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소재 변경을 안 해 효율이 떨어지는 실패를 반복하다
현재 저는 작은 스타트업에서 온라인 마케팅팀장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회사는 3번째 경험하는 스타트업입니다. 기존에는 일반 회사를 여러 군데 다니다가 우연히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고, 그때 처음으로 스타트업을 경험하였습니다. 처음 근무했던 스타트업은 직원 수 6명의 정말 시작 단계의 스타트업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초기 스타트업이 그렇겠지만 결국 성공을 하지 못하고, 그때 다시 일반 회사의 마케팅 팀장으로 이직을 했습니다. 그런데 하필 이직한 회사가 가장 스타트업과 정반대에 있는 회사였습니다. 규모도 크고, 매출도 높고, 직원도 많고, 운영하는 광고비도 크지만, 너무 수직적인 회사. 예전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에 도저히 다시 적응할 수가 없었습니다. 대표님이 퇴근하기 전까지 팀장들은 눈치 보며 퇴근을 하면 안 되고, 새로운 마케팅을 팀원들과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도 윗분들의 한마디에 전부 다시 해야 하는 비효율적인 구조. 그래서 결국 다시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하게 됩니다.
스타트업의 온라인 마케팅이라고 해서, 일반 회사의 마케팅과 광고적인 부분으로는 솔직히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단 마케팅을 운영함에 있어 너무나 자유로운 분위기와, 제가 어떤 마케팅을 해도 초반 결과만 좋으면 중간에 그 어떤 누구의 허락도 없이 빠르게 광고비 증액이 가능한 점이 10년이 넘는 경력에 그리고 나이가 있는 마케터인 저한테는 너무 매력적인 환경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브런치에 글을 쓸 때 자기소개 부분을 “작은 스타트업 마케팅 팀장 K”라고 적었습니다. 현재 다니는 곳은 아주 시작 단계의 스타트업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크게 성공한 스타트업도 아닙니다. 참 애매한 규모인 것 같습니다. 작지도 크지도 않지만 아마도 몇 년 안에 승부를 볼 수 있을 것 같은 스타트업.
제가 다닌 첫 번째 스타트업은 초기에 망했습니다. 두 번째 스타트업은 제가 이직했을 때 이미 너무 큰 성공을 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무언가 제가 성공의 경험을 얻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세 번째 스타트업은 딱 중간인 것 같습니다. 이직한 지 2년이 넘었는데, 그 기간 동안 꽤 많은 성장을 했고 다음 단계를 가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략적이나마 이렇게 제 이력을 얘기하는 이유는 일단 제가 쓰는 글의 대부분이 광고비가 부족한 상태, 그리고 마케팅 실패에 관한 내용인데 현재 제가 글을 쓰는 환경이 작은 실패(작은 광고비 실패)가 어느 정도 허용이 되는 환경이라는 점을 미리 아셔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는 마케터 중에서는 나이가 많은 편입니다. 그 대신 팀장이다 보니 자유롭게 제가 원하는 마케팅을 테스트할 수가 있습니다. 매월 전체 광고비의 5% 정도를 제가 하고 싶은 신규 광고를 테스트합니다. 그리고 신규 광고 테스트의 대부분을 실패합니다. 단 이 작은 실패가 허용되는 건 제가 진행하는 다른 주력 광고들이 효율이 잘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 실패의 경험을 마음 놓고 하기 위해 오랜 기간 경력을 쌓았고, 현재 다니는 회사에서 작지만 꾸준히 마케팅을 성공시켰고, 이로 인해 신뢰를 쌓은 환경이라는 점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이런 환경이 아니라면 절대 실패를 자주 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 매일 네이버, 카카오, 페이스북, 구글 BIG 4 광고 채널들을 주력으로 진행하고 그 외 나머지 채널들을 3~5개 정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월 광고비는 변동이 있으나 최대한 광고 채널을 분산 시켜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러 광고를 동시 운영하는 건 저의 개인적인 취향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마케팅에서 100%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마케터마다 각자의 개성이 있기 때문에 이 방식이 옳다! 가 아니라 그저 결과가 좋으면 어떤 방식이라도 문제가 없다! 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목에 “작은 스타트업의 온라인 마케팅 실패 일기”라고 적은 것처럼, 가능한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실패에 관한 내용을 솔직히 적어보려고 합니다. 이런 실패에 관한 내용이 이 글을 보는 분들한테, 작더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저 스스로한테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하는 기록이 될 것 같습니다.
작은 스타트업의 온라인 마케팅 실패 일기 1(2021년 1월)
– 광고 소재 변경을 안 해서 효율이 떨어지는 실패를 반복
2021년 1월 새해를 맞이하면서, 작년에 진행한 전체 광고를 한번 분석하였습니다. 2020년 작년 한 해를 돌이켜보니 결국 네이버, 카카오, 페이스북, 구글 이렇게 BIG 4 광고 채널들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습니다. 신규 광고 채널들을 10개 이상 테스트했지만 대부분 실패하였습니다. 몇 년 전부터 느끼기는 했지만 점점 저 상위 4개 광고 채널들이 강력해지고, 신규 광고 채널들은 올라오지 못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작년에 많은 실패를 했지만 그중에서 가장 뼈아픈 실패를 생각해 보니 “네이버 GFA”, “구글 스마트 디스플레이” 이 2개 광고를 여러 번 실패하면서 큰 광고비 손해를 봤습니다. 유독 이 2개 광고는 여러 번에 걸쳐 테스트하였지만, 거의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반대로 신규 광고 중 성공한 광고를 생각해 보니, “카카오톡 비즈보드”, “구글 유튜브” 이 2개 광고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큰 성과가 나왔습니다. 카카오톡 광고는 처음에 3번 정도는 실패하였지만, 그 이후부터는 큰 성공을 하였습니다. 유튜브 광고는 광고비가 부족해 비싼 광고 영상을 만들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큰 성과가 나왔습니다. 작년은 상반기에 카카오톡 광고를 성과를 낸 이후, 하반기는 유튜브 광고의 성과가 좋았습니다. 새로운 광고 2개가 성과가 나오면서, 기존 광고들과 어울려서 나름 1년간 좋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한번 성공한 광고가 꾸준히 유지되는 건 정말 쉽지 않습니다. 기존에 큰 성공을 거둔 광고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급격히 효율이 떨어지는 경우는 너무나 많습니다. 점점 구글 유튜브 광고가 성과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11월 대비 12월에 약 40% 이상 효율이 떨어집니다.
광고 소재 변경을 규칙적으로 안 해서 효율이 떨어지는 실패를 반복하고 있다.
몇 달 전부터 느끼기는 했지만 결국 광고 소재 영상이 오래되면서 효율이 점점 떨어지는 게 확인이 되기 시작합니다. 검색 광고(SA)나 디스플레이 광고(DA)에 비해 비디오 광고(VA)는 광고 소재가 영상이라서 더 피로감을 주고, 효율이 금방 떨어지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텍스트만 수정해도 되는 검색광고와, 배너 수정만 하는 디스플레이 광고에 비해 영상 광고는 소재 변경을 위해 큰 비용과 시간이 들어갑니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핑계를 대면서 소재 변경을 안 하고 지속해서 몇 달간 광고를 진행하였습니다. 결국 그 결과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실패를 경험하게 됩니다.
광고 소재 변경이 어려우면 광고를 일시 정지해야 하는데, 당장 어느 정도 효율이 나오다 보니 그냥 그걸 무시하고 광고를 집행하고 있었습니다. 광고 소재 변경 시기를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 바쁘고 인원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이걸 안 지키고 그저 광고비만 낭비하고 있었습니다.
- 검색광고 : 신규 텍스트 소재 7일
- 디스플레이 광고 : 신규 배너 소재 14일
- 동영상 광고 : 신규 영상 소재 60일
1월부터는 각 광고별로 위에 정해진 기간을 꼭 지키기로 스스로 규칙을 정했습니다. 신규 소재들을 기존 소재들과 A-B 테스트하면서 꾸준히 좋은 광고 소재를 찾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막상 이걸 잘 안 지키는 경우가 저 스스로 너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신규 소재가 기존 소재와 비교해 월등히 좋은 효율이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계속 새로운 시도를 안 하게 된다면, 기존 효율이 좋은 소재도 결국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효율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슷한 실패를 하면서도 계속 반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간이 부족하다! 인원이 부족하다! 아이디어가 부족하다! 광고비가 부족하다! 등 못하는 핑계는 너무나 많습니다. 힘든 건 알지만 그래도 1월부터는 제가 스스로 정한 규칙을 한번 지켜보려고 했습니다. 소재 변경을 한다고 해서 광고 효율이 높아진다고 아무도 보장을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실패의 확률이 조금이라도 줄어들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 2편에서 계속
작은 스타트업 마케팅 팀장 K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