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만큼 중요한 인재 리텐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합니다. 좋은 인재들의 지원을 위해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모집 채널을 다양화하며, 인재 검증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행합니다. 채용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솔루션들이 나오고 있고, 기업의 규모와 관계없이 전략적으로 채용을 운영합니다. 그런데, 채용에 비해 ‘인재 리텐션’이라 하면 왠지 생소합니다. 아직은 리텐션에 대해 전략적인 HR로 접근하기보다는 이직률 또는 인재 이탈의 측면에서 관리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인재의 이탈은 경영에 상처를 줍니다. 채용과 온보딩 등에 소요되는 관리 비용이 들어가며, 인력 교체에 따른 팀워크 전환이 요구됩니다. 조직에서 보다 오래 일하고 기여했던 직원이라면, 조직의 손실은 더 크며 대체할 다른 인력을 찾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좋은 기업 이미지를 활용하여 좋은 인재를 잘 확보하면서도 이직률이 높아 오래 근무할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채용 전략의 초점을 바꾸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재 리텐션을 채용과 같이 중요한 HR 기능이나 전략으로 인식하고 실행한다면, 애쓴 채용의 효과를 유지하고 인력 운영의 효율을 높이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인재를 머무르게 하는 리텐션 전략
리텐션 또는 인재 이탈에 대한 이해도 높이기
우선 리텐션을 위해 관리해야 할 지표를 정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통 ‘이직률’을 기본으로 활용하면 되지만, 보다 정확한 관리를 위해서는 세부적인 정의가 필요합니다. 권고사직이나 사업장 이전과 같은 비자발적 퇴직은 제외하도록 하고, 1년 이내의 퇴직 또는 인재 분류를 통해 리텐션 대상을 설정하는 등 우리 회사의 니즈에 따라 보다 좁게 설정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인재 이탈에 대한 비용을 산출해 봄으로써 중요도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인재 한 명을 채용하기 위한 유형적 비용(담당자의 시간 투입, 서류전형 및 면접 평가자의 시간, 대체 인력 활용 비용이나 연장 수당 등), 무형적 손실(인력 다양성의 손실, 팀워크 저하 및 잔류자에 대한 부정적 영향 등), 인력 대체 비용(채용 예산, 모집 광고비, 면접 진행 비용, 선발 툴 사용 비용, 입사에 따른 웰컴 키트/신체검사/오리엔테이션 비용) 등을 산정해봅니다. 또한, 리텐션과 사업 또는 직무 성과 등과 연계되어 의미가 있을 만한 지표가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조직별 이직률과 성과지표 등에서 주목할 만한 데이터가 도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관리해야 할 리텐션 대상과 현황, 인재 이탈로 감수해야 하는 비용을 조직의 리더 및 관리자들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인재가 조직에 적응하고 계속 근무하도록 하는 것은 HR 담당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CEO는 물론이고 리더와 관리자가 함께 중요성을 인식하고 좋은 조직을 만들어가는 것이 본질적인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인재 이탈의 원인과 리텐션 정책에 대한 정립
우선 우리 회사의 인재들이 이탈하는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직원 개인의 입장에서 이직을 고민하고 결심하며 실행에 옮기는 단계마다 무엇이 원인이 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임금 및 보상의 수준, 근무 환경, 직원 간의 사회적 관계, 미래 비전이나 예상되는 기회 등 이직의 원인이 되는 것들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요소들은 리텐션 전략을 위한 핵심이 됩니다. 직원 설문이나 면담을 진행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무엇보다 퇴직 의사를 밝히거나 퇴직하는 직원을 통해 심층적인 내용을 듣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또한 이러한 요소들을 통해 인재 이탈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퇴사를 고민하거나 결심하는 직원에게 다른 통로를 마련해 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직을 결심하게 되는 요인이나 사건을 파악한다면 그런 요소들을 통해 개선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으며, 이것은 떠나려는 인재에게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연봉 협상의 기회, 직무 전환, 부서 이동, 교육이나 코칭 프로그램, 리모트 워크 기회 부여, 휴가 또는 휴직 등 근무 환경이나 근로 조건 또는 기회 부여 측면에서 재고의 여지를 마련해 놓는 것은 도움이 됩니다.
보다 전략적으로는 리텐션을 위한 공식적인 제도나 정책을 운용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는 사회적 관계에 관한 정책으로, 직원 간 사회적 관계의 밀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동료 간의 관계가 좋은 집단에서는 리텐션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동료 간 친밀도를 높이는 활동, 멘토링, 동호회, 소그룹 스터디 등에 대한 지원과 촉진은 도움이 됩니다. 두 번째로는 근속을 촉진하는 보상 제도입니다. 많은 회사가 운용하는 장기근속 포상제도, 주택자금 지원 등 리텐션에 따른 보상을 적절히 설정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보상 정책은 이직을 고민하면서 총 보상에 대한 비교와 포기에 대해 감수하게 하여 실질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에 대한 몰입도가 높은 인재들의 리텐션을 위해서는 직무 기회와 커리어 개발에 대한 정책이 필요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이직을 하지 않더라도 여기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면 많은 것을 감수하면서 이직을 하고 싶지 않을 겁니다. 따라서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일과 인재가 하고 싶은 일의 니즈를 파악하고 기회를 열어두는 정책이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특정 상황에 맞게 적절한 진단과 정책 실행하기
이제 실행입니다. 인재의 이탈을 감지하거나 자발적 이직이 발생하게 될 때, 이를 기록하고 그 이유에 대해 파악하며 그로 인한 조직의 손실을 리포팅하는 ‘실행’이 적시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직률의 추세, 이탈이 일어나는 부서나 직급 등 카테고리를 분석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전체 고용시장의 변화(예. 개발 직군)나 세대별 특징에 따라 사회 또는 산업의 트렌드가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분류상 접근은 맥락을 이해하는 데에 필요합니다.
또한, 특정 집단별로 이탈의 원인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어떤 부서는 동료 간의 갈등이 주된 원인일 수도 있고, 어떤 부서는 리더십의 부작용으로 팀원들이 떠날 수도 있습니다. 특정 직무에서는 시장임금에 비해 보상 수준이 낮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세부적으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통해 리텐션 전략이 실행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지속적인 진단과 정책 실행을 통해 리텐션 정책을 개선하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애써 채용을 해서 부서 배치를 하면 얼마 가지 않아 퇴직하고, 또 채용하면 다시 퇴직하고.. 여기를 메우면 저기서 터지는 듯한 그런 부서가 있었습니다. 채용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판단하에 잠시 채용을 멈추고 세부적인 조직 진단에 들어갔습니다. 리더십의 문제, 과다한 근로시간, 비효율적인 회의 운영 등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상식적인 수준을 벗어난 리더의 업무 및 조직 운영 방식이었습니다. 조직 진단이 시작되자마자 해당 조직에 희망적인 분위기가 생기기 시작하였고, 결국 리더의 교체로 해당 조직과 채용 담당자의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적절한 이직률은 필연적이고 긍정적인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만, 적어도 막을 수 있는 이탈은 막아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우리 조직이 잠시 머물다 떠나려는 조직이 아닌 함께 머물고 경험하고 싶은 조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결국 리텐션 전략이란 경쟁력 있는 조직과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한 다른 측면의 접근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IMHR과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