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전 자문자답해 봐야 할 세 가지 질문
이직을 한 지 한 달이 지났다. ‘눈 깜짝할 새’라는 말은 이럴 때 쓰나보다. 한 달이 세 달처럼 느껴진다는 말의 의미는 한 달이 지루했다는 것일까. 아님 세 달만치의 일을 한꺼번에 겪었다는 것일까. 짧은 시간 희로애락이 떠오르는 것을 보니 나의 경우는 아마 후자로서의 의미일 것이다.
통근 시간이 왕복 4시간 정도 되다 보니 출퇴근길에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대부분은 지쳐 곯아떨어지지만 정신이 온전하다면..) 이직을 결정하기 전 커리어 패스에 대한 고민을 일 년 정도 했긴 하지만, 어느새 일이 진척되어 새로운 회사 사무실에 앉아 있는 내 모습이 당분간은 신기할 듯하다. 이번 글에서는 커리어 패스를 고민하고 이직을 결정하기까지 스스로 했던 질문을 나누고자 한다. 현재 비슷한 상황에 있는 독자들에게 조금의 명확한 가이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내가 했던 질문들을 돌이켜 보면,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단계별로 진행되었다.
1. 나 -> 2. 사회 -> 3. 회사 |
1. 나는 누구인가?
조금은 뜬구름 잡는 소리라고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아래 질문을 생각하며 사는 것과, 그렇지 않고 사는 것은 인생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 큰 차이를 불러온다.
1-1.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또는 싫어하는가)
1-2. 나는 무엇을 잘하는가(또는 못하는가)
1-3.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또는 하고 싶지 않은가)
1-4.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1-5. 그러한 사람이 되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살아가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 폴 부르제
개인적으로 이 질문은 인간이라면 항상 반추하고 곱씹어보며 살아야 하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면,
1-1.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 사람의 성장과 비전
- 여유롭고 자유로운 라이프스타일
- 사색하는 시간
- 문화 콘텐츠(특히 인디) 감상
- 정보수집
- 글쓰기
- 책 읽기
- 사회문제 해결
- 누군가의 성장
1-2. 나는 무엇을 잘하는가
- 전략적 리서치와 분석
- 목표달성을 위한 계획 수립
- 크리에이티브한 카피라이팅
-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기획
- 아이디어/리포트 프레젠테이션
- 논리적인 생각과 차분한 태도 유지
- 섬세한 관찰을 바탕으로 한 신중한 결정
1-3.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일
- 사람을 성장(성숙)시키는 일
- 사회 문제를 행복하게 해결하는 일(수여자와 수혜자 모두)
1-4.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을 교육해 수여자와 수혜자가 모두 행복하고, 나아가 더 나은 사회가 될 수 있게 돕는 사람, 선한 사람들이 존경받고 성공할 수 있게 돕는 사람
1-5. 그러한 사람이 되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 사회문제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이해하기
- 국내외 소셜섹터 생태 이해하기
-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자와 기회 제공자의 최선의 결과를 창업으로 도출해보기
2. 사회는 무엇을 원하는가?
내가 잘하고,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렇게 살아가면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하는 행동을 ‘노동’이라기 보다 ‘취미’로 느끼며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수익을 창출하는 일들은 대부분 ‘이웃’을 위한 일이다. 즉,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다른 사람을 위해 사용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내가 하고 싶은 일, 잘하는 일에 대한 수요가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먼저, 2번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기 전, 위 1-4의 답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을 교육해 수여자와 수혜자가 모두 행복하고, 나아가 더 나은 사회가 될 수 있게 돕는 사람 |
즉, 나의 비전과 사회의 수요가 맞는 부분이 있는지 매치를 시켜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현 사회적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여러 매체에서 정보들에 관심을 가지고 수집해야 한다는 것. 나의 경우, 몇 가지 키워드를 설정하고 검색을 해보며 사회 동향을 살폈다.
- 사회문제 해결
- 체인지메이커
- 소셜임팩트
- 소셜벤처
- 창업교육
- 액셀러레이터
- 사회적기업
- 기업가정신
- 디자인씽킹
그리고 아래는 위 키워드를 바탕으로 사회적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던 기사, 논문, 서적이다.
2-1. 기사
2-2. 사전/논문/리포트
2-3. 서적
- 당신은 체인지 메이커입니까?
- 소셜임팩트
- 사회적기업
3. 적합한 회사가 있는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사회의 흐름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어느 정도 파악했다면 이제는 그에 적합한 회사가 있는지 찾아보는 단계이다. 나의 경우 이 단계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할애했는데 최대한 많은 회사를 찾아보고, 종료된 채용공고까지 찾아보면서 해당 분야에 속한 기업들이 어떻게 조직 편성이 되었으며, 어떤 능력을 가진 인재를 원하는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에 대한 파악이 정확하고 명확할수록 의외로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을 수 있다. 나의 경우 소셜섹터에 관심은 있었지만 전혀 다른 분야로 이직하는 것이다 보니 정말 방대한 스펙트럼의 산업군에서부터 고민을 시작했고, 결국 확실히 분야에 대한 마음을 정하고 나니 그 뒤에는 회사 리스트를 확 좁힐 수 있었다.
3-1. 구인구직 플랫폼
- 원티드
- 임팩트커리어
- 사람인
- 더팀스
- 로켓펀치
- 링크드인
회사와 채용공고를 찾아볼 때는 가장 먼저 크레딧 잡에 들어가 회사 인원, 업력, 입사율과 퇴사율을 확인하며 대략 어떤 회사 분위기인지 파악하는 것이 좋다. 그다음에 위 플랫폼에서 채용 공고를 스크랩해놓고 순서를 매겨 지원할 것.
이직 전 정말 원하는 직무와 조직문화, 복지를 가진 회사이지만 내가 가진 커리어로 부족한 경우도 있었고, 모든 조건이 맞지만, 재직하던 회사 업무 등의 상황상 맞지 않아 지원서를 빈약하게 낸 경험도 있었다. 하지만 어쩌면 그러한 일련의 과정들로부터 여러 채용공고를 보았기에 지원 시기, 직무, 회사의 비전 등이 점점 더 맞는다고 생각하는 회사가 더 확실히 윤곽을 드러내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긴 호흡으로 회사를 계속 보면 점점 더 확신이 생긴다. 경험상 이 확신은 입사 후 너무 지치고 힘들 때 끝까지 나를 잡아두는 큰 힘이 되어주기도 한다.
그러니 이 글을 읽는 분 중 이직을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이직 전 최소 반년 정도 신중하게 위 세 가지에 대해 고민해보고 최선의 선택을 하길 추천해 드린다. 마지막으로 이직을 결심한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을 남긴다.
자신을 믿어라. 자신의 능력을 신뢰하라. 겸손하면서도 자신감을 가져야 성공하고 행복해진다.
– 노먼 빈센트 필(목사)
Elena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