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를 바라보는 테크 자이언트의 최근 행보

 

 

아담 모세리는 인스타그램 창업자 케빈 시스트롬(Kevin Systrom)과 마이크 크리거(Mike Krieger)가 사임한 이후, 인스타그램 총괄(Head of Instagram)로서 인스타그램 제품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가 지난 10월 6일에 자신의 트위터에 IGTV의 쇼핑 기능을 출시를 알렸습니다. 더불어 인스타그램의 틱톡이라 할 수 있는 숏폼 동영상 기능 릴(Reels)에 올해 말 쇼핑 기능이 적용될 예정이라 밝혔습니다. IGTV 동영상은 인스타그램 숍(Instagram Shop)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며,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앞으로 IGTV 비디오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확인하고, 인스타그램 체크아웃(Checkout) 또는 셀러의 웹사이트에서 결제할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래머는 쇼퍼다(‘Instagrammers are shoppers’)

 

지난 몇 년간 쇼핑은 인스타그램 서비스 경험에 있어 매우 중요한 영역이란 것을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 사용자도 직접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작년 2019년에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커머스와 페이먼트가 페이스북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으며,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에서 발생하는 쇼핑 수수료를 2020년까지 받지 않는 정책으로 커머스 사업의 활성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2018년에 인스타그램은 탐색(explore) 섹션과 스토리 기능에서 태그를 지원하면서 본격적으로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사용자에게 지원했습니다. 작년 2019년 인스타그램은 인앱 결제를 할 수 있는 체크아웃(Checkout)을 출시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 페이(Facebook Pay)를 지원하는 숍(Shop) 섹션을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이번 IGTV의 쇼핑 기능 지원을 통해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인스타그램 라이브(Live), 스토리(Stories), IGTV와 같은 비디오/인터렉티브 포맷에서 쇼핑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올해 말 인스타그램 릴(Reels)까지 적용되면 비디오 커머스의 판을 벌릴 수 있는 대부분의 포맷 – ‘라이브, 스토리, 동영상, 숏폼 동영상’을 다루게 될 것입니다.

 

 

 

광고 매출이 주춤한 구글의 커머스 해법은 유튜브

최근 블룸버그는 ‘구글이 유튜브를 주요 쇼핑 완결의 종착지로 계획‘하고 있다는 기사를 발행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구글은 일부 크리에이터에게 유튜브 동영상 클립에 상품 정보를 태깅할 수 있는 시스템 활용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시스템은 구글 애널리틱스와 쇼핑 툴과 연계될 것으로 블룸버그는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구글은 추가로 쇼피파이(Shopify)와 연동을 기반으로 유튜브에서 직접 쇼피파이에 등록된 상품을 판매하는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블룸버그는 최근 코로나 이슈가 터지고 나서 구글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인 광고의 주요 고객인 리테일과 여행업계의 마케팅 예산 삭감에 따라 구글 광고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반면에 코로나 시대에 인스타그램, 아마존, 심지어 핀터레스트까지 이들 사업자가 커머스 분야에서 급격히 성장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해석했습니다. 또한 구글 CEO 순다 피차이(Sundar Pichai)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유튜브의 인기 있는 제품 ‘언박싱'(개봉기) 영상을 쇼핑 사업의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취지의 코멘트를 하여, 유튜브를 쇼핑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것에 있어 의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밖에 구글은 이커머스와 페이먼트 사업부 조직 개편을 진행하였으며, 지난 7월에 구글 쇼핑에서 쇼피파이 연동 및 수수료 결감이라는 당근으로 커머스 셀러를 확보하기 위한 유인책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일련의 이니셔티브를 바탕으로 구글은 최근 유튜브에서 쇼피파이 제품 정보와 연동한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부상하는 커머스, 그리고 기존과 다른 공급자 지형

커머스 시장의 잠재성을 기존 IT의 캐시카우인 광고와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이해가 쉽도록 국내 기준으로 보면, 국내 기준으로 온라인 커머스 시장 규모는 연간 거래액 기준으로 130조 원 수준입니다. 반면에 국내 온라인 연간 광고 시장이 약 7조 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숫자를 놓고 보면 커머스 시장의 규모가 거대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광고 시장이 사업 및 플랫폼이 상대적으로 표준화되어 효율적 높은 영업이익을 갖출 수 있고, 일부 시장 지배 사업자(국내는 네이버가 약 4조 원 수준으로 전체 시장의 상당 영역 차지)가 과점 혹은 독점할 수 있는 사업 영역입니다. 반면에 커머스는 상대적으로 버티컬 영역 등에서 차지할 수 있는 파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파편화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최근 테크 자이언트 기업들이 커머스 시장에 대한 관심을 갖는 배경은 코로나 이슈 때문입니다. 코로나 이슈로 오프라인 비즈니스 기반이 무너지면서 해당 기업들의 온라인 광고 마케팅 예산 확보가 힘들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온라인 광고 시장의 성장세가 더뎌진 상황입니다. 반면 커머스는 오히려 코로나 시대 이후로 더욱 급격한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베네딕트 에반스의 아마존 분석 아티클에 알 수 있듯이 주요 커머스 사업자의 코어 비즈니스(직매입, 마켓플레이스)는 이미 어느 정도 흑자에 가까운 상태로 전환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는 최근 인스타그램 COO(Justin Osofsky)의 IGTV의 쇼핑 기능 지원에 대한 성명을 통해 엿볼 수 있습니다.

 

“디지털 크리에이터, 브랜드는 인스타그램에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데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사용자들은 이들을 통해 영감을 얻기 위해 인스타그램에 방문합니다. IGTV와 릴(Reels)에 쇼핑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우리는 사용자들이 쉽게 동영상에서 직접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그리고 셀러가 자신의 스토리를 공유하고, 고객에게 도달하고, 수입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 인스타그램이 앞으로 보여줄 쇼핑 사업 행보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유튜브의 크리에이터가 여전히 수익화하는 방식들은 광고(애드센스 또는 PPL 형태) 방식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반면, 인스타그램의 브랜드·셀러·크리에이터는 커머스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거래와 관련된 활동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이 공식적으로 쇼핑 기능을 지원하기 이전에 이미 인스타그램 프로필의 링크를 통해 아웃바운드 구매는 사용자에게 익숙한 경험입니다. 또한 인스타그램 스토리의 질문받기 스티커 기능은 제품과 관련된 직접적인 QnA를 사용자와 셀러 사이가 벌어지게 하며, 이는 기존 커머스 서비스의 문의하기 이상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의 커머스 행보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계획은 릴(Reels)의 선전입니다. 인스타그램이 향후 쇼핑 기능을 적용할 릴(Reels)은 모건 스탠리 분석에 따르면 일간 기준으로 미국인의 12%, 월간 기준 34%가 해당 기능을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출시한 지 2달도 되지 않은 기능이 이미 틱톡(TikTok)과 유사한 지표(틱톡은 일간 미국 사용자의 17%, 월간 36%)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과거 인스타그램이 스냅챗을 벤치 마크하여 스토리 기능을 성공적으로 적용했듯이, 인스타그램 릴도 유사한 사례를 만들어 낼 것으로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릴(Reels)까지 커머스 기능이 적용되면 비디오 커머스의 일종의 마침표가 찍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라이브, 스토리, 동영상, 숏폼 동영상’ 포맷의 크리에이티브가 유통되면서 인스타그램은 최근 커머스에서 핵심으로 주목받는 비디오 커머스에서 사용자 접점과 사업 가능성을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용진님의 브런치에 게재된 글을 모비인사이드가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