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광고대행사에서 AE로 일하고 있는 느낀표입니다 🙂
최근에 이직을 하게 되면서 포트폴리오도 쓸 겸 지난 회사의 업무들을 쭉 정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정리를 하다 보니 이참에 브런치에 기록을 해두면 나중에 스스로 보기에도 편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조금 긴 시리즈로 글을 써볼까 합니다.
AE 직무 이야기 시리즈를 추천하는 대상
– 광고 대행사 업계로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 – AE 직무에 대해 알아보고 싶은 대학생분들 – 세상에 어떤 직업이 있는지 알아보는 단계인 학생분들 – 광고업계의 업무 프로세스를 한 번에 보고 싶은 광고계 주니어분 |
주의! 3년 차 AE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글을 썼습니다. 보편적인 이야기가 아닐 수 있음을 유의해주세요.
1. 글쓴이 ‘느낀표’ 소개
우선 제 소개부터 간단히 할게요. 광고대행사에서 AE로 일하고 있는 3년 차 직장인입니다.
첫 직장은 대학생에 특화된 마케팅 에이전시였는데요, 광고가 하고 싶어 5개월 만에 인하우스 광고대행사로 이직을 했습니다. 그렇게 2년 가까이 AE로 일을 하다가 최근에는 외국계 광고대행사로 이직을 했습니다.
제가 담당했던 산업군은 주로 건강기능식품, 식음료, 섬유 B2B, 외식 프랜차이즈 등이었고 펫푸드, 의약품 브랜드도 일부 관여해서 일을 해봤습니다.
2. 광고대행사란?
광고대행사는 말 그대로 기업의 광고 활동을 대행해주는 에이전시를 말합니다. 광고대행사가 따로 존재하는 이유는 기업 내부에서 광고를 직접 만들고 송출하기에는 광고라는 영역에 소요되는 인력과 시간이 크고, 또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SNS 관리 등 디지털 영역에서 많은 부분을 기업의 마케팅팀이 직접 관리하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대부분이 TV 영상 광고 등 ATL(Above The Line)에 국한되었지만 모바일이 대중화되고 미디어가 다양해지면서 그 영역이 비약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네이버 TV 같은 영상광고 매체, GDN(Google Display Networks), 네이버, 카카오 등 배너광고 매체같이 인터넷 광고의 종류가 상당히 다양해졌습니다.
TV로만 봐도 종편 채널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지상파 3사가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지금은 JTBC, TV조선, MBN, 채널A 등 종편의 영향력이 아주 커졌고, CJ네트웍스의 채널(tvN, Olive, OCN)을 비롯한 케이블의 파워 콘텐츠 또한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매체가 다양화되고 그에 따라 광고의 형식도 다양해지면서 광고대행사의 일은 광고 한 편을 만드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특정 브랜드가 마주한 문제를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제일기획의 파이어 베이스 캠페인은 화재 발생 시 소화기를 찾지 못하거나 사용법을 몰라 초기 진화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소화약제가 들어있는 꽃병 모양의 투척식 소화용구를 제작, 배포한 캠페인입니다. 삼성화재의 브랜딩 캠페인이었는데요, 위급한 때에 힘이 되는 보험회사와의 연관성을 활용해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알린 캠페인이었습니다. 이처럼 광고 영상을 만드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브랜드의 목표 달성을 위해 다각적인 접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며 광고대행사의 역할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3. 광고대행사의 종류
기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광고대행사는 크게 인하우스 광고대행사인지, 독립 광고대행사인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인하우스 광고 대행사는 특정 기업에 속해 있는 회사로, 자회사나 계열사 형태로 존재합니다. 삼성의 제일기획, 현대자동차의 이노션 등이 대표적이고요, 그 외에도 농심그룹의 농심기획, 오뚜기 계열의 애드리치, 종근당의 벨커뮤니케이션 등 많은 기업이 광고대행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하우스 광고대행사는 자연스럽게 자신이 속해 있는 기업의 브랜드를 전담해서 광고를 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독립 광고대행사는 특정 기업에 속하지 않고 다양한 광고주와 함께 일을 합니다.
물론 최근에는 인하우스 광고대행사도 속해 있는 기업의 브랜드 외에 외부 광고주 영입에 적극적인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저도 인하우스 광고대행사에서 일했지만, 외부 광고주와 일을 할 기회가 많았어요.
특히나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해졌습니다. 과거에는 인하우스 광고대행사에 광고를 전담시키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경쟁 PT가 필수입니다.(기업이 광고대행사의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4. 인하우스/독립 광고대행사 장단점
형태별로 장단점이 있을 텐데요, 근무자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인하우스 광고대행사의 경우 안정적인 광고 물량으로 인해서 업무 강도가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외부 광고주 영입이 중요해지면서 약해지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요.
또 인하우스의 특성상 한 브랜드를 오랫동안 전담하기 때문에 브랜드와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에 조금은 더 개입할 수 있는 여지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인하우스 광고대행사에서 일하며 광고주 브랜드의 브랜드 체계 정립, 제품 콘셉트 기획, 패키지 디자인 기획 같은, 광고대행사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업무도 경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반면 인하우스 광고대행사는 담당할 수 있는 브랜드와 산업군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외부 광고주 영입에 적극적인 경향이 있고 저 또한 외부 광고주를 다수 담당하기도 했었지만, 그래도 독립 광고대행사보다는 기회가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광고대행사 특유의 치열함이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일을 접해보고, 단기간에 실력을 쌓고 싶은 분들에게는 아쉬운 부분일 것 같습니다.
독립 광고대행사는 다양한 브랜드와 산업군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일 것 같습니다. 특정 기업에 속해있지 않기 때문에 담당하는 브랜드가 비교적 자주 바뀌고, 더 많은 브랜드를 경험하며 눈을 넓힐 수 있습니다.
또 꾸준하게 들어오는 광고 물량이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경쟁 PT에 참가해야 합니다. 바쁘고 치열한 일상이 계속되지만 그만큼 빠르게 성장할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단점으로는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과중한 업무, 안정적 물량이 없기 때문에 오는 불안정성 등이 있습니다.
5. 마치며
인하우스든 독립이든, 광고대행사는 전반적인 업무의 강도가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 광고주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맡기도 하고, 프로젝트 성으로 업무가 이어지다 보니 시작과 끝이 명확해 그만큼 단기간에 시간과 노력을 투여해야 합니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결과물이 눈으로 보인다는 점이 참 매력적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광고대행사 내에서의 업무에 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특히 AE 업무를 중심으로요.
느낀표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