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의 매도 타이밍은 언제일까요?”
“도대체 주식을 언제 팔아야 하나요?”
아마 초보 투자자분들은 고민한 적이 있으실 겁니다.
저도 아직은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구요.
난다 긴다 하는 투자 대가들의 말도 다 다릅니다. 누군가는 이럴 때 판다고 하고, 누군가는 저럴 때 판다고 하죠. 사실 매수와 마찬가지로 매도 타이밍도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나만의 기준 정립이 필요한거구요.
저는 전반적으로 장이 안 좋았던 지난해 4월 즈음 매수한 종목이 대부분이기에.. 평균 계좌 수익률이 기대보다 좋은 편입니다. 하지만 점점 올라가는 계좌의 잔고를 보고 도대체 이걸 언제 팔아야 할지 고민이 되더군요.
팔기 전엔 계좌에 찍힌 수익률도 내 수익이 아닙니다. 언제 흘러내릴지 모르거든요. 최근 미국 장이 미친 듯이 불타오를 때, 자고 일어났는데 계좌에 있는 금액이 흘러내려 휘발될 것만 같은 공포감에 휩싸인 적이 있습니다.
계속 보유하다가 갑자기 폭락하면 어쩌지 불안해지기도 했고, 중간에 한 번 수익 실현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고민이 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저는 기본적으로는 BUY & HOLD 입장입니다. 일단 매수할 때는 고민을 많이 하지만 매수한 이후에는 웬만하면 팔지 않기로 했죠. 비밀번호를 몰라 계좌를 열지 못하다가 몇 년 뒤에 열어보니 큰 이익을 얻었더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저는 기본적으로 믿고 기다리는 장기 투자가 결국 큰 부를 가져다주리라 믿습니다.
그러려면 그 종목에 대한 확신이 필수적이죠. 하지만 초보자가 강한 확신을 갖기란 쉽지 않습니다.
주변에서 좋은 얘기든 안 좋은 얘기든 영향을 주는 얘기가 계속 들려오면 사람인지라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의 대가들도 대부분 ‘웬만하면 팔지 말라’고 하지만, 그 ‘웬만하면’에 내가 모르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지는 않을지.. 내가 모르는 악재가 있는 건 아닐지, 100% 확신은 어려웠습니다. 일반 개인 투자자는 아무래도 정보 수집에 한계가 있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제가 해보니 확신이 없는 종목은 수익률이 오를수록 불안하고 흔들립니다. ‘이러다가 갑자기 고꾸라지는 건 아닌가. 휘발되는 건 아닌가. 그때 팔았어야 하는 거 아닌가.’ 이렇게 계속 흔들릴 수밖에 없죠.
고민 끝에 기본적으로는 ‘HOLD’ 입장을 견지하되, 매도가 필요한 나름의 기준을 잡아보기로 했습니다.
첫째, 내가 매수한 이유가 없어졌거나 퇴색되려 할 때
사람마다 매수한 이유는 제각각 일 겁니다. 저도 매수하기 전에는 그 종목에 대해 여러 가지를 따져보고 마음에 들면 매수하는데, 그 매수한 이유가 사라지면 더 이상 보유할 가치가 없어지는 거죠.
예를 들어 어떤 사업 분야에 독점이라고 생각해서 매수했는데 강력한 경쟁사가 나타났거나, 잘 나가던 사업의 업황이 부진하거나 등등 이전에 매수했던 이유와 다르게 방향이 전개될 때 매도를 고려합니다.
둘째, 더 좋은 종목을 사고 싶은데 현금이 부족할 때
자금은 한정적입니다. 더 좋은 종목을 매수하고 싶은데 돈이 없을 때, 매도를 고려하게 되죠.
만약 내가 보유하고 있는 종목을 딱히 팔고 싶은 생각이 없는데 현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매도하게 되는 순간이 올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손실을 보고 팔거나 계속 보유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차익에 대한 기회 비용을 감내해야 할 수도 있죠. 그래서 제가 이전 포스팅에서 어느 정도 현금 보유를 추천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내 투자 포트폴리오를 소개합니다‘ 참조)
셋째, 고평가되었을 때
사실 투자에서 베스트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겁니다. 아마 모든 투자자의 꿈이 아닐까 싶구요. 그만큼 어려운 일이죠. 기업의 가치가 시장에서 너무 고평가되었다고 생각될 때 팝니다. 그러려면 나만의 적정 주가 계산이 필요하죠. 적정 주가 산정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주관적 영역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아무튼 어떤 방법이든 자기 나름의 맞는 방법을 선택해서 적용하면 되지 않나 싶습니다.
넷째, 목표 수익률에 도달했을 때
내가 처음에 목표로 했던 수익률에 도달했을 때, 일부 매도합니다.
현재 저는 종목당 기본 목표 수익률을 약 30%로 잡고 있습니다. 30%가 넘어가면 매도를 고려하죠. 바로 매도하는 건 아니고 한 번 그 종목에 대해 점검을 해보고 더 이상 상승할 여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팝니다. 워런 버핏의 1년 평균 수익률이 약 20%였다고 하니.. 어떤 한 종목이 30% 이상의 수익을 낸다는 것 또한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죠.
다섯째, 세금이 걱정될 때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의 세금 체계는 좀 다릅니다.
국내 주식의 경우 양도소득세가 없지만(현재 기준), 해외 주식은 수익의 22%로 양도소득세가 부과됩니다. 비과세 한도가 250만 원으로 적기 때문에, 적절히 생각해서 전략적으로 매도하는 게 필요합니다. 250만 원 이하의 차익은 괜찮지만, 그 이상 수익률이 높아지면 세금 부분의 고려도 필요합니다. 적당히 보고 연말까지는 일부 수익 실현을 하는 것도 방법이죠. 갑자기 몰아서 매도하면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거든요.
한참 고민하다가 얼마 전 첫 매도를 해보았습니다.
처음엔 그 파란 매도 버튼 누르기가 어찌나 망설여지던지요. 굳이 비유하자면 내가 썼던 아끼는 물건을 벼룩시장에 내놓은 느낌과 비슷했습니다. 뭔가 내 거였는데.. 아쉽고 마음이 이상해지더군요.
그리고 전 남친(여친) SNS를 들락날락하듯, 헤어지고 나서도 계속 잘 나가는지 살펴보게 됩니다.
이상하게 헤어지고 나서 잘 나가면(주가가 오르면) 배가 아픕니다. 나랑 헤어지고 빌빌대고 잘 못 나갔으면 좋겠는데.. 하는 못된 심리가 여기서 발동되더군요.
아무튼 사람도 그렇고, 주식도 그렇고..
누군가와의 헤어짐은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지나고 보니 좋은 이별이었다.’라고 느낄 수 있도록 현재 시점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일 뿐이죠.
아델라Adela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