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이직, 연차별로 전략이 달라야 한다
제가 스타트업에 지원하면서 느낀 점은 연차(경력)별로 회사 선택과 지원 전략이 달라야 한다는 거예요. 지인들에게도 가장 강조하는 부분인데요. 후회 없는 선택을 하실 수 있도록, 연차에 따라 권장하는 커리어 패스를 안내해 드릴게요.
1. 1-3년 차 사원(주니어)
일찌감치 내 사업과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게 되셨군요. 여자분이라면 20대 초중반, 남자분이라면 20대 중후반 정도의 나이로 추정됩니다. 최근 창업자나 1인 사업가 또는 프리랜서 중, 이 나이대가 정말 많습니다. 내 일을 시작하는 연령이 점점 빨라지고 있어서겠죠.
내 사업의 아이디어가 비교적 확실하다면, 관련된 산업의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추천해 드립니다. 예를 들어 공간 대여 서비스를 생각 중이라면 패스트파이브(공유오피스 서비스)나 셰어하우스 우주(공유하우스 서비스)가 있어요.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를 계획 중이라면 트레바리(독서모임 커뮤니티), 헤이조이스(여자들의 커리어 성장 플랫폼) 등이 있고요.
만약 내 사업으로 뭘 하고 싶은지 아직 모르겠다 싶으면, 관심이 있는 산업의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자동차를 좋아한다면 모빌리티 스타트업으로, 먹는 것을 좋아한다면 신선식품이나 간편식 스타트업에서 경험을 쌓아보는 것이 좋겠죠.
관심사가 없거나 관심사를 모르겠다는 분들은 현재 회사에 다니면서 흥미 있는 분야를 찾아보는 활동을 해보세요. 내가 주로 사용하고 만족하는 서비스는 무엇인지, 좋아하는 제품이나 브랜드는 무엇인지부터 접근해보면 좋아요.
또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볼 때 어떤 콘텐츠에 빠져들고 재미를 느끼는지 떠올려보세요. 만약 여행을 좋아한다면 여행/숙박 관련 서비스에 관심이 가겠죠. 여기까지 해도 없다면, 최신 트렌드나 동향을 알려주는 콘텐츠를 꾸준히 보거나, 스터디 모임 및 커뮤니티에 가입해 활동해 보는 것을 추천해 드려요.
관심 분야를 찾기 위한 콘텐츠 또는 커뮤니티
- 폴인(지식 콘텐츠 플랫폼)
- 퍼블리(일하는 사람의 콘텐츠 플랫폼)
- 아웃스탠딩(쉽고 재미있는 IT뉴스)
- 트레바리(독서모임 기반 커뮤니티)
- 헤이조이스(여자들의 커리어 성장 플랫폼)
- 비마이비(오프라인 기반 브랜드 커뮤니티)
- 인사이터(비즈니스 토론클럽)
- 스여일삶(스타트업 여성들의 모임)
- 힙한 서비스들의 비밀
2. 4-6년 차 대리(미들)
개인적으로 4-6년 차 대리 직급의 미들 레벨이 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스타트업으로 이직해 경험을 쌓는 최적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일을 잘하기 위한 자세와 기술을 모두 갖춘 시기이기 때문이에요. 업무에 대해 어느 정도 자신감도 생겼겠죠. 조직 생활도 익숙해져서 사원 때만큼 힘들지 않을 거예요. 물론 ‘나는 그렇지 않은데’ 해도 괜찮아요. 실제로 헤드헌터나 이직 컨설턴트들이 말하는 이직하기 최적의 시기이고, 시장에서 수요도 가장 많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해당 경력에서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결심하셨다면 Top-tier의 스타트업으로 옮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회사 매출과 손익, 성장률, 인지도, 인원, 투자 규모 등을 확인해서 규모가 큰 스타트업에 가는 것이 좋습니다. 일명 유니콘 기업이나 이에 버금가는 회사입니다.
참고로 유니콘 기업이란 1조 원의 기업가치를 가진 스타트업을 의미하는데요. 한국의 유니콘은 쿠팡(커머스), 위메프(커머스), 비바리퍼블리카(금융결제), 야놀자(숙박), 크래프톤(게임), 무신사(패션) 등이 있어요. 만약 이보다는 조금 더 유연하고 자율성이 높은 회사를 원하신다면, 해당 산업에서 2~3위 되는 스타트업을 추천해 드립니다.
규모 있는 회사를 추천드리는 이유는 일반 회사에서 스타트업으로 이직했을 때 겪을 수 있는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입니다. 즉 소프트 랜딩을 위한 거예요. 단번에 5천 명이었던 대기업에서 50명 규모의 스타트업으로 가기보다는, 500명인 스타트업을 먼저 경험해보고 50명인 곳으로 가는 게 좋은 것처럼요.
하지만 최근에 Top-tier의 스타트업에 좋은 인재들이 몰리면서 입사가 쉽지만은 않아요. 대기업만큼 치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직에 대한 개인의 목표와 성취하고자 하는 바에 따라 더 적합한 회사가 있을 수 있어요. 따라서 스타트업으로 첫 이직 시 비교적 큰 규모의 스타트업을 추천드리는 것뿐이지, 정답은 아닙니다.
3. 7년 차 이상(시니어)
7년 차 이상은 일반 기업으로 치면 대리 말년 차에서 과장 정도입니다. 팀장을 달기에는 아직 이른 직급이죠. 하지만 스타트업은 다릅니다. 스타트업은 보통 연령대가 낮아요. 20~30대의 젊은 창업가도 많은 데다가, 직원들도 20대에서 30대 초반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7년 차 이상이면 스타트업에서는 팀장급의 시니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권하는 커리어는 중간 관리자나 팀장, 경력이 10년 이상이라면 C-level(임원급)입니다. 7년 차 이상의 경력자가 스타트업의 실무자로 합류하기엔 배우거나 성취할 수 있는 게 적습니다. 또한 회사에서도 실무자 이상의 아웃풋을 내기를 원합니다. 따라서 규모가 큰 스타트업이라면 팀장 이상급으로 가는 것이 좋습니다.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이라면 CMO(마케팅 최고관리자), CPO(제품 최고관리자), COO(운영 최고관리자), CFO(재무 최고관리자), CTO(기술 최고관리자)까지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의사결정 권한이 주어지고 회사의 성과가 본인의 성과로 직결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각자는 자신의 커리어 이야기를 쓰는 작가이자 편집자이다
– 마크 사비카스(진로구성주의 연구자)”
요약정리
연차별로 스타트업 이직 전략을 달리하자
- 1~3년 차 주니어
-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실현해볼 수 있는 회사로 이직하자
- 아이디어가 없다면 관심 있는 산업/분야의 회사로 이직하자
- 아이디어도 관심사도 없다면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관심사를 찾자
- 4~6년 차 미들
- 단번에 소규모 스타트업으로 옮기면 이전 직장과의 괴리가 심하다
- 원하는 분야의 규모가 있는 Top-tier 스타트업으로 소프트 랜딩하자
- 7년 차 이상 시니어
- 스타트업의 실무자 레벨로 옮기면 얻을 수 있는 게 적다
- 주요 의사결정이 가능하고 회사의 성과가 내 성과로 직결될 수 있는 직급과 권한으로 옮기자
- 규모가 큰 회사라면 중간 관리자나 팀장, 규모가 작은 회사라면 C-level(임원급)로 이직하자
유지영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