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라이프사이클 마케팅이란?
라이프사이클(Lifecycle)은 한국어로 ‘생애 주기’를 뜻합니다. 고객 라이프사이클이란 고객이 브랜드와 상호 작용하는 동안 거치는 여러 단계를 브랜드의 입장에서 표현한 것입니다.
기업은 고객에 대해 관찰한 내용을 바탕으로 구매 전, 도중, 구매 후에 고객이 보이는 행동을 몇 가지의 단계로 일반화합니다. 이 라이프사이클을 통해 잠재 고객에게 브랜드가 처음 노출된 순간부터 시간 흐름에 따라 어떠한 과정으로 구매에 이르게 되고, 또 재구매를 통해 충성고객이 되는지를 단계별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라이프사이클 vs. 고객 여정
고객 라이프사이클과 비슷한 개념 중에 ‘고객 여정’이 있습니다. 고객 여정은 지인 추천, 미디어, 리뷰 등 브랜드가 통제할 수 없는 상호작용까지 모두 포함하여 고객의 입장에서 접점을 그려본 것으로, 고객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예상해보는 데 유용한 프레임워크입니다.
반면에 라이프사이클은 브랜드의 입장에서 그려본 것으로 브랜드가 계획하고 통제할 수 있는 단계의 순서라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습니다. 고객 여정은 시작과 끝이 분명히 있지만, 라이프사이클은 멈추지 않고 구매와 재구매를 순환 반복할 수 있는 것이죠.
엄밀하게 따져보면 이러한 작은 차이가 있지만, 라이프사이클과 고객 여정은 대부분 동일한 것으로 여겨지곤 합니다. 표현 방법과 세부사항이 조금 다를 뿐 두 가지 모두 ‘고객을 더 잘 이해하고,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작성하는 것이니까요.
라이프사이클 주요 단계
고객 라이프사이클 단계는 산업, 업종, 판매 제품/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등에 따라 아주 다양한 형태로 그려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라면 반드시 포함하게 되는 몇 가지의 주요 단계들이 있는데요.
사실 이 주요 단계마저도 아주 다양한 종류로 나뉘기도 하고, 각 단계가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가장 핵심적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네 가지 단계는 인지, 고려, 구매, 유지입니다.
이 네 가지에 추가로 단계가 덧붙여지거나, 각 단계가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것일 뿐 결국은 이 네 가지의 단계를 꼭 포함한다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여러분 자신의 구매 경험을 생각해보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 SNS 포스트, 검색, 기사 등을 통해 어떠한 브랜드를 알게 되고 → 인지
- 문제나 니즈가 생겼을 때, 해당 브랜드 제품이 떠올라 다시 찾아봅니다. 여기서 구매를 할까 말까 고민하죠. 가격 비교도 해보고, 후기도 찾아봅니다. → 고려
- 마침내 마음을 먹고 결제를 합니다. → 구매
- 제품/서비스가 만족스러워서 나중에 다시 구매하거나 (구독을 연장하거나) → 유지
혹은 한 번의 구매로 끝납니다.
지금 설명해드린 이 과정을 브랜드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고객이 브랜드와 간접적 혹은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단계마다 마케팅부터 영업, 고객 지원, IT 등 다양한 부서가 관여하게 됩니다. 이 부서들이 사용하는 툴도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구요.
라이프사이클 단계가 중요한 이유
자원과 기술의 제한이 없다면 브랜드는 개별 고객에게 맞춤화된 구매 경험을 제공하고 싶을 것입니다. 구매 경험이 더 원활하고 즐거울수록 구매로 이어지는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몇천 명, 때론 몇백만 명의 고객을 개별적으로 서비스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인 운영방식일 것입니다.
운영상의 효율을 갖추면서도 어느 수준까지 고객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고객의 라이프사이클 단계를 구분하여 단계별로 상황에 맞는 소통을 하는 것입니다.
해당 단계에 있는 잠재고객은 비슷한 심리 상태에 있기 때문에 고민하는 것도 질문하는 것도 비슷한 편입니다. 각 단계에서 잠재 고객이 궁금해할 만한 사항과 발생 가능한 문제들을 파악하여,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채널을 통해 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이탈을 줄일 수 있습니다.
사실, 라이프사이클을 이해하고 구체적으로 단계별 목표와 측정 기준을 설정하는 것은 마케팅 부서뿐 아니라 전사적으로 공유해야 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각 부서가 담당하는 업무가 결국은 고객을 위해 행해지는 것이며, 고객을 더 잘 지원할수록 회사의 성과가 향상되고 그 결과 각 부서와 직원 개인에게 이익이 되는 것임을 모두 인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라이프사이클 단계 그려보기
위에 설명한 4가지의 단계에 몇 가지 단계를 추가하여, 라이프사이클 단계를 그려볼 수 있는 템플릿을 만들어봤습니다.
이 템플릿에서는 도달 (인지), 획득, 너쳐 (고려), 전환 (구매), 유지, 충성의 6가지 단계로 크게 분류하였는데요. B2C나 이커머스의 경우 고객의 연락처 획득이 바로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B2B나 고가의 B2C 제품의 경우 고객 연락처를 획득하고도 실제 계약이 이루어지기까지 짧게는 몇 개월에서 몇 년까지 긴 시간이 걸리기도 하는데요. 획득 단계를 추가하여 단계를 조금 더 세분화했습니다.
유지 단계에서는 재구매를 끌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했었는데요. 단순히 지속해서 구매하는 것을 넘어 지인에게 브랜드를 추천하고 알릴 만큼 브랜드의 팬이 되는 단계를 ‘충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저와 마찬가지로 정말 좋아하는 브랜드 하나쯤 있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주위에 추천하게 되는 그런 브랜드 말이죠.
영업 과정 & 고객 행동 & 담당 부서
라이프사이클에는 이렇게 대분류에 해당하는 단계를 기준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은 각 단계에서 고객의 행동과 영업 과정을 적어보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자동차 브랜드라면 디지털 채널을 통해 잠재고객에 도달하거나, 트레이드 쇼나 이벤트 등 오프라인으로 도달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죠.
이렇게 같은 단계 안에서도 여러 가지 갈래로 나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영업 과정은 디지털 광고 집행 혹은 트레이드 쇼 운영이 될 것이고, 담당 부서는 마케팅이나 영업이 될 수 있겠죠.
예상되는 고객의 행동은 광고를 보거나 클릭하는 등 광고와 상호작용하거나, 오프라인 환경이라면 브랜드의 이벤트에 참여하거나 부스를 둘러보는 것일 수 있겠네요.
비즈니스 목표 & KPI & 데이터 포인트
이 도달 단계에서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더 많은 잠재 고객에게 브랜드를 노출 시키는 것일 겁니다. 그렇다면 이 목표를 측정할 수 있는 KPI는 디지털의 경우 노출 수, 상호작용(클릭, 공유, 좋아요 등) 등이 될 수 있겠네요. 오프라인의 경우는 측정이 다소 어렵지만 부스 방문자 수(QR코드 인식 등을 통한), 배포한 브로슈어 수, 이벤트 참여자 수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KPI를 손으로 하나하나 세어 계산할 수 없기 때문에 어딘가에 해당 데이터를 저장하고 이름을 붙여 놓아야 하는데요. 이를 데이터 포인트라고 합니다. 각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얼마큼 성공적으로 이동했는지(전환율)를 평가하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합니다. 위에 설명한 KPI를 어떻게 디지털화하여 어디에 저장했는지를 나타내는 것이죠.
디지털의 경우 데이터포인트는 광고 플랫폼의 노출 수, 클릭 수, 좋아요 수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의 경우는 QR 코드 집계가 저장되는 특정한 플랫폼 내의 ‘집계 수’가 될 수도 있고, 일별 브로슈어 배포 수를 정리한 엑셀 시트가 될 수도 있습니다.
고객의 고민과 질문
이렇게 도달부터 충성까지 브랜드의 고유한 영업 과정을 먼저 정리한 후에는 각 단계에서의 고객에 빙의해 볼 차례입니다.
획득 단계에 있는 고객이라면 어떤 고민이나 문제를 가지고 있을까? 자주 묻는 질문은 뭘까? 를 생각해보는 것인데요.
자동차 딜러샵의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디지털 광고를 통해 잠재고객에게 도달하면서 ‘무료 시승’과 관련된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생각해볼게요. 도달 단계에서 잠재고객이 광고를 보고, 클릭한 후, 랜딩페이지에서 방문 예약을 했습니다. 그럼 이제 이 잠재고객은 ‘획득’ 단계로 이동하게 된 것인데요.
고객 연락처가 브랜드로 전송되었고, 이제 고객은 방문 일정에 맞게 쇼룸에 방문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 단계에서 고객이 가질만한 고민이나 질문을 예상해볼게요.
고민
- “괜히 갔다가 별로 마음에 안드는데 강요하면 어쩌지?”
- “시간 내서 갔는데 내가 신청한 모델 말고 다른 거 보여주는 거 아니야?”
질문
- “예약 날짜/시간을 변경할 수 있나?”
- “방문하면 그냥 시승하는 건가?”
이러한 고민과 질문은 여러분이 고객의 입장이라고 생각하고 상상해보거나, 고객과 최전선에서 만나는 부서(영업, 고객 지원 등)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온라인 설문지나 고객 인터뷰를 통해 심층적으로 이러한 부분을 알아내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답변 → 콘텐츠
고민과 질문에 대한 힌트를 대략 얻었다면, 답변을 작성해볼 차례입니다. 이 답변이 곧 콘텐츠의 재료가 되는 것인데요. 고객의 고민과 질문을 해소하는 것을 주요한 목표로 하되, 라이프사이클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콘텐츠를 추가해봅니다.
답변
- 취소 대신 온라인으로 일정 변경 예약 가능
- 선택한 모델의 및 기타 관심 차종 승차, 구매 옵션 안내 등
콘텐츠
- 일정 변경 링크와 상담 혜택 N가지 정리 – 이메일&알림톡에 맞게 재구성
이제 이 콘텐츠를 어떠한 채널로 전달할지를 정하고, 해당 채널에 가장 적합한 형태가 무엇일지 고민해봅니다. 가장 자주 사용되는 채널은 단연 이메일과 메신저입니다. 직접 소통 채널 뿐 아니라, 이미 획득한 고객 연락처를 바탕으로 특정 단계에 있는 고객에게 맞춤화된 광고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메시지를 전달 할 수도 있습니다.
의사 소통의 간극을 최소화하여 고객의 입장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데에 방해가 될만한 요소들을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 브랜드의 목표라고 할 수 있죠. 답변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식과, 어떤 형태로 콘텐츠를 제작할지를 고민해봐야 합니다.
우리 브랜드만의 고유한 라이프사이클 찾기
이렇게 제작한 라이프사이클 템플릿은 마케팅 부서뿐 아니라 전사적으로 다양한 목적으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똑같은 ‘웹사이트 방문 → 회원가입 → 구매’라고 해도, 실제로 템플릿을 활용하여 라이프사이클 단계를 자세히 그려보면 전혀 다른 내용의 콘텐츠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큰데요. 기업마다 제품의 특성, 고유 판매 전략 (USL), 운영 방식이 다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러분 브랜드의 고객 라이프사이클 단계는 어떤 모습인가요? 지금 알고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템플릿을 최대한 채워보고, 잘 몰랐던 부분은 다른 부서 직원들에게 물어보며 우리 브랜드를 더 잘 알아보는 기회가 되기 바랍니다.
그레이스님이 블로그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