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시절 전공 수업 때부터 “저는 개발이랑 안 맞다구욧!!”을 외치던 내가.. 개발자로서 일을 한 지도 어언 2년 차를 향하고 있다. 서당 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아직 풍월까지는 읊지 못하지만 그 중간 어디 즈음의 서당 개가 느끼는 개발직의 장단점에 대해서 적어보겠다.

1. 일할 때 자유롭다.

개발은 전반적으로 협업을 통해 이뤄지지만, 그 안에서의 업무는 각자의 역할을 분담해 갠플로 진행한다.

한 프로젝트 안에서 프로젝트 인원은 각자 개발 파트를 나눠 독립적으로 개발을 하고, 각자 개발한 결과물을 최종적으로 git이나 svn 등 형상 관리 서버로 취합해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완성하는 구조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일을 할 때 혼자 하는 게 더 편한 사람이다. 이전 직장의 기획 파트에서 일했을 때는 회의가 잦고 함께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전 업무와 비교해 확실히 독립적으로 일하는 비중이 크다.

2. 배움에 끝이 없다.

 단점이자 장점이 될 수도 있겠는데, 나 같은 경우는 같은 업무를 반복하는 일에 싫증을 빠르게 내는 사람이라 장점으로 다가왔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공부하는 것은 힘이 드는 일이지만, 새로운 트렌드를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은 흥미로우며 성취감도 따른다.  

 단편적인 시야가 아니라 내가 평생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을 때, 같은 일을 계속해서 반복해야 한다면 지루하고 권태로울 수밖에 없다. 개발업에서는 적어도 그럴 일은 없으니, 오히려 안도가 되는 것이다.

 필자는 약 2년 차 개발자인데 이제 업무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다 보니 여러 프로젝트에 투입되지만 고객사만 바뀔 뿐, 개발하는 프로세스는 고만고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새로운 이슈가 터지고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이 온다.

 무슨 말이냐면 예컨대, 최근에는 구글 크롬 브라우저 관련된 이슈가 많이 발생했다. 기존에는 정상적으로 잘 동작하던 기능이었는데 구글에서 보안 정책을 강화하면서 일부 보안에 취약한 부분이 차단되며 갑자기 동작하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런 경우 우리는 구글 크롬을 써야만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구글의 보안 정책에 부합하도록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차단된 기능을 우회해 작동하게 한다든지, 또는 업데이트된 정책에 맞게 함께 보안 강화를 시킨다든지 하는 식으로 해결해야만 한다. 이런 예측하지 못한 변수가 계속해서 발생하게 된다는 말이다.

 사실상 사용하는 시스템 자체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지 않는다 해도, 외부 변수에 의해서 도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 또한 발생하게 된다. 공부를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으며, 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게 사실이다.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끊임없이 공부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

3. 구글링의 신이 될 수 있다.

 나의 신입 시절을 떠올려 보자면, 구글에서 하라는 대로 또옥같이 했는데 나만 절대 안 되는 거다. 분명 내 눈에는 다를 것이 없는 소스인데 내 소스에서만 에러가 빵빵 터지는 거다. 혼자 끙끙 앓다가 결국 도움을 요청하면 희한하게 언제 그랬냐는 듯 잘 동작하기 시작한다. 이것 참 환장할 노릇이다.

이 미스터리의 결론은 “아는 만큼 보인다”이다. 컴퓨터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거짓말은 사람이 하지요.. 아는 상태와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응용력은 크게 차이가 난다. 이 인사이트가 생기기 시작하면 구글링을 했을 때 상황은 다르더라도 같은 맥락의 로직의 소스라면, 그 소스를 끌어와사 내 상황에 응용해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이 능력을 장착하면 구글링을 잘하는 상태라고 볼 수 있으며, 본인의 실력 향상을 실감하는 지표가 된다.

요즘같이 인터넷에 없는 것이 없는 시대에 이 구글링 검색 기술을 잘 익혀두면 프로그래밍을 할 때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굉장히 이득이 된다. (소위 구글 신이라고 부르죠. 갓구글. 개발자들은 구글 신 없이는 개발을 할 수 없다.)  

4. 직업이 사라질 일이 절대 없다.  

즉, 전망이 밝다.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이 무서운 속도로 사람이 하는 일을 대체하고 있지만 개발자는 그것들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기에 대체가 불가하다.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 때문에 다른 분야에서 전향하시는 분들이 많다. 한 번도 이 직업이 사라지면 어쩌나에 대한 고민은 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매 순간이 불안의 연속인 급변하는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 인생의 수많은 불안 중 내 밥벌이에 대한 안정감을 하사한다는 점은 생각보다 큰 메리트이다.

5. 학벌보다 실력이 우선이다.

기술력이 주가 되는 기술직이기 때문에 아무리 학벌이 높다 해도 당장 필요한 개발을 못 해내면 소용이 없다.

어리고 학생 신분이라 해도 필요한 개발을 해냈다면 충분히 후자의 사람을 뽑을 가치가 있다.

물론 아직 한국에서는 학벌에 대한 인식이 남아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다른 직종과 비교하면 훨씬 실력이 우선이 되는, 우선이 될 수밖에 없는 직종이라고 생각한다.

6. 이직이 비교적 쉬우며, 이직 시 몸값을 올릴 수 있다.

 아직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이 부분이 메리트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 길을 선택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하기도 했다. 주변을 봐도 회사가 좋고 나쁨을 떠나서 이 업계 자체가 확실히 평균적으로 이직률이 높다. 이직을 통해 몸값을 올리고 다양한 분야로 경력을 쌓은 경험을 많이 들었다.

나 또한 그럴 계획에 있다.  몸값을 올린다는 이야기도 결국에는 실력과 관련이 있다. 실력이 있는 사람은 그만큼의 인정을 받고 자신의 몸값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그 말은 즉, 실력을 증명하지 못하면 그만큼 몸값을 올리기 힘들다는 말이기도 하다.

 사실 실력에 따라 페이를 받는 것이 마땅한데, 한국은 아직 근속 연수가 수익에 비례하는 구조가 많이 남아있는 현실이다. 다소 안타까운 현실에서 비교적 벗어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7. 기술력으로 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크몽과 같은 프리랜서 마켓 플랫폼을 활용해 부업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

나도 관심은 있었지만 시도해보지는 못했는데, 시간과 열정만 있다면 충분히 도전해 볼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처음부터 고급 스킬이 요구되는 일은 힘들겠지만, 기본 기능 또는 에러 수정 등 간단한 작업을 단가를 낮게 매겨 부업으로 시작하시는 분들을 보았다. 그렇게 시작해서 실력이 쌓이면 간단한 웹사이트 제작 등 수익의 규모를 늘리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개발 블로그에 애드센스를 달아서 아주 소액의 수익을 내고 있는데 이 또한 부가 수익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아는 개발자 지인은 게임 분야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개발해 부업으로 수익을 낸다고 하셨다. 그 얘기를 듣고 엄청난 능력자라며 동경의 눈길을 보냈는데 그분이 말씀하시기를, 나의 수준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나의 실력을 아시는 분이다.) 첫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일이 번거로울 뿐, 한번 길만 터 놓으면 실제 개발 수준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고 한다.

이처럼 마음먹고 시간만 내면 다른 부가 수익을 창출할 기회가 다방면으로 열려있다.

장점이 있다면 단점도 있을 터..! 단점은 다음 글에서 다루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