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Z의 아바타 SNS 서비스, 3D 월드

 

 

제페토는 무엇인가?

 

제페토는 2018년 8월,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Z에서 출시한 3D 아바타 제작 서비스이다. 기존의 현실, 실사 기반의 SNS와는 다르게 더 마음에 드는 ‘나를 닮은 나’라는 컨셉으로 차별화하였다. 1.0버전(2018년)에서는 아바타를 꾸미는 인형 놀이 수준이었지만, 2019년 3월에 출시한 2.0 버전에서는 앱에서 친구를 맺고 함께 사진과 동영상을 만들어 공유하는 가상현실 SNS 서비스로 확장되었다. 

제페토는 글로벌 인기, 아바타 꾸미기라는 특징으로 인해 나이키, 구찌, 디즈니 등 글로벌 IP의 마케팅 플랫폼으로 꾸준한 인기를 끌어왔다. 최근에는 YG엔터테인먼트, 빅히트의 투자 유치를 통해 단순히 아바타 SNS가 아닌 ‘가상현실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로서 성장하려는 횡보를 보이고 있다.

 

 

3000만 명이 참여한 블랙핑크의 제페토 팬 사인회, 7200만 뷰의 뮤직비디오

 

 

실제 제페토 아바타로 만든 블랙핑크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7200만 뷰를 기록했으며, 제페토의 가상현실 공간에서 진행된 팬 사인회에는 8일간 3000만 명을 돌파했다. 이외에도 BTS, 트와이스도 제페토를 통해 아바타를 공개하며, 팬들과 아이돌이 만나는 새로운 채널로 발전하고 있다.

 

 

무엇으로 돈을 버는가?

 

 

제페토 내의 ITZY 광고, 구찌 콜라보 아이템, 제페토 스튜디오

 

 

제페토의 수입원은 아바타를 꾸미는 아이템 판매 수수료와 광고 수익이다. 제페토 내의 아이템은 제페토 자체 생산 / 브랜드 콜라보 / 크리에이터 생산의 3가지로 나뉜다. 이중 브랜드 콜라보 제품은 제페토의 마케팅 수익과 연계되어 수익 창출 능력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크리에이터 생산은 최근 출시된 제페토 스튜디오를 통해 누구나 직접 제페토 패션 아이템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는 제페토 내의 패션 산업/생태계를 뜻한다. 제페토 스튜디오는 동물의숲의 마이디자인이 유행을 하며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마이디자인 생태계'(트위터 등을 통해 마이디자인 도안을 유료 및 무료로 배포하는 시장)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핵심 사용자와 서브 사용자는 누구인가?

 

제페토의 핵심 사용자는 가상현실 속에서 소셜활동을 즐기고 싶은 글로벌 Z세대이다. 실제 1억 9000만 명의 사용자 중 해외 이용자는 90%, 10대 이용자는 80%이다. 이는 외모, 트렌드, 개성을 중요시하는 10대들에게 나보다 더 마음에 드는 ‘나를 닮은 아바타’가 딱 들어맞는 콘텐츠로 작용한 이유로 보인다. 네이버Z는 최근 2억 명에 달하는 글로벌 유저를 바탕으로 디즈니, 나이키, 구찌, 블랙핑크, BTS 등 글로벌 콘텐츠와의 콜라보를 진행하며 가상공간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제페토의 서브 사용자는 패션, 엔터테인먼트, 게임 등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이다. 최근 코로나로 인한 대면 마케팅 채널이 적어지자, 제페토는 효과적인 비대면 마케팅 채널로 급부상하였다. 구찌, 퓨마, 디즈니, 나이키, YG, 빅히트, 데브시스터즈 등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는 미래의 핵심 소비자인 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제페토의 가상공간을 브랜드와 소비자를 만나는 접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2020년 9월 진행된 블랙핑크의 제페토 가상 팬 사인회에 4600만 명이 넘는 10대가 다녀간 것은, 제페토의 마케팅 파워를 충분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Z세대는 그리고 언제 제페토를 사용하는가?

 

 

친구를 찾는 모습, 제페토툰, 제페토 월드

 

 

제페토 사용자들의 주된 활동은 새로이 만난 친구들과의 소통(SNS), 아바타로 만든 뮤직비디오/아바타툰 등을 시청하는 콘텐츠 소비, 제페토 월드에서 체험하는 게임/팬 사인회 등 가상현실 체험으로 나뉜다. 사용시간을 보면 오전 8시에 급격하게 상승하여 오후 6시부터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학업 생활 등 일과 시간 중 휴식을 위해 제페토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직접 제페토를 사용했을 때는 아바타를 통해 포즈, 춤, 동영상을 직접 만들 수 있는 기능이 굉장히 신선했고 이를 통해 인스타그램을 하는 경험을 주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또한 제페토 월드에서 제공하는 쿠키런 킹덤 등 다양한 게임 콘텐츠는 단순히 아바타 SNS를 즐기는 것을 넘어 미래의 메타버스가 구현되는 플랫폼으로 인식하기에 충분하다고 느껴졌다. 제페토툰, 제페토 뮤직비디오 또한 개인적으로는 생각도 하지 못한 기능이었으며, 최근 콘텐츠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2차 콘텐츠의 새로운 영역으로 보였다. 이러한 전반적인 경험을 통해 제페토가 단순히 10대들의 SNS 서비스가 아닌, 미래의 가상현실 공간을 보여주는 핵심 서비스로 생각될 정도였다.

 


 

앱의 기능들

 

메시지가 명확한 메인페이지 모달

 

제페토에 접속하면 아바타로 만들어진 광고 모달이 등장한다. 메인페이지에서 노출되는 모달은 고객이 예상하지 못했던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외부 영역과 구분하지 않으면, 사용자가 모달의 내용을 쉽게 읽을 수 없고 기대했던 경로(홈페이지)를 방해하는 요소로만 인식되기 쉽다. 제페토는 모달 외의 영역을 딤드 처리함으로써 정보를 단순화하였고, 모달에만 시선이 향하도록 설계하였다.

또한 ‘다음부터 보지 않기’ 버튼을 하단 딤드 영역에 배치함으로 쉽게 클릭할 수 있게 함과 동시에, 시각적인 복잡도를 낮추는 효과를 만들었다. 취소 경로에 대한 접근을 더 쉽게 함으로써 콘텐츠에 강하게 노출되는 경험이 짜증 나거나 불편한 경험이 되지 않도록 만들었다.

딤드영역을 클릭하면 모달이 닫히는 동작이 발생하지 않는데 이는 모달을 닫는 경로를 제한함으로 사용자의 체류시간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추측된다.

 

 

딤드 처리를 통해 정보의 복잡도를 낮추었다.

 

 

나의 아바타가 보이는

 

모달을 닫으면 홈탭으로 연결되는데, 나의 아바타가 가장 크게 노출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제페토 속에서의 ‘나’를 재인식한다. 보통 SNS는 첫화면(홈탭)에서 친구들의 피드를 보여주는데, 제페토는 나의 아바타를 보여줌으로써 옷 사기/포즈 만들기 등 제페토의 핵심적인 행동을 먼저 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현실을 기반으로 한 SNS는 현실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 SNS에 업로드 하는 구조인 반면, 제페토는 SNS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 업로드 해야 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기인한다. 인스타그램을 위해 카페를 가고 예쁜 사진을 찍는 활동이 선행되어야 하듯이 제페토에서는 아바타를 예쁘게 꾸미고, 아바타의 사진을 찍는 행위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아바타 꾸미기, 콘텐츠 생산은 사용자의 제페토 월드에 대한 친숙도와 충성심을 높이는 중요 전환 행동으로 추측되며, 이를 위해 제페토는 의도적으로 나의 아바타에 노출되는 뎁스를 최소화하고 있다.

하단의 배너에서는 “오늘은 나도 ITZY!” 문구와 아바타 이미지를 통해, 홈에서 보이는 ‘아바타 = 나’라는 도식을 강화하고 있다.

 

 

현실 기반 SNS와 달리, 제페토는 홈에서 ‘나’를 보여준다.

 

 

나만의 표정으로 만드는 아바타 포즈

 

홈에서 카메라를 클릭하면 나의 표정을 따라 하는 아바타 포즈를 만들 수 있다. 이를 소개하는 모달은 다양한 표정의 아바타 사진과 “지금 바로 해보기!”라는 활기찬 억양을 통해 사용자를 Call to Action 한다. 카메라 앱은 셀카를 찍는 듯한 구도로 등장하며, 이를 통해 아바타가 나의 얼굴과 표정을 대변하는 구도를 만든다. 제페토는 서비스 곳곳에서 ‘아바타=나’라는 정체성을 구축해나간다.

 

 

배너를 통한 콜투액션

 

홈에서는 스크롤을 하지 않고 볼 수 있는 영역에는 브랜드 콘텐츠를 소개하는 배너와 실시간 추천 피드가 포함되어 있다. 이는 아바타 SNS 활동의 단계인 ‘1. 나의 아바타 꾸미기 2. 아바타로 SNS 활동하기’를 따른 것으로 보이며, 제페토에서 브랜드 콘텐츠/피드가 가장 중요한 SNS 액션임을 보여준다.

배너는 마케팅 브랜드의 콘텐츠를 체험하도록 콜투액션하는 용도로 사용되는데, 배너를 클릭하면 콘텐츠 및 사용법을 소개하는 페이지를 거쳐 본 콘텐츠 체험 영역으로 이동한다. 브랜드 콘텐츠의 소개 페이지에서는 적절한 보상을 제공해 비교적 자금력이 약한 10대 이용자들의 보상을 위한 참여를 강화한다.

 

 

 

 

인플루언서 커머스로 이어지는 피드

 

유저들이 업로드한 피드를 접속하면 기본값으로 ‘좋아요’ 수와 함께한 멤버를 볼 수 있는 기능이 제공된다. 이를 통해 유저는 해당 피드를 업로드한 사람이 어느 정도의 인기를 얻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으며, 이는 현실 기반의 SNS에서 흔히 만나는 인플루언서와 동일하다. 

이를 기반으로 제페토는 인플루언서를 통한 커머스를 가상 현실의 특성에 맞춰 더욱 쉽고 간편하게 구현하였다. 하단의 함께한 멤버를 클릭하면 피드를 올린 유저의 아바타 전신을 볼 수 있고, 입어보기 버튼을 통해 나의 아바타에 직접 입히고 이를 바로 구매하는 액션으로 이어진다. 현실 기반의 SNS에서 인플루언서가 입고 있는 상품을 구매하고 실제 사용하기까지 필요한 뎁스를, 가상현실에서는 획기적으로 단축해 효과적인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

 

 

인플루언서의 옷을 그대로 입어보는 플로우

 

 

만들기 탭

 

하단 탭의 중앙에 배치된 만들기 Tab에 들어가면, 나의 아바타로 할 수 있는 다양한 템플릿들이 등장한다. 사용자가 각 콘텐츠를 클릭하면, 템플릿에 맞추어 아바타가 동작하는 피드를 만들어 업로드할 수 있다. 다양한 템플릿을 제공하여 제페토를 처음 접하는 유저들도 완성도 높고 트렌디한 피드를 쉽게 꾸밀 수 있다. 

 

 

나의 아바타로 만드는 동영상 피드

 

 

월드 탭리뷰/유저 수 기반의 추천

 

월드에서는 아바타를 직접 조작하여 사람들과 소통하고 특정 스토리를 체험하는 게임형 콘텐츠를 제공한다. 2번째 영역인 ‘추천’에서는 유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콘텐츠들을 보여줌으로 누구나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3번째 영역인 주제별 맵 추천 영역도 유저의 긍정적 리뷰 비율과 최근 방문자 수를 노출함으로, 사용자의 콘텐츠 체험의 실패 위험을 낮추고 있다.

 

 

월드탭빠른입장

 

하단에는 빠른입장을 위한 플로팅 버튼을 제공한다. 해당 버튼을 클릭하면, 제페토가 선별한 특정 맵으로 이동하여 아바타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빠른입장 기능은 어떠한 콘텐츠를 즐겨야 할지에 대한 사용자의 선택 부담을 줄여주는 동시에, 빠른입장을 사용한 유저들을 제페토 측에서 분배함으로써 아바타 소셜체험을 즐기기 위한 최적의 인원수를 조절하는 효과를 가진다.

 

 

월드탭과 빠른입장을 통해 접속한 앱

 

 

MZ세대의 친절한 메타버스

 

오늘은 제페토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았다. 사실 제페토에 관심을 가진 건 MZ세대의 트렌드가 아니라, 메타버스라는 미래지향적인 주제 때문이었다. 메타버스(metaverse)란 초월/변화를 의미하는 meta와 우주를 뜻하는 universe가 합쳐진 말이다. 즉 우리 우주를 초월한 공간을 의미한다. 이는 1992년의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에서 처음 등장하였는데, 해당 소설에서 피자 배달부인 주인공은 ‘메타버스’라는 가상 세계에서 아바타로 활동한다. 

최근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문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원격, 가상 등의 트렌드가 화두가 되며 메타버스가 미래 세상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이를 흥미롭게 보던 중 국내의 제페토가 아바타 세상에서 글로벌 1020을 사로잡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과연 어떠한 것인지 궁금하여서 체험하고 글을 쓰기로 기획했다. 

제페토를 사용하기 전에는 아바타로 SNS를 한다는 것은 어떠한 의미일지, 어떠한 기능을 가질지에 대해 감이 잡히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모바일 게임도 즐기지 않기에 더욱 와 닿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제페토를 접속하며 보게 되는 스플래시 모달부터 광고 모달, 캐릭터 생성, 옷 입히기 등 일련의 과정을 접하며 자연스럽게 제페토의 SNS 활동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동시에는 나와 같은 유저도 단번에 이해시키고 자연스럽게 즐기도록 만드는 제페토의 온보딩 시스템에 감동하게 되었다. 

간단한 체험만으로 다 알 수는 없고 글에 적지 못한 기능과 요소들이 너무나 많지만, 간단히 요약하자면 제페토는 친절한 메타버스라고 말하고 싶다.

 

 

Tree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