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 다니면서 몸값을 높이는 방법은 2가지가 있다. 현 직장에서 성과를 내서 연봉 협상을 주도하거나, 스카웃이나 이직을 통해 몸값을 높이는 경우다. 보통 링크드인이나 구직 서비스에 이력서를 올리면 헤드헌터로부터 이직 권유를 받는데, 이직에 성공할 경우 연봉의 상한선은 현재의 20%를 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꼭 집어 스카웃 당하는 건 조금 얘기가 다르다. 내가 맡고 있는 포지션이 업계에서 굉장히 스폐셜하거나 수요 대비 공급이 많이 부족한 경우 연봉의 20%를 뛰어넘어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몸값을 맞출 수 있다. 물론 터무니없는 인상은 불가능하겠지만 말이다.
직장인에게 연봉보다 중요한 복지는 없다
어차피 직장인에게 최고의 복지는 연봉이다. 사무실에 고급 커피머신이나 수제맥주를 비치해도 월급이 적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고,스톡옵션을 준다 해도 회사가 상장하지 않는 이상 빛 좋은 개살구다. 난 대표가 스톡옵션 준다고 하면 그냥 돈으로 달라고 한다. 연봉과 회사의 문화가 나와 적당히 맞다 싶으면 이직을 시도하는 게 나쁘지 않다는 게 내 생각이다. 하지만 이직을 1년 단위로 하는 건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보통 회사를 옮기면 적응하는 기간만 최소 3개월이다. 타 부서 사람들과 친해지면서 관계를 맺어야 하고, 회사의 시스템이나 업무 체계를 익히는 데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보통 큰 프로젝트는 6개월에서 1년이 걸리기 때문에 최소 2년은 다녀야 업무 성과를 주도적으로 낼 수 있다.
나 역시 2012년도 처음으로 회사생활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3번의 회사를 경험했고 한 회사당 4년 정도는 다녔다. 처음엔 하나투어에서 UX 기획 및 서비스 운영 업무를 했고, 인트렌치 컨설팅이라는 회사에 창업 멤버로 합류해서 구글 애널리틱스를 활용한 분석 컨설팅 업무를 주로 맡았다. 고객사 데이터를 보며 분석을 하다보니 브랜드를 맡아서 내부 데이터까지 보면서 서비스를 성장시키고 샆었고, 이직을 시도해서 작년부터 중견 패션 기업에서 그로스 매니징 역할을 하고 있다.
네트워킹을 통한 인연과 개인 브랜딩 신경써야
어떻게 이직을 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다 사람이었다. 업무적으로 닮고 싶은 사람과 인연을 맺고 일을 같이 하면서 회사를 옮기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 굉장히 좋은 선택이었다. 우선 새로운 곳에서 정착을 도와주는 멘토가 있다 보니 혼자 정착하는 것보다 훨씬 과정이 수월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이직을 위해서는 네트워킹이 필요하고 업계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자기 브랜딩을 해야 한다. 친하게 지낸다는 건 술이나 밥을 많이 먹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내가 그 사람에게 업무적으로 도움이 되는 존재여야 한다. 그러면 좋은 자리가 났을 때 나를 찾게 되고 면접까지 잘 본다면 원하는 기업에 입사할 확률이 높아진다. 이를 위해 내가 후배들에게 권장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1. 전문성을 글이나 영상으로 평소에 어필하자
이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력과 전문성으로 어필해야 한다. 자격증과 학점은 신입 사원이 아닌 이상 먹히지 않는다. 학벌은 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실력만 있다며 문제 되지 않는다. 경력과 전문성을 어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꾸준한 글쓰기다. 글은 그 사람의 성향과 평소의 생각을 알 수 있는 좋은 도구다.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돋보이는 글을 1년간 꾸준히 썼다면 그것만으로도 실제로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겠는가. 이런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에 남들에 비해 경쟁력을 가진다. 나는 운이 좋게도 출간의 기회까지 얻었다. 꾸준함은 곧 성실하다는 의미고 분명히 플러스 요인이 된다. 코로나로 비대면이 일상화 되면서 글의 힘은 이전보다 훨씬 강력해졌다.
2.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커뮤니티 활동을 하자
둘째로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 업계 사람들이 나를 자연스레 알게 된다. ‘구글 애널리틱스 실전 활용법’이라는 책을 쓰기 전부터 ‘구글 애널리틱스 스터디’라는 페이스북 그룹을 운영하면서 내가 쓴 글과 도움이 될 만한 해외 자료를 항상 공유하며 의견을 나눴다. 지금은 약 2.1만 명이 가입되어 있고 그룹을 통해 알게 된 분들이 내게 이직 제안을 해서 면접까지 갔으나 코로나 때문에 채용이 홀딩되면서 아쉽게 입사하지 못했던 기억도 있다. (그래서 지금 회사에 다니지만..^^;)
커뮤니티 활동은 얼핏 보면 쉬워 보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내가 올린 자료가 맞는지 철저히 검증해야 하고, 누군가 질문을 하면 답변을 꾸준히 하면서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게 운영해야 한다. 만약 자신이 속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길 원한다면 회원수가 많은 커뮤니티에 가입해서 활동하시길 권장한다. 가급적 일반 회원보다는 운영진이 낫다. 커뮤니티 활동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소영 님이 쓴 ‘홀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라는 책에서 자세히 다루니 읽어보시면 좋겠다.
3. 부족한 역량이 없는지 끊임없이 체크하자
마지막으로 부족한 점을 아는 게 이직 성공의 지름길이다. 이직 시 중요한 건 ‘상대가 원하는 능력이 나한테 있는지’다. 예를 들어 분석을 통해 고객 여정을 개선한 경험이 없는데 그로스 매니저 직무에 지원을 했다면 다른 뛰어난 역량이 없는 이상 떨어질 확률이 높다. 그러니 지금 현재 회사를 다니면서 내가 부족한 역량을 키우고 부족한 역량을 키울 수 없는 환경이라면 부서를 옮기거나, 회사를 옮겨서라도 역량을 높여서 이직에 도전하는 게 좋다. 이를 위해 권장하는 방법은 링크드인에 가입해서 글로벌 Top 회사에서 나와 동일한 직무의 JD(Job description)를 확인한 다음 내가 부족한 부분을 집중해서 키우면 된다. JD에는 그런 내용이 충분히 적혀 있기 때문에 자기계발을 하더라도 목적성과 방향을 잡은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최근에는 그로스 매니저한테 데이터를 뽑을 수 있는 SQL 활용 역량은 필수이고, R이나 파이썬 역량을 ‘+@’로 요구한다. 만약 자신이 이런 역량이 없다면 현 직장에 다니면서 키우고 프로젝트 성공 경험을 인터뷰에서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아래 영상에서도 나오지만 이직은 인터뷰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다. 특히 말보다는 글에 자신 있다면 평소에 관리를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6개월 내지 1년에 한 번씩 이력서를 업데이트하면 자신에게 어떤 점이 부족한지 확실히 알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
지금까지 이직에 성공하는 3가지 방법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봤다. 이직은 나쁜 게 아니다. 실력이 없으면 오히려 이직을 못한다. 실력이 있으면 여기저기서 찾기 때문에 골라서 갈 수 있다. 그러니 실력을 키우자. 누군가를 끌어주고 싶어도 실력이 없으면 끌어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도움이 되는 사람을 만나고 남는 시간에 자신에게 부족한 역량을 키우는 걸 권장한다.
아래 영상은 ‘어른친구’ 라는 유튜브 채널인데 현직 어도비 CEO 우미영 대표님이 직장 생활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업로드하신다. 이 분은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참 멋진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꼭 이직에 관심이 없더라도 알찬 내용이 많으니 구독을 추천드린다.
카이로스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