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들의 PM에 대한 JD를 보면,
기대하는 역할은 제각각이다
대부분 Product manager를 단순히 일정을 관리하는 Project manager나, 아이디어를 내고 와이어 프레임을 잡는 서비스 기획에 국한된 역할로 보는 경우가 많지만, 인스파이어드에서 말하는 PM은 어깨가 더 무겁다. 목표를 관리하는 동시에, 시장, 고객, 데이터, 팀에 대한 책임을 가진다고 설명된다.
첫 세션은 PM의 역할과 책임에 관한 내용으로 진행되었고, 각기 다른 환경에서 일하던 PM들이 책임에 대한 같은 기준을 갖게 되는 시간이었다.
글의 내용은 아래 개요를 따라 작성했으며, 이어지는 3개 세션에 대해서도 동일한 형태로 정리할 것이다.
- 얻고자 하는 것
- 진행 방식
- 진행 내용
- 적용
요약 내용만 적지 않는 것은, 관심 있는 조직에서는 형식을 참고하여 비슷하게 진행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아서다. 뭉퉁그려 한두 시간 토론회로 끝내기에는 아쉬운 책이다.
얻고자 하는 것
인스파이어드는 제품 관리자를 위해 쓰인 책이다. 무엇보다 제품 관리자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추가로 정의할 필요는 없었다. 책에서 제시하는 제품 관리자의 기준을 잘 이해하고, 어떻게 잘 지켜나갈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진행방식
스스로, 자기 입으로 다시 말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책에 비추었을 때 우리는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 회고하는 형식이 적합할 것 같았다. 사례를 나누고, 특히 약한 고리에 대해서는 솔루션을 도출하고 실행해보기로 했다.
모인 자리에서 바로 기준들을 보고 Yes/No를 선택하고 사례까지 떠올리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사전에 생각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기 위해서, 책의 기준들을 설문조사로 만들어 미리 전달했다. (설문은 익명으로 진행했다)
설문을 작성하기 위해 먼저, 인스파이어드에서 말하는 제품관리자의 역할과 책임을 크게 아래 5가지로 분류하였다.
- 백로그 관리 및 목표 설정의 기준이 있는가?
- 고객에 대해 정성적, 정량적인 이해를 가지고 있는가?
- 이해관계자에 관심을 가지고, 필요와 제약사항을 파악하고 있는가?
- 시장, 트렌드, 경쟁사에 대해 꾸준히 학습하고 있는가?
- 셀원 역할 이해를 바탕으로 협업하고, 동기부여하고 있는가?
그리고 주제마다 파생되는 구체적인 항목을 달아서 PM 스스로 체크해볼 수 있도록 했다. (물론 각 항목들도 책의 내용을 기반으로 한다) 아래는 두 번째 주제에 대해 PM들에 전달한 항목을 예시로 적었다.
ex) 고객에 대해 정성적, 정량적인 이해를 가지고 있는가?
- 나는 유저가 ‘무엇을, 얼마나 하고 있는가’를 정량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 나는 유저가 ‘왜 그 행동을 하고 있는가?’를 정성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 나는 매일 30분 정도는 데이터(매출, 고객, 테스트)를 확인하고 있다
- 나는 데이터 분석가와 함께, 직접 목표/실험을 설계하고 데이터를 해석한다
세션 시간은 2시간으로 잡았고, PPT 장표를 만들어서 발제자가 진행했다. 모두가 책을 읽었다는 가정이 있었기 때문에, 모든 내용을 장표에 요약하지는 않았고, 적용할 포인트가 있는 뾰족한 내용과 설문 결과를 넣었다. 일주전에 미리 전달하며, 필요하면 추가 아젠다를 발의하도록 했다.
진행 내용
7명의 PM이 회의실에 모였다. 장표에 넣은 설문 결과를 하나씩 짚어가며, 아래 프레임으로 답하고 서로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진행했다.
- 나는 어떤 응답을 했는가? (Yes / No)
- 어떤 사례 때문에 그렇게 느꼈는가?
- 우리가 챙겨 두어야 할 노하우, 혹은 해결하기 위한 당장의 솔루션은 무엇일까?
설문 결과 원본을 공유하지는 않으려 한다. 구체적인 회사 내용을 그대로 담으면 안 될 것 같고, 회사마다 차이가 있으니 범용적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결론으로 도출된 PM 체크리스트만 글 마지막에 첨부하려 하고, 글에서는 가장 약한 고리에 대한 사례와 솔루션 적용 한 가지만 예시로 적었다.
PM들의 가장 약한 고리는 시장, 트렌드, 기술에 대한 학습이었다. 6명의 PM 중 4명이 ‘잘 하고 있지 못하다’라고 답변했다. 아래는 이 부분에 대한 속기록 중 발췌한 내용이다. (‘도’는 필자이고, 나머지 이니셜로 각 피엠을 구분한다)
도 : 처음으로 ‘시장, 트렌드 학습’ 부분에서 과반수 넘는 부정적인 의견이 나왔다. 어떻게 느끼시나? 헬 : 해야 하는데 시간이 없다. 일이 너무 바쁘다. 네 : 저는 슬랙에 뉴스봇 달아서 하는 거 … 오면 좋은 자극은 되는데. 일단 시장에 대한 개요가 없으니까, 어떤 포인트에서 해석해야 할지 어렵다. 도 : 시간이 없는 문제, 그리고 전체 그림이 없는 상태에서 파샬하게 들어오니까 정리 안되는 문제. 조 : 외국 시장에서 서비스하니까 직접 학습도 중요하지만,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 다만 raw로 주는 게 아니라, 섭취할 수 있게 정리되어서 오면 좋겠다. |
PM의 시장, 트렌드, 기술 학습이 어려운 이유는 아래 세 가지였다.
- Project managing 만으로 너무 바쁘다
- 시장 전체 그림에 대한 이해가 없다
- 정리되지 않은 정보들이 던져진다
바쁨으로 인한 것은 효율적으로, 더 많이 일하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되어 non-key로 분류했다. 집중해서 해결할 문제는 ‘시장 전체 그림에 대한 이해 부족’, ‘정리되지 않고 그때그때 던져지는 정보’ 두 가지였다. “그냥 돌아다니는 분석 자료 잘 보면 되는 거 아니야?” 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 회사는 첫 회에서 적었던 대로, 외국에서 핀테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때문에 물리적 거리, 언어 장벽, 문화적 차이로 한국 회사보다 고객과 시장을 직접 보고 이해하는 것이 제한된다. 게다가 핀테크 사업은 알아야 할 규제, 법률이 가득하다. 일단 여기서 어려움을 먹고 들어간다.
기존에는 PM들이 여기저기 물어가며 각개 격파하거나, 경영진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입니다. 참고하세요”하고 주시는 편향된 경쟁사 자료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었다. 시장 전체를 정리한 선행 자료와 주기적으로 인사이트로 주는 리포트가 있다면 개인 학습이 쌓일 수 있는 근간이 될 것 같았다. 조직적 지식 전달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적용
우리는 시장 학습에 대해 전략팀에 의뢰하기로 했다. 전략팀장을 만나 대출, 보험 등 사업 분야에 대한 시장 분석을 의뢰하였고, 전 조직에 대한 주기적 시장 리포트 역시 부탁드렸다. 없던 업무를 요청드린 것이 아닌, 하시던 분석 업무를 잘 정리해서 제품팀에 공유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리한 부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전략팀에서는 상품 마다의 담당자를 나누어 시장 분석 자료를 정리하고 있으며, 이후 격주 단위의 시장 리포트를 준비하고 있다.
위의 사례와 같이, PM들은 아래 프로세스를 반복하며 제품 관리자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돌아보고 솔루션을 논의했다.
1) PM의 역할 기준을 두고 함께 회고한다
2)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다
3) PM끼리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실행하고, 전사적으로 빠진 고리라면 요청하여 채운다
4) 이것을 지속, 반복한다
4)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Bold 처리를 했고, 회고를 위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다. 특수한 내용이 아닌 일반적인 내용이기에 공유해도 좋을 것 같다.
이번 세션에 사실 PM, 제품팀, 리더의 역할을 한 번에 다루려 했지만, 실제 진행해보니 PM의 역할만으로도 2시간이 모자랐다.
다음 세션은 제품팀과 그에 대한 리더들의 역할이다. 사람 얘기가 많다 보니 재밌으면서도 잘못하면 험담으로 끝나기 좋은 영역이다.
도니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