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수애를 시작으로 김윤석, 이제훈, 변요한, 그리고 주지훈까지. 명품 배우들의 실감 나는 감정 연기로 2019년부터 숱한 화제를 불러 모은 영상은, 사실 네이버 시리즈의 ‘인생작을 만나다’ 캠페인 광고 영상이었다.
이번 모비인사이드 어워드에서는 참신한 기획을 통해 웹소설의 매력을 새롭게 알리는데 성공한 네이버웹툰의 마케팅 팀을 만나보았다.
“웹소설은 텍스트로 이루어져 있다 보니 시각적인 부분은 독자들의 상상력으로 채워집니다. 독자들의 상상 속에서 콘텐츠가 무한하게 뻗어 나가는 거죠. 그런 점에서 어쩌면 웹소설은 ‘작가와 독자가 함께 만드는 콘텐츠’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Q. 먼저, 모비인사이드 어워드 [웹툰/웹소설] 부문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간략한 회사 및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네이버웹툰에서 마케팅과 글로벌 웹툰 A실을 책임지고 있는 차하나입니다. 네이버 웹툰 마케팅실은 유저 Journey를 이해하고 더 많은 팬을 만들어 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웹툰의 다양한 서비스/브랜드 콘텐츠들의 풀퍼널 마케팅을 진행하며 최적의 매체와 크리에이티브로 서비스와 작품의 성장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네이버웹툰 브랜드 마케팅 팀을 맡고 있는 김선국입니다. 네이버웹툰, 시리즈, 시리즈온 등 네이버웹툰이 소유한 서비스와 브랜드의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Q. 실제 유명 배우들이 웹소설 속 명장면을 재연하는 방식으로 네이버 시리즈의 웹소설을 소개하는 것이 굉장히 참신했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네이버 시리즈: 인생작을 만나다> 캠페인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캠페인 이후에 달라진 것이 있다면요?
웹툰 서비스와 달리, 웹소설은 상대적으로 대중화가 되어있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웹소설을 과거 90년대 인터넷 소설이나, 팬픽 등과 유사하게 바라보는 분들이 많이 계시더라고요. 사실 대중화된 드라마나 영화 중에는 원작이 웹소설일 정도로 스토리가 탄탄한 웹소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요. 따라서 저희 마케팅 팀에서는 “웹소설에 대한 막연한 선입견을 없애자, 특히 ‘시리즈 웹소설’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자”라는 생각으로 접근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브랜딩 캠페인 영상이 하나 둘 화제가 되면서, 선입견은 줄고, 기존에 웹소설을 즐기던 분들이 자유롭게 커밍아웃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 같아요. 마치 익명 게시판에서 얘기하던 것을 오픈 게시판에서 이야기하듯, 웹소설 작품에 대한 감상이나 추천을 나누는 유저들을 어디서나 쉽게 목격할 수 있게 되었고, 시장에 활기가 좀 더해진 것 같습니다.
Q. 특히 이번 브랜드 캠페인에서 가장 돋보였던 것은 클로즈업된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 연기가 아닐까 합니다. 배우들을 선정하고, 섭외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고민하셨던 지점은 무엇일까요?
우선 웹소설의 부정적인 선입견 안에서 캠페인이 해석되지 않으려면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가 필요했습니다. 따라서 웹소설 광고 자체를 Short Film과 유사한 형식의 웰메이드 컨텐츠로 만들어보고자 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단순히 인지도 있는 유명한 모델을 선정하기보다, ‘누가 이 작품의 나레이터로 가장 적합한가’를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팀원들이 매일같이 후보 연예인들을 검토하면서, 마치 이상형 월드컵을 방불케 할 정도로 작품과 찰떡인 배우를 찾기 위한 토론이 이어졌던 것 같고요. 추가적으로 기존 작품 팬들이 봤을 때도 자신이 상상하던 캐릭터와 싱크로율에서 차이가 크지 않도록 소설 속 캐릭터와의 유사성도 잃지 않고자 했습니다.
내용 외적으로는, 그렇게 선정한 배우가 읊는 대사 한 줄, 한 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컬러를 흑백으로 설정하기도 했고요. 또 웹소설이라는 것이 광고 시작부터 나오면 ‘나와는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회피해버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기에, 의도적으로 웹소설이라는 작품과 브랜드를 영상 말미에 배치해 보시는 분들이 선입견 없이 접하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Q. 배우 섭외 과정이 어렵지는 않았나요?
섭외를 할 때 저희가 스크립트를 먼저 드리는데요. 일반적인 광고에서 보여지는 상업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연기’로 이끌어 나가는 시나리오이기에, 보통 보고 나시면 생각보다 흔쾌히 승낙들을 해 주셨고요. 캠페인이 좀 알려지고 나서는 오히려 다른 배우분들이 “출연하고 싶다”면서 후속 캠페인 일정에 대해 문의하시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ㅎㅎㅎ…
특히 상대 배우도 없이 오롯이 배우에 집중된 촬영이라 현장에서 아무래도 걱정이 많았는데, 사전에 캐릭터에 대한 분석부터 자발적으로 배우들이 하고 오시는 덕분에 촬영 현장도 굉장히 수월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고생해주신 출연진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리고 싶네요.
Q. 19년을 시작으로 20년, 21년까지 캠페인을 계속해서 이어오고 있는데, 매번 같은 모습은 아닌 것 같아요. 최근에는 배우가 아닌 장항준 감독과 김은희 작가를 모델로 캠페인을 제작하고 계신데, 년도별로 차이나 특징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19년도 캠페인은, 웹소설이라는 장르 자체를 대중화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보니 장르 별로 보다 대중적인 작품을 선정했습니다. 웹소설의 대사와 스토리 자체에 몰입할 수 있도록 광고에서 쓰는 오브제들도 다 걷어내고요. 19년도 캠페인에 대한 관심으로 인식이 서서히 바뀌는 시기인 20년도에는, 웹소설의 매력과 장점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작품 하나’에 올인했습니다. 웹소설 특유의 판타지 세계관이 돋보이는 작품과 장르의 느낌을 잘 나타낼 수 있는 의상 정도의 간단한 오브제 등을 활용하여 메인 타겟 층을 공략한 것이죠.
반면, 최근에 진행하고 있는 3차 캠페인은 ‘웹소설을 보는 사람’에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만인이 인정할 만한 스토리의 대가들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웹소설을 보는 유저에 대한 페르소나를 새롭게 제시하려 했는데요. 이러한 방식을 통해 “아, 스토리에 많은 관심을 갖는 사람들도 웹소설을 즐기는구나”라는 사실을 좀 알리고 싶었습니다.
Q. 저 역시 이번 캠페인을 보면서 웹소설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뀔 수 있었는데요. 웹툰이나 영화와 같은 다른 콘텐츠에 비해 웹소설만이 갖는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먼저 작가 입장에서는 굉장히 진입 장벽이 낮은 콘텐츠예요. 비주얼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작가의 상상력을 끝없이 펼칠 수 있거든요. 가령 웹툰이라면 그림, 영화라면 촬영이나 CG로 독자나 관객의 눈에 보이게, 또 완성도 있게 표현해야 할 텐데, 웹소설은 상상을 글로 표현하기만 하면 됩니다. 너무나 다양하고, 방대한 세계관들로 포토폴리오 확장이 가능한 것이죠.
그래서 그런지 일기 쓰듯이 매일 한 편씩 연재하시는 작가분들도 계실 정도로 연재 속도도 빠르고, 양도 방대한데요. 그만큼 독자들에게는 내 취향의 작품을 고를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셈입니다. 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요소의 배제’가 주는 매력도 있는데요. 중간중간 삽화정도가 있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텍스트로 이루어져 있다 보니 시각적인 부분은 독자들의 상상력으로 채워집니다. 독자들의 상상 속에서 콘텐츠가 무한하게 뻗어나가는 거죠. 그런 점에서 어쩌면 웹소설은 작가와 독자와 함께 만드는 콘텐츠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Q. 광고 콘텐츠 자체로도 너무 훌륭했지만, 수치적으로 드라마틱한 변화를 이끌어낸 데에는 기저에 깔린 치밀한 마케팅 플랜/전략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브랜드 마케팅과 퍼포먼스 마케팅팀이 각자의 역할을 매우 훌륭히 해내주었어요. 브랜드 마케팅팀이 유저의 TOP FUNNEL을 건드려주면서 웹소설, 시리즈에 대한 매력도를 만들어주고 궁금하게, 보고 싶게 만들어 주었다면, 퍼포먼스 마케팅에서는 유저 전환에 집중하며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을 전개했습니다. TV 매체에서는 메인 앵커 작품들을 밀었다면, 디지털에서는 유저의 취향에 맞게 다양한 작품들을 클러스터링 하며 매체, 소재 최적화를 진행했죠.
또한 광고 한편에 목숨을 거는 것이 아니라 거기서 나온 파생 콘텐츠들을 추가로 제작해서 좀 더 붐업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요즘 콘텐츠들은 소비 속도가 굉장히 빨라 생명력이 길지 않으니 유저들의 반응에 따라 순발력 있게 대응하고자 했던 것이죠.
Q. 브랜딩 캠페인을 전면으로 내세웠지만, 한편으로는 유저 전환에 집중했던 퍼포먼스 마케팅 팀의 노력도 있었군요. 퍼포먼스 마케팅 과정에서 중요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유저들에게 좋은 콘텐츠를 전달하면서도, 수익 창출에 대한 고려 또한 필요했기에 ‘크로스 셀링’ 방법에 대해 정말 다각도로 분석했던 것 같아요. 특히 ‘처음에 수립한 목표’에 집중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했는데요. 이를테면, ‘ROAS 극대화’라는 목표에서 시작하여 웹툰과 웹소설을 크로스 셀링한다고 가정했을 때, 웹툰 유저 중 ‘무협 장르’의 웹소설 광고를 통해 유입되는 타겟 그룹 A는 고객 획득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반면, ‘로맨스 장르’의 광고를 통해 유입되는 타겟 그룹 B는 획득 비용은 높지만 매출에서 영향력이 높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B그룹이 목표와 부합한 타겟이라고 판단하고, 이러한 타겟을 찾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했죠. 결국 ‘어떤 콘텐츠를 타겟에게 노출시켜 부스팅했을 때 목표 달성에 근접해지는가’를 최우선과제로 삼았던 것이 서비스 특성 상 가장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Q. <네이버 시리즈: 인생작을 만나다> 캠페인이 큰 성공을 거뒀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네이버 시리즈가 지향하는 모습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지난 세차례의 웹소설 캠페인을 통해서 시작 전 대비, 시장에 큰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초반에 없애고자 했던 선입견은 정말 많이 없어졌고요. 이후의 마케팅 방식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고민해보아야 하겠지만, 모든 이들에게 ‘인생작’이 될 정도로 좋은 작품을 소개하는 일과 목표는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네이버 웹툰이 웹툰을 대중화시켰듯 웹소설도 주류 콘텐츠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시장이 커지면서 더 좋은 작품들이 나오고, 더 많은 사람들이 스토리의 힘을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하던 일을 계속 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