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투몽 작가의 <마케터의 여행법>을 읽고

 

 

“세상 모두가 무언가를 마케팅한다. 거기에는 ‘자기 자신’도 포함된다.”

 

재밌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다. 조금은 오싹하기까지 하다. 이 사람은 여행에까지 차별화를 집어넣었구나. 새삼 대단하다. 김투몽 작가는 분명한 목표가 있는 독특한 여행법으로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직무 역량도, 브랜드도. 그는 파리에 살며 유럽 마트를 관찰했다. 이를 통해 앞선 소비 트랜드와 브랜드를 경험하고 투자에 반영한 기록을 전달한다. 특히 심리학과 브랜딩 관점에서 바라본 독특한 투자기회 포착법도 공개한다.

 

 

1. 가치

투자를 알면 더 좋은 마케터가 될 수 있다. ROI(Return on Investment, 투자자본수익률)와 같은 투자 기본 개념을 체득한 마케터는 한층 입체적 관점에서 마케팅에 접근할 수 있다. 무엇보다 투자하는 마케터는 브랜드 가치 변화를 읽는 눈이 발달할 수밖에 없다. 기업의 주가는 곧 기업가치이며, 기업가치에는 기업의 주요 무형자산인 브랜드의 가치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2. 투자 감각

투자감각을 키우기 좋은 곳이 바로 유럽 마트다. 유럽은 소비의식과 소비 수준이 높은 사회고, 마트는 한 사회의 소비자와 브랜드가 가장 많이 모이는 공간이다. 앞선 소비 트렌드를 미리 알 수 있으면 어떤 기업이 성장할지도 예측할 수 있다. 이것이 투자감각이고, 마케터의 차별화 자산이다.

일반적으로 혁신을 떠올릴 때에는 기존 공식을 거부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산업을 와해시키는 것을 떠올린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브루독’같이 기존의 성공공식을 따르며 천천히 산업을 혁신하는 기업도 있다. 이런 혁신은 발견하기만 한다면 더없이 좋은 투자기회가 된다. 

 

3. 해석

좋은 마케터가 되기 위해서는 남들과 다른 것을 보는 것 못지않게 남들과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르게 느끼는 능력이 중요하다. 투자감각을 갖추는 것이 같은 현상을 보더라도 다른 마케터들과는 조금 다르게 해석하는 마케터가 되는 법이라고 생각한다.

마케터에게는 관찰한 것들을 자신의 관점으로 해석하는 역량이 중요하다. 남들과 다른 관점으로 관찰 결과를 해석할 수 있어야 남들은 볼 수 없는 기회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유통기업을 방문하면서 접근성, 간편식, 카테고리 킬러, 업사이클링, 온라인 진출, 지속가능성 등의 트렌드가 주목받고 있음을 확인했다.

 

 

 

 

 

4. 관찰

한 도시를 집중적으로 여행해야 깊이 있는 관찰이 가능하다. 여러 차례 방문하면 이전 경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것들이 보이며, 예전과 달라진 도시의 변화상까지 느낄 수 있다. 이 점에서 새로운 흐름을 포착하고, 나아가 투자기회도 발견할 수 있다. 어디서든 나는 마케터라고 생각하는 이유다.

여행지에서 투자기회를 발견하려면 우선 소비자 및 브랜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무엇보다 투자에 대해 일정 수준 이상의 지식을 쌓고 투자 자체에 관심이 있어야 한다.  

 

5. 취향

취향이란 한마디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명확히 아는 것이다. 경험을 통해 취향이 생겨나고, 시간이 쌓이면서 취향이 다듬어진다. 좋은 취향이란 곧 좋은 제품 및 서비스를 알아보는 안목 아니겠는가. 좋은 취향은 투자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마케터라면 단순히 자신의 취향만 믿고 특정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 퀄리티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

기업의 다른 요소 및 경영환경까지 고려해 입체적으로 기업 가치를 판단해야 한다. 

 

6. 트렌드

소비 트렌드는 시기에 따라, 지역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돌고 돌아 언젠가 우리 사회에 온다. 사람들의 소비는 기업의 이익과 직결되는 만큼 변화를 잘 읽는다면 눈여겨보아야 할 사업 아이템도 예측할 수 있다. 트렌드에서 마케팅 인사이트 및 투자기회가 파생된다. 세계화 덕분에 이러한 인사이트와 기회들은 단일 산업이나 지역을 넘어선다. 다만 소비자 특성과 비즈니스 환경에 따라 동일한 변화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7. 욕망

현대 미술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욕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인간의 욕망에는 자본이 몰리는 법이므로 투자를 위해서는 동시대인들의 다양한 욕망을 알아야 한다. 예술가들은 섬세하고 예민한 감각의 소유자들이어서 타인의 욕망을 읽는 능력이 탁월하며, 그 능력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욕망이 투영된 작품을 선보인다. 즉, 현대 미술관은 소비자 욕망을 파악하기에 최적의 공간인 셈이다.

소셜미디어를 좋아하는 이유는 심리가 반영된 희소성 높은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같은 사진을 올렸다 하더라도 그 목적이 홍보, 지식공유, 과시, 각오 등 다양할 수 있다. 이를 잘 해석하는 것이 마케터의 역량 아닐까. 마케터라면 소비자와의 물리적 거리뿐 아니라 심리적 거리까지 줄일 수 있는 접근성 마케팅 혹은 접근성 브랜딩에 관해 고민해보아야 할 시점이다. 

 

 

 

 

8. 전략

경쟁자들마다 전략은 다르다. 같은 유기농 슈퍼마켓이라도 환경보호와 건강하고 올바른 먹거리를 내세울 수도 있고, ‘럭셔리 먹거리’ 포지셔닝으로 과시적 소비라는 욕망에 기댈 수도 있다. 현지 경쟁자들이 제공할 수 없는 차별화된 소비자 가치를 제공하는 유통업체들만이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다.

차별화는 모든 비즈니스의 성장전략이자 생존전략이다. 많은 기업이 다른 기업의 핵심역량을 벤치마킹한다. 하지만 이식 자체가 불가능한 역량도 있다. 그럴 땐 모방할 수 없는 경쟁사의 핵심역량을 간접적으로나마 활용할 수 있는 협업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마케터의 역량 아닐까.

 

9. 통찰

좋은 마케터가 되기 위해서는 국가별 행복지수 등 마케팅이나 브랜딩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소비자 니즈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자신만의 사회적 지표를 많이 확보할 것을 권한다. 이러한 소소한 노력들이 다른 마케터와의 차별화로 이어진다. 

‘업의 본질’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통찰이 달라진다. 이케아를 저가형 가구 제조업체로 볼 수도 있고, 체험형 가구 판매업체 혹은 북유럽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볼 수도 있다. 마케터는 어원에서 알 수 있듯이 시장에서 시장에 관한 일을 하는 사람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 즉 업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내리는 연습이 필요하다.

 

10. 브랜딩

브랜딩은 중요하다. 하이네켄과 칼스버그의 차이는 소비자의 브랜드 경험에 집중하는 브랜딩 역량에서 비롯되었다. 친환경 원료 기업들의 가치 상승 역시 브랜딩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기업의 여러 중요 의사결정이 브랜딩 관점에서 이뤄지고 있다. 투자를 할 때 기업의 브랜딩 역량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마케터는 자신이 담당하는 브랜드에서 어떤 가치를 뽑아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할지 늘 고민해야 한다. 

단지 국내 소비자만을 염두에 두지 말고, 우리 브랜드의 차별화된 가치가 해외 소비자들에게도 통할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마케팅은 이제는 누구나 알아야 하는 상식이 됐다. 세상 모두가 무언가를 마케팅한다. 거기에는 ‘자기 자신’도 포함된다. 그 와중에 마케터를 직업으로 삼았다면 차별화에 대한 노력이 습관이 돼야 한다. 유럽 여행 역시 마케터 차별성을 높이는 멋진 수단이 될 수 있다. 또한 투자기회를 발견할 수 있는 무척 괜찮은 수단이다. 

:책 내용과 본문 중 창업가의 메시지, 그리고 극히 일부의 제 생각이 더해진 리뷰입니다.

 

 

 

류든든님의 브런치에 게재된 글을 모비인사이드가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