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의 행동을 분석하고자 할 때, 우리는 크게 두 가지 궁금증을 가지게 됩니다. 우선 첫 번째는 사용자가 서비스에 유입된 직후부터 이탈할 때까지의 전반적인 흐름이 어떻게 되냐는 의문이며, 두 번째는 특정 화면(혹은 장면)에서 사용자들이 보이는 행동 패턴이 어떻게 되냐는 의문이 그것이죠.
가령, 우리가 (IT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최종 테크!) 치킨집을 운영하게 되었다고 생각해보죠. 우리는 우선 손님(사용자) 이 가게에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 사용자의 행동 흐름을 분석할 수 있을 겁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문을 열고 들어온 뒤, 빈자리를 찾아 앉고, 메뉴판을 본 뒤, 메뉴를 고르며, 주문을 하고, 나온 음식을 맛있게 먹고, 돈을 지불한 뒤, 가게 문을 나서는 흐름이 될 겁니다. 하지만 만약 여기서 손님이 가게에 들어와 빈자리를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한다거나, 메뉴판을 찾지 못해 가게 안을 헤매는 모습을 확인한다면 우리는 무언가 우리가 짜놓은 동선 상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을 겁니다. 이것이 첫 번째 물음, 즉 ‘사용자가 서비스에 유입된 직후부터 이탈할 때까지의 전반적인 흐름이 어떻게 되냐’는 의문에서 출발하는 분석이라 할 수 있겠죠.
다음으로 우리는 메뉴판을 보는 손님이 주문은 하지 않은 채 이를 앞뒤로 계속해서 뒤적거린다거나 수심 가득한 표정을 짓는 모습을 볼 수도 있을 겁니다. 메뉴판 혹은 메뉴를 고르는 ‘단계’에 문제가 있던 것이죠. 이것은 두 번째 물음인 ‘특정 화면(혹은 장면)에서 사용자들이 보이는 행동 패턴이 어떻게 되냐’는 의문에 해당할 겁니다. 우리는 이번 글을 통해 이중 두 번째 의문점을 해소해 보고자 합니다. 대부분의 IT 서비스가 기본 단위로 두는 ‘화면’ 별로 서비스를 분석하는 방법론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는 것이죠.
화면 단위의 분석을 시작하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 하나. 얼마나 많은 사용자들이 이 화면을 사용하고 있을까?
- 둘. 화면에 들어온 사용자는 의도대로 행동하고 있을까?
- 셋. 사용자들은 화면에서 원하는 답을 찾았을까?
1. 얼마나 많은 사용자들이 이 화면을 사용하고 있을까? : 세션 수와 스크린 뷰 수, 일평균 사용자
첫 번째 질문은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관련 애널리틱스를 활용하는 기업이라면 어렵지 않게 그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세션 수와 스크린 뷰 수, 일평균 사용자 수에 관한 지표가 그것인데요. 여기서 세션 수란 앱 시작부터 종료 단계까지 분석을 원하는 화면에 한 번이라도 출입한 경우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지표이며, 스크린 뷰수는 해당 화면을 사용자들이 총 몇 번이나 보았는지 확인하는 지표를 말합니다. 일평균 사용자 수는 당연히 하루(24시간)를 기준으로 얼마나 많은 사용자들이 해당 화면에 출입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겠죠.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세 지표가 하나의 일관성을 가지고 있냐는 것입니다. 가령, 아래 그림과 같이 세 지표가 모두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면 다수의 사용자들이 해당 화면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만약 일평균 사용자 수는 굉장히 적은데 반해 세션 수 혹은 스크린 뷰 수가 극단적으로 높다면 일부 사용자들만 해당 화면에서 유용성을 느낀다고 볼 수도 있겠죠.
2. 화면에 들어온 사용자는 의도대로 행동하고 있을까? : 스크린뷰당 체류시간, 스크린뷰당 액션, 스와이프 방향
두 번째 질문은 어쩌면 이번 장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에 해당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사용자가 의도한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 기획 혹은 디자인은 ‘잘못된 것’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우선 이 질문은 세 가지 지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스크린 뷰당 체류시간에 관한 것으로, 이는 다시 말해 ‘사용자가 한 번 화면에 들어가면 얼마나 오랜 시간 머무는지’에 관한 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체류시간이 유사한 화면과 대비하여 너무 짧다면 많은 사용자가 해당 화면에 별다른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며, 너무 길다면 해당 화면에서 원하는 기능을 찾지 못해 헤맸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죠.
두 번째와 세 번째 지표인 스크린 뷰당 액션, 스와이프 방향도 마찬가지입니다. 클릭, 더블 탭, 스와이프 등의 사용자 ‘액션’이 기획 의도만큼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스와이프를 하고 있는 등의 지표를 확인한다면 이 역시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죠.
물론 이 의문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사용자들이 실제로 그 화면에서 어떤 부분을 터치하고 있는지, 어떤 버튼을 가장 먼저 터치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일 겁니다. 이 부분은 다음 장인 ‘히트맵으로 사용자 행동 분석하기’를 통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죠.
3. 사용자들은 화면에서 원하는 답을 찾았을까? : 크래시, 무반응탭 비율, 앱종료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은 해당 화면에 대한 정확한 만족도 조사를 하지 않는 이상, 데이터에 기반한 ‘추측’에 매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지표가 바로 크래시와 무반응 탭 비율, 앱 종료 수입니다. 우선 해당 크래시와 무반응 탭 빈도가 높다면 사용자의 만족도는 자연스레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들어가기만 하면 크래시가 발생해서 앱이 종료되는 화면, 여기저기 눌러봐도 아무런 반응도 없는 화면을 누가 좋아할 수 있겠냐는 말이죠. 더불어 앱 종료 지표의 경우 해당 화면이 우리가 기획상 목표로 한 최종 지점에 해당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무언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겁니다. 화면을 헤맨 끝에 다음 경로를 찾지 못하여 앱을 종료해 버리거나 기타 다른 이유로 앱을 꺼버린 경우일 테니 말이죠.
이번 시간에는 IT 서비스의 최소 단위인 ‘화면’을 기준으로 이를 분석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전에도 몇 차례 이야기 드렸지만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기계이지만 이를 통해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 그리고 분석을 통해 자신의 서비스에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도출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해당 글은 유저해빗과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