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근무하고 있는 회사에 만족하는 사람이 주변에 몇 명이나 되나요?
여러분은 지금 회사에 만족하고 있나요? 만족 못 한다면 왜 못하나요?
한 번 회사를 고르면 평생 다녀야 하는 시대는 이미 한참 전에 지났습니다. 워라밸이란 단어도 이미 과거의 단어가 되어버린 듯합니다. 보상, 성장, 재미, 시간 등 각자가 여러 가치로 회사를 평가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회사는 성과를 내기 위해, 좋은 사람을 잡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내부 마케팅팀이 생기기도 하고, 문화 에반젤리스트와 같이 조직 문화를 전담으로 담당하는 인원이 생기기도 하고 있습니다.
어떤 회사가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일까요?
세계적인 기업 리뷰 서비스인 글래스도어에서는 매년 임직원이 뽑은 ‘일 하기 좋은 회사’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2019년 최신 순위를 살펴보겠습니다.
- 1위 베인 & 컴퍼니
- 2위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
- 3위 인앤아웃 버거
- 8위 구글
- 11위 세일즈포스
- 17위 도큐사인
1위는 굴지의 컨설팅 회사입니다. 최근에 상장한 것으로 유명한 줌이 당당히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3위는 의외로 한국 여행객에게도 유명한 인앤아웃 버거입니다. 잘 알려진 구글도 10위권 안에 포진해있고, 세일즈포스, *도큐사인과 같이 최근에 좋은 회사로서 명성을 높이는 회사들도 보입니다. 컨설팅, IT 회사, 요식업, 스타트업 등 다양한 회사가 상위권에 있습니다. 10년 전 컨설팅 회사, 금융회사, 에너지(기름) 회사같이 비교적 높은 연봉을 약속하는 회사가 상위권에 있던 시기와 사뭇 다릅니다. 기업의 또 하나의 고객인 직원에게 연봉은 물론이고 더 많은 것을 제공하려고 노력하는 회사가 점점 일하기 좋은 회사 상위권으로 가고 있습니다.
* 한국의 모두사인과 비슷한 서비스
이런 회사들은 어떻게 직원 만족도를 높이고 있을까요?
세계적인 여행 IT 회사인 익스피디아의 사례를 좀 더 구체적으로 보겠습니다. 익스피디아는 글래스도어 2016년 기준 16위 (당시 1위 에어비앤비), 2017년 기준 영국 1위를 한 대표적인 일 하기 좋은 회사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2018년 익스피디아의 한 조직의 평가 결과입니다. 놀랍게도 조직원의 100%가 회사를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익스피디아는 어떻게 조직 문화를 평가하고 개선하고 있을까요?
익스피디아는 10가지 영역에서 임직원 만족도를 조사하고 매년 개선하고 있습니다. 임직원 만족도가 올라갈수록 회사의 성과가 좋아진다는 명제를 기반으로 매년 임직원 만족도를 높이는 데 굉장히 큰 리소스를 쓰고 있습니다. 10가지 영역을 소개하겠습니다.
1. COMPANY DIRECTION (회사 방향성)
대표 질문
- I can see a clear link between my work and Expedia Group’s objectives.
- My division is doing what is necessary to compete effectively.
- I can clearly explain to others the long-term business strategy of Expedia Group.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의미 없게 느껴지면 회사에 다니는 일이 반감됩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회사 방향성이랑 맞는지, 우리 부서가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회사가 어떤 것을 하는지 알고 있는 것은 일 자체의 재미를 찾는 데 필수 요소입니다. 회사의 방향성을 정확히 알고 우리 부서가 그중에 어떤 것을 해내야 하는지 알고 있다면 구체적인 지시가 없어도 회사의 목표를 위해 내 업무의 디테일을 스스로 채울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많은 회사가 시도 중인 수평적 조직에 필수입니다.
2. Manager Relationship (팀장–팀원 관계)
대표 질문
- My Manager treats me with respect.
- When I voice an opinion to my manager, I feel heard.
- I would recommend my manager to other Expedia Group emplyees
구글이 뽑은 좋은 팀의 공통점 중 하나는 리더입니다. 뛰어난 스페셜리스트를 영입하는 일은 조직에+(더하기)가 되는 일이지만, 좋은 리더십은 조직에 X(곱하기)를 하는 일입니다. 팀장과 팀원이 얼마나 서로 존중하고 상호작용 하는지가 조직의 퍼포먼스를 크게 좌우합니다. 주변에 본인의 상사에 만족하는 지인분이 몇 명이나 있나요?
3. TEAMWORK AND COLLABORATION (팀워크와 협업)
대표 질문
- My team members cooperate to get the job done.
- The people in my team speak openly and honestly, even when the news is bad.
- My team members cooperate with other teams to achieve business objectives.
넷플릭스는 임직원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복지는 성장과 좋은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좋은 팀원과 일하고 그들을 신뢰할 수 있다면 회사는 행복한 장소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팀원이 얼마나 일을 잘하는지, 얼마나 잘 협업하는지, 얼마나 솔직하게 피드백을 주고받는지, 이해관계가 있는 다른 팀과 일을 잘하는지 평가합니다. 조직 내부, 외부적으로 더 잘 협업할 수 있게 회사는 고민합니다.
4. EXPECTATIONS AND FEEDBACK (기대치와 피드백)
대표 질문
- I know what my manager expects of me.
- I receive meaningful feedback from my manager on my work throughout the year.
- I am encouraged to give others feedback to improve their contributions to the business.
팀장과 팀원, 팀원과 팀원 간의 기대치의 얼라인과 솔직한 피드백은 협업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높은 기준의 일을 지속해서 해내고, 모든 구성원이 성장하는 데에 이만큼 중요한 요소가 없습니다. 서로에게 피드백을 주는 것을 권장하는 문화는 특히 인상적입니다. 서로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주고받으려면 임직원 모두가 피드백을 받는데 열려있어야 합니다. 내가 어떤 피드백을 줘도 상대방이 잘 수용해줄 거라는 믿음과 신뢰가 있어야 솔직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5. GROWTH AND DEVELOPMENT (성장과 자기 계발)
대표 질문
- My role makes good use of my skills and abilities.
- I am given the opportunity to improve my skills at the company.
- In the next year, I expect to have experiences that will be valuable in meeting my career goals.
성장의 멈춤은 대표적인 이직 사유입니다. 더 이상 이 회사에서 성장하지 못한다는 불안감이 생기면 사람들은 이직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는 임직원의 성장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회사의 목표에 필요한 일과 임직원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일이 일치하면 얼마나 이상적일까요? 현재와 미래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습니다.
6. RECOGNITION AND REWARD (평가와 보상)
대표 질문
- When I do an excellent job, my accomplishments are recognized.
- There is a clear link between my job performance and how I am compensated.
- If I were offered a comparable position with similar pay and benefits at another company, I would stay at Expedia Group.
인사의 꽃은 채용과 보상입니다. 회사를 고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도 보상입니다. 내가 일을 잘하면 그만큼 대우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더 일을 잘하고 싶은 동기가 됩니다. 익스피디아는 회사 평가 제도에 대한 임직원 피드백을 측정하고 개선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대표 질문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보상 패키지가 비슷해도 익스피디아에 남을 거냐는 질문에서 보상 이외의 것들도 임직원이 만족하는지 꼼꼼히 챙기고 있습니다.
7. RESOURCES AND SUPPORT (부수적인 환경)
대표 질문
- I can get the information I need to do my job.
- I have the systems and processes I need to do my job effectively.
- My Team has the resources (personnel, finances, etc.) necessary to do a good job.
익스피디아는 임직원에게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데 신경 쓰고 있습니다. 회사 시스템이 부족해서, 혹은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없어서 업무 성과가 떨어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임직원의 에너지가 분산되어 불만족한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특정 업무에서 10분을 줄여줄 수 있다면, 1000명이면 7일을 아낄 수 있습니다. 10분을 줄여줄 수 있는 특정 툴을 도입하는 게 7일의 인건비보다 싸다면, 충분히 도입을 고려해볼 만합니다.
8. INCLUSION (다양성과 평등)
대표 질문
- My team has a climate in which diverse perspective are valued.
- In Expedia Group, everyone has an equal opportunity to succeed.
- The Leadership Team acts in support of diversity and inclusion at Expedia Group.
조직 안에서 얼마나 불평등을 받지 않는지는 개개인의 동기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특히 익스피디아는 글로벌 회사이기 때문에 다양한 나라, 다양한 종교, 다양한 성 정체성의 임직원이 있습니다. 모두가 같은 기회가 있고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회사는 신경 쓰고 있습니다. 특히 젠더 밸런스는 CEO 발표 때마다 매출과 함께 신경 쓸 정도로 회사에서 가장 높은 우선순위의 가치입니다.
9. INNOVATION (혁신)
대표 질문
- I feel encouraged to share and act quickly upon new ideas.
- My division is committed to exceeding customers’ expectations.
- Expedia Group is at the forefront of customer, market and technology trends.
매일 비슷한 단계 혹은 비슷한 수순의 일을 하는 것은 지루한 일입니다. 나의 일이 고객하고 닿아있어야 더욱더 일을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회사, IT 기술, 고객 경험의 혁신은 회사의 성장을 느낄 수 있는 요소들입니다. 실제로 삼성은 기술적 혁신이 없는 제품은 아무리 시장성이 좋아도 개발을 하지 않습니다. 익스피디아는 구성원의 만족과 더 좋은 퍼포먼스를 위해서도 혁신을 중요하게 신경 씁니다.
10. COMPANY PRIDE (회사 만족도)
Slides & Guides
- I am proud to work for Expedia Group.
- I intend to stay with Expedia Group for at least the next twelve months.
- I would recommend Expedia Group as a great place to work.
회사의 명함을 교환할 때 뿌듯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내 소개를 할 때 회사 이름을 이야기할 때마다 자랑스러우면 얼마나 좋을까요? 회사 만족도는 임직원 만족도를 총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부서별로 이 지표와 나머지 9개의 지표 간의 상관 관계를 분석한다면, 어떤 부분이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하는지 방향성이 도출될 것입니다.
익스피디아가 회사 만족도를 개선하기 위해 조사하는 10가지 영역을 소개했습니다. 10가지 영역 모두 직관적으로도 중요하다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 모든 영역이 회사의 미션과 비전에 닿아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사의 큰 뿌리와 모든 것은 방향성이 일치해야 지속 가능합니다. 다른 회사가 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보다는 각각의 회사에 맞춰서 기준을 새로 정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원 만족도 분석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액션입니다. 모든 것은 분석으로 끝나면 의미가 없습니다. 실제로 액션으로 이어져서 개선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직원 만족도를 개선하기 위해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어떻게 개선하는지 별도의 글로 다시 소개하겠습니다.
임현근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