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서비스로 UX를 공부하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방법을 찾아보던 중 꽤 괜찮은 분석법을 찾았다. Chel님의 브런치글을 통해 알게된 App Critique 방법론을 바탕으로 UX 분석을 시작해보려 한다.
아래 Chel님의 브런치 글은 아래에서 확인 가능하다.
첫 번째 UX분석으로 자주 이용하면서도 좋아하는 서비스인 ‘브런치앱’을 골랐다.
1. 앱의 목적과 사용자층
1) 한 줄로 정의하는 서비스
좋은 글을 쓰고 싶은 모든 이들을 위한 서비스
브런치는 심사에서 선정된 작가들만 발행이 가능하다. 작가로 선정되기 전에도 글을 쓸 수는 있지만 외부에 공개되진 않는다.
2) Primary 유저는 누구고 Secondary 유저는 누구인가
Primary 유저는 아무래도 작가일 것이다. 브런치 서비스가 유지되기 위해선 높은 퀄리티의 글을 꾸준히 작성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서 브런치는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와 같이 출판을 연계해서 글을 쓰는 동기를 부여한다.
Secondary 유저는 구독자와 출판사다. 구독자는 다른 플랫폼에서 보기 어려운 진지한 글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출판사는 브런치 조회수와 호응도로 검증된 신인작가들과 컨택하기 용이하다.
3) 나는 왜 그리고 언제 이 서비스를 사용하는가
나는 구독자로서 브런치를 이용하고 있다. 다른 블로그나 매체에 비해 개인적인 글이 많고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아 자주 앱을 방문하곤 했다. 요즘에는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구글링을 하다 브런치 글이 검색결과 상위에 있어 들어가서 읽는 편이다. 한번 글을 읽으면 해당 작가의 이전 다음글을 추가로 읽거나 브런치 글 하단에 추천 글들을 읽는다. 10분 내외로 읽는 편이다.
2. 앱 정보구조
1) 어떤 점이 좋은 사용경험을 주는가
통일감
브런치에 있는 어떤 글을 선택하더라도 통일감을 주는데 이는 폰트가 하나로 정의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읽고 있는 글에서 다른 글로 넘어가더라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모바일앱에서는 제목과 부제목 그리고 이미지가 한 화면에 가득 담겨 있어 본문으로 넘어가기 전 구분해서 집중도를 높여준다.
탐색경험
좋은 글을 발견하면 그 작가의 다른 글들을 모두 보고 싶을 때가 있다. 브런치는 글 하단에 작가 프로필을 배치해 관련 글을 한번에 볼 수 있게 했다. 작가 글이 아니더라도 관련 주제 글이 리스트로 나와 있어 원하는 정보를 찾는데 도움이 된다.
2) 어떤 점이 나쁜 사용경험을 주는가
모호한 메뉴명
브런치를 2년간 꾸준히 쓰면서도 자주 헷갈리는 것이 사이드바에 표시된 메뉴명이다. 브런치앱 로그인 후 사이드바 메뉴를 적어보자.
‘글쓰기’ ‘작가의 서랍’ ‘브런치 홈’ ‘브런치 나우’ ‘피드’
‘글쓰기’와 ‘작가의 서랍’은 글을 쓰는 행위와 작성된 글을 모아놓은 메뉴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 ‘브런치 홈’은 앱을 켰을 때 맨 처음 보이는 화면이라고 직감할 수 있다. 문제가 되는 메뉴명은 ‘브런치 나우’와 ‘피드’인데 처음 봤을 때 이 두 가지가 어떤 용도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브런치 나우’는 글을 한 곳에 모아놓은 게시판과 같은 기능을 한다. ‘피드’는 내가 구독한 매거진과 작가의 글만 따로 볼 수 있게 하는 기능을 한다. 메뉴명을 용도에 맞게 ‘브런치 게시글’, ‘구독한 글 피드’와 같이 상세하게 풀어쓰면 처음 이용하는 사람도 메뉴를 잘 찾아가지 않을까 싶다. 브런치만의 아날로그 느낌을 유지하는 측면에서 보면 ‘작가의 서랍’처럼 글과 연관된 단어를 담아도 좋을 것 같다. 가령 ‘브런치 책장’, ‘책갈피’와 같은 메뉴명 말이다.
매거진 목차
매거진을 선택하면 매거진 글을 좌우로 스크롤하면서 글을 볼 수 있으며 가장 최근에 쓴 글이 맨 처음에 위치한다. 매거진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카드형식으로 표현한 것 같다. ‘모아보기’ 기능을 몰랐을 때는 첫 글을 읽기 위해 일일이 스크롤하며 고생했던 경험이 있다. 브런치 디자이너는 유저가 매거진을 읽을 때 처음 한 두 글을 읽다가 마음에 들면 전체 매거진 글을 보는 경우가 많다고 판단해서 이런 방식을 유지하는 게 아닐까 싶다.
최근에 브런치북 형식을 시도하면서 첫 글을 맨 처음에 위치하고 세로 스크롤을 도입해 글 순서에 따라 감상할 수 있게 배려하고 있다. 매거진은 끝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가장 최근 글을 먼저로, 브런치북은 서론 본론 결론이 완전한 형식이기 때문에 다른 방식을 둔 것이라 생각한다.
3. 앱 디자인시스템과 인터랙션
1) UI 디자인
브런치 메인에서 글을 넘기다보면 글 하나만 보일 때도 있고 글 두세 개식으로 여러 개 제시할 때가 있다. 어떤 방식으로 배치해서 보여주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근에 읽었던 주제와 유사한 글과 에디터가 뽑은 글 그리고 인기 글이 주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화면 구성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지만 사진과 제목으로 구성되어 일관성을 가진다.
사진을 넣지 않더라도 기본바탕색을 제공하기 때문에 크게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일부 사진은 화질이 좋지 않아 미관상 아쉬움이 있다.
사진을 쓰면서도 눈이 편하다는 느낌을 주는데 글씨를 부각시키기 위해 사진에 음영을 처리했기 때문이다. 음영처리 덕분에 중후하고 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2) 인터랙션
제스처 방향에 따라 화면이 전환되는 점에서 자연스럽다. 위아래로 넘기는 것은 물론 좌우 제스처에 따라 화면이 나오는 점이 특이했다. 사진을 터치할 때는 사진이 전체를 덮는 반면 좌우 제스처를 할 경우 바로 본문이 시작되는 점이 달랐는데, 좌우 제스처를 하는 유저는 본문을 바로 읽고 싶다는 니즈가 있다고 분석해서 구분하지 않았나 싶다.
글쓰기를 할 때는 따로 커서를 터치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키보드가 나와 자연스럽게 글을 쓰도록 유도한다. 보통 글을 쓸 때는 내용을 쓴 다음 전체 내용에 맞는 제목을 쓰기 때문에 제목과 소제목이 아닌 내용에 커서가 생기는 것 같다.
브런치에 썼던 글은 복사 붙여넣기가 어렵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그 이유를 알아보니 브런치에서 제공하는 서식 때문이었다. 서식을 적용하지 않고 단순히 글만 작성하는 경우 문제없이 전체를 복사할 수 있었다. 반면 제목, 본문과 같은 서식을 적용할 경우 서식이 적용된 문단만 따로 복사가 가능하다. 이점 때문에 다른 곳에서 먼저 글을 작성한 후에 브런치에 글을 작성해야 해서 번거로웠다.’
4. 앱의 시장 위치와 경쟁자
1) 서비스의 마켓 포지션
브런치의 수익모델은 작가와 출판사와 연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브런치 서비스 내에선 광고나 홍보성 글을 넣지 않게 되어 있어 서비스 자체에선 수익을 얻을 수는 없다. 브런치 작가의 의견들을 읽어보면 ‘브런치 작가’라는 타이틀이 전문성을 주며, 개인이 글을 발행하다보면 출판사와 에디터가 먼저 연락이 와 출판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점이 장점이라고 얘기한다.
다음 메인에 오르면 조회수가 급격히 오르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다. 글은 쓰고 싶은데 혼자서 출간까지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브런치앱이 적합한 서비스라 생각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타서비스 대비 문학성이 높은 글, 정보성 있는 글 위주로 콘텐츠가 생산되는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모델을 확장한다면 글을 쓰고 책을 출판하는 과정에 브런치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관여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첫째는 작가 초심자를 위한 글쓰기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 브런치에서 활동하는 작가와 함께 글쓰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게 한다면 작가의 수익은 물론 전반적인 퀄리티 있는 글을 게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는 앱 내 결제가 가능하게 하는 것. 브런치에 발행한 글이 책으로 출판된 후에 해당 책을 구매하려면 다른 사이트로 이동하는 점이 아쉬웠다. 브런치앱에서 구매가 가능하도록 책 구매 기능을 추가한다면 구매 욕구가 있는 독자들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작가는 출판 소식을 위해 번거롭게 구매링크를 걸지 않아도 되고, 구독자수 대비 실구매자수 비율을 알 수 있어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꽃비내린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