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킥보드는 망한다. 아니, 라스트마일은 망한다

 글을 작성하기에 앞서, 이 글은 공유킥보드가 망하지 않길 바라며 라스트마일의 한계와 개선점을 찾아나가는데 집중하겠습니다. 또, 예전에 배민 망할 거 같다고 했는데 잘되는거보니 제 예측은 자주 실패합니다. 저주가 아닌 우려 정도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공유킥보드는 실패한다고 생각합니다. 더 포괄적으로 말해서 공유자전거를 비롯한 모든 공유 라스트마일 모빌리티는 실패할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서비스의 특징, 플랫폼 운영상의 문제, 가격 정책, 대중교통의 문제점등을 들어 말해보겠습니다.

 

1. 라스트마일은 어디서 왔나

 퍼스트마일, 라스트마일은 어디서 왔을까요? 중국의 공유 자전거 업체 오포 기억나시나요? 공유바이크나 킥보드 모두 라스트마일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것이고, 대중교통이든 자가용이든 기존모빌리티의 종착지와 나의 목적지간 거리가 1~2km이내로 걷기가 불편한 구간을 해소하는데에서 비즈니스모델이 출발한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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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중국입니다. 전에 베이징으로 놀러갔을 때였죠. 지하철에 내려서 내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까지 한참을 걸어가야했습니다. 버스는 올 생각을 안하고요. 배차간격도 부정확하기까지 했고요. 걸어가는 와중에 옆에 늘어선 공유자전거를 보니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긴 라스트마일이 생필품 영역이겠네”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그리고 대중교통으로 시내 교통망을 커버하기 힘든 중국의 대도시들에서는 당연히 라스트마일이 절대적이었습니다. 반면, 서울이나 뉴욕, 도쿄처럼 촘촘하게 구성된 교통망을 이용가능한 환경에 익숙한 사람들은 이런 모습에 익숙하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 갔다가 충격받은 뒤…잠실에서 판 벌린 사업은?

 이 모습은 중국의 QR코드가 발전한것과 한국에서는 QR코드 문화가 쉽게 퍼지지 않는것에서도 유사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핀테크발전이 빠른 중국을 바라보며, 왜 한국에서는 QR코드 결제처럼 손쉽게 할 수 없는지 의아해합니다. 

 이는 한국의 금융시스템 발전상을 배경으로하는데 전세계적으로 가장 선진화된 신용카드 사용망과 신용카드 사용 문화때문이겠지요. 언제 어디서든 플라스틱카드 하나만 긁으면 소상공인 가게에서도 결제가 되도록 만들어 놓은 결제망은 세계적으로도 따라오기 힘든 금융 인프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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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중국에서는 신용카드 문화가 발달해있지 않죠. 국가 전반적으로 신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이를 기반으로하는 금융 인프라가 발달하지 못하면서 신용카드 발달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신용카드 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QR코드 결제 문화로 넘어갔다고 하죠. 

 중국의 공유 자전거가 빠르게 확산할 수 있었던것도 대중교통망 발전의 더딤때문입니다. 서울에서처럼 1시간이 넘는 출근길을 왕복하는데도 3천원내로 서울 어디든 오갈 수 있고, 버스와의 환승시스템을 통해 지역 곳곳까지 갈 수 있는 교통인프라를 갖고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죠.

 중국에서는 라스트 마일이 필요했고, 서울은 필요가 없었던 것입니다. 너무나도 발달된 교통인프라야말로 공유킥보드가 넘어야할 첫번째 허들입니다.

 

2. 한국형 라스트마일은 어디에서 오는가

 라스트마일이 단순 대중교통을 대체하는것을 넘어서 한국에서는 일종의 놀이, 유희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한 점입니다.

 서울에서 가장 성공한 라스트 마일서비스라고 하면 무얼 떠올리시나요? 많은 분들이 따릉이를 떠올리죠. 사실 따릉이를 대중교통으로 활용하는 수요도 많지만, 이에 못지 않게 운동, 놀이 수단으로 사용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공원이나 호수, 인근 마을에 따릉이를 타고 산책다니는 분들을 많이 봅니다

 1시간에 천원이면 친구들과 저녁 가벼운 산책을 하고 올 수 있는 아주 가성비 좋은 수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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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강남, 판교, 잠실, 가산디지털단지, 여의도, 종로, 광화문 등 서울에서도 도심중 도심으로 꼽히는 곳에서 라스트 마일 서비스들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 사용자들의 특징은 장거리 운행이 아닌 단거리 운행을 한다는 점입니다.

 강남의 사무실에서 간단히 심부름을 다닌 다거나, 신분당선 판교역에서 내려 회사까지 가는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버스를 기다리고 환승을 하면서 기다리는 시간들보다 곳곳에 배치된 공유킥보드를 활용하는것이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놀이나, 단거리 교통수단으로는 쉽게 활용되지만 중거리이상의 교통으로는 활용이 어려울까요? 당연히 가격의 문제가 녹아져 들어갑니다. 대중교통은 성인기준 1300원 내외면 10km까지 이동에 제약이 없습니다.

 반면, 라스트마일서비스의 경우 따릉이를 제외한 민간 킥보드 업체들의 서비스는 초단거리를 제외한 2km~5km 구간에서는 가성비가 심하게 떨어집니다. 신호를 기다리고, 저속으로 목적지까지 이용하는데 드는비용이 4~5천원씩 발생하기 때문에 택시나, 버스라는 대체수단으로 바꿔타게 되죠.

 그러나, 잦은 킥보드 고장과 배터리 소모, 기구 재배치를 위한 인건비 발생으로 인해 아마 현재의 라스트 마일 서비스들은 쉽게 가격을 낮추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위에서 설명했던 극강의 교통인프라에 더해 극강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대중교통가격이 두번째 허들이 될 것입니다.

 

3. 유명한것으로 유명한 건 유명한게 아니다. 

 올해초 코로나 발생이후 코로나19 수혜 비즈니스로 라스트마일이 떴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스타트업 분위기상, 기사를 쓰는 기자입장에서는 자극적으로 띄워보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숨겨진 숫자를 해석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부대끼는 대중교통은 찝찝해… 공유킥보드ㆍ따릉이 타고 출퇴근

 실질로 따지면, 전년동기대비 라스트마일 서비스들의 이용접점•인프라를 늘렸기에 절대적 총량은 늘어난 것이죠. 또한 1•2월 이용량보다 3•4월 이용량이 70% 가까이 늘어난 것은 날이 풀린 효과로 해석하는게 맞습니다.

 에어비앤비를 비롯한 공유경제가 모두 숨막히는 불황을 경험하는 와중에 누가 이용했는지도 모르는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코로나 19 수혜 비즈니스라고 볼 수 있을까요?

 유독 스타트업씬에서 라스트마일 띄우기가 나오지만, 며칠 전 봤던 브런치글의 제목이 떠오릅니다.

“누구나 노션을 쓰는 건 아닙니다.” 

 노션을 써보니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산성앱 정복가능할만큼 막강하고 앞으로도 글로벌 빅팬을 모을것이라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는 사람만 쓰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합니다.

 강남에서, 판교에서 일부가 탄다고해서 라스트마일이 대세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여전히 절대다수는 대중교통을 타고 정거장에서 직장까지 걸어가고 있으며, 1250원이라는 막강한 극강효율 버스•지하철에서 내리고 나서 다시 동일한 요금을 지불할만큼 가격민감도가 낮지 않습니다. 특히나 타게팅하는 대상이 2030이라면 더더욱 유념해야할 포인트일 것입니다.

 

 

글쓰는 워커비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