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스타트업과는 거리가 멀지만, 관련이 없지는 않으며 특히 시리즈B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머추어한 스타트업과는 꽤 관련이 있는 상장 시장의 이야기입니다. 최근에 미국 증시에서 파산한 회사의 주가도 급등하는 등 여러가지 이상 현상으로 인해 주식시장의 버블 이야기가 끊이지 않습니다.
<참고 “번지는 무차별 상승세…파산주도 급등” >
개인적으로는 현재의 주가는 아래와 같은 여러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은데, 시장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이기에 폭락없이 경기회복까지 주가가 버틴다면 이 또한 적절한 시장가일테고, 그렇지 않고 언젠가 폭락하게 된다면 결과론적으로 버블이 되겠죠.
암튼 실물 경제가 회복될떄까지 장기적으로 버티길 기원합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고 그전에 버블이 터진다면 글로벌 경제에 타격이 너무 클테니깐요.
1) 현재는 예측불허인 초유의 상황
코로나19 사태는 1918년에 발생한 스페인 독감 이후 현대사회에서 인류가 처음 겪는 초유의 사태이기에 미래를 제대로 예측하기가 무척 힘듭니다. 스페인 독감 당시는 1차 세계대전이라는 극한적 상황이었고 또한 현대 사회는1세기전의 경제 시스템과 많이 다르기 때문이죠. (스페인 독감으로 인해 1차 세계 대전이 빨리 종료되었다는 설도 있음)
따라서 일부 긍정론자들은 대지진으로 사회적 인프라가 붕괴된것과 같은 형태의 자연재해가 아닌 바이오형태의 자연재해이기에, 비록 일부 시민들이 목숨을 잃더라도 경제 회복엔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주장을 따르자면 주식시장이 조만간 회복될 미래의 경제를 선반영 했다고도 볼 수 있죠. 문제는 회복될 시점이 6개월뒤? 1년뒤? 2년뒤? 5년뒤? 중 언제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지만요.
2) 사상 초유의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때에 미정부의 양적완화는 4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진행되었고, 이는 금융시장의 폭락을 막을 타이밍을 놓치게 만들었습니다. 미의원들이 금융시장의 대폭락을 목격한 뒤에야 비로소 문제의 심각성과 시급성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죠.
반면에 이번 코로나 사태때 미정부는 비록 의료적인 차원에서의 초기 대응은 막장 그자체였지만, 금융적인 차원에서의 대응은 예전의 학습으로 인해 신속하였습니다. 게다가 무제한 양적완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을 천명하였고 세계 각국의 정부들도 이에 동조하였기에, 이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갈곳이 없는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끊임없이 유입되었습니다. 파산직전의 회사채도 연준(Federal Reserve)이 사줄것이라는 믿음의 모럴해저드에 기반해 급등하는 현상까지 생길정도로 말이죠.
3) 재선에 목숨을 건 미 대통령
재선을 위해서는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수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증시부양 정도가 아닌 오히려 버블을 부추기는 듯한 립서비스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재개에 필수인 백신이나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대해서도 가짜뉴스를 지속해서 본인의 트위터에 올리면서, 경제회복에 대한 장미빛 전망과 자화자찬을 반복하고 있죠. 재선에 당선만 될 수 있다면, 위험한 오프라인 유세 행사중에 본인과 유권자가 코로나에 감염되어 사망하든 미래의 국가경제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든 아랑곳 하지 않는 트럼프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죠.
초유의 코로나 사태에 직면한 글로벌 금융시장은 평소보다 더욱 미국 금융시장과 동조화되어 민감하게 움직이기에, 덩달아 글로벌 시장도 이러한 미국 주식시장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게 됩니다.
4) 주식선물 파생시장
미국 주식선물의 만기는 3,6,9,12월 세번째주 금요일인데, 재미있는것은 나스닥 챠트를 보면 3월 만기일인 3월20일과 6월 만기일인 6월 19일(어제)의 저가/고가가 연중 최저점/최고점에 근접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단순히 주식선물 파생시장 하나 때문에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였다가 급등한것은 아니고, 아마 각각 코로나 사태와 양적완화로 인한 유동성에 큰 영향을 받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파생시장으로 인해 3월엔 아래로 6월엔 위로 각각 오버슈팅 하였을 가능성은 있죠.
실제 3월에 급락시작 시점에 글로벌 투기세력이 하방에 원화기준으로 약 200조원을 베팅하였다는 찌라시도 있었습니다. 참고로 세계최대의 파생시장은 주식이 아닌 환율관련된 FX마진 거래 시장인데 주식 파생시장에 200조원씩이나 단일 투자가 가능하냐는 의문도 있긴 하지만, 절대 불가능한 것까지는 아니라고 봅니다. 국내만 보더라도 외인이 코스피 200선물로만 누적 약 9조원 정도의 매도 포지션을 3월물에 가졌으니, 주식 공매도와 옵션시장을 포함한 기타 파생시장 그리고 세계최대의 금융시장인 미국을 포함하여 글로벌하게 분산투자하였다면 어쩌면 가능했을 수도 있겠죠.
관련하여 국내 코스피200 지수 선물 시장을 보더라도 3월물은 외인들이 약 8.7조원의 하방 포지션을 잡았습니다. 국내 선물 만기일은 3,6,9,12월 두번째주 목요일이라 미국과는 1주일 정도 시차가 있긴 하지만, 현재 국내 선물 시장 전체 거래량의 70%를 외인이 차지하는 것을 보면 글로벌 시장에서 하방 투기 세력들의 포지션은 비슷하게 가져갔을 가능성이 클 것입니다. 참고로 국내 코스피200 주식 거래대금은 1일 10조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관련 선물 거래대금은 1일 20~3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훨씬 더 크기에, 국내는 파생에 따라 주식시장이 흔들리는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 편입니다. (3월에서 6월까지 외인이 국내 현물은 지속적으로 매도하였지만, 이는 액티브펀드와는 다른 패시브펀드가 주인 것으로 추정되기도 합니다.)
– 3월물 투자자별 매매추이
12월 만기 다음날인 12월13일부터 3월 만기날인 3월12일까지의 투자자별 매매추이를 보면
주간 KP200선물 -21,794억원 매도, 주간 미니KP200선물 -47,115억원 매도, 야간 CME 선물매도 -18,462억원 매도로 (야간 미니선물은 거래량이 미미하여 생략함)*도합 약 누적 -8.7조원 매도
– 6월물 투자자별 매매추이
3월 만기 다음날인 3월13일부터 6월 만기날인 6월11일까지의 투자자별 매매추이를 보면
KP200선물 +56,369억원 매수 미니KP200선물 -6,422억원 매도로 (야간 CME 선물은 삼성전자가 시총 비중 30% 이상을 지속하면서 거래가 중단됨)*도합 약 누적 +5조원 매수
5) 내가 팔기전까지는 버블이 더 갈것?
설사 버블일지라도 마치 ‘대마불사’처럼 버블이 장기화될것으로 예상하여, 앞으로도 더 오를 것이라 생각하기에 지속하여 매수세가 주식시장에 흘러 들어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17세기 네덜란드의 비이성적인 튤립 과열투기 현상을 비롯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주기적으로 버블이 생기기 마련인데, 이번엔 2000년 전후의 닷컴 버블처럼 몇년에 걸쳐 지속될 것이기에 버블이 터지기전에 적절하게 매도할 타이밍을 나는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을 수 있죠.
저도 올해 코스피 1400대까지 급락할때 “이제 1200 그리고 여차하면 1000도 깨질 수도 있겠다. V자 반등은 결코 없겠다”라고 예상하였지만, 결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주식이나 파생은 일반인이나 전문가의 예측과 반대로 모두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소수의 투기세력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마치 경마장에서 도저히 불가능한 승률에 베팅하면 승수가 수백배가 되듯이요) 결국 주식시장의 현재가 버블이고 조만간 이 버블이 꺼질지, 아니면 비록 과한 주식가격이라도 실물경제가 제대로 회복될때까지 유동성으로 계속 버티거나 오히려 더 오를지는 누구도 알수 없고 앞으로 더 두고봐야겠습니다.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가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