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소식만큼이나 최근 뉴스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이 배달 키워드다. 라이더 억대 연봉이 어쩌고, 쿠팡이츠 한번 배달료가 2만원이 라고 하고! 또 3천원짜리 커피 주문하는데 배달료는 4천원이라고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짜장면 한그릇만 시켜도 그냥 가져다주던 시절. 심지어 그릇 수거하러 한번 더 오던 그런 날이 있었다. 코로나 이후로 일상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고, 마음만(단단히) 먹으면 여행을 갈 수 있었던 세상이 이제 다시 올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처럼! 다시 배달료 없는 세상이 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

안녕하세요 진유연 박성의 입니다. 오늘도 워낙 많이 보고 듣고 실제 경험하고, 또 직접 배달하는 분들이 있는 바로 그 배달 이야기입니다. 머 무언가 방향성을 제시하거나,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하는 건 아니고 언제나처럼 의식의 흐름입니다.

 

 

배달료? 그게 무슨 말이오!!!

배달앱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고, 주문은 그냥 전화로만 하던 세상이 있었다. 배가 고프면 저장된 번호 혹은 전단지 또는 책자를 보고 전화를 걸어서 주문을 똭! 하면 말 그대로 그릇에 담아서 배달이 오고 다시 가져가는 세상. 그때는 남은 음식을 배달 그릇에 같이 보내지 말고 깨끗이 씻어서 보내자 VS 그거 까진 아니더라도 쓰레기 정도는 빼자 VS 그냥 다 같이 넣으면 되지 멀 이런 이야기를 하던 시절. 그 세상에서 어떤 음식점에서 네 손님 배달 주문하시면 배달비가 3천원 따로 청구됩니다. 라고 하면? 하하하하하하 아이코 사장님 농담도 재밌게 하시네! 배달비 이름 사장님이 붙인거에요? 내 오늘 짜장면 안 불고 짬뽕국물 안 흘리고 오면 팁 쫌 드리리다.

그러다가 다들 아시는 오늘도 주문하셨을! 그 민족이 오고 이제 전화로 주문하는 게 낯설어 질 때쯤 배달팁이라는 것이 스윽~~ 생겼습죠. 처음 배달팁이 나왔을 때는 머 사실 지금보다 더 험악했던 기억도 있고!! 이제 배달 시장 장악하더니 배달에도 돈 따로 받는다!! 라고 그래도 최대한 음식점 점주들이 배달비를 최대한 감내하고 최소한의 배달팁을 부과. 주문 금액에 따라 배달비를 차등적용 하는 정도였지요. 배달비 없는 곳을 찾기도 하고, 그래 배달하는데 배달비 필요하지 하기도 했었지.

 

 

시작이 어렵지 올리는 건 덜 어렵지

첨에는 배달비를 따로 받기 보다는 최소 주문금액을 주로 적용. 그래도 한 2만원 정도는 팔아줘야 배달비 빠지고 이익도 조금 남는 수준이니까 그 정도는 주문하세요. 그 미만은 아예 주문을 안 받거나 배달비는 주문자에게 대부분 부담하게 했지. 조금 시간이 흘렀더니 최소 주문 금액은 그대로 있는데 최소 주문 금액을 넘겨도 배달비가 따로 붙기 시작. 천원 정도. 업체에 따라 2천 원까지.

보통 택배비를 제일 아까워하듯이 배달시킬 때 배달비는 많이 아깝지 않겠으요. 그래서 최대한 배달비 없는 데로 할라고 해도 내가 먹고 싶은 데가 있는데 배달비 있다고 안 시킬 수가 없잖아! 음식점에서도 가능한 배달비를 적게 내가 최대한 부담해서 경쟁에서 이기고 싶지만 그게 다 내 손해로 들어오니까 적정선을 지켜야 하고.

여기서 잠깐 예전에는 그런데 어터케 배달비 안 받고, 그릇까지 수거해 갔을까? 그야 그땐 배달원이 직원이었으니까. 직원=월급, 즉, 하루에 한 건을 배달하든 50건을 배달하든 월급은 동일(배달량에 따른 인센티브는 알 수 없으니) 무조건 주문이 오면 파파팍 배달하는 게 기본. 그러다가 배달앱과 배달대행이 많아지고 익숙해지면서 고정비가 들어가는 직원 고용 보다는 배달할 때만 비용을 지급하는 배달비로 바뀜. 무조건 정해진 금액만큼 점주가 부담해야 하니 그걸 내가 안고 파냐 고객에게 내라고 하냐의 차이.

그렇게 이미 소비자는 배달앱 주문에 익숙, 점주들도 배달원을 고용했던데 언제인가 싶을 정도로 배달대행을 중심으로 운영, 배달 주문은 점점 많아 지고 라이더들이 늘어난다고 해도 충분한 상황은 아니어서 점심, 저녁 시간대에 배달은 조금씩 밀리기 시작.

그럼 배달원을 다시 고용해서 배달하면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겠지만

점주: 그래도 장사가 될지 안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배달원을 고용해서 고정비를 내기는… 그리고 배달을 파파팍 잘할 지도 모르고.

라이더: 내가 하고 싶을 때 하고, 하는 만큼 벌고, 굳이 싫은 소리 들을 필요 없고!

 

 

코로나, 재택, 2.5단계 누가 배달하나?

코로나로 점점 밖에서 누군가를 만나서 밥을 먹기가 꺼려지는 상황. 전파가 심각하니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시행. 2단계, 서울/수도권은 2.5단계로 사실상 음식점, 카페에서 음식 먹기가 힘든 상황.

음식점주: 매장에 손님이 없네. 배달이라도 해야 겠다(원래 안 했는데…)

재택근무자: 회사 출근하면 회사식당에서 밥 딱딱 줬는데 or 오늘 점심 머 먹는지 그 맛에 회사 다녔는데… 그런 사람이 재택 근무한다고 갑자기 밥을 해먹을까? 아니 혼자 나가기도 그렇고 시켜 먹자

라이더: 기존 라이더 + 신규 라이더 + 파트 타이머 라이더. 등등 엉켜 있지만 기존 라이더 들은 늘어나는 주문에 괜찮은 콜을 중심으로 열심히 잡음. 신규 라이더는 무언가 열심히 하지만 느림. 파트타이머는 굳이 비 오고 미끄럽고 더운데… 날 괜찮을 때 하지.

사 먹고 싶지만 나가기는 싫은(무서운) 자: 맨날 집밥이랑 편의점 먹을 수 없잖아. 시켜 먹자!!! 외식을 배달로 대체! 1인 가구도 4인 가족도… 돌아서면 밥하기 너무 힘들다 하루 한끼 적어도 이틀에 한끼는 시켜 먹자!!!

이 상황이 되니까 당연히 수요는 대폭발, 공급은 한정되어 있지. 라이더 공급이 급격히 늘어나지 않는 건 너무도 당연하지만 라이더 또한 특수 직군으로 그냥 한다고 바로 되는게 아니란 말씀. 배달료가 올랐다고 해서 시작해 봐야 충분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사람은 또 많지 않음. 배달료로 건당 5천원을 받는다고 가정할 때 한 시간에 4건 하면 20,000원. 이게 15분에 한 건씩 하는 기준. 물론 8건도 할 수 있지.

단! 8건을 하려면 7분에 한 건씩 처리해야 함. 한번에 2~3건 처리한다고 해도 2건 묶어서 15분 컷. 주문 잡고, 음식점 가서 픽업해서, 배달지 가서 초인종 누르고, 엘리베이터 기다려서 타고 올라가서 전해주고(결제하고) 다시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와서 다음 배달 가고!!

그럼 4만원 중에 떼 주는 금액 조금 있고 그리고 머 맨손 맨다리로 하나 어디서 오토바이 혹은 자동차 구해와야 지! 거기 들어가는 돈 등등 치면 그렇게 많이 안 남음.

TMI: 일 50만원 이야기하는데… 가능합니다. 불가능하지 않아요. 라이더들도 가능한지 압니다. 단, 안 합니다. 그렇게 하면 몸이 많이 상하거나 다칠 위험이 엄청 올라가니까.  

결국 신규로 들어온 사람들 중 계속하는 사람이 별로 없음. 물론 또 새로 들어오겠지. 그런데 수요는 올라간 상태에서 더 올라가니까 간격이 계속 발생. 앞으로 더더욱 배달이 늘어날 것 같은 상황에서 사고 위험이 크고, 생각보다 돈을 많이 벌지는 못하는 곳에 신규 진입이 많이 늘어날 것 같지 않음.

돈 많이 벌면 그래도 할 것 같은데! 하겠지만 모두가 하는 말 있잖아요. 오토바이 위험해.

 

 

 

근데 배달료는 왜 3~4천원씩 함? 택배는 2,500원인데

배달비 인상, 라이더 부족 등의 기사에 한번씩 보이는 댓글인데… 택배는 엄청 먼데서 오는데도 2,500원인데 배달은 끽 해야 1킬로 정도인데 왜 더 비쌈? 이걸 굳이 설명해야 하는게 이상하지만 그래도 써보면 그 이유는 택배비가 너무 싸기 때문 끝.

택배비가 싼 것도 있고, 시간제한이 있기 때문이지 배달은. 택배는 꼭 가져다줘야 하는 시간 제한이 없음. 다음날 배송을 보장하는, 새벽배송이라서 7시 이전에 배송 완료해야 하는게 아니란 말씀. 택배가 대부분 다음날 오니까 다음날 배송 보장처럼 보이지만 보장이 아님. 그리고 내일 10시에 올 수도 14시에 17시에 21시에 올 수도 있음. 명절때는 23시에 오기도 함. 그럼 그 택배는 늦은거? 아니 아침 9시도 밤 11시도 똑같이 내일 범위에 들어감.

그런데 음식 배달은? 바로 딱 가야함. 12시에 주문한 짜장면 탕수육 세트가 20시에 도착하면?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 시간 제한 부분이 결국 한 명이 한군데 밖에 갈수 없는 구조. 나에게 강의 요청이 들어왔을 때 다음 주 중에 시간되실 때 아무 때나 해주세요 와 몇 월 며칠 몇 시에 어디서 해주세요의 차이. 아무 때나 해주세요는 조금 더 낮은 비용으로 할 수 있겠지. 이건 조금 뛰어넘어 보면 온라인 강의가 싼 이유.

그리고 배달료 올랐다 비싸다는 글에 대부분 댓글은 그럼 직접 포장해서 가져오면 되잖수 포장할인도 있는데!! 요런 느낌이고 사실상 개개인이 판단하면 된다. 내가 4천원을 낼 거냐 아님 지금 나갔다 올 거냐?

 

 

배달료가 계속 오를까?

배달료는 음식을 주문하면 부차적으로 들어가는 서비스인 만큼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진 않을 듯. 현재의 평균적인 3천원~4천원 수준이 어느 정도는 유지될 것으로 보임. 다만, 할증요금이 붙을 가능성이 높음. 거리 기준을 더 세분화해서 (내가 알기론) 보통 500미터 단위로 가격이 오르는데 이걸 100미터 혹은 200미터 단위로 쪼개서 거리 요금이 오른다든지. 점심, 저녁, 야식 피크타임에 기본료 혹은 거리 요금이 더 오르는 형태가 될 수도.

그리고 현재 쿠팡이츠에서 밀고 있는 한집만 배달하는 구조로 배달원을 모으고 상대적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형태처럼. 퀵 시장에서 이제는 일반화된! 일반 퀵과 급송처럼. 여러 군데 음식을 모아서 배달하는 비용과 한군데만 딱 가져다주는 배달료가 달라질 수도 있음.

이제는 음식 배달도 급송배달, 일반 배달로 될 수도. 일반 배달은 최대한 최소주문금액이나 점주가 녹여내고, 빨리 받고 싶은 고객은 자기가 배달료를 부담하는 형태로. 이렇게 되면 조금 더 명확한 구조가 되기는 하는데… 이러면 선택해야지 내가 직접 가서 찾아올 지 급송 배달시킬지.

 

 

실제 사례 한가지

이건 아주 특수한 상황에 딱 하나의 사례이니 그냥 참고로만 보면 됨. 후배가 요즘 배달료가 괜찮다고 하길래 잠깐 해봤다고 하면서 보내온 사진. 40분 정도에 6건. 조건은 본인이 아주아주 익숙한 동네에서 비가 조금 오는 피크타임에 진행함. 한시간에 4만원 정도 할 수 있을 거라고 함.

 

“만원짜리 배달하고 5천원 받으니까 이게 돈이 어떻게 도는건지 궁금하네요”

“지금 건당 5천원에 30회 전후로 추가 프로모션 있는데 3천원 정도로 떨어져도 시급 2만원 정도는 될 것 같아요”

 

 

 

이미지 설명. 요새 프로모션이 많이 풀린 것 같아서 살짝 맛만 봤습니다 라는 후배

 

작년에 쓴 글 “배달료 진짜 비싼가”

작년에 이런 글을 썼었군. 이글로 마무리~~

https://3rlaps.com/fulfillment/view/7

 

오늘도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성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