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스타트업하기] 스타트업에 공동 창업자가 있어야 하는 이유

 

미국에서 흔히 말하는, ‘스타트업’을 하려면 공동 창업자가 있는 것이 좋다. 여기서 스타트업의 개념은 투자를 받고 상장을 하거나 인수나 합병을 통해 Exit을 하려는 기업을 말한다. 즉 J-curve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말한다고 보면 된다. 

 

왜 공동 창업자가 있는 것이 좋을까?

 

1) 어려운 시기에 비전을 공유하고 의지할 수 있는 힘이 된다.

 

Idea만 가지고 회사를 설립하고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일은 훨씬 더 어렵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일이다. 직장인으로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직장 생활을 하다 창업을 한 아는 분은 직장인이라면 월급날이 기다려지지만, 월급날이 제일 스트레스 받는다고 했다. 직원들 월급 정산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 매출이 좋으면 걱정이 없겠지만 초창기 매출이 적고 비용이 많으면 직원 월급 주는 것도 힘들다. 

아무쪼록 회사가 어려울 땐 개인적으로 돈을 빌려서라도 운영해야 하는 금전적 부담, 경쟁 업체로부터의 지속적인 위협, 그 외에 많은 위험 요소를 갖고 있다. 또 회사 자금, 고용, 세무, 법률 등 정말 많은 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공동 창업자는 어려운 시기에 비전을 공유하고 의지하는 힘이 된다. 나 혼자 싸우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같은 배를 타고 함께 헤쳐나가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산행은 혼자 해도 되지만, 등반은 혼자 할 수 없다. 적어도 반드시 한 명의 파트너가 필요하다. 험한 산을 오를 때 밧줄을 잡아주고, 위험 시에 나를 구해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등반 시 줄 하나로 생명이 연결된 파트너 개념이 공동 창업자인 것이다. 

 

 

또한 공동 창업자는 내가 더 이상 멀리 가고 싶지 않고, 내 안전 지대에서 벗어나고 싶지도 않을 때 힘이 되는 든든한 지원자다.  

내 아내가 저녁을 먹고 어두운 밤에 집 근처 호수 공원으로 산책하러 나갈 수 있는 이유도 내가 같이 가기 때문이다. 내가 같이 있으면 별로 하는 일이 없을지라도 아내의 마음이 든든하다. 또 나와 함께 가면 아무리 비가 오는 험한 날씨라도 포기하지 않고 1시간 안에 한 바퀴를 돈다. 혼자였으면 중간에 포기하거나, 시간이 더 오래 걸려 1시간 반에서, 컨디션이 정말 안 좋을 때에는 2시간 이상 걸릴 때도 있다. 

 

 

2) 투자자들이 선호한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일인 창업자 기업보다 공동 창업자 기업을 선호한다. 공동 창업자가 없는 스타트업에는 아예 투자를 안 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투자자들이 볼 때 공동 창업자가 있는 스타트업이 성공할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공동 창업자는 이익만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손실도 함께 나눈다. 투자자들도 여러 명의 창업자가 있는 회사에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리스크를 줄이고자 한다. 일인 창업자의 경우 창업자가 회사를 이끌어 나가지 못할 때 해체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여러 공동 창업자가 있을 때는 한 사람이 그만두더라도 회사는 지속해서 유지될 것이다. 즉 설립자가 여럿이면 투자자들의 마음이 안정된다는 뜻이다. 

Forbes 기사에 의하면 Enterprise 관련 스타트업은 기술적 co-founder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기술적 co-founder를 갖지 않는 기업보다 230%의 성과를 보인다. 1) 

 

 

Ed Zimmerman(the co-founder and chair of Lowenstein Sandler’s Tech Group and VentureCrush)는 World Street Journal에 “Why I prefer startups with multiple founders“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 글에 따르면 에인절 투자자로서 자신은 다수의 공동 창업자가 있는 스타트업을 선호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대표의 공동 창업자를 섭외할 수 있는 능력 때문이다. 이 능력은 회사를 성장 시켜 나가며, 적절한 때 적절한 사람들을 고용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또 그는 어떤 Startup accelerator program에서는 아예 solo founder를 모집하지 않는다고 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solo founder 중에서 회사의 성장에 초석이 될 인원이나 시니어 팀 멤버를 고용할 때 올바른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한다. 2)

Arshad Chowdhury(a venture partner at Betatron, an angel investor and  a serial entrepreneur)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한 사람만으로 설립된 큰 기업도 있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분명한 리스크가 있다. 리스크는 대표의 소진(burnout)에서부터 자본에 대한 접근성 부족, 기술과 비즈니스를 동시에 성장시킬 수 없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기업이 자금 지원을 받기 전에 모든 일은 창업팀,즉 파운더들이 한다. 창업자 한 명이 제품을 만들면서 동시에 고객을 만나기 위한 여러 활동을 할 수는 없다. 3)

내가 만난 투자자들도 같은 소리를 했다. 나는 기술 쪽을 맡고 미국인, 즉 흔히 말하는 백인 중 마케팅이나 판매 경험이 있는 공동 창업자를 찾아보라는 조언을 받았다. 

 

3) 올바른 의사 결정을 돕는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다 보면 많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 회사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도 많다. 이런 결정들을 혼자 내린다면 최선의 선택을 하지 못할 확률이 있다. 나의 시간, 경험, 지식 등은 전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의 결정을 하려고 노력하겠지만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조언자가 있겠지만 그들은 나의 결정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러나 공동 창업자는 다르다. 그들은 나의 파트너요, 회사의 소유자 중 하나이며 회사와 운명을 같이한다. 그렇기에 중요한 결정에 대해서 나만큼 신중하게 생각할 것이다. 공동 창업자의 경험과 전문 지식, 인맥 등은 좀 더 다양한 시각에서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더 많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 수 있을 것이고, 서로의 아이디어에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그러한 아이디어의 허점을 보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

 

4) 책임을 분담할 수 있다. 

스타트업은 대표에게 너무 많은 책임이 있다. 회사를 운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창업 초기 스타트업은 필요한 인원을 다 고용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케팅, 제품 개발, 유저 대응(CS), HR, 회계, 투자 유치, 법률 등 수많은 일과 그에 따른 책임이 있다. 공동 창업자는 창업과 관련된 스트레스와 책임을 나눈다. 그 결과 창업자는 좀 더 자기가 맡은 일에 집중할 수 있고, 생산성이 높아진다. 결국 빠른 개발과 빠른 검증을 통해 세운 가설들을 검증해 나갈 수 있고, 정해 놓은 milestone을 이룰 수 있다.

 

5) 기술적인 면에서 서로 보완할 수 있다.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다. 나는 데이터 전문가이다. 내가 개발자보다 개발을 더 잘할 수는 없는 것이 당연하다. 내가 스스로 개발한다면 좋은 제품을 만들기 힘들 뿐 아니라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갈 것이다. 개발하는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받는 스트레스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또 마케팅 전문가도 아니다. 물론 배워가면서 어느 정도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도 마케팅 전문가가 하는 것보다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효과 면에서도 현저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회사에 자금만 충분히 있다면 해당 전문가들을 고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startup은, 특히 초기 단계에선 그럴만한 여유가 없다.

그래서 내 기술을 보완하면서 회사에 꼭 필요한 기술을 가진 사람을 공동 창업자로 영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동 창업자가 실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공동 창업자와의 관계를 결혼에 비유하기도 한다. 배우자와 결혼을 결심했다는 것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평생 같이하겠다는 의미다. 같이 아이를 낳고 가정을 이루고 성공적으로 가꾸어 나가겠다는 약속이다. 그러나 순간적인 감정에 의해, 조건에 의해, 정략적으로, 또는 성급하게 결혼했을 경우 많은 다툼과 마음고생 후에 파혼에 이루는 경우도 흔하다. 이처럼 공동 창업자도 잘 못 고르면 혼자 하는 것보다 더 많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Vision과 Goal이 align되지 않아 결정이 지연되거나, 논쟁이 생겨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가 많을 수 있다. 결정마다 의견이 조율되지 않고, 자신의 이익을 조금이라도 더 챙기려는 동업자는 힘이 되기 보다 오히려 힘을 빼는 경우가 많다. 또 여러 가지 이유로 commitment(헌신)가 적은 동업자는 전체 사기를 떨어뜨린다. 공동 창업자로서 해야 일들을 제대로 못 할 때, 형평성의 문제로 서로 감정만 상하고 오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공동 창업자 사이 역할 분담이 정확히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는 일이 중복될 수 있고 역할 및 위치(Position)에 대한 분쟁의 소지가 발생하기도 한다. 

나와 회사에 대한 비전과 목표가 같고, 서로 보완이 될 기술을 가지고 있고, 자금이나 시간 면에서 비슷한 commitment를 할 수 있는, 즉 나에게 맞는 공동 창업자를 찾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나에게 맞는 공동 창업자를 구할 때까지 마냥 사업을 미루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마땅한 공동 창업자가 없어 혼자 시작하더라도 계속해서 공동 창업자를 구하는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공동 창업자 – 무엇을 봐야 하는가?

 

공동 창업을 결혼에 비유했는데, 마찬가지로 동업자를 구하는 것은 결혼 상대자를 구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우선 충분한 사귐을 가져야 한다. 다시 말하면 상대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해당 분야에 유명한 사람이라서, 아는 분이 소개해줘서, 첫눈에 반해서 등 섣불리 공동 창업자로 법률적 협의를 맺지 말라는 얘기다.

상대방을 잘 알기 위해서는 충분히 사귀는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공동 창업자에 대해 알기 위해 데이트 시간이 필요하다. 전에 프로젝트를 같이 했거나, 같이 일한 경험이 있거나, 오랫동안 일 관계로 알아 왔던 사람이 아니면 적어도 6개월 이상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 보기를 권한다.

 

 

Smart Career를 하며 평소에 잘 알고 있던 사람에게 내 사업 얘기를 하면서 동업에 대해 제안했더니, 같이 해 보자고 했다. 그는 개발자 출신이었고 지금은 PM으로 일하는 친구다. 지식도 많았고 또 말을 잘하는 친구였다. 제품 개발에 도움이 될 것 같고, 그의 인맥과 communication 능력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몇 개월 같이 진행하다 보니 두 가지 문제가 보였다.

1) 계획을 잘 세우지만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 힘들어했다. 스타트업은 agile이 생명이다. 계획을 잘 세우지만, 계획은 많은 가정을 기초로 세운 것이다. 일을 진행하면서 새로운 정보가 들어올 수 있고,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처음 세운 계획대로 진행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공동 창업자 예정자는 예외와 급격한 변화를 잘 받아들이지 못했다.  

2) 직장과 가정의 일로 시간을 내지 못했다. 즉 commitment가 부족했다. 공동 창업자로 제대로 역할을 못 한 것이다. 역할을 분담해서 빠르게 일을 추진해 나가야 하는데 결국 개발, 투자, 팀 구성, 마케팅 등 대부분의 일을 나 혼자 해야 했다. 즉 공동 창업자의 의미가 없어졌다. 친구로서는 좋지만 사업 파트너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여 계속 같이 진행할 수 없었다. 

다른 예비 공동 창업자를 만났다. 이 사람도  PM이다. Staffing 회사를 통해 컨설턴트로 일했는데, 마침 계약 연장이 안 돼서 일을 찾고 있었다. 즉 시간이 있는 친구였다. 또 많지는 않지만 매달 몇천 불을 회사 운영비 명목으로 내놓겠다고 했다.

결국, 이 친구의 문제는 1) 약속한 운영비를 내지 않았다. 장기간 실직으로 인해 여유가 없다고 했다. 결국 회사 운영비는 내가 충당해야 했다.

2) Idea가 많았지만 정리가 되지 않았으며 핵심 서비스에 초점을 두지 못했다. 공동 창업자에게 반복해서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 뭐고 무슨 서비스에 초점을 두고 개발해야 하는지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결국 정식 공동 창업자로 계약을 맺는 단계로 가지는 못했다.

 

 

어떻게 공동 창업자를 구할 것인가?

 

많은 공동 창업자들이 일을 같이해본 사람이 대부분이다. 같은 직장, 같은 학교 즉 자기가 있는 주위에서 사람들을 잘 관찰해 보라는 얘기다. 

Startup accelerator program에 참여해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내가 원하는 기술/분야의 모임에서 찾을 수도 있다. 온라인 포럼이나 meet-up, conference 등을 통해 찾을 수도 있다. 요지는 내가 어떤 기술을 가진 사람이 필요한지를 정확히 알아야 하고, 여러 채널을 통해 관심을 갖고 사람을 찾아야 한다. 

사람은 찾은 후에는 이 사람이 나와 맞는 사람인지, 공동 창업함으로 사업에 도움이 될 것인지, 가치관이 어떤지, 어느 정도 commitment 할 수 있는지 등 여러 가지를 알아나가야 한다. 그 방법으로 일을 같이해보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는 것이 좋다. 그래야 성격이나 일하는 스타일, 가치관 등을 알 수 있다. 같이 일을 해봐야 보이는 것들이다.

 

References:

1) 11 Surprising And Insightful Statistics About Startups

2) Ed Zimmerman: Why I Prefer Startups With Multiple Founders: 

3) How Many Founders A Startup Should Have

 

 

송재희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