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삶이 좀 칙칙한 것 같아.”
그녀가 노트북을 두드리다 말고 쳐다봤다.
“아니… 그렇잖아. 고시생이니까”
1주일 중에 6일 내내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남은 하루는 지쳐서 쓰러지는.
이 참…뭐랄까 사육당하는 기분이 드는. 지지직 거리는 흑백영화에, 요즘 나는 홀로 살고있었다.
“그럼 그 하루는 자는것말고 좀 색다른걸 즐기는건 어때? 취미생활 하나 하는거지.”
“어디서..? 그거 또 막 한다고 부랴부랴하면 더 피곤할 것 같은걸.”
“아냐아냐, 취미생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플랫폼이 얼마나 많은데. 집에서 하고 싶으면 클래스101, 가까운 공방에서 하고 싶으면 솜씨당, 가격이 부담되면 하비풀, 아 너 코로나랑 막 고시 준비하기전에 해외여행 가는 것도 좋아했다 아냐? 그럼 글로벌 취미 쪽으로 밍글링도 좋아.”
너처럼 우리가 취미생활을 많이 못 즐긴 이유(문제점)은 크게 4가지가 있었어.
내가 소개할 취미플랫폼 4곳은 각각 다른 문제점에 포커스를 맞춰서 해결방안을 제시했지.
하나하나 살펴볼까?
1. 국내 최대 규모인 이유는 따로 있지, 클래스 101 (since 2018.3~)
클래스101은, 취미생활을 못/안 즐기는 주원인을
‘시공간에 제약이 있어서가 아닐까?’
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온라인 강의와 준비물키트까지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바쁜 고객들이 언제 어디서든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게 했지.
처음 이 광고를 봤을때 정말 신선했어.
단순 취미강의는 많이 봤는데 준비물 키트까지 제공해준다는 그 아이디어! 클래스101이 지금 취미플랫폼 중 국내 최대규모인 이유가 이 아이디어를 최초로 시장에 선보여서, 라고 난 생각했었어.
그런데 사실 이 아이디어는 클래스101이 최초가 아니라는것, 넌 알고 있었니…?
최초는 하비풀이라는 경쟁서비스였다고해. 클래스101이 국내 최대규모로 성장한 원인은 다른 곳에 있었어.
PMF라는 말 들어본적 있을거야. Product Market Fit, 스타트업계에서 빈번히 사용되는 말로 진짜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을 말해. 스타트업은 항상 PMF를 찾아 떠나야하는거지.
클래스 101의 강의개설방식은 타 경쟁사들과 달라. 그들은 크라우드 펀딩방식으로 강의를 개설해서 PMF, 진짜 시장이 원하는 강의를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지.
크라우드 펀딩방식이 뭐냐고? 그러니까 먼저 이용자 사전신청을 받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돼.
타 경쟁사는 클래스를 신청하면 회사 자체적으로 검수해서 승인이 내는 방식인 반면, 클래스 101은 일단 사이트 내에 그 강의에 대한 수요조사를 진행하고봐. 그리고 일정 수요가 있음이 확인되면 바로 강의를 개설하지. 취미시장 자체가 트렌드에 민감한 시장인 만큼 이런 운영방식은 클래스101만의 경쟁력일 수 밖에 없어.
고지연 대표도 직접 아래와 같이 말했지.
이들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지표가 일정 수준이 돼야 클래스를 개설한다. 고 대표는 “섭외한 크리에이터들이 공연히 시간과 노력을 들이겠다 싶으면 동영상 제작에 들어가기 어렵겠다고 얘기한다”고 털어놓았다.“사람들이 돈을 지불할 클래스만 만든다는 게 우리의 비즈니스 원칙입니다. 잘 만들어 파는 게 아니라 잘 팔릴 만한 거를 만드는 거죠.”
하지만 이 운영방식을 고수한다는 점이 클래스101의 장점이자, 동시에 한계점이기도해.
또다른 클래스101의 차별점은 마케팅부분인데, 이들은 타 경쟁사와 다르게 강사로 인플루엔서(유명인)를 직접 영입했어.
인플루엔서를 강사로 영입하면 어떻게 되겠어? 인플루엔서들이 자신이 클래스101에서 강사로 활동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개인sns에 알리겠지? 이를 본 팬들은 클래스 101으로 유입될거고, 팬이 아니더라도 클래스101 서비스를 더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게 될거야.
그럼 클래스 101의 두가지 차별점이 운영방식과 마케팅(인플루엔서)에서 온다는 점을 이해했을거야. 클래스101의 BM구조를 마지막으로 보면서 다음 경쟁사로 넘어가보도록 하자.
2. 공방들의 지도, 솜씨당 (since 2018.1~)
솜씨당은 취미생활을 못/안 즐기는 주원인을
‘취미를 배울 장소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가 아닐까?’
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이를 지역기반 공방정보+가격을 고객에게 제공하여 가까운 곳에서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게 함으로서 해결하려했지.
솜씨당은 오늘 얘기할 4사 중 유일한 o2o(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준다! online to offline!) 서비스 운영플랫폼이기도해. 다른 경쟁사들은 단순히 강의를 온라인으로 제공하거나, 오프라인으로 제공하더라도 강의를 위한 공간일 뿐이었어. 하지만 솜씨당은 서비스구조가 조금 달라. 온라인 강의도 제공하지만, 이들은
- 1. 실제 운영되고 있는 공방의 원데이클래스를 예약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이 정보들을 지역기반으로 고객에게 추천하며
- 2.비대면을 원할경우 공방과 고객사이의 라이브강의가 가능한 플랫폼을 제공하지.
이 유통채널(o2o)방식을 통해
- 1.홍보를 원하는 공방들을 끌어들이고
- 2.라이브강의와 현장강의로 빠른 피드백을 원하는 고객들을 끌여들였다는점이
솜씨당의 가장 큰 차별점이야!
또 하나의 차별점은 일반 고객뿐만 아니라 기업을 위한 상품기획(B2B)을 잘 했다는 점이야.
솜씨당컴퍼니는 라이브클래스 인기 속에 라이브클래스와 기업의 사회적책임(CSR)활동을 연계한 ‘핸즈온(Hands-ON)’ 프로젝트도 선보였다. 핸즈온은 라이브클래스 참여로 만든 직원들의 작품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단체에 기부하는 프로젝트다. 기업 입장에선 직원 복지 지원가 CSR 활동까지 가능해 1석2조란 평가다.
이 상품 기획과 라이브클래스 활용을 통해 실제로 기업의 높은 참여율을 이끌어냈어. (2020년 10월 기준 삼성화재, 삼성종합기술원, 신한생명, 한화 그룹 등 160개 기업에서 총 1만5300여명의 기업 임직원이 참여했지.)
3. 싸…싸다!, 하비풀 (since 2017.6~)
하비풀은 취미생활을 못/안 즐기는 주원인을
‘높은 가격이 부담스러워서가 아닐까?’
라고 생각했어. 아니 솔직히 말해서 취미 하나 하겠다고 취미플랫폼 들어갔더니 음…? 아니, 뜨개질하는데 25만원(1회차 5만원) 실홥니까…? 취미도 돈 없는 사람은 하겠나!
그래서 조금 더 싸게 취미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비풀은 아래와 같이 작동해.
하비풀은 직접 해외 도매 공급처와 연결되어 있어. 그래서 재료 구입에 있어서 타 경쟁사들보다 가격 우위를 가질 수 있었지. 어느 정도냐 하면 공급 원가의 40~60%나 절감할 수 있었대. (출처: 머니투데이/2020.06.01)
재료 구입뿐만이 아니라 키 트제작, 포장, 배송 과정에서도 두손컴퍼니와 협력하는 등 하비풀은 자체적인 유통망 확보가 되어있기에 타 경쟁사들보다 작가에게 지원이 많아.
작가가 강의를 열 때 하비풀은 기획안과 영상원본만 받으며, 기획컨설팅->영상편집->재료구입->키트제작->키트포장 및 배송 전과정을 모두 지원해줘. 이 점에서 작가는 조금 더 부담없이 입점을 할 수 있지.
4. 해외취미는 어때? 밍글링 (since 2019.8~)
밍글링은 취미생활을 못/안 즐기는 주원인을
‘한정된 콘텐츠가 흥미를 저하시켜서가 아닐까?’
라고 파악했어. 너 취미가 뭐니? 했을 때, 음.. 게임이요, tv보기요, 그림그리기요, 뜨개질이요, 기타치기요…
사실 취미가 그게 그거 같고. 뭔가 끌리는게 없다, 에 밍글링은 주목했어.
밍글링은 그 해결방법으로 글로벌 취미 클래스를 제시했지.
각 나라마다 문화가 있고 그 문화에서 비롯된 각기 다른 취미들이 있을거 아니야. 국내에서는 글로벌문화센터나 영어마을을 통해, 아니면 해외를 직접 가서, 그런 색다른 취미들을 접하면서 즐거웠던 경험 한 번 쯤은 있을거야.
밍글링은 이런 글로벌 경험들을 온라인 플랫폼(서비스명: 밍글즈) 에 모았어. “매일매일 떠나는 세계여행, To Global At Home”이라는 가치를 가지고 말이지.
클래스101이 sns 인플루엔서를 강사진으로 영입해 마케팅을 펼쳤다면 밍글링은 비정상회담(tv 프로그램)의 출연진을 강사진으로 영입해 마케팅을 펼쳤어.
인지도도 있으면서, 출연진들이 프로그램 내부에서 각 나라를 대표하는 외국인들이기에, 밍글링만의 서비스(글로벌 취미플랫폼)를 잘 드러낼수있는 섭외였기에 눈여겨볼만하지.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후발주자이기에 아직은 내부 컨텐츠 양이 부족하지만 ‘글로벌’이라는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앞으로도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해지는 서비스야.
그럼 다시 한 번 정리해볼까?
Medicine, law, business, engineering, these are noble pursuits and necessary to sustain life.
But poetry, beauty, romance, love, these are what we stay alive for.
의학, 법률, 경제, 기술 따위는 삶을 유지하는 데 필요해. 하지만 시와 미, 낭만, 사랑은 삶의 목적인 거야.
– <죽은 시인의 사회>
취미플랫폼들은 모두 채 3년이 되지않은, 가장 높은 투자 단계가 아직 Series A(클래스101, 솜씨당)인 만큼 아직은 어떤 곳이 승리자가 될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시장이야. 취미 시장에서의 승리자는 누가 될 것인가,
기대해보자.
기고링크: 투자관리플랫폼, 캡틴과 함께 만든 콘텐츠입니다
이수현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