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가 들이닥친 2020년, 다들 안녕하셨나요? 많은 이들이 안녕하지 못했던 2020년에 종합광고대행사도 안녕하진 못했는데요. 그럼에도 눈여겨 볼 두 에이전시가 있습니다. 광고업계 1, 2위를 다투는 ‘제일기획’과 ‘이노션’인데요. 2020년 제일기획은 소폭 역성장했으나 2021년에는 디지털 광고 내실화와 유럽 광고시장 개선으로 성장이 기대되고 있고, 이노션도 고객사의 신차 라인업 확대, CI 변경으로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광고업계 종사자들의 꿈의 기업, 종합광고대행사(Full Service Ad Agency)! 미디어 관련 학과 대학생들이나 마케팅 종사자들이라면, 아니 광고 회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웬만큼은 알고 있는 기업들이 포진해있는데요. ‘종합광고대행사’는 정확히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알아보고, 두 거대 기업은 2021년에 어떠한 사업을 펼쳐나갈지 함께 살펴봅시다.
광고시장의 거대 공룡, ‘종합광고대행사’
종합광고대행사는 온라인, 오프라인을 불문한 광고, 이벤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기업을 의미하는데요. 미디어 관련 학과 대학생들이나 마케팅 종사자들이라면, 아니 광고 회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웬만큼은 알고 있는 기업들이 포진해있습니다. 위의 모비데이즈에서 제작한 모비스케이프의 캡처본에 나온 기업이 종합광고대행사라고 불리는 회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위의 광고업계 지도, 모비스케이프 전체를 확인하고 싶다면 ? MOBIscape 바로 보기)
종합광고대행사는 모든 광고를 종합적으로 집행하기에 2020년에는 실적에 위기를 겪었습니다. 디지털 광고시장은 2020년에도 6%가량 성장했으나 ATL(About the line / TV, 라디오, 신문, 잡지를 매체로 한 광고) 광고시장은 침체되기 시작해서 전체 광고시장 규모가 5.3% 감소하였기 때문입니다. ATL 광고시장에서 큰 역할을 했던 종합광고대행사들은 시장 규모의 침체를 온몸으로 견뎌냈어야 했습니다.
한편, 광고 시장에는 다양한 플레이어가 있지만 종합광고대행사라고 불리는 기업은 아주 적은데요.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통틀어서 광고를 집행하려면 규모가 굉장히 커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많은 종합광고대행사는 대기업의 인하우스 에이전시로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LG그룹의 인하우스 에이전시는 ‘HS Ad’, 롯데그룹의 인하우스 에이전시는 ‘대홍기획’처럼 말이죠. 그리고 오늘 이야기 할 삼성그룹의 인하우스 에이전시는 제일기획, 현대차그룹의 인하우스 에이전시는 이노션입니다.
그나저나 제일기획과 이노션은 침체된 시장에도 불구하고 왜 성장이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을까요?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이들의 사업은 진행될까요? 국내 광고업계 1위 ‘제일기획’과 2위 ‘이노션’의 어딘가 너무나도 닮은 두 기업의 생존전략을 함께 살펴보시죠!
제일기획, 포스트 코로나의 승리자가 될까?
해외 M&A은 종합광고대행사의 트렌드인데요. 제일기획이 해외 M&A의 문을 열면서 많은 에이전시가 벤치마킹했습니다. 제일기획은 삼성전자 등의 해외 대행에 필요한 디지털과 리테일 회사들을 대상으로 10년간 10개가 넘는 기업의 M&A를 진행했습니다.
이렇게 해외를 제일기획이 계속해서 바라보는 이유는 내수 시장이 저성장을 이어나가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광고시장의 규모가 이미 많이 성장하여 더는 성장하지 않는 한국에서는 큰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거죠. 제일기획은 지난 10년 동안의 공격적인 해외 기업인수로 현재는 매출 총이익의 75%가 해외 법인 및 자회사에서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제일기획은 많은 합병 이후 내실화를 다지기 위해 2018년 루마니아 센트레이드, 인도 익스피리언스커머스를 인수하고 한동안 기업인수를 진행하지 않았는데요. 게다가 2020년 코로나 19로 유럽시장의 광고시장이 붕괴되고 글로벌 광고 경기 위축이 연간 지속되는 악재가 이어지자 모두가 제일기획이 당분간 기업인수를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제일기획은 해외 M&A를 또 진행했는데요.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던 시점이었던 2020년 6월에 중국 소셜 빅데이터 분석 전문기업 ‘컬러데이터’를 인수했습니다.
중국의 ‘컬러데이터’ 인수를 진행하며 이후로도 제일기획 관계자는 “앞으로도 해외 디지털 기업 인수합병을 지속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M&A의 목적이 이전까지는 시장 확대라는 ‘해외’에 집중되어 있었다면 이제는 ‘디지털’에 집중되기 시작한 거죠. 이는 디지털 광고시장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진행중이기 때문으로 볼 수 있는데요. 2019년에 국내 디지털 광고 시장만 해도 처음으로 5조 원대 규모를 돌파한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TV, 라디오 등의 광고 시장이 전년 대비 7%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었죠.
하지만 제일기획은 2020년에 본사와 중국, 미국시장은 선전하였으나 유럽시장이 코로나 19의 여파로 인해 영업 총이익은 좋지 못한 결과를 얻었는데요. 그럼에도 업계 관계자들은 백신, 치료제 등에 따라 광고시장이 2021년 정상화가 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제일기획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는데요. 과연 제일기획은 포스트 코로나의 승리자가 될 수 있을까요?
이노션, 해외 진출과 디지털화로 성장가도를 달릴까?
한편, 이노션도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2019년 8월, 이노션은 글로벌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 기업인 ‘웰컴그룹’(Wellcom Group Limited)을 1836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2005년 회사 설립 후 최대 규모 M&A인 거죠. 호주에 본사를 둔 웰컴그룹은 미국, 영국 등 전 세계 자회사 8곳을 운영 중이며, 테스코·루이비통·씨티은행 등 글로벌 탑 브랜드 클라이언트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곳입니다.
이노션이 탑 브랜드 클라이언트를 보유했다는 장점도 있지만 업계에서 이노션의 웰컴 그룹 인수가 기대하며 바라봤던 이유는 따로 있는데요. 이노션의 광고 물량의 70%에 달하는 미주 시장에 기존 이노션 미국법인 IWA의 전략 및 기획력, 캔버스 월드와이드 CWW의 미디어 대행 역량에 웰컴의 디지털 제작, 콘텐츠 및 실행력까지 더해지면 디지털 기반 통합형 서비스 체계가 구축되기 때문이었죠.
게다가 주 타겟 지역이었던 미주 지역에 반년간 출시를 연기했던 GV80, G80을 지난해 12월에 판매를 개시했다는 점도 지켜봐야 할 포인트인데요. 여기서도 이노션은 광고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게다가 올해는 GV70까지 출시해 판매 목표를 더욱 공격적으로 세울 전망이라고 하니 이에 따른 마케팅 활동 증가는 당연한 것이겠죠? 이노션의 수익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노션이 2020년 4분기 실적에 전년 대비 매출 총이익이 11.0% 향상한 것 등을 보며 2021년에는 웰컴의 사업 및 전략 재정비가 안정기에 접어들어 안정적인 이익 증대가 기대된다고 평가를 했는데요. 이노션은 2021년 해외진출과 디지털화로 성장 가도를 달릴 수 있을까요?
제일기획과 이노션이 극복해야 할 산: 내부거래
하지만 제일기획과 이노션, 두 기업의 공통된 한계를 꼽으라면 그룹 계열사 매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인데요. 매년 이들의 매출의 약 절반 이상을 ‘내부거래’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재벌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이슈가 주로 물류기업에서만 발생하는 이야기 같지만 광고계열사도 빠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제일기획은 2020년 상반기 디지털 사업이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해 코로나 충격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여기에는 삼성전자의 공로가 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제일기획은 삼성전자의 온라인 플랫폼 ‘삼성닷컴’의 운영을 맡고 있거든요. 이런 식의 일감 몰아주기로 제일기획은 매출 1조 1,983억 원 가운데 76.3%(9,139억 원)를 내부거래로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는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이노션도 지난해 매출 1조2742억 원 가운데 현대·기아차 국내외 법인 등 특수관계자 및 대규모 기업집단의 계열회사와의 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이 76%(9,789억 원)에 육박했습니다. 2019년에는 현대·기아차 광고제작 매출만 전체 매출의 13.6%인 1735억 원을 차지할 정도였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올 해도 주요 고객사의 신차 라인업 확대, CI 변경 등으로 실적은 더욱 잘 나올 거라는 평가와 함께 관계사 의존도 역시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관계사 매출에 많은 의존을 하는 두 기업이기에 지금까지는 ‘삼성그룹’이 뜨면 ‘제일기획’이 뜨고, ‘현대차그룹’이 뜨면 ‘이노션’이 뜨는 건 공식처럼 굳어졌는데요.
2021년에는 이러한 공식에서 탈피하여 삼성과 현대차를 넘어선 ‘제일기획’, ‘이노션’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어려운 광고시장, 제일기획과 이노션이 주는 인사이트
요즈음의 국내의 광고대행사를 지켜보고 있으면 ‘과연 광고시장이 과연 밝은 걸까?’ 의문을 품게 됩니다. 코로나 이슈를 제외하고 생각하더라도 말이죠. 불과 몇 년 전, 통상 대행 수수료는 15~20% 수준이었지만 경쟁이 심화되면서는 10%까지 대행 수수료가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크게는 5%까지도 내려갔다고 하니 하염없이 내려가게 된 것이죠. 말 그대로 치킨 게임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치킨 게임은 업계의 제 살 깎아 먹기로 볼 수 있으나, 당장 매출과 실적이 필요한 회사들은 어쩔 수 없이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광고주가 대행사 출신을 영입하여서 직접 마케팅팀을 꾸려 운영하고, 콘텐츠도 제작하고, 매체까지 세팅하고 운영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매체사가 대행사를 거치지 않고 광고주에게 직접 더 좋은 조건으로 제안하는 현상까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많은 수의 광고대행사는 살아남기조차 어려워지는 상황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일기획과 이노션은 앞서 보았듯 한국 시장이 아닌 중국과 미국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하고 주요 광고의 영역을 ATL에서 디지털로 전환하는 등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제일기획과 이노션, 광고업계를 대표하는 두 기업의 비슷한 행보는 광고업계와 우리에게 두 가지 인사이트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국내 광고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기에 이제는 해외로 나가야 한다는 점, 5G의 상용화로 광고 패러다임이 새롭게 변화할 것이기에 보다 더 디지털에 강해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현 시점에서 제일기획과 이노션 외에도 많은 광고대행사들이 해외진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대한민국은 5G 최초 상용국을 넘어 글로벌 1위 5G 선도국가로 가고 있기에 국내의 광고대행사는 선두적으로 디지털화에 대비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포스트 코로나가 도래했을 때, 세계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여 전성기를 맞이할 대한민국의 광고시장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