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기획자’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
저는 요즘 ‘기획자’ 직무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마 많은 기획자분들이 동일한 고민을 거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이러한 고민을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서비스의 아이디어는 개발자/디자이너/경영진 등 누구나 제안할 수 있다.
2. 구체적인 UX는 디자이너가 UI를 그리며 진행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
3. 서비스의 방향성은 비즈니스/마케팅 등 사업적 필요성이 가장 핵심이다. 단순히 UX만의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가장 좋은 기획안은 현장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4. 개발 스콥 등의 판단을 위해서는 개발자 출신의 PM이 적합할 수 있다. (*실제로 개발자 출신을 선호하는 기업도 많다.)
위의 사실들은 기획자의 필요성에 대한 자기반성적인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기획자로 프로젝트에 참여할 때, 어떤 역할을 해야 하며, 어떠한 긍정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까요?
기획자만 집중할 수 있는 일
고민 끝에 찾은 해답의 실마리는 기획자만이 해당 프로젝트의 방향성과 디테일에 집중 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위에서 말한 기획자가 필요 없는(?) 이유는, 사실 부서별로 흐트러져 있습니다. 그렇기에 하나하나의 요소를 보면 전문가가 있지만, 이를 통합하여 하나의 제품으로 바라볼 사람은 부재한 것이죠. 저는 디자인/개발/비즈니스/마케팅 등 “다양한 팀원들이 바라보는 관점을 하나의 제품/프로젝트/서비스로 통합하는 역할”이 기획자/PM/PO의 존재 의미라는 생각에 다다랐습니다.
많은 팀원분이 다양하고 좋은 아이디어와 좋은 의견을 제시합니다. 그런데 다양하고 좋은 의견들이기에, 선택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모두 달콤한 초콜릿 같은 아이디어이니까요. 이를 회사의 리소스/목표에 적합한 방향으로 지속해서 가공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달콤한 초콜릿이 가득 담긴 상자 속에서, 꺼내 먹어야 할 초콜릿을 계획하고 분석하는 사람이 기획자 아닐까요? 🙂
선택지 중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수행을 관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것들에 우선 집중해보려 합니다
한 번은 디자이너님들께서 협업에 관해 질문 및 논의를 요청해 주셨습니다. 해당 논의의 요지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현재 기획단에서 화면설계 초안을 작성하고, 디자이너가 가공하는 방식은 비효율적일 수 있다.
-그러므로 레퍼런스/방향성을 먼저 공유하고, 합의된 방향으로 해당 화면의 설계를 진행
-디자이너가 최종 디자인을 하는 것이 어떨까요?
저는 디자이너님들이 이러한 요청을 해주신 것이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 당시 제가 현재의 회사에 입사한 지 6주를 갓 넘겼었기에, 아직은 회사의 시스템을 파악하지 못한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렇기에 파트장님과 디자이너님, CEO님께 원하는 서비스 기획자의 역할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문을 드리려 하던 찰나, 디자이너님들의 요청은 정말 긍정적인 신호로 다가왔습니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제가 집중하고자 하는 방향성을 더 명확히 할 수 있었습니다.
1. 다양한 니즈의 우선순위 정리
기획자는 APP/WEB 제품을 설계하는 사람입니다. APP/WEB은 콘텐츠/판매상품/부가기능 등 다양한 요소들을 담는 그릇입니다. 구체적으로 비즈니스/마케터/고객 등 다양한 사람들이 사용하는 그릇입니다. 그렇기에 해결해야 하는 다양한 니즈와 이슈가 발생합니다. 기획자는 비즈니스/마케팅/고객단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슈를 종합적으로 정리하여, 우선순위를 분석하여 공유하는 사람입니다.
2.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지속적인 점검
해결해야 할 프로젝트가 결정된다고 끝이 아닙니다. 해당 기능을 구축하는 과정에는 다양한 의견들이 끊임없이 발생합니다. 깊이 들여다보고, 의논을 하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마구 생겨나니까요. 그래서 지속하는 논의들 속, 해당 프로젝트의 핵심 방향성을 정의하고 이를 팔로우업 하는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좋은 회사일수록 사공이 많기에 배가 산으로 가는 걸 방지하고, 적절한 바다로 향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방향성의 점검이 중요합니다.
3. 유관 팀원들과의 지속적 논의 및 합리적 합의 리드
서비스의 방향성은 절대로 일방적인 결정에 의해 유지되면 안 됩니다. 팀원마다 탁월한 분야/관점이 있기에, 이를 모두 수용하고 개방적인 논의를 통한 합리적 합의가 서비스 방향성 조율의 유일하고 적절한 방법입니다. 합리적으로 합의된 방향만이 참여 팀원들의 작업 동기를 지속해서 유지하며, 보다 나은 결과물을 창출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집니다. 그렇기에 저는 기획자의 최대 무기는 논리력과 수용성, 객관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팀원들과의 개방적인 논의를 통해, 모두가 적절한 수준으로 공감하는 방향성이 제품의 성공적인 론칭을 끌어낸다고 믿습니다.
서비스 기획자란, ‘사업을 제품(App/Web )에 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논의를 거쳐, 결론적으로 제가 생각하는 서비스 기획자는 ‘사업을 제품에 그리는 사람’입니다. 제게 사업이란 매우 함축적이고 핵심적인 요소들을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사업이란 단어에는 고객경험/수익성/브랜드가치/마케팅 등 다양한 관점들이 녹여져 있습니다. 기획자는 사업을 회계/마케팅콘텐츠/디자인이 아닌, App/Web의 기능(고객경험)으로 그려내는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다양한 아이디어, UX, 개발스콥 등의 영역을 통합하여 하나의 거대한 제품 방향성을 그리는 역할이 기획자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Tree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