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테크놀로지, 데이터 마케팅 조망하기(CRIS-MAS 프레임워크)
마케팅이라는 단어를 내뱉으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업계의 화두는 단연 데이터와 기술이다. 모두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이 현재와 미래의 마케팅 모습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나 또한 나를 소개할 때 마케팅이라는 단어에 테크놀로지라는 단어를 붙여서 설명하곤 한다. 하지만 실제로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을 한다거나, 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많은 이들을 보면 대부분 그 주제가 A/B 테스트이거나, (실무에 적용된 지 꽤 오래된) 타깃 고객 선정을 위한 니즈 스코어 모델링에 대한 이야기에 머물러있곤 하다.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이라고 했을 때 그 표현이 내포하는 개념의 범위는 매우 넓어서 어떠한 특정 기술, 특정 알고리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마케팅이라는 업무에 데이터와 기술이 어떻게 접목될 수 있고, 어떤 개념 안에서 각자가 발전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케팅에 데이터와 기술이 접목된다, 되었다고 이야기할 때 크게 2가지 관점에서 그 내용이 분리될 수 있다. 하나는 고객의 입장에서 직접적으로 체험하게 되는 경험이 달라진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기업 또는 마케팅 업무 담당자의 입장에서 마케팅 성과가 극대화되고, 업무가 효율화된다는 것이다. 흔히 이야기되는 A/B 테스트이니, 머신러닝을 통한 타깃 고객 선정이니 하는 것들은 후자의 실례가 될 것이다. 또한 옥외 광고에 실시간 날씨, 지역 정보를 도입해 상황마다 다른 콘텐츠가 노출되도록 한다든지, AR이나 VR 등을 활용하여 마케팅을 한다든지 하는 것이 전자의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고객의 입장에서 직접적으로 체험하게 되는 경험이 새로워지는 것에 대한 기술은 별도의 글모음을 통해 이야기해나가고자 하며 우선 이 글이 시작되는 글타래에서는 후자, 즉 마케팅 업무 성과의 극대화와 업무 효율화(자동화) 관점에서의 기술적 프레임워크에 대해 이야기해 나가보고자 한다.
1. Auto-Research
마케터가 마케팅에 대한 인사이트를 발굴하는 방식은 다양하나, 시장의 트렌드와 이슈를 파악하는 것만큼 보편적인 진리는 없을 것이다. 마케터는 이를 위해 많은 시간을 정보의 탐색에 쏟고 있으며, 정보량의 차이가 적시에 적절한 대상 고객들에게 맞는 마케팅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로 드러나게 된다. 소셜미디어상에 어떠한 콘텐츠들이 어떠한 맥락에서 화제가 되어 소비되고 사라지고 있는지를 빠르게 수집하고 분석해주는 기술은 마케터가 정보 수집에 소요하게 되는 리소스를 줄임에 따라 보다 생산적인 다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게 된다.
2. Auto-Targeting
특정 상품/서비스에 대한 마케팅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적합한 고객들을 찾아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과거에는 매스마케팅이라는 표현 등으로 기업의 서비스를 접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동일한 상품/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해 문자, 앱푸시, 이메일 등 여러 메시지를 보내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고객들은 나에게 맞지 않는 정보가 지속해서 제공되는 현상에 따라 해당 마케팅 메시지들을 스팸이라고 취급하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기업이 진행하는 마케팅에 고객들이 반응하게 되는 비율은 점점 낮아지게 되었다. 우리는 이를 ‘마케팅 피로도 관리 실패‘라는 단어로 설명하곤 한다. 마케팅 피로도란 고객들이 기업이 전달하는 마케팅 메시지에 얼마나 피로함을 느끼고 있는지에 대한 정량적 지수이며, 이를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다면 고객이 기업의 메시지에 보다 더 귀 기울일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마케팅 피로도를 측정하고 관리하기 위한 기준은 개별 기업의 업종, 서비스 유형 등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매우 상이할 수 있으며 각 기업에 맞는 피로도 측정 알고리즘을 만들고 개선해나가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고객이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마케팅을 접하면서 발생하게 되는 수많은 데이터가 수집되고 활용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일 것이다.
고객이 피로하지 않다고 할지라도 본질적으로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는 상품/서비스가 전달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일 것이다. 따라서 개별 상품/서비스를 해당 사람이 얼마나 필요로 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을지에 대한 점수화가 필요하며, 업계에서는 이를 흔히 Needs Score라고 부른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별 상품/서비스에 대한 고객별 니즈 스코어 알고리즘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은 꽤 오래전부터 운영되는 데이터 기반 마케팅의 방식이다. 하지만 개별 상품/서비스별 니즈 스코어 모델을 만들어 운영하는 전통적 방식은 모델의 개발, 유지 간의 호흡이 길어 빠른 호흡으로 변화하는 마케팅 환경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존재할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하기도 한다. 마케터는 빠른 속도로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 시도를 진행하는 데 기존 방식으로 머신러닝 모델을 만들고 배포하고 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Auto-MachineLearing(Auto-ML)에 대한 부분이다.
Auto-ML이란 시스템적으로 머신러닝 알고리즘의 구현 및 최적화가 자동으로 구현되는 방식을 의미하며, 마케팅의 관점에서 Auto-ML 기술의 활용이 내재화된다면 마케팅 조직의 업무 효율과 퍼포먼스를 매우 크게 개선될 것이다. 마케팅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더욱 중요한 것은 0.0001%의 성능 개선이 아니라 빠른 Test & Run이 가능한 것, 바로 속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성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Auto-ML기술이 마케팅에서 주목받는 이유가 그것이다.
다만 Auto-ML 기술이 제대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선행되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바로 Feature-Store라는 개념의 사전 변수 목록화 작업이다. 머신러닝 모델 개발 작업에서 가장 시간을 많이 쏟게 되는 부분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는 수많은 머신러닝 엔지니어, 사이언티스트들이 데이터를 수집/정제하고, 해당 목적에 맞는 변수를 발굴하는 작업이라고 말할 것이다. 따라서 머신러닝 모델 개발이 자동화되기 위해서는 멋진 변수들이 사전에 정의되어 있고 알고리즘의 목적에 따라 수많은 변수 중에서 적합한 변수들이 자동으로 선택, 활용될 수 있는 데이터 엔지니어링 환경 구축이 선행되어 있어야 한다.
3. Auto-Action
마케팅의 영역에서 기획은 매우 중요하겠지만,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게 되는 부분은 사실 운영적인 부분이다. A 고객에게 B 상품을 안내하기로 정했다고 하더라도, 아직 남아있는 정해야 할 것들이 많다. 언제, 어떠한 채널로, 어떠한 혜택을 담아서 전달해야 할 것인지 등이 바로 그것이다. 마케터는 과거의 실험 경험을 토대로 이를 기획하게 된다. 그 이야기인즉슨 마케터가 사전 정보로서 기억하고 있는 경험들이 데이터화되어 있다면 컴퓨터 알고리즘이 마케터의 의사결정 판단 프로세스에 따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어느 시점에, 어떠한 채널로, 어떠한 혜택을 담아 전달해야 하는지를 알아낼 수 있으며, 알아내는 것을 넘어 알아서 자동으로 매칭되어 발송될 수 있도록 처리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미래 마케터의 새로운 역할 중의 하나는 알고리즘이 최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하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일이 될 것이다. 이 부분이 A/B 테스트 자동화라는 부분과 궤를 같이할 수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오래전부터 강화 학습 기반의 추천 시스템 및 자동화에 대해 관심이 많고 기대가 큰 상태이긴 한다. (해당 연구 주제로 모두의연구소와 양재R&D혁신허브에서 진행한 AI College에 지원하여 참가하다가 아쉽게 개인 사유로 중도에 연구를 포기하기도 하였다.)
4. Auto-Creation
마케팅에 있어서 실제 노동 시간을 위에서 언급했던 기획과 운영 업무가 다 차지한다고 할지라도, 해결되지 않는 어려운 영역이 존재한다. 바로 창작에 대한 부분이다. 어떠한 문구, 문장, 표현을 사용해야 고객들의 반응이 더 좋게 나타날까에 대한 부분은 솔직히 아직도 마케터 개인기에 좌우되는 경향이 큰 실정이다. 이를 표준화하고 자동화할 수 있다면 어떨까? 다행스럽게도 이를 꿈꿀 수 있도록 하는 기술 연구가 한참 진행 중이다. 바로 딥러닝을 통한 텍스트 메시지 자동 생성 알고리즘에 대한 연구이다. 고객들과 해당 기업이 나누고 있는 수많은 메시지의 내용과 그 메시지들에 대한 고객의 반응 데이터를 토대로, 그리고 맨 처음 언급되었던 Auto-Researching 영역에서의 기술적 진보를 토대로, 적어도 나보다 더 멋지고 효과적인 메시지를 작성해주는 AI를 머지않아 만나게 될 수 있다.
하지만 언젠가 그런 미래가 오겠지라고 기다리고만 있으면, 그러한 미래는 실제로 오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앞서 언급된 바 있듯 알고리즘이 학습할 데이터가 사전에 충분히 쌓여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분석할 데이터가 없다면 결과는 만들어질 수 없다. 따라서 아직 해당 기술이 연구 초기라고 할지라도 우리가 지금 준비하고 하고 있어야 하는 일은 해당 기술이 궤도에 오를 시기를 대비해 유의미할 데이터를 정의하고 충분히 많이 수집하고 있어야 하는 일일 것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뱅크에서도 마케팅 메시지에 대한 콘텐츠 유형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분류하여 태깅하고 반응률을 수집하여 데이터베이스화해두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5. Auto-Analyzing
마지막으로는 진행된 마케팅에 대한 정확한 성과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일이다. 그냥 데이터 뽑아서 정리하면 되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마케팅 성과 분석은 생각보다 매우X10000 복잡하고 어려운 분야이다. 우리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동시다발적으로 다양한 상품/서비스에 대한 마케팅에 노출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개별 마케팅 하나하나, 개별 채널 하나하나가 정확히 상품 전환에 어느 정도 기여를 했는지에 대해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이에 대한 파악은 매우 중요하며, 파악이 잘되지 않을 경우, 마케팅 성과에 대해 엉뚱한 인사이트를 얻어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는 원인이 된다. 이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는 이전 글을 보면 참고가 될 수 있다.
위에서 설명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Delivering a New Customer Experience
- Marketing Efficiency and Performance Maximization
1) Auto-Research
2) Auto-Targeting
– Marketing Fatigue Analysis
– Feature Store
– Auto M/L
3) Auto-Action
– Auto A/B/N Test Algorithm
– Right Channel/Offer Matching Algorithm
4) Auto-Creation
– Text Generate Model
– Image Generate Model
5) Auto-Anlayzing
– Multi-touch Contribution Analysis
해당 프레임 안에서 개인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을 묶어 나는 CRIS-MAS* 프레임워크라고 부르고 있다. 영역별 프로젝트들에 대한 세부 이야기들은 별도의 글로 정리해 나가려 한다.
* CRIS-MAS : Customer Relationship Improvement system & Marketing Automation System
제이든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