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ESG‘가 핫한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릿 글자를 딴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평가하는 대표적인 지표이죠. 지난해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 요동치면서 주식 투자에 뛰어든 젊은 세대가 많은데요, 이에 따라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가치의 판단이 중요해지면서 ESG가 더욱 부각된 거죠. ESG는 최근에 나온 개념은 아닌데요. MZ 세대를 중심으로 소비자가 더욱더 똑똑해지고 있고 기업에 대한 평가도 더 이상 재무적인 성과가 전부가 아니게 되면서 ESG가 무엇인지도 몰랐던 기업들조차 ESG 마케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렇다면, ESG는 비단 굴지의 대기업이나 B2C 제조업계에만 해당하는 개념일까요? 물론 아닙니다. 우리 사회에 영향력을 미치고, 또 이해관계자가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기업이 신경 쓰고 지켜야 하는 요소예요. ESG는 상장 회사에 대한 개인의 투자 외에도 VC(벤처캐피탈)나 투자사들의 의사 결정, 더 나아가 크고 작은 계약의 성사에도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광고업계도 다르지 않습니다. 기업이 광고 대행사를 선택하는 데에도 이젠 ESG, 지속 가능성과 같은 비재무적 요소들을 무시하지 못할 거란 생각이 드는데요. 국내 대표적인 종합 광고 대행사들은 ESG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대표적인 기업들의 ESG 정책과 실제 노력하고 있는 활동 사례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삼성그룹 계열 종합 광고 대행사인 ‘제일기획‘은 비교적 ESG 정책을 상세히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역시 국내 대표 대행사다운 행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제일기획은 나눔경영, 환경경영, 인재경영, 상생경영, 준법문화(Compliance)로 나누어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E(환경)’에 속하는 ‘환경 경영’을 들여다보면 제일기획은 근무 환경에서부터 본사 사옥 자동 소등 시스템 운영, 전자결재, 이면지 사용 등 친환경 문화를 구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또한 광고업 특성상 제조업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저조함에도 불구하고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Carbon Disclosure Project)에도 자발적으로 참여해 이해 관계자들에게 기후변화 대응 활동의 결과를 상세히 공개합니다. 이러한 환경 경영 방침과 추진 과제는 사내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통해 정기적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S(사회)’ 분야에서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제일기획은 ‘Creation’, ‘Collaboration’, ‘Consideration’이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나눔경영 프레임워크를 설정하고 이에 따른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탈북 청소년들을 위한 ‘글동무 프로젝트’, 희귀난치병 어린이를 후원하는 ‘사랑愛 바자회’ 외에도 인도법인, 중국법인에서 교육 인프라 지원, 농촌 봉사활동 등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전개합니다.

 

 

 

공정한 ‘G(지배구조)’를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요? 제일기획은 이해관계자 참여 프로세스를 구축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하고, 경영 활동에 적용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제일기획은 주주총회, 고객만족도조사, 지역사회협의회 등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해관계자들의 의사와 다양한 이슈를 취합하기 용이한 구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이와 같은 ESG 활동의 결과를 보고했는데요, 2015년을 마지막으로 꾸준히 발행되고 있지 않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이노션 월드와이드(이노션)는 ‘ESG 협의체’를 운영해 환경, 사회, 지배구조 각각의 사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노션은 아래 다섯 가지의 환경 방침을 정하고, 이를 전 임직원이 실천하고 있습니다.

 

 

 

 

 

또한 2024년까지 환경 경영 로드맵을 구축하고 있는데요, 2020년까지는 환경 대응 체계를 내재화하고 2022년까지 친환경 투자, 에너지 효율 강화 등의 환경 부문 사회적 책임을 이행할 계획입니다. 2024년까지는 환경 데이터를 시스템화하고 환경관련 사회공헌, 캠페인 활동을 정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노션은 이러한 환경 경영의 정량적 이행 실적을 홈페이지를 통해 보고하고 있습니다. 2018년부터 꾸준히 에너지, 온실가스 배출량, 자원 사용량을 줄이고 친환경 투자를 늘려가기 위한 행보를 보입니다.

 

 

 

 

이노션은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서 발표하는 ESG 평가 등급에서 환경 부문이 제일 저조(D등급)해 환경 경영에 특히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사회,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A등급을 받은 만큼 윤리경영, 인권경영, 협력사 행동규범에 대해서도 명확한 원칙을 제정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문서화된 사내 윤리헌장, 인권 헌장, 협력사 행동 규범을 누구나 볼 수 있는 홈페이지에 국/영문으로 게시해 이해관계자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제공한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LG그룹 계열 대행사 HS애드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로 나뉜 ESG 경영 방침을 명확히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CSR 활동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CSR은 주로 자선, 기부, 환경 보호 등의 단순 사회공헌 위주로 진행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활동을 말하죠. ESG가 투자 유치에 직결되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들을 항목을 나누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해관계자를 위한 기업의 평판 관리에 보다 중점을 둔 개념입니다.

 

HS애드는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 기부로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HS 애드 대학생 광고대상’이라는 광고 공모전을 운영해 젊은 광고인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ESG 요소로 따지자면, ‘S(사회)’ 면에 치중하여 지역 사회 및 이해관계자들에게 기업의 책임을 이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이 밖에도 HS애드는 일회성 사회공헌활동에서 좀 더 나아가, 광고 아이디어 제공 즉 ‘재능기부‘ 활동도 전개합니다. 대표적으로 홀트아동복지회, 서울문화재단, 아름다운재단,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 공익법인의 광고 캠페인을 제작한 바 있습니다. 광고 대행사의 업 특성을 살려 공익법인의 사회적 캠페인들을 널리 알린 책임 이행 활동이죠.

 

 

 

 

 

 

 

이렇게 국내 대표 종합 광고 대행사들이 어떻게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사실 광고 대행사는 주로 기업을 상대로 하는 B2B업계이기도 하고, 규모가 작은 기업들이 많다 보니 대기업 모회사가 있는 인하우스 대행사 몇몇이 아니면 기업 경영에 ESG를 신경 쓰기는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따라서 제조업계에 비하면 단순 선언에 그치거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이해관계자 간 결과 보고가 꾸준히 이뤄지지 않는 등 미흡한 점도 보이는데요. 하지만 대표적인 기업들을 중심으로 광고업계에서도 ESG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시작되고 있고, 그 기반이 되는 활동들을 조금씩 실천해나가고 있는 모습들은 긍정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