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을 위한 비즈니스 뉴스레터, DAILY BYTE에서 제공한 콘텐츠입니다.
쿠팡, 배달의 민족,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여러 플랫폼이 우리의 일상에 큰 영역을 차지하게 됐습니다. 동시에 이들 플랫폼에서 생계를 유지하거나 부업을 하는 사람들도 늘어났죠. 플랫폼 노동자를 포함한 단기 계약직 노동자를 칭하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라는 말이 자주 들려오는데요. 직업의 개념을 바꾸고 있는 긱 이코노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려고 합니다.
긱 이코노미란?
‘긱’은 미국 재즈클럽에서 한 차례의 공연을 위해 연주자들과 임시로 계약하는 관행에서 나온 말인데요. ‘임시로 하는 일’을 의미합니다. 이제 스마트폰과 플랫폼이 발전하며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단기 프로젝트에 고용돼 돈을 버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었죠. 필요한 일에 맞는 사람을 고용하는 ‘온디맨드(On Demand)’ 트렌드가 확산되며 이런 초단기 임시직 위주의 경제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 또는 ‘긱 워크(Gig Work)’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맥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2025년에는 미국의 전체 노동인구 중 약 18%가량이 긱 이코노미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배달 대행 앱, 택시 앱은 긱 이코노미의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수를 받는 사람들을 ‘플랫폼 노동자(platform worker)’라고 부르는데요. IT기술이 발전하면서 디지털 플랫폼에서 노동이 거래되는 새로운 고용 형태가 생긴 것이죠. 코로나 19 확산 이후 플랫폼 노동자 수는 더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실제로 국내에서 음식 배달이 급격하게 증가하자 배달의 민족에서 배민라이더를 지난 7월에만 1,000명을 추가 고용하기도 했습니다.
긱 이코노미는 점점 다양해진다.
긱 이코노미는 우리에게 익숙한 배달, 운전 등의 영역을 넘어 다양한 사업 분야로 퍼져가고 있습니다. 특히 ‘데이터 라벨링’이 긱 이코노미의 새로운 업종으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데이터 라벨링’은 이미지, 동영상 등을 보고 사물을 분류 및 식별하는 일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인공지능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 자동차의 블랙박스 이미지에서 차와 신호등을 식별해 ‘라벨’을 만드는 일이 필요하겠죠? AI 기술 개발에서 핵심적인 것은 인공지능 모델 학습을 위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일이기 때문에 앞으로 관련 일자리는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의 긱 이코노미 플랫폼이 단순히 노동력을 제공하고 돈을 버는 구조였다면, 이제 개인의 개성을 살리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플랫폼도 등장했습니다. 브이로그를 제작하거나 온라인 강의를 찍고, 디지털 상품을 만들어서 판매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모두가 크리에이터가 되는 세상을 ‘열정 이코노미(Passion Economy)’라고 칭합니다. 관련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유료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Substack)’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가 구독료로 연간 약 5억 원을 벌어들이고, 국내에서도 클래스101, 탈잉 등의 온라인 강의 플랫폼이 성장하고 있죠.
긱 이코노미 뭐가 좋은데?
이제 개인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원하는 곳에서 필요한 만큼 하는 직업적 자유를 얻게 되었죠.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면서 부업의 형태로 새로운 일을 병행하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퇴직 등 노동상황의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또, 기업 입장에서도 긱 이코노미는 장점을 가집니다. 모든 인원을 항상 고용하고 있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비효율적인 인력배치를 줄일 수 있겠죠.
긱 이코노미는 여전히 흔들흔들
긱 이코노미의 가장 큰 문제는 단기 임시직들이 4대 보험과 퇴직금 등 기존 고용 형태에서 당연했던 법적인 안전 장치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에서는 우버와 리프트 등의 앱을 통해 돈을 버는 운전기사들을 앱에 고용된 근로자로 볼 것인지, 독립 사업자로 볼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현재와 같이 독립 사업자로 분류될 경우, 단체교섭권, 의료보험, 초과근로수당, 최저임금 등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없습니다. 2019년 캘리포니아주는 우버 기사를 피고용자로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가, 지난해 말 주민투표를 통해 운전기사를 독립사업자로 분류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꾸기도 했죠. 국내에서도 플랫폼 노동자의 처우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한, 긱 이코노미는 오히려 일자리의 질을 저하시키고, 평균적인 임금을 낮추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긱 이코노미가 성장하면 통계상 실업률은 줄어들 수 있지만, 안정적이지 못한 초단기 임시직의 수가 늘어나기 때문이죠. 뿐만 아니라 개인의 역량 강화가 더욱 중요해집니다. 기존과 같이 인사, 마케팅 등 정해진 조직 구성에 따라 개인을 고용하는 형태가 아니라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맞추어 프리랜서들과 업무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고용 구조가 변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긱 이코노미가 성장함에 따라 노동 환경은 이전과 다른 형태로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데요. 기존의 제도와 긱 이코노미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합의점을 찾아 나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BYTE와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