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T 도입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받다.
지난주에 작성한 KPT하는 스타트업은 성장한다 글에 굉장히 많은 반응이 있었다. 실제로 비슷한 방법으로 팀 내 회고를 하고 있다는 분도 있었고, 자세히 듣고 싶다고 연락을 주시는 분들도 있었다. 지난 글에서는 KPT 도입과 효과에 대해서 작성하였다면 이번에는 실제로 팀 내 적용 방법에 대해서 작성할 예정이다. 평소 퍼실리테이터는 PM인 내가 담당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9회에 걸쳐 진행해오면서 크게 문제없이 잘 진행되어 왔기에 그 순서를 토대로 작성하겠다.
실제로 도입해보면 매우 간단한 애자일 회고 방법론이지만, 중간중간 진행자와 팀 동료들이 지켜줘야 하는 포인트가 있다. 이 부분도 각 파트에서 언급할 테니 그래도 어렵다면 편하게 문의해주시길 바란다.
KPT 시작하기
- 준비물 : 화이트보드, 포스트잇(3개 컬러), 두꺼운 펜, 타임 타이머
- 참가 인원 : 지금까지 진행자 포함 총 8명까지는 진행해보았다. 6명일 때는 여유가 있었고 8명이 되었을 때는 50분을 꽉 채우거나 5분 오버하는 경향이 있었으니 참고 바란다. 10명 이상인 경우는 공유 시간을 조금 더 늘려서 총 1시간 안에 끝낼 수 있도록 하자.
타임 타이머는 구글 스프린트에서 사용되는 마법의 시계를 추천한다. 현재 남은 시간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어서 각자 정해진 시간 안에 마칠 수 있도록 해준다. 팀 내 스프린트에서도 잘 사용하였는데 짧은 시간 안에 Keep, Problem, Try를 작성하고 공유해야 하는 KPT에도 타임 타이머는 굉장히 활용도가 높았다. 물론 다양한 종류의 타이머를 사용해도 좋다. 대신, 현장에서 정해진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보일 수 있게 하여 짧은 시간 안에 집중해서 작성 및 공유를 마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
최근에는 리모트 워크 멤버도 늘어나게 되었고 위 준비물로 몇 번의 KPT를 거듭하면서 팀 내 노하우가 축적되어 온라인상에서 KPT를 진행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래서 최근 KPT 진행은 정해진 시간에 온・오프라인에 모여서 웹 서비스를 통해 작성하고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해당 내용은 다음 글에서 작성하겠다.
작성 툴은 웹 서비스를 사용하는 게 좋지만, 모이는 건 오프라인으로 다 같이 모여서 하길 추천한다. 같은 장소에 모여서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게 가장 좋았다.
타임 스케줄
시간은 50분 정도로 진행되며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10분 정도 여유를 가지자. 진행 순서는 아래와 같다.
KPT에 대해서 설명 – 5분
Keep, Problem 작성 – 5분
각자 작성한 Keep, Problem 공유 – 10분
Try 작성 – 7분
각자 작성한 Try 공유 – 8분
팀 및 프로젝트에 활용할 Try & Action 선정 – 15분
KPT에 대해서 설명 (5분)
KPT를 팀에서 진행하자고 하면 다들 처음 듣는 키워드에 어렵게 느낄 수도 있다. 나는 PM(또는 팀 리더)이 먼저 KPT에 대해서 공부하고 간략하게 공유할 자료를 만들었으면 한다. 자료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 팀 및 프로젝트 회고의 목적
- KPT Goal : KPT가 끝나는 조건을 한 문장으로 작성
- KPT 설명 : 개요, Keep, Problem, Try에 대해서
- 타임 스케줄
나는 이 자료를 만들어서 매번 KPT를 할 때마다 짧게라도 어떤 내용인지 꼭 설명을 하고 KPT를 진행하고 있다. 새롭게 들어온 멤버가 있거나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시점이라면 해당 방법론에 대해서 잊어버렸을 가능성이 있기에 KPT에 대해서 1분이라도 꼭 설명 후 시작한다. 그리고 같은 팀에서 첫 번째 KPT를 잘 마쳤다면 두 번째부터는 KPT에 대한 설명을 짧게 하고 이전 KPT에서 결정된 Try & Action의 결과물을 간단하게 공유하는 시간으로 한다.
Keep, Problem 작성 (5분)
포스트잇 컬러는 Keep (옐로, 블루 등), Problem (핑크)로 나눠서 각 멤버에게 나눠준다. 멤버는 5분 동안 각자 생각하고 있는 Keep, Problem에 대해서 작성한다. 내용이 어느 한쪽에 치우쳐도 괜찮다. 5분 동안 본인의 생각을 작성하는 게 중요하다.
Keep은 현재 만족하고 있는 부분(Good), 계속해서 이어갔으면 하는 부분(Keep)을 자유롭게 작성한다. Problem은 불편(or 불만) 하게 느끼는 부분,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 잠재적인 문제를 작성한다. 진행자 본인도 해당 시간 동안 똑같이 작성한다. (타임 타이머는 누구라도 고개를 들면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Keep, Problem 공유 (10분)
각자 자기 순서가 오면 작성한 Keep과 Problem를 읽고 진행자에게 넘겨준다. 진행자는 넘겨받은 포스트잇을 화이트보드의 Keep 영역과 Problem 영역에 붙인다. 타인의 순서에 나온 내용이 본인의 것과 같다 하더라도 그냥 듣는다. 각자 공유가 다 된 후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작성자에게 의미를 물을 수 있다. 작성자는 해당 내용이 어떠한 것인지 간략하게 설명할 수 있으며 현재 KPT에 참여하고 있는 멤버들이 해당 건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은 불필요한 논쟁과 토론은 금지한다. 각 멤버가 토론을 시작하면 진행자는 중재하고 Try 작성에서 해당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안해달라고 언급 후 다음 순서로 넘어가자. 말 그대로 Keep과 Problem을 공유하는 자리임을 잊지 말자. 공유를 통해서 현재 팀 내에서 좋았던 점, 불편했던 점등이 가시화되어 구성원들에게 공유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Try 작성 (7분)
참가자 전원이 각자 Try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마구잡이로 아이디어를 내는 것보다 조금 전에 각 멤버들로부터 나온 Problem의 해결책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결과물에 실수가 많다는 Problem에 대해서 다음부터는 신경 써서 잘하자 보다는 제출 전에 팀 멤버에게 리뷰 받는 구조를 만들기를 통해서 해당 문제에 대해서 다들 좋게 좋게 넘어가는 게 아니라 간단하더라도 확실히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안하여 팀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편한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게 가능하다. 개인적으로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Try 작성에 도움이 되었다.
Try는 다음 KPT(회고)에서 판별이 가능한 것으로 할 것.
자신의 행동으로 컨트롤 가능한 것으로 할 것.
KPT가 끝나자마자 실행 가능한 것을 제안할 것.
Try 공유 (8분)
각자 자기 순서가 오면 작성한 Try를 읽고 진행자에게 넘겨준다. 진행자는 넘겨받은 포스트잇을 화이트보드의 Try 영역에 붙인다. (비슷한 솔루션은 그룹핑해서 붙여두는 것도 좋다)
각자 공유가 다 된 후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작성자에게 물어볼 수 있으며 작성자는 해당 내용이 어떠한 것인지 간략하게 설명할 수 있다. 물론, 이때도 토론 및 논쟁은 불필요하다. 정해진 시간 안에 공유를 마칠 수 있도록 진행자의 판단이 중요하다.
Try & Action 선정 (15분)
Try 공유가 끝났다면 이 안에서 다음 KPT 실시까지 Action을 취해서 개선할 수 있도록 Try(솔루션)를 정하는 게 필요하다. 나도 처음에는 이 부분에 시간 할당을 많이 해서 토론도 하고 솔루션에 대해서 깊게 나눠봤지만 시간만 쓰고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 후 선택하고 있는 방법이 각자 마음에 드는 Try에 투표를 하는 것이다. 한 사람당 2-3개의 투표권이 있고 자신의 것에 투표해도 무방하다. 이렇게 하면 현재 팀 내에서 가장 문제시되고 있는 것에 대한 Try(솔루션)가 자연스럽게 상위에 올라오게 된다.
한 번의 KPT에서 정할 수 있는 Try는 최대 3개로 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해당 Try에 대한 담당자를 선정하고 어떠한 결과물로 공유할지 그 자리에서 이야기한다. (담당자는 거수 형태로 했다. 아무도 없을 때는 팀 리더가 하는 게 가장 좋았다)
예를 들어, 결과물을 제출 전에 팀 멤버에게 리뷰 받기가 Try로 선정되었다면 담당자가 이 Try에 대해서 리뷰를 받는 플로우 및 룰을 문서로 정리해서 팀에 공유하면 된다. (대체적으로 문서화하여 솔루션으로서 공유하는 케이스가 가장 많다. 각 담당자의 재량에 따라 프로토타입이나 다양한 형태의 솔루션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솔루션은 각 담당자에게 맡기는 것이다. 그 자리에서 어떠한 솔루션으로 해야 한다는 디테일한 부분까지 이야기하면 끝이 없다. 다음 KPT 실시까지 각 담당자가 Task로 가지고 있으면서 본 업무 외에 시간이 남을 때 진행할 수 있도록 여유를 준다. KPT를 여는 주기는 1달 간격으로 하고 있다. (2주나 3주도 괜찮지만 1달도 은근 금방 오더라)
단, 다음 KPT까지는 담당자가 Task를 완료할 수 있도록 팀 리더가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진행 상황에 대해서 체크할 필요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바로 해결하는 멤버가 있는가 하면 다음 KPT가 시작되기 직전에 완료해서 공유하는 경우도 있다. 정답은 없다. 팀 내에 언급된 문제에 대해서 솔루션이 제안되고 다들 그 내용에 맞춰서 움직여 보는 것이다. 그래도 부족하다면 다음 KPT에서 Problem으로 언급하여 Try로 연결하면 된다. 본인이 생각했던 Try가 선정되지 않았다고 실망할 필요도 없다. 정말 문제라면 또 언급될 것이고 그때 선정하면 된다.
팀 리더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의외로 언급되는 문제들을 보면 솔루션으로 연결하지 않아도 리더와 멤버들이 조금만 주의하면 해결할 수 있는 것들도 상당수이다. 이 부분은 리더가 먼저 캐치해서 평소 업무 중에 신경 써서 각 멤버들이 불편하게 생각했던 부분에 세심한 배려를 하면 좋을 것이다.
팀 멤버에게 최대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KPT를 주기적으로 열기 위해서는 팀 리더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KPT가 끝나고 각 Try 담당자에게 Task를 할당하거나 금일 언급된 내용을 회의록으로 남겨서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회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KPT가 끝나면 다음 KPT 일정도 바로 캘린더에 넣어서 팀 멤버들에게 이 KPT는 계속 이어서 한다는 것을 인지시킨다.
의외로 매달 새로운 문제가 제기된다.
KPT를 4번 정도 했을 시점이었다. 나름대로 문제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어느 정도 팀 내 룰로 정해졌고 해결되었던 부분도 많이 봐왔던 터라 이번 KPT는 Problem이 별로 없지 않을까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근데 아니었다. 그때 회사 및 프로젝트 등 환경에 맞춰서 새로운 문제는 계속해서 나오는 것이었다.
내 기준으로 봤을 때는 그 당시 팀에 큰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착각이었다. 오히려 평소보다 Problem이 더욱 많이 나오는 것이었다. 굉장히 많이 반성했던 기억이 있다. 내가 봤을 때 괜찮아 보여서 KPT를 쉬자고 하려고 했던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는 우선 KPT를 계속해서 하고 있다. 때때로 매우 간단한 Try가 선정되기도 하지만 그 또한 중요하다. 문제가 개선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매달 KPT를 진행하면 성장한다.
매달 KPT를 진행하면 다들 진행 방식도 익숙해지고 운영적인 부분 등에서도 피드백을 주기에 각 회사 및 팀 상황에 맞춰서 KPT를 변형해가길 바란다. 그러면서 팀은 더욱 건강해지고 방치되어 있던 문제는 가시화되어 해결되는 솔루션으로 이어질 것이다. KPT는 스타트업뿐 만 아니라 조직이 있는 모든 곳에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좀처럼 팀 내에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기 힘들거나, 리더와 멤버 간의 인식 차이가 있거나, 문제를 제안해도 솔루션으로 연결되지 않아 고민이라면 KPT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들 건강하게 팀 동료와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성장하길 희망한다.
Jayden님과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