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질서와 혼란, 스타트업의 단점이자,

가장 큰 매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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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중심 스타트업 커뮤니티 ‘스여일삶 –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에는 스타트업 여성이라는 공통점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분야,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바쁘게 흘러가는 하루하루 속에서, 스여일삶 멤버들은 어떤 일을 하며 삶을 채워가고 있을까요? 궁금한 마음으로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여자들의 목소리, 스여일삶 멤버 인터뷰 시리즈 – 스여일담(談)을 시작합니다!

스여일담의 첫 번째 주인공은, 당차게 본인의 커리어를 개척해나가는 모바일 간편 투자 스타트업 ‘어니스트펀드’의 브랜드 매니저 최보금 님입니다. “스타트업은 무질서와 혼란 그 자체이지만 그것이 스타트업의 가장 큰 매력”이라는 보금 님의 이야기, 함께 들어볼까요?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어니스트펀드 고객성장본부 브랜드팀 브랜드 매니저 최보금입니다.

 

 

Q. 어니스트펀드는 어떻게 합류하게 되셨나요?

 

저는 예전부터 투자, 부동산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P2P 투자도 2015년에, 정말 초기부터 시작했죠. 그러다 보니 여러 P2P 회사의 서비스를 경험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어니스트펀드’는 이렇게 P2P 투자를 하던 중에 알게 된 회사였어요. 처음에는 이름처럼 정직한 P2P 투자를 추구하는 회사라고 해서 흥미를 갖게 되었고요, 1년 정도 고객으로서 어니스트펀드를 통해 투자를 하면서 경쟁력 있는 회사라는 판단이 들었어요. 이후에 좋은 기회가 있어 추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Q. P2P 회사에서는 어떻게 일할까 궁금해요. 보금 님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가나요? 출근부터 퇴근까지의 하루를 간단하게 묘사해주세요!

 

우선 출근 직후에는 이메일을 한 번 쭉 봅니다. 메일 확인을 하고 나면 전날 했던 일들의 성과를 체크합니다. 브랜드 캠페인이나 이벤트를 종종 진행하는데, 매일 참여자 수와 투자금 같은 수치를 점검하죠. 수치가 좀 떨어지면 추가 액션 아이템을 고민해서 실행합니다.

그다음부터는 특별한 루틴이 있는 편은 아닙니다. 집중 업무를 하루에 2~3시간은 꼭 하려고 하는데요. 저는 브랜드 매니저라서 브랜드 캠페인이나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일을 주로 해요.

‘어니스트펀드’라는 브랜드를 알리고, 지키고, 발전시키는 일이라면 뭐든지 다 브랜드 매니저의 업무가 되는 건데요, 요즘에는 내부 팀원을 위한 매뉴얼이나 공간 설명서 만들기, 채용 콘텐츠 기획부터 고객 유치를 위한 자료집과 콘텐츠 제작까지.. 정말 다양한 일을 합니다.

[보금 님이 제작한 브랜드 콘텐츠 보러 가기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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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펀드 최보금 님

 

 

Q. 스타트업은 정말 업무 범위가 넓은 것 같아요. 보금 님이 스타트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도 듣고 싶습니다.

 

먼저 저는 ‘진짜’ 실력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똑부러지고 일 잘하고, 무얼 맡겨도 해내고, 제 몸값은 제가 결정하는.. 그런 사람이요.

사회 초년생 시절에 저도 대기업을 다녔었는데요, 그때 만난 선배가 페이스북 광고 세팅, 서비스 기획, GA도 잘 보고, 간단한 개발까지 할 줄 아는.. 거의 만능이었어요.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지?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3년간 운영한 경험이 있으시더라고요.

이 선배를 보면서 ‘스타트업에서 1년을 구르면 대기업 3~5년의 실력이 쌓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저처럼 ‘진짜 실력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과 일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소위 말하는 ‘월급루팡’이 없는 곳에서, 열정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성장하고 싶었습니다.

 

 

Q. 대기업과 비교를 한다면,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요?

 

‘무질서’와 ‘혼란’입니다. (웃음) 무질서와 혼란은 다른 말로 ‘자유롭고’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곳’이라고도 말할 수 있죠. 사실 저는 스타트업이 무질서하고 혼란한 곳이기 때문에 자유롭고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거라 생각해요.

질서, 체계가 없으면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되는 것을 바로 해버릴 수가 있어요. “좋은데?!” 반응 나오면 컨펌받고 기다릴 거 없이.. 그냥 하는 거죠.

솔직히 스타트업 안에는 진짜 엉망인 게 많습니다. 하다 못해 파일 정리 시스템도 제각각이고.. 퇴사자 인수인계도 제대로 안 되어서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후임이 막 전화하는 경우도 있죠. 그런데 역으로 생각하면 엉망인 게 많아서 스스로 고쳐 나갈 수 있는 것도 많아요.

사실 그런 작은 뿌듯함 때문에 우리가 일을 해나가는 거잖아요. 대단한 결과와 성과, 매년 엄청난 연봉 인상폭 때문에 일을 이어 나가는 사람은 드물거든요. 그런 것보다 내 손에 잡히는, 내 눈에 보이는 당장의 작은 성과물들이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것 아닐까요? 스타트업에서는 그 맛으로 내일도 내일모레도 영차영차 일하죠.

그렇게 무질서와 혼란에서 견디다 보면 ‘진짜’ 실력이 조금씩 생겨요. (라고 위안해요..) (웃음)

“지금 당장 회사 타이틀 벗고 나가면 뭐 할 거냐”라고 물었을 때, 대기업에서 일할 때보다 지금이 덜 불안한 건 사실이거든요. ‘어차피 회사 밖은 지옥’이라는 미생의 명대사도 있잖아요? 우리는 언젠가 지옥에 떨어질 거지만.. 스타트업에서 일을 해보면 지옥에 떨어진 순간에 더 잘 살아남는 확률이 높아진달까요? 야호!

 

 

Q. 그런 게 바로 ‘스타트업 뽕’ 아닌가요? ㅎㅎ 보금 님이 지금까지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는지도 얘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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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건물주 테스트’라는 것을 만들었어요. 금융권에서는 주식 투자나 펀드 가입을 위해서 무조건 투자 성향 테스트를 해야 하는데요, 실제로 보면 무슨 말이지 모르는 경우가 많고, 재미도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투자 방법을 알려줄 수 없을까?’라는 생각으로, 요즘 유행하는 MBTI를 결합해 흥미 콘텐츠로 발전시켜보았어요.

그 결과, 일주일 만에 15만 명이 참여한 캠페인이 되었습니다. 내부 채널 구독자의 힘은 0이었고 광고비도 전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오가닉 참여자만 15만을 모은 건데 정말 뿌듯했어요.

테스트 기획부터 개발 작업까지 저희 팀이 외부 도움 없이 진행했던 프로젝트였고, 처음 도전해 보는 종류의 콘텐츠였어서, 더욱 기뻤어요. 물론 진짜 힘들긴 했습니다… 하하

 

 

Q. 보금 님은 본업 이외에도 사이드 프로젝트도 열심히 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특히 경제 뉴스레터 ‘어피티(UPPITY)’ 필진 활동을 하셨잖아요, 이는 어떻게 시작하신 건지 궁급합니다.

 

어피티 대표 박진영 님이 SNS에 필진을 모집한다는 글을 올리신 걸 우연히 보았어요. 제가 금융 쪽으로 계속 역량을 쌓아왔기 때문에 분명 어피티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고, ‘저 한 번 외부필진으로 써보시지 않겠어요?’라고 어필했죠.

전월세를 위한 부동산 지식과 에어비앤비를 운영한 경험을 정리한 두 가지 콘텐츠로 기고를 했죠. [어피티에 작성한 글 보러 가기 (클릭)]

 

 

Q. 사회초년생을 위한 전월세 상식은 저도 봤어요! 정말 읽는 이에 딱 맞는 언어로 쉽게 풀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어피티 측에서 매주 구독자 분들의 피드백 내용을 보내주셨는데, 좋은 평가가 많아서 저도 즐겁게 썼던 기억이 나요.

제가 가지고 있는 업무 철학이 “좋아하는 업계에서 잘하는 일을 하자”인데요, 그 부분과도 딱 맞았거든요! 독자 타겟이 사회초년생으로 뚜렷하다 보니, 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풀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이에 초점을 맞춰 쉽게 써서, 좋은 평가를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Q. 보금 님은 왜 이렇게 열심히 사시는 건가요. (웃음) 현재 목표가 무엇이길래? 그리고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으신가요?

 

단기적으로는 저만의 ‘루틴’을 갖고 싶습니다. 저의 현재 루틴은 퇴근 후 맥주 마시기밖에 없기 때문에… (말잇못) 건강한 생활습관을 위한 루틴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실거주 목적의 내 집 마련’이 목표예요! 제가 세 달 전 즈음에 이사를 했는데, 정말 너무 힘들었어요. 이사 날짜 맞추기, 안 맞춰져서 남은 보증금 고민하기, 대출받기, 이사 나올 집 정리하고 수리비 걱정하기, 이삿짐센터 고르기 등등 신경 쓸 게 정말 많더라고요.

집을 찾고 이사하는 과정도 너무 힘들었지만 집주인과 갈등 때문에 더더욱 힘들었는데요… 이렇게 고생을 하고 나니까 집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금 당장 집을 살 수는 없으니, 돈을 열심히 모으고 불리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인 것 같아요. 월급 받는 대로 진짜 최대치를 저축하거나 투자하고, 남는 시간엔 돈 공부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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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금까지 인터뷰를 토대로, 보금 님을 표현하는 키워드 3가지를 뽑아주신다면?

 

  1. 투자
  2. 콘텐츠
  3. 효율 주의자입니다.

 

먼저 ‘투자’는 위에도 언급했다시피 제가 예전부터 매우 관심이 많은 주제입니다. 저의 커리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죠.

두 번째, ‘콘텐츠’는 첫 직장부터 어니스트펀드까지 5년 여 기간 동안 쭉 해오고 있는 일이에요. 스낵용 콘텐츠부터 영상 콘텐츠, PR을 위한 보도자료 작성, 기업 블로그 아티클 작성 등.. ‘콘텐츠’와 관련된 크고 작은 일들을 해왔는데 지금은 이벤트, 프로모션, 신사업까지 ‘브랜드의 결에 맞는 모든 것이 콘텐츠다’라는 생각하고 일하고 있어요.

그리고 마지막, ‘효율 주의자’는 업무뿐만이 아니라 제 일상 전반적으로 깔려있는 마인드인데요, 인풋 대비 아웃풋이 큰 선택을 늘 해왔던 것 같아요.

브랜드 매니저라는 직무 특성상 크리에이티브한 발상도 중요하지만, 회사는 이윤을 내야 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효율을 계속 따져야 해요. 그냥 ‘멋져서’ 하는 캠페인보다는, 이게 얼마나 많은 임팩트를, 그리고 이윤을 낼 수 있는지 꼭 고려해보고 업무를 진행하는 편이에요.

 

 

Q. 마지막으로, 스타트업을 궁금해하는 여성 동료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아까 무질서, 혼란 이야기를 했는데요. 저는 무질서와 혼란이 스타트업의 진짜 엄청난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엄청난 단점이고 독이기도 해서, 스타트업 쪽에 발을 들여놓고 싶으신 분들은 가장 먼저 “내가 무질서와 혼란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 사람인지”를 고려하는 게 꼭 필요합니다. 얼마큼의 무질서와 혼란이 해당 기업에 존재할지도 잘 따져보셔야 하고요.

자신에게 중요한 것 위주로 따져보시는 게 좋겠죠.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중요한 육아맘이라면 정시퇴근 가능한지, 육아휴직 가능한지를 보셔야 하겠고요.

무질서와 혼란이 무한대의 연봉&스톡옵션으로 인한 자산 확보로 이어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이라면, 해당 기업의 성장성이나 현재 현금흐름, 투자유치 이력 등을 보셔야 할 테고요.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기 전에, 자신만의 정의를 내려보시기를 추천드려요!

 

두 번째는, ‘잘하는 직무, 좋아하는 업계’가 인생 행복도 증진에 되게 좋다고 생각해요. 특히 스타트업 다니면 더 그래요.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개개인의 성과를 기다리면서 막 투자를 해줄 만큼 너그러운 환경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 성과를 빨리빨리 내고 자신의 능력도 빨리빨리 입증해야 하죠.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일보다는 진짜 잘하는 일을 어필하시는 게 좋더라고요.

직무를 선택할 땐 위와 같다면, 업계는 ‘내가 좋아하는 섹터’인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스타트업에서는 대기업처럼 내가 딱 내 업무만 할 수가 없어요. 옆에서 누가 고생하고 있으면 가서 그 일도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field 지식이 충만해야 방해 안 되고 거들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제가 온라인 커머스 회사를 다니는 마케터라고 해 볼게요. 회사에 이슈가 생겨서 갑자기 CS가 폭발한다면.. 대기업에서는 ‘내 일이 아니니까’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스타트업에서는 내가 마케터라도, 현장에 뛰어들어야 하거든요.

이럴 때 온라인 커머스라는 업계 자체에 관심이 없으면 많이 힘들겠지요. 반면에 관심 있는 업계라면, 이미 프로세스를 잘 알고 있을 테고.. 어떤 상황에 투입되더라도 중간 이상은 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되는 거죠.

조심스럽긴 하지만, 언젠가 우리는 은퇴를 마주할 거예요. 제 주변에도 결혼과 육아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요즘 많아졌는데, 간접적으로 경험을 해보니 여성인 우리에게 갑작스러운 퇴사의 위험이 몇 배는 더 큰 것 같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진짜 내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업무를, 다양한 층위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손에 흙 묻히며 하는 그 경험이 정말 값지거든요.

그리고 이렇게 해봐야 ‘나는 도전 지향적인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냥 로스쿨 가야겠다’, ‘육아휴직 3년 되는 공기업으로 선회한다’라는 계획들도 생겨요. 스타트업 너무 잘 맞는다고 내내 스타트업만 다니거나 창업해서 대표가 되는 경우도 당연히 많죠.

물론 스타트업은 섣불리 권하기엔 가시가 많은 흙길이에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생존력은 늘 거거든요!

 

 

인터뷰: 스여일삶 에디터 김혜준, 고은솔 / 사진: 최보금 님 제공

 

 

해당 콘텐츠는 스여일삶과의 파트너십으로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