상담사들이 내담자를 만났을 때 질문하는 것들을 옮겨두는 것 말고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동화를 결합하게 되었어요. 사람들이 몰입할 수 있는 주인공이 있으면 끝까지 재미있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주인공과 마음 여행을 떠나는 콘셉트라고 봐주시면 돼요.
사람들은 심리 상담을 받으면 상담사가 무언가 해답을 줄 거라고 기대를 하는데요, 막상 상담을 받아보면 답은 다 내 안에 있거든요. 상담자는 그 숨어있는 답을 잘 찾을 수 있도록 거울의 역할을 하는 것이고요. 그래서 저희 셀프케어 북은 사람들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훈) 그리고 일상 속에서 자기가 하고 싶을 때, 충분한 시간을 들여가면서 해볼 수 있는 것도 큰 장점 같아요. 심리 상담은 보통 시간이 정해져 있고 그게 오버되면 또 추가 비용이 들잖아요. 그런데 워크북은 내가 이 문제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해보고 싶으면 시간을 더 써도 괜찮은, 그런 자유로움이 좋더라고요.
Q. 그리고 사람들에게 조금 더 쉽게 다가가기 위해 만든 캐릭터도 있잖아요?
(훈) 네, 제가 저희 캐릭터 ‘뭉근이’를 만들었는데요, 온라인에서 소통할 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서 만들었어요. 그리고 심리 상담에 대한 이미지가 좀 더 편해졌으면 좋겠다는 취지였구요, 형태가 불안정하고 여기저기 구른 것 같은 모습이에요. 사람들 마음속에 누구나 다 이런 불안과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는 걸 상상하면서 만들었어요.
그리고 ‘뭉근이’라는 이름의 비하인드를 말씀드리면, ‘뭉근하다’라는 말의 뜻이 ‘불기운이 세지 않으면서도 끊이지 않고 오래간다’라고 해요. 그런 것도 제가 표현하고자 했던 캐릭터의 성격과도 딱 맞더라구요. 그래서 이런 캐릭터로 사람들이 공감하고 힐링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Q. 아까 본인이 얼마나 힘든지 모르고 사는 사람도 많다, 이런 말씀을 해주셨는데 정말 심각해졌을 때 전문가를 찾아가면 늦을 수도 있잖아요. 심리 상담을 받아야 하는 전조 증상 같은 것은 없을까요? 미리 알아차릴 수 있는 팁이요.
(진) 저는 ‘나 심리 상담받아봐야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그 순간 바로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이가 썩어서 아프면 치과를 찾듯이, 마음도 아프면 전문가를 찾아가는 게 당연하게 여겨야 하죠.
혹시 한 번이라도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가? 나 이렇게 살아도 되나?’ 이런 생각들이 문득문득 든다면 무언가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 있으니 자신을 스스로 돌보는 것을 1순위로 두셨으면 좋겠어요.
Q. 스타트업 여성들은 특히나 더 ‘번아웃’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분들에게 평소 마음 돌봄이 왜 필요한지 말씀해주신다면?
(진) 번아웃이라는 것은 완전히 소진된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멈추고 푹 쉬는 게 가장 중요해요. 번아웃되었는데 계속 무언갈 하려는 것은, 비유하자면 다 타버려서 아무것도 없는 프라이팬에 불을 계속 지피는 것과 비슷하거든요.
그렇게 계속 불을 지피면 어떻게 되겠어요? 프라이팬이 타는 것은 물론 부엌, 집에 다 불이 붙겠죠. 그러니 그렇게 모든 게 다 타버리기 전에 당장 마음을 돌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훈)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느냐는 마음의 건강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일하는 행위 자체가 나를 돌보는 것이기도 하죠.
꼭 마음이 힘들 때만 마음을 돌볼 게 아니라 내가 어떤 일을 하면서 살고 싶은지, 어떤 사람들과 일해야 더 행복한지.. 이런 진로 고민들이 결국 어떤 마음으로 살고 싶은가에 대한 대답이기도 한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모두 그렇게 힘들게 살아. 일은 원래 힘든 거야. 너만 힘든 게 아니야.’라는 말을 하면서 꾸역꾸역 버티잖아요. 저도 그랬어요. 그러다 보니 ‘이렇게 돈 벌어서 뭐 하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모두 내려놓고 내가 원하는 일을 하겠다, 내 마음을 돌보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겠다, 라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인생이 달라졌거든요. 내가 원하는 일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게 되고, 내가 만든 아웃풋이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으로 가 닿았을 때 얼마나 기쁜지 알게 되었고요. 그래서 이전보다 훨씬 잘살고 있다는 자기 효능감도 올라갔어요.
Q. 사람들이 두 분처럼 마음 돌봄을 잘하면서 일을 한다면, 어떤 변화를 느낄 수 있을까요?
(훈) 저희 워크북 중에 ‘나다움 편’ 마지막 부분에 이런 내용이 나와요. “각자 나다운 게 무엇인지를 더 잘 알고 서로 인정해준다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저는 타고나기를 예민하거나 우울하기 때문에 마음 돌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누구에게나 필요하지만 어떤 상황에서 하느냐는 방식의 차이일 뿐인 건데, 나다움을 잃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일찍 고민하고 찾게 된다면 훨씬 더 풍요롭고 즐겁게 일하면서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Q. 마인드웨이 워크북을 통해서, 그리고 다양한 SNS 채널을 통해서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피드백을 들으셨을 텐데요, 기억에 남는 것들이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진) 당연히 저희가 초반에 설계했던 것처럼 ‘심리 상담의 장벽이 높았는데 이렇게 상담 효과를 얻게 되어서 좋았다’라는 피드백을 들을 때 가장 기쁘고요, 마음이 아픈 친구에게 선물했는데 도움이 되었다, 이런 피드백도 기억에 남아요.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어떤 분이 “감사합니다, 당신들 덕분에 제 청춘의 불이 꺼지지 않고 살아있어요.”라고 남겨주셨던 피드백인데요, 이 문장을 보다가 저도 눈물이 났어요. 그분이 그동안 얼마나 힘드셨을까, 하는 생각과 동시에 우리가 하는 일이 의미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거든요. 이후에 이 일에 대한 자부심도 더 생겼어요.
Q. 앞으로 준비 중인 다른 주제의 워크북이 있나요?
(진) 네,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한 마음 여행으로 번아웃, 휴식, 완벽주의, 무기력, 진로 탐색 등 다양한 주제의 마음 여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워크북 속에 구체적인 팁들을 많이 넣어두었으니 내 마음 돌봄이 필요하다면, 혹은 주변에 마음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꼭 선물해보세요.
Q. 스여일삶은 2021년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이 매일매일 조금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Better than yesterday”라는 슬로건을 선정했어요. 두 분이 꿈꾸는 하루하루 더 나아지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지, 다른 스타트업 여성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훈) 매일 아침 눈을 떴을 때 오늘 하루가 기대되는지, 아니면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기도 너무 힘든지. 이것이 나의 요즘 상태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몸의 면역력이 떨어질수록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들다고 해요.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어서 둘 중 하나가 적신호일 때 몸이 이상 증세를 보여줄 거예요.
저는 여러분이 이걸 빠르게 알아차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몸이 아플 때나 마음이 아플 때나 덮어두지 않고 제때 치유하고, 돌볼 때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이 가능해질 거라 믿어요. 바빠도 가장 중요한 건 나니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나’를 소중히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진) 스여일삶의 슬로건을 빌려 ‘어제보다 더 나은 마음을 가지길.’이란 말을 스타트업 여성들에게 전하고 싶어요.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한다기보다는 마음 한 켠에 뜨거운 열정이 끓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사람들인 만큼, 우리 스타트업 여성들의 마음도 어제보다 더 낫고 행복하길 바라요. 만드는 사람이 행복해야, 그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도 행복하지 않을까요? 또 마음이 힘들고 지칠 땐 저희 마인드웨이가 있으니까요. 🙂 언제든지 내 마음을 여행하러 놀러 오세요!
인터뷰 진행: 스여일삶 운영진 김지영 & 장서인 / 사진: 마인드웨이 제공
해당 콘텐츠는 스여일삶과의 파트너십으로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