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의 전략적 선택
전략적인 선택이라 함은, 무엇인가에 더 우선순위를 두고 집중한다는 것이겠지요. HR의 전략적 역할이 중요시되면서 ‘best practice’와 ‘best fit’ 중 어떤 것이 더 좋은 방향이 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어 왔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이긴 하지만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best practice’가 일하는 방식의 표준이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어떤 인사 정책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항상 자료 조사와 벤치마킹부터 접근하였고, 인사 컨설팅에서도 선진 기업 및 유사 기업의 사례와 그들의 best practice를 찾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특히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우리 회사만의 고유한 HR을 추구하려는 추세가 보입니다. 이런 회사에서는 best practice가 가져다주는 효율을 어느 정도 포기하더라도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와 조직의 개성이 일치하고 차별화된 best fit을 찾아가려는 의지가 강하게 보입니다.
우리 회사의 HR은 어떤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요?
Best fit과 best practice를 현실적으로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요?
Best fit : 우리에게 맞는 HR을 찾아서
Best fit HR 전략은 회사의 HR이 특정한 조직 환경과 그 맥락에 적합한 것일 때 효과적일 수 있으므로, 복잡한 조직 환경 속에서도 우리 회사에 필요한 인사 정책을 비즈니스 컨틴전시 전략과 잘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시각입니다.
최근 기술 및 사회 변화 속도가 가속화되고 예측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fit 전략이 요구되는 분위기입니다. 현대 사회의 가장 확실한 명제는 ‘변화’가 아닐까요? 비즈니스는 외부의 변화에 대처하는 경쟁적 시나리오에 맞게 유연성을 갖추는 것이 생존과 성장을 위해 중요하고, HR은 회사의 경쟁을 위해 필요한 기술과 역량을 가진 사람들을 채용하고 동기를 부여하여 지속적인 성과를 통해 회사의 목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따라서, HR은 상황과 환경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며, 그 방향성이 best fit인 것입니다.
Best fit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HR 제도나 구조를 설계하는 데 있어 회사에 꼭 필요하고 핵심적인 부분만 구축합니다. 시간과 노력의 비용 절감뿐 아니라 속도와 변화에 대한 공간이 생깁니다. 비공식적이고 유연한 인사 관리 스타일은 수평적이고 대응이 빠른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합니다. 또한 보편적인 대세에 따르기보다 우리 회사에 맞는 제도를 실행하여 차별화되고 개성 강한 조직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한편, 단점도 생각해 보아야 하죠. 정교함이 부족하고 가변성이 커서 회사의 중심이 되어 줄 핵심적인 정책이 자리 잡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HR 책임자가 바뀌면서 HR의 기조 자체가 쉽게 변화하여 혼란을 가중할 수도 있고, 관리를 잘하지 못하는 경우 오히려 운영에 있어 효율성이 저하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조직의 장기적 성장 관점에서는 내부 인력의 성장이 필요한데, best fit HR 기조에서는 장기적 관점의 인력 양성보다는 그때마다 필요한 외부 인력 수급이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Best practice : 안정적인 모범 사례의 필요성
Best practice 전략은 보편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될 모범 사례를 도출하여 이를 채택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개념입니다. 큰 조직에서 필요 이상의 유연성과 다각화 전략은 오히려 일의 진행과 조정에 있어 복잡성을 증대하고, 조직의 긴장과 갈등을 유발해 대응력을 저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조직 환경이 아무리 빠르게 변화한다고 하더라도 필수적으로 필요한 핵심적인 것들은 쉽게 변하지 않고, 변화해서도 안 됩니다.
Pfeffer는 고용의 안정성, 선택적 고용, 자율 관리팀 또는 팀워크, 회사 성과와 보상에의 연결, 정보의 공유 등 HR의 핵심적인 기능에 있어서 best practice의 중요성을 언급합니다. 즉, 조직 운영의 효율을 위해서는 중추적인 HR 기능에 대해 공식화되고 표준화된 제도의 구축과 운영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Best practice의 장단점은 best fit의 그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겠습니다. 더욱 발전된 논의에서는 best practice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기도 합니다. 최근의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오히려 필요한 것은 best practice라는 것입니다. 달리 말해 이렇게 애자일한 환경에서 구조적인 중심을 잡아주어야 그 안에서의 안정적인 변화 시도가 가능하며, best fit만으로는 조직의 안정적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속 성장 가능한 조직 운영을 위해서는 best practice가 필요하며, 이것이 곧 변화와 효과적인 대응의 전략적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시각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선택
원론적인 이야기이지만 HR은 조직의 성장 단계나 비즈니스 전략에 부합해야 합니다. 최선의 HR을 선택하기 위해서도 그 출발점은 우리 회사의 특성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스타트업에서는 보다 비공식적이고 유연한 인사 관리 스타일이 적합하고, 성숙한 조직에서는 더 공식적이고 전문화된 스타일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의 전략이 가격 경쟁이나 차별화인지에 따라 상호 강화되는 방향 설정도 필요합니다. 특성과 환경에 따라 다양한 방향이 모색될 수 있겠지만, 일반적이면서도 실전적인 측면에서의 선택과 활용을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
Best fit → Best practice
스타트업과 같이 조직의 초기 형태에서는 best practice에 접근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어려운 일입니다. 조직의 수평, 수직적 구조와 내용이 아직 채워지지 않고 하루하루가 변화의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환경에서는 그러한 역동을 담아내는 기준을 설정하고 운영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회사가 필요한 HR 기능을 회사의 특정 맥락에서 중요한 상황에 맞게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더 필요합니다. 더욱 기민하고 가변적인 fit으로 우선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렇게 기능적인 부분의 점을 찍는 방식으로 운영하면서 조직이 어느 정도 성장하게 되면 그 역동과 상호작용의 패턴과 필요한 부분들이 드러나게 마련이고, 그러한 니즈에 맞게 fit의 역동 범위를 넓혀 나가면서 작은 부분부터 best practice를 정립해 나가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성과 관리를 예를 들면 비즈니스에 있어 차별화된 높은 퀄리티의 상품으로 포지셔닝하는 것이 필요한 경우, 하나의 목표와 이를 위한 중요 지표만을 설정하고 관리하는 방식으로 성과 관리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어떤 기법이나 제도 구축 없이도 가능합니다. 이러한 단계가 지나 상품이나 관리해야 하는 포인트가 늘어나는 경우 이를 더욱 체계화해 결과로 쉽게 드러나게 제도를 구축하고 피드백, 보상, 채용 등과 연결하는 정책으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
Best practice + Best fit
소규모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핵심적인 비즈니스, 브랜딩, 가치와 비전 등이 명확하다면 일관되고 명확한 인사 정책을 통해 하나의 지향점을 갖고 조직을 운영하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즉, 우리 회사가 가야 할 바람직한 기준에 대해 명확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구성원들의 행동을 유도하며 이를 바탕으로 건설적인 긴장감을 조직에 일으키는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확고한 인사 정책과 기준은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 조직 문화, 상품과 서비스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회사에 꼭 필요한 것이라면 작게라도 best practice를 구축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명확하고 핵심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그 위에서 best fit이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채용의 간단한 예를 들면, 건강한 조직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회사의 가치이며 이를 위해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을 채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면, 모집 공고부터 선발 과정까지 이를 반영한 제도 구축을 우선으로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심리화 역량 면접 등의 best practice를 선발 과정에 도입하고 다른 채용의 요건들을 변화하면서 fit을 높여 나가는 방법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변화가 안정적으로 춤출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어떤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구조를 구축하면서도, 그 위에서 조직의 resource들이 변화에 맞추어 자유롭게 움직이고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Best HR 전략일 것입니다.
[Reference] Boxall, P., & Purcell, J. (2000). 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 where have we come from and where should we be going?. International journal of management reviews, 2(2), 183-203.
IMHR과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