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해외 전문가의 글을 번역 및 재구성하였습니다.
1. F****** 코로나
전세계로 퍼진 코로나 바이러스는 게임업계에 여러모로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대형게임사들은 제대로 된 원격근무 인프라를 마련하기 시작했고, 게임쇼와 같이 중요한 마케팅 이벤트들이 모두 취소되었습니다. 한편 도시들이 봉쇄되면서 게임유저 수가 증가했고, 많은 게임들이 DAU와 매출 급증을 경험했습니다.
분명 긍정적인 영향도 있었지만 많은 개발자들이 팬데믹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재택근무에 적응하지 못하고 업무효율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퀄리티 결과물을 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특히 집에서 아이들을 24시간 돌봐야 하거나 그밖에 팬데믹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은 많은 개발자들이 많은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이 글을 쓴 브라이언트 프란시스(Bryant Francis)는 LA에 살고 있는 미국인으로, 정부의 리더십 부족과 바이러스의 존재를 믿지 않았던 시민들의 잘못된 인식 때문에 이렇게까지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극단적인 봉쇄조치를 하게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2. Black Lives Matter
2020년에는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이 흑인에 대한 경찰의 인종차별에 대해 전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동안 이런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해왔던 게임업계도 시위에 직접 참여하고, 업계 내 구조적인 인종차별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려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는 데요. 많은 게임사들이 공식 발표나 SNS를 통해 “Black Lives Matter” 운동 지지의사를 밝혔고 EA와 액티비전은 자사 게임에 관련 배너를 걸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흑인개발자들의 Xbox 출시를 지원했습니다. 트위치는 플랫폼내 인종차별에 대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로 하였습니다. 험블과 클라이는 흑인개발자와 관련 기금에 각각 백만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브라이언트는 2020년 이전까지는 게임업계가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해왔음을 지적하면서, 2020년 업계 내에 이와 같은 급격한 변화를 이끌어낸 활동가들의 공을 잊지 말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3. 세대 교체는 연기되었습니다.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성공적으로 차세대 콘솔을 출시했습니다. 하지만 게임기가 아닌 ‘게임’은 아직 세대교체되지 못한 모습인데요. 주요 게임들이 새 콘솔 출시 일정을 따라잡지 못해 몇 달씩 뒤처지는 바람에, 거의 처음으로 새로운 콘솔이 기존 게임에 의존하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PS5의 두 신작은 PS4의 스파이더맨의 확장판과 데몬스 소울스의 리메이크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기대작 헤일로 인피니트도 코로나로 인해 2021년으로 출시가 연기되었습니다. Xbox의 경쟁력으로 여겨지는 Xbox 게임패스도 이미 출시된 기존 게임들에 치중된 모습입니다.
4.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사 인수
소니가 상업성과 작품성이 뛰어난 게임들로 승부수를 두는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인수와 사업 종료로 차세대 사업 방향을 적극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제니맥스 미디어를 인수했는데 Xbox Game Pass에서만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게임을 보강하여 게임 패스의 성공을 견인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MS는 트위치 대항마로 내세웠던 믹서의 서비스를 종료했는데, Xbox One 출시와 함께 기업이미지에 큰 변화를 주기 위한 결정을 보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2020년 사업전략의 오점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5. 더 많은 이들을 위한 게임
게임에서도 접근성 기술의 발전이 이어졌습니다. 접근성 기술이란 노인이나 어린이, 장애인 등 모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말합니다. 너티독은 더라스트파트오브어스2 에서 청각 및 시각 장애인을 위한 기능을 만들었고 옵시디언은 그라운디드 유저 중 거미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 조치를 취했고, 게임저널리스트 제프 케일리의 게임 시상식은 시각 장애인을 위해 오디오 설명을 추가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 낸 진짜 주역들은 AbleGamers과 Can I Play That, the Game Accessibility Conference 와 같은 활동단체들이었습니다. 접근성 기술이 더이상 선택이나 트렌드가 아닌. 모두가 당연하게 여기는 게임개발 그 자체가 되는 날이 오길 바라봅니다.
6. 포트나이트 vs 애플, 구글
2020년 포트나이트는 소비자 권익을 내세우며 애플과 구글의 수수료 정책에 대해 반기를 들었습니다. 포트나이트는 매출의 30%를 가져가는 현재 정책에 반대하며 애플과 구글를 거치지 않고 인앱구매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포트나이트는 두 스토어에서 퇴출당했습니다. 그리고 에픽은 이에 대해 각 기업에 반독점 소송을 걸었죠. 마이크로소프트가 에픽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힌 가운데 포트나이트의 재판 결과가 모바일 게임 뿐만 아니라 콘솔 게임의 양상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바꾸게 될까요?
7. 모바일에 주력하는 대형게임사들
2020년 미국의 1-10월 모바일게임 매출은 전년대비 21.7% 증가했고 주요 게임사들도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했습니다. EA의 CEP 앤드류 윌슨은 모바일 시장을 자사의 최대 성장 기회라고 말했고 액티지번 블리자드 회장 대니얼 알레그레는 모바일 시장이 기존 IP로 새로운 고객을 유입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액티비전은 이미 수 년간 캔디크러시로 모바일에서 큰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었지만 최근 콜오브듀티 모바일의 성공으로 액티비전의 모든 프랜차이즈를 모바일로 옮기려고 하고 있다. 알레그레 회장은 “수 십억 개의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액티비전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EA도 라이센싱, 공동개발, 공동퍼블리싱, 스튜디오 인수 등 여러 시도를 통해 모바일 시장에서의 성장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8. 부적절한 기업문화 개선
올해 업계 곳곳에서 임원진들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한 고발이 이어지면서 게임 업계 내에서 사내 문화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유비소프트가 있었습니다. 유비소프트의 수많은 직원들이 사내 인종차별과 성희롱 및 성추행을 고발하면서 유비소프트가 가해자들을 보호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유비소프트는 철저한 조사와 다양성 증진 등을 약속했고 가해자로 지목된 여러 직원들은 유비소프트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브라이트는 이 사건을 계기로 게임업계가 드디어 변화하기 시작했다면서도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습니다.
9. 어도비 플래시 종료
2020년 12월 31일부로 어도비 플래시가 서비스 종료되었습니다. 어도비도 5년 전부터 어도비 플래시 사용 지양을 권고해왔고 크롬과 사파리 등 주요 브라우저들도 점진적으로 어도비 플래시 지원을 중단했습니다.
많은 게임 개발자들은 어도비 플래시에 대한 애착을 갖고 있습니다. 플래시는 개발자와 게이머 모두에게 비교적 접근성이 높습니다. 콩그리게이트와 같이 성공한 초기 웹 게임들이 어도비 플래시로 만들어졌습니다. 게임개발자들은 어도비 플래시 종료 휴에도 여러가지 방법으로 웹 브라우저 게임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하지만 기존의 어도비 플래시 게임들이 모두 사라지게 된다는 것은 게임 역사의 한 챕터가 통으로 사라지는 것과 같은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감사하게도 에뮬레이션과 아카이빙을 통해 어도비 플래시 게임 보존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10. 사이버펑크!
사이버펑크 2077는 12월 출시 전 예약구매만 8백만 건이 넘었고 출시 며칠 만에 마케팅과 개발 비용을 회수하는 등 큰 성공을 눈앞에 둔 듯 했습니다. 하지만 게임이 게이머들의 손에 들어가자 곧 크래시와 버그, 최적화 문제 등이 터져나왔고, 특히 플레이스테이션4(PS4), 엑스박스 원 등의 콘솔에서 심각한 결함이 보고되었습니다. CD 프로젝트는 사과 성명을 내고 환불을 진행했지만 상황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이버펑크 2077를 스토어에서 삭제했고 CDPR 투자자들은 CDPR에 집단 소송을 제기할 예정입니다.
텐투플레이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