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낵컬처(Snack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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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낵컬처(Snack Culture)’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스낵컬처란, ‘과자(Snack)’와 ‘문화(Culture)’의 합성어로, 과자를 먹듯 짧은 시간 안에 간단하고 쉽게 콘텐츠와 문화생활을 즐기는 트렌드를 일컫는 말입니다.

스낵컬처는 원래 지하철 역이나 병원 등에서 이뤄지는 작은 음악회직장인의 점심시간 등과 같은 자투리 시간에 즐길 수 있는 공연이나 레포츠 등의 문화생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엄청난 속도로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IT 기기가 보급 및 상용화되면서,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짧고 간편하게 스낵컬처를 즐기는 것은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웹툰, 웹예능이나 웹드라마, 그리고 인스타그램 스토리 및 틱톡 등의 숏폼 콘텐츠까지, 다양한 스낵컬처 콘텐츠는 많은 사람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존재일 것입니다.

이에 따라 스낵컬처의 종류도 단순히 보는 것에서부터, 체험하고 상호작용하는 것으로까지 변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빠른 것을 선호하는 젊은 층의 주요 트렌드, N스크린의 발달, 다채널 등장 등으로 인하여 양적으로, 그리고 질적으로 점점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있기도 합니다. 이렇게 미루어 볼 때, 이제 스낵컬처는 짧은 유행처럼 왔다가 지나가는 것이 아닌, 현 시대를 대표할 만한 하나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2. 다양한 스낵컬처의 ‘맛’

(1) 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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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웹툰

 

스낵컬처를 떠올렸을 때 가장 쉽게 연상할 수 있는 콘텐츠는 바로 ‘웹툰’일 것입니다. 그만큼 웹툰은 스낵컬처 콘텐츠의 원조격 존재이기도 한데요. 지면에서 손으로 넘겨가며 보던 만화를 웹 및 모바일 플랫폼으로 옮겨 스크롤 행위를 통해 볼 수 있도록 한 웹툰은, 스낵컬처와 함께 발전해 왔습니다.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출퇴근중 대중교통 내에서, 천천히 걷는 산책 시간에, 하루를 마무리하는 잠들기 직전, ‘짧은 시간을 들여 간편하게 접할 수 있다’는 웹툰의 특성은 스낵컬처의 특징과도 잘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모바일 플랫폼이 발전함에 따라, 스크롤을 아래 위로 움직이는 형식으로 스토리텔링이 진행되었던 기존의 웹툰 형식과는 달리 컷툰이나 액션툰 등의 새로운 형식을 가진 웹툰이 등장하며, 독자들에게 새로운 스낵컬처의 ‘맛’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아울러 각 SNS의 특징을 살려 해당 SNS 플랫폼에서 연재되는 웹툰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바로 인스타그램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인스타툰’인데요. 주로 짧은 컷 단위로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한 컷 한 컷에 포커스하여 줄거리형 이야기보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는 ‘사진 한 장’으로 소통하는 인스타그램이라는 SNS의 특징이 반영된 모습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웹툰은 다른 콘텐츠 영역인 게임, 영상, 굿즈 등 다양한 장르에서 OSMU되며, 스낵컬처의 ‘깊이’를 보여주고 있는 콘텐츠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웹툰은 이용자들의 단순한 편의적 유희를 넘어, 더 넓은 문화콘텐츠 업계, 그리고 콘텐츠 비즈니스 업계의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2) 웹다큐멘터리

 

스낵컬처로서의 웹예능, 웹드라마에 관해서는 많은 독자 분들 또한 익숙하실 텐데요. 다큐멘터리는 웹이나 모바일보다는 TV 방송을 통해, 교양 전달의 목적이 짙고 현학적 서사 구조를 가진 장르로 접하신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긴 호흡’의 대명사로 취급받기도 했던 다큐멘터리 장르 또한 스낵컬처의 트렌드 속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했습니다.

현재 웹다큐는 2000년대 이후 프랑스, 캐나다,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과 영미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인터랙티브 트랜스 미디어 콘텐츠 플랫폼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예시로, 영상과 이미지, 텍스트로 이뤄지는 각 시퀀스마다 메뉴를 정해 두고 네티즌들이 직접 선택하여 내용을 따라가도록 구성된 웹다큐 <석탄 끝으로의 여행 Voyage au bout du charbon>은 약 20만 명이 시청하는 등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웹다큐의 등장 및 성공 요인으로는 여러 이유가 제시되고 있는데요. 먼저 소비자의 니즈 충족이 있습니다. 보통의 방송국이나 대형 제작사에서 만들어진 다큐들과 같은 기존의 선형적인 관람 형태와는 달리, 본인의 선택에 따라 다큐멘터리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진 것입니다. 또한 웹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인 만큼 소통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의 확대 재생산, 그리고 바이럴 효과가 활발히 나타나 SNS상에서의 실시간 의견 공유 및 홍보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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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천하무림기행(Journey to the Kung Fu World)> (2017,대한민국)

또한 웹다큐에서는 스낵컬처의 특징과도 잘 부합하는, 짧고 강한 임팩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운틴 TV의 국내 최초 UHD 웹 다큐 <천하무림기행>(2017)은 7분이 가까스로 넘는 길이의 8부작 다큐로 제작되었는데요. TV캐스트 오픈 당시 120만 뷰라는 성공적인 기록과 함께, 방송 통신 위원회 주관 방송대상 시상식에서 다양성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아직 우리나라의 웹다큐는 시작 단계에 있는데요. 때문에 짧은 분량의 다큐가 웹을 기반으로 해 제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내용의 질 좋은 웹다큐가 수용자에게 인터랙티브한 요소를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제작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3) 패스트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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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성균관대학교 블로그

 

‘겨울 신상품 50% 세일’, ‘2020 하반기 고객 감사 세일’… 컴퓨터, 휴대폰, TV와 지나다니는 상점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SPA 브랜드의 세일 판매 안내 문구들입니다. 패스트패션을 대표하는 SPA 브랜드들은 이제 우리에겐 ‘한 번 쯤은 구매해 본’ 브랜드가 되었는데요. 패션 업계도 스낵 컬처의 영향을 크게 받아, 다양한 SPA 브랜드들이 생겨나고 매 시즌마다 짧은 주기로 여러 차례 새로운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패스트패션은 짧은 시간 내 빠르게 새로운 유행의 옷들을 찍어내고, 또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집니다. 이는 스낵컬처의 주요 특징과도 상당히 부합하는데요. 스낵컬처는 재미있고 다양한 콘텐츠로 사용자의 욕구에 집중하며, 패스트패션은 다양한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죠. 스낵컬처가 IT 기술을 근간으로, 패스트 패션은 업무와 조직, 유통 체계의 기술적 혁신을 기반으로 성장했다는 점도 비슷합니다. 또한 스낵컬처는 개방과 공유를 통해 세계와 소통하며 하나의 맥락을 글로벌화시키고, 패스트패션은 매출과 규모의 성장을 통해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흐름과 더불어, 패스트패션을 대표하는 SPA브랜드의 시장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유행 캐릭터 및 해외 아티스트와의 콜라보 등의 새롭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각 시대별 유행 문화의 생생한 현황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고 있습니다!

 

(4) 팝업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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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제주맥주 / 제주맥주 팝업스토어 ‘서울시 제주도 연남동’

 

‘팝업스토어’라는 단어는 쉽게 짐작 가능하듯 ‘떴다 사라진다’의 의미를 가진 단어 ‘팝업(pop-up)’으로부터 유래되었습니다. 팝업스토어는 짧게 운영되는 임시 오프라인 매장으로, 짧게는 하루, 길게는 몇 개월씩 운영되기도 하죠. 스낵컬처의 부상에 따라 우리나라에 들어와, 그때그때의 유행 트렌드에 대응하면서 굿즈 판매, 혹은 체험형 매장으로 구성되어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IT 기술에 많은 영향을 받고, 다양한 유통 채널을 통해 홍보되며, 빠르게 치고 빠질 수 있다는 (Hit and Run) 특징은 팝업스토어와 더불어 스낵컬처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팝업스토어는 SNS를 기반으로 바이럴 마케팅을 유도함과 동시에, 2030 소비자 집단에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마케팅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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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중앙일보 / 인기 아티스트 bts 팝업스토어

 

이러한 팝업스토어가 다루는 분야는 캐릭터 굿즈 스토어에서부터 식음료 판매, 영화나 드라마 관련 체험, 인기 아티스트와 관련된 콘텐츠로 구성된 스토어들까지 종류가 매우 다양합니다! 짧은 기간 동안 특정 타깃을 대상으로 한 집중 판매부터, 최근에는 문화를 전파하는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는 팝업스토어. 앞으로의 또 다른 새로운 변신이 기대됩니다.

 

3. 보다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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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낵컬처는 이제 우리 생활의 일부와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질 낮고 자극적인 문화콘텐츠들, 빠르게 생산되는 만큼 빠르게 버려지는 의류들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동 착취, 기업 홍보만을 위한 사실이 아닌 교묘한 가짜 마케팅까지, 범람하는 스낵컬처 콘텐츠 속에서 그 부작용에 대한 많은 우려도 나타나고 있는데요. 아울러 ‘깊이 없는’ 콘텐츠 자체에 대한 걱정과 비판의 꼬리표는 스낵컬처의 등장 때부터 꾸준히 따라 붙어 왔습니다.

이렇듯 일상 속의 스낵컬처는 우리 모두에게 ‘같은 맛’은 아닐 것입니다. 재미있게 웹예능을 시청하고 잠이 든 날들이 있는 반면, 콘텐츠의 그럴싸한 외양에 이끌렸다 실망했던 기억들이 있을 테니까요. 그러나 간편하게 즐기는 웹툰이나 영상 속에서 길고 깊은 감동을 느낀 기억, 팝업스토어에서 보낸 행복한 시간은 일상을 풍부하게 만들고, 나아가 건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짧은 시간과 간편함 안에서 어떤 의미를 도출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은 스낵컬처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함께 고민할 중요한 문제입니다. 보다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좋은 콘텐츠의 지속적인 생산과 수용자의 날카로운 분별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reference

커뮤니케이션북스의 블로그

유토이미지의 포스트

이끌의 블로그

기획재정부 공식 블로그

<스낵컬처와 패스트패션> – 윤을요 (한국콘텐츠학회,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