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시대로 인한
사라진 것들을 통해 살아나는 변화들을 조명합니다.
코로나19 극복 이후가 예상할 수 없는 극단적 상황을 나타내는 ‘블랙스완’일 수도 혹은 5년 주기 내지 더 짧게, 일상적으로 접하게 되는 ‘뉴노멀’이 될지 그 누구도 함부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낯선 환경을 대처하면서 비일상이 새로운 일상으로 구축되고 있는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평범했던 일상이 날마다 무엇인가 생겨나고 사라지고 있는 것들을 조명하고자 합니다.
우리 일상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교류의 감소’
사라지는 대면만남, ‘살아’지는 화상만남
최근 판교의 한 개발자와 오랜만에 티타임을 갖자고 얘기하면서 “줌(Zoom, 화상회의 서비스)에서 만나자”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일상의 사소한 만남도 비대면을 통해 이뤄지고 있죠. 요즘 방청객들을 모아두고 진행하는 코미디 프로그램만 보더라도 방송 프로그램의 변화들을 엿볼 수 있습니다.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화상을 통해 라이브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고, 이전에는 수동적인 방청객으로 그들의 역할이 최소화됐다면, 현재는 직접 출연자들과 의사소통도 하고 음식도 만들면서 능동적인 참여자로 변모하고 있죠.
배달도 집에서 요리도 집에서, 식품업계에 부는 바람
일요일만 요리사가 되던 시절은 가고…
언택트 (Untact, 비대면) 시대의 도래와 함께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의식주 중 두 가지, 식문화와 공간이 기존과 다른 변화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시민 10명 중 7명은 비대면 방식의 소비를 하고 있으며 평균 이용횟수는 주당 2.3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용 분야는 ‘음식 (54.0%)’, ‘쇼핑 (37.2%)’, ‘금융 (6.6%)’ 순으로, 이들 중 앞으로 80% 이상이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비대면 소비활동을 하겠다고 답했는데요.
정서상 직접 사람에게 음식을 건네는 서비스를 선호했던 예전과 비교하면 쉽게 상상할 수 없는 변화가 우리에게 서서히 일어나고 있는 것이죠. 신선식품을 배달하는 쿠팡, 지마켓, 옥션 등과 같은 판매/운송 기업의 검색량도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되는 시점과 맞물려 크게 증가했습니다.
국내 1,941개의 기업 가운데 TOP10에 위 3개의 기업이 차지하는 등 비대면 온라인 배달을 통해 식료품을 구매하는 방식이 보다 다양한 연령층으로, 보다 빠르게 이용자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미국의 식음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업체인 헌터 (Hunter)에 따르면, 가공식품의 섭취량이 높은 미국인의 경우에도 54%가 팬데믹 이후 요리를 직접 조리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습니다.
중국에서는 여러 사람이 함께 먹는 훠궈가 휘청거렸습니다. 훠궈 체인점 하이디라오의 올 상반기 매출이 94억 위안 (약 1조 602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 감소했고, 1700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는데요. 하이디라오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메뉴를 다변화하고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패키지 판매를 늘리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상황이 이러다 보니, 최근 식품 관련 업체들은 SNS와 유튜브를 활용해 소비자와 거리를 좁히는 콘텐츠를 발행하여 비대면에서 느끼는 정서적 부족 해결에 주목하는 방식의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의 물리적 공간은 ‘온라인’과 ‘자연’을 중심으로 다시 쓰여질 것
사라지는 사무실에 ‘살아’지는 자연과 온라인
전통적인 공간의 인식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개학과 재택근무를 통해서 당연시되던 기존의 물리적 건물이 집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현상이 한동안 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근로형태 및 노동환경 전망’을 조사한 결과, 국내 대기업 75%가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유연근무제를 새로 도입하거나 확대했다고 밝습니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현상이 일정 분기점 (급변점, Tipping Point)을 넘어서면 가속화되는 경향이 있기 마련인데요.
대기업에 한정된 상황이긴 하지만, 유연근무제를 운영하는 기업의 과반(51.1%)이 포스트 코로나에도 유연근무제를 지속·확대할 계획이라고 응답한 만큼, 국내에도 다양한 근무방식과 재택근무의 도입이 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이네요.
이에 따른 노동시장의 유연성 부분에 대한 염려도 커지고 있고요.
교육 시장도 초·중·고 및 대학, 전문 교육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온라인 교육 형태의 도입을 앞당기고 있습니다.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는 그의 저서에서 기존 중세의 도제식 교육 구조가 비대면 디지털 교육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교육을 받기가 더욱 쉬워질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마치 핀테크를 통해 금융기관에 직접 찾아가지 않고도 다양한 투자를 손쉽게 접할 수 있고 그에 따른 비용 역시 조금씩 줄어들게 된 것처럼 말이죠.
자연히 에듀테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화상회의 서비스인 줌을 비롯해 MZ 세대에게 인기 있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틱톡 역시 경기도 교육청과 함께 온라인 강의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국내에서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은 공식적으로 틱톡 채널을 개설해 운영하며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최근 화상회의 서비스인 팀즈의 기능을 강화해 수업이나 회의 시에 마치 강당 객석에 앉은 것처럼 몰입도를 높여주는 UX (User Experience, 사용자 환경)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또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기업간의 치열한 눈치싸움도 이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집과 온라인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자연에 대한 관심도 높습니다.
등산객이 늘고 캠핑 수요가 커지고 있습니다.
언택트,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우리는 단순히 소비자를 직접 마주하지 않음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디지털 자산인 데이터를 통해 그를 분석하고 활용의 기회를 늘리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에 발맞춰 대응해야 합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시간을 벌어야 할 시점에 놓아진 것이 확실합니다. 동시에 비대면을 넘어 여전히 온라인으로 새로운 아이디어와 연결에 대한 가치가 지속되고 있음을 놓치지 말고 소통의 가치에 다시 한번 집중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
데이터마케팅코리아의 블로그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