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이전 글에서 이어지는 글이다.
첫 번째 작성한 글에서는 차별화된 방식의 경품 이벤트는 충분히 브랜딩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사례로, 당시 진행했던 미니 쿠퍼 이벤트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었다.
두 번째 글에서는 미니 쿠퍼 이벤트와 함께 29CM를 알리는 브랜딩 효과를 배가시킨 또 다른 경품 이벤트 하나를 소개한다.
29CM ‘1000만 원 이벤트’
이 이벤트 역시 미니 쿠퍼 이벤트처럼 그 이름을 꽤나 알렸었다. 그리고 3번이나 시리즈로 진행했던 유일하고도 독특한 방식의 이벤트였다. 아직까지도 이런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그 특별함은 아래와 같다.
1. 오직 한 명에게만 제공되는 1천만 원 마일리지
미니 쿠퍼 이벤트와 마찬가지로 가장 먼저 선택한 방식은 다수에게 골고루 혜택을 나눠 주는 경품이 아닌, ‘오직 한 사람’에게만 큰 행운이 돌아가게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경품을 1천만 원 마일리지로 정했다. 이유는 간단한데, 한번 들으면 도전해보고 싶을 정도의 큰 금액이기도 하고 도전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기억 속에 계속 남을만한 액수라는 것이다. (사실 예산상 그 이상을 제공하기도 힘들었다.) 또 차량과 달리 경품 제공의 방식이 편리하다.
당시 마일리지를 활용한 경품 이벤트들은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1천만 원 상당의 금액을 주더라도 한 명에게 주기보단 1천 명 혹은 그 이상에게 동일하게 쪼개서 제공하는 아래 이미지와 같은 방식으로 대부분 진행했기에 그것과는 확실한 차별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2. 한 달, 하루, 그리고 한 시간 안에 몽땅 써야 하는 게임 같은 미션
사실 이 방식이 가장 신선했고 사람들 기억에 이 이벤트가 오래 남게 만드는 핵심이었다 생각하는데, 최종 당첨자는 제공된 1천만 원을 제시한 기간 내 몽땅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마치 게임 같은 미션으로 고객에게 전달되어 수많은 도전(?)자를 발생시킬 수 있었다.
첫 이벤트에서 제시한 한 달이라는 기간은 그다음 이벤트에서는 단 하루, 그리고 그다음에는 무려 단 한 시간 안에 써야 하는 미션으로 점점 그 난이도를 높여간 것도 해가 갈수록 첫 번째 이벤트(한 달 안에 몽땅 쓰기)에 참여한 사람들이 계속 재도전하는 요인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은 29CM를 다시 인지하게 되고 또 방문하게 된다.
3. 마치 모집 공고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방식
위의 요인들이 방식의 차별화였다고 한다면 그것을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에도 차별화를 주었다. 위의 이벤트를 어떻게 알리는 것이 가장 기억에 남고 또 특별함을 줄 수 있을지 고민했고, 생뚱맞게도 마치 벽보에 모집 공고 포스터를 붙이는 것과 같은 톤 앤 매너로 사람들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즉 ‘이런 이벤트를 하고 경품이 이렇게나 많으니 지금 참여해 봐라’고 하는 일반적인 이벤트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탈피, ‘1천만 원을 주면 그것을 한 달(혹은 하루, 한 시간) 안에 몽땅 쓸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는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알렸다.
이런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도전 정신(?)을 더욱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확실히 만들어 냈다.
4. 만우절 단 하루만 진행
이 이벤트(특히 첫 이벤트의 경우)가 또 달랐던 이유 중 하나는 특이하게도 딱 하루만 진행한 것이다.
이벤트 기간이 하루였던 이벤트가 과거에 있었나 생각해보면 떠오르는 것이 없다. 보통 몇 주 정도를 이벤트 기간으로 잡는데 그 이유는 사실 명확하다. 이벤트를 홍보하는 데 시간도 걸리고 기간이 적당히 길수록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우린 다른 모험을 택했다. 이것을 마치 거짓말처럼 ‘만우절’ 단 하루만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이유는 두 가지인데 단 하루만 진행하는 것이 이벤트를 보자마자 바로 CTA(call to action)로 이어지는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고, 즉 ‘오늘까지면 내가 될까?’라는 걱정보단 ‘일단 참여하고 보자’는 심리를 이용한 것이었다. 또 하나는 이것을 마치 거짓말과 같은 이벤트로 보이고 싶었다.
“천만 원을 주면 한 달 안에 몽땅 쓸 수 있는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모집 공고 포스터를 만우절에 보았다면 얼마나 재미있겠나 싶었던 거다.
사람들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고 참여 안 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있었지만 그보단 모든 거짓말도 용서되는 만우절이라는 독특한 상황 속에서 이런 메시지를 던지면 더 많은 관심과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만우절이니 속는 셈 치고 한번 해보자는 심리도 있으리라 생각했다. 이벤트 방식이 재미있고 신선하니까.
5. 소비자의 부담 요인을 쿨하게 삭제
미니 쿠퍼 이벤트와 마찬가지로 모든 경품에 대해 소비자가 내야 하는 제세공과금(경품 비용의 10%) 부담도 쿨하게 29CM가 지불하기로 했다. 혜택이자 이벤트의 또 하나의 메시지인 이것이 참여의 심리적 장벽을 무너뜨릴 것으로 생각했다. 당첨돼도 내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없으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으론 ‘나는 안될 거야’라는 장벽을 줄이기 위해 도전에 실패했을 때의 ‘위로금’이라는 재밌는 명목을 만들어 참여한 일부에게 5만 마일리지 정도를 제공하는 장치도 마련해 놓았다. 하지만 제세공과금과 이것에 대한 내용은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에 두진 않았었다.
이렇게 첫 이벤트를 만우절에 시작하게 되었고 앞서 언급한 대로 마치 벽보에 모집 공고를 붙이듯 아래의 포스터 이미지를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통해 단 하루 동안 열심히 노출했다. (당시 홍대 근처 외벽에도 수없이 붙이려 했지만 그것은 여러 이유로 하진 못했다.)
이 이벤트를 시작으로 점점 미션의 난이도를 높여 총 3회에 걸쳐 진행했었다. 아래는 시리즈의 두 번째와 세 번째 메인 포스터로 하루 그리고 한 시간 안에(한 시간.. 정말 쉽지 않다) 쓸 수 있는 사람을 찾는 모집 공고 이미지.
그럼 총 3회에 걸쳐 진행했던 이 이벤트의 결과는 어땠을까?
1. 100만 명이 이벤트 페이지를 방문, 10만 명이 참여
매우 짧은 이벤트 기간이었음에도 세 번에 걸친 이벤트를 통해 약 100만 명이 이벤트 페이지를 방문했고 그중 신규 10만 명이 앱을 통해 이벤트에 참여했다. 이 이벤트의 목적은 신규 앱 설치(신규 회원 확보 포함)이었으니 결과적으로 그 목적은 달성했다. 하지만 이 이벤트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고 재미있는 바이럴 요소들을 많이 만들어냈다.
2. 엄청난 바이럴 효과
기획 단계에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 이벤트는 페이스북에서 엄청난 바이럴을 만들어 냈다. 3회를 통틀어 페이스북에서의 게시물 및 파생 라이크가 총 10만 정도의 수치가 나왔던 기억이 난다. 자연스럽게 수많은 공유로 이어졌으니 이벤트 포스팅의 도달률 역시 최소 1백만 정도는 훌쩍 넘겼을 것으로 생각된다. 공식 계정 포스팅에서의 댓글 수는 거의 5천에 달했다. 첫 번째 이벤트 당시에는 만우절 거짓말이면 사이트 폭파한다는 무서운(?) 댓글들이 많이 달리기도 했다.
신기하게도 이 이벤트는 누군가의 꿈에도 등장했다. (해당 이벤트는 세 번째 진행한 이벤트다) 이것의 매력도가 얼마나 강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 자료랄까? 꿈에도 나올 법한 이벤트가 이것 외 또 얼마나 있을지 궁금하다.
3. 자연스러운 서비스 경험 그리고 인스타그램을 도배한 장바구니 인증샷
이 이벤트는 예상 못한 재미있는 이슈들을 많이 만들어냈다. 그중 하나가 참여자들이 미리 자신의 장바구니에 1천만원 상당의 물건을 가득 채워 놓는 현상이다. 당시 이러한 현상들이 너무 많이 발생하여 서버가 잠시 느려지기도 했다. (당시 개발팀장님이 이것을 빠르게 인지하고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일까지 발생)
이는 서비스 경험 측면에서도 상당히 의미가 있었다. 이런 과정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서비스 구석구석을 탐색하고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들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자신의 장바구니 금액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하나 둘 인증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인스타그램은 특정 해시태그와 함께 (아마도 #29CM천만원이벤트) 수많은 참여자들이 올린 인증샷들로 꽤 많이 도배가 되었고, 마치 누가 정확히 1천만원에 맞춰(혹은 그것에 가깝게) 담았는지와 관련한 컴페티션(competition)처럼 진행되는 재미있는 현상도 목격할 수 있었다.
4. 후기 영상이 다시 한번 바이럴 요인으로 작용
이 이벤트는 후기 영상으로도 즐거움을 줬다. 후기 영상에는 실제 당첨자에게 당첨 소식을 알리고 당첨자가 깜짝 놀라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고, 당첨자가 어떤 물건들을 구입했는지도 스치듯 빠르게 보여줬는데 자연스럽게 바이럴이 되어 이벤트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알리는 계기를 만들었다.
두 번째 이벤트 후기 영상. 꼭 한번 보시길 추천.
5. 콘셉트를 카피한 이벤트들의 등장
가장 재미있는 현상은 이 이벤트의 콘셉트를 그대로 차용한 타사들의 이벤트들이 첫 번째 이벤트를 마친 후 많이 보였다는 것이다. 심지어 한 곳은 미니 쿠퍼 이벤트와 천만 원 이벤트를 합쳐 놓은 콘셉트로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이것을 보면서 알았다. 업계에서도 카피할 정도라면 우리가 진행했던 이벤트가 정말 성공한 이벤트라는 것을. 기분이 나쁠 수도 있는 현상이지만 오히려 난 기분이 좋았다.
6. 그 외 기억에 남는 것들
그 외에도 기억나는 여러 재미있는 이슈가 있었는데 사실 1천만원 사용 기간을 한 달에서 하루, 한 시간으로 줄여서 진행한 것도 참여자들의 반응과 연관이 깊다. 첫 이벤트를 한 달로 했더니 하루면 다 사용할 수 있다는 페이스북 댓글이 너무 많아 ‘어디 그럼 정말 그럴 수 있는지 해볼까?’라는 생각에 2회를 진행하게 되고 3회도 마찬가지의 이유였다. 즉 소비자의 반응을 캐치해서 실제 이벤트로 이어지게 한 재밌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첫 이벤트를 딱 하루로 설정했더니 막판 23:59에서 24:00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참여한 사람들이 많았나 보다. 자신이 잘 신청이 되었는지를 확인하는 문의가 감당이 안될 정도로 너무 많이 들어와서 2번째 이벤트부터는 신청 기간을 단 하루에서 조금 늘리기도 했다.
이벤트만으로도 과연 브랜딩이 가능할까?
그럼 파트 1 글에서의 마무리와 같이 타이틀에 대한 답을 이 이벤트로 다시 해본다면… 그렇다. 그것도 매우 그렇다. 미니 쿠퍼 이벤트와 천만원 이벤트를 통해 29CM의 인지도는 굉장히 크게 올랐다. 또한 천만원 이벤트는 참여자들이 서비스를 구석구석 탐색하는 행위까지 유도하면서 브랜드 전반에 대한 경험 기회를 제대로 제공하기까지 했다. 29CM 유저들 중에서 아직도 이 이벤트를 추억(?)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이것이 확실한 브랜딩 효과를 그들의 마음속에 발생시켰다는 방증이라 생각한다. 미니 쿠퍼 이벤트처럼 이러한 차별화된 이벤트 전개 방식은 이곳이 일반적인 쇼핑몰과는 확실히 다른 곳임을 인지하는 것으로 확장됨은 물론이다.
29CM는 이 외에도 다양하고 신선한 이벤트들을 많이 진행했었는데(한편으론 그것으로도 유명해지기도 했고) 그 얘기는 Part 3라는 타이틀로 혹은 다른 타이틀로 다시 소개하도록 하겠다.
쓰다 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다. 끝까지 읽느라 힘드셨다면 죄송합니다..
전우성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