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고 싶은 시간이라고 불리는 2020년이었습니다. 지인 중 일부는 무기한 휴직을 맞았고 또 어떤 분은 급여가 줄어드는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자영업 하시는 분들의 고충은 이루 말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문제는 생명뿐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들의 커리어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런 시기를 모멘텀이라 부릅니다. 다른 방향이나 상태로 바뀌거나 바꾸는 장면 말이죠. 먼 훗날 돌아보면 미시적으로는 다 알 수 없었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시기 말이죠. 새로운 산업 지형과 커리어의 존재 가치는 이 시기를 기점으로 변합니다. 우리가 변화하는 커리어 속에서 알음알음 느끼는 것들을 개인적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1. 비대면 경험의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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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말할 필요가 없는 내용입니다. 쿠팡, 컬리 등 이커머스의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성장 가속화는 전 세계적인 트렌드입니다. 이제 분화되고 있다는 특징이 있죠. 한국형 Etsy, DoorDash를 비롯한 비대면 서비스의 분화와 성장은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도 일정 부분 마켓 셰어가 오프라인으로 회복되기 어려운 고객 경험을 만들었습니다. 새로운 스탠더드가 만들어지면서 점진적으로 진행된 온오프 인적/자본 비중 이동이 더 심화되었습니다.

 

2. 재택근무가 만들 성과주의 Round 2

재택근무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Zoom, Notion 등의 성장도 초기 이슈였지만 이제는 도구가 아닌 문화 자체의 변화를 맞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1년 이상 재택근무를 공언한 흐름이 보수적인 국내 기업에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눈치보기 야근, 회식에서의 정치, 회의인지 업무인지 등 기존 근무 문화는 결과물과 다소 딱딱하지만 할 말만 하는 변화로 바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본격적으로 성과주의에 대한 피드백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3. 데이터 분석의 전사적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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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을 직접적으로 만나는 일이 불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고객 설문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온라인으로 하는 설문조사 업체들이 대안이 되었습니다. 설문이 아닌 데이터 분석은 더더욱 그렇죠. 기존 마케팅을 중심으로 다뤄진 데이터 분석이 상품 개발 및 외부 트렌드 수집 등 전사적인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오프라인에서 만나지 못할 고객을 어떻게 온라인으로 알 수 있느냐의 전쟁은 데이터 통합 분석 어젠다들이 사회적으로 나오면서 점점 지분율 다툼으로 심화될 것입니다.

 

4. 프리랜서 마켓의 활성화

노가다 업무로 재택을 하면서 야근을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재택근무의 업무 효율이 더 높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노동이 시간 베이스가 아닌 결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근로자들이 시간을 통해 사이드 프로젝트로 일정 부분의 프리랜서 마켓이 더욱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크몽 등 콘텐츠와 서비스 제공부터 온라인 강연, 노동력을 제공하는 파트타임 플랫폼 활동 등 유튜브가 아니더라도 부가 수입을 거둘 수 있는 영역이 더욱 늘어나고 있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5. 새로운 리더십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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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부여를 시키는 것이 리더십의 중요한 덕목이라면 비대면 시대의 오피스에서는 리더십 정의 자체가 바뀌고 있습니다. 몇 달을 화상으로만 보고 있는 동료들에게 어떻게 동기부여를 이끌어 낼 것인가는 방법은 분명 과거와 달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승진 등으로 동기부여를 삼았던 전통적인 기업들은 항아리 구조의 직급 구성으로 직급 자체를 단순화시키고 있습니다. 더 이상 승진은 동기부여 방법이 될 수 없죠. 업계에서 더 최신의 프로젝트 경험, 네트워킹에 의한 최고의 동료와의 경험 등 새로운 동기부여를 만들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6. 자본 생산성의 가속화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내년까지는 초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빅 테크 기업의 주가가 오르는 원인 중 하나는 새로운 투자에 투입할 자본은 저렴한 이자 비용으로 조달할 수 있는 환경이죠. 근로 소득에 비해 자본 소득이 더 높게 상승하는 원인도 여기에 있습니다. 자금을 더 잘 빌릴 수 있는 기업, 몇 년 후 변동 금리 상승 시기까지 자금 운용을 잘할 수 있는 기업이 혼란의 시기에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7. 제약이 이끄는 프리미엄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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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된 경제 회복은 불황에 프리미엄 시장이 커지는 패턴을 이번에도 만들어 냈습니다. 특히 ‘컬처 드롭’ 등 공급의 제약이 만들어 내는 프리미엄 시장은 리셀러 시장까지도 활성화시켰습니다. 공간도 그렇습니다. 철저히 예약제로만 움직이는 프리미엄 공간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습니다. 호텔, 카페, 키즈카페, 캠핑장 등 모든 오프라인 공간에서 온라인보다 더 공급이 희소함으로 말미암아 프리미엄은 과거보다 더 큰 가치 차이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8. 고객 경험이라는 전문성

아마존이 오프라인에서 여러 채널을 통해 진입을 테스트하고 확보하지 못한 데이터를 모으는 것처럼 국내 빅 테크의 오프라인 시장 진출도 예상되는 부분입니다. 온라인 기업들이 갖고 있지 못한 오프라인 고객 경험 설계자는 위축된 오프라인 경험 커리어에 핵심적인 역량이 될 것입니다. 온라인에서 오랫동안 고객 경험 설계라는 중요한 직무가 있었는데 이제 오프라인으로 어떻게 통합하여 만들 수 있느냐가 가속화될 것입니다. D2C의 성장도 눈여겨 볼 부분입니다. 고객 경험을 유통사에게 빼앗길 수 없는 브랜딩에 대한 고민이 수수료라는 이해와 만나 활성화 되는 부분인데 모두가 성공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성공 사례에 대한 연구, 적용이 더 늘어날 분야로 생각합니다.

 

9. 신뢰 관계 마켓

코로나 19 이후에도 과거 메르스처럼 주기적인 전염병이 있을 것입니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더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죠. 서로의 건강이나 성향 등이 신뢰된 관계를 중심으로 네트워킹은 당분간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서로의 신뢰를 측정하고 신뢰를 강화하는 마켓에 돈이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10. 새로 만들어 나가는 시니어 이상의 직무

신규 직무가 최근 몇 년간 시장에 많이 생겼습니다. 머신러닝과 관련된 직무의 역사가 국내에서 불과 10년 안팎인 것을 생각해 본다면 회사에 선배가 없는 직무가 많이 있습니다. 기존에 다른 직무를 하면서 시장과 기업의 필요에 의해 새로운 직무로 온 사람들이 대학 졸업 후 새로운 직무로 디렉트로 온 후배들을 데리고 새로운 팀을 이뤘습니다. 롤모델이 회사 밖, SNS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회사와 산업 내 커리어 패스가 전무한 상황입니다. 오직 기업의 성장에 기대고 있죠. 늘어나는 공급과 활성화된 이직에 따라 신규 직무가 재편될 시기입니다. 저도 그런 케이스이니 늘 많은 생각이 드네요.

변화하는 현상에 대한 대응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모든 이의 케이스가 다 유니크 하죠. 우리가 선택할 최선은 시장의 수요에 제한되어 있습니다. 남은 한 해의 몇 일과 새해의 처음에 변화의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속도보다는 방향이라는 말이 여전히 맞다고 생각하니까요.

 

 

PETER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