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가지 예언으로 정리해본 유튜브 CODE
2019년은 유튜브의 한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미디어 생태계는 큰 파장이 있었습니다.
인터넷 개인 방송을 통해 꾸준히 팬덤을 확보한 엔터테인먼트 기반 BJ들이 유튜버로서 자리 잡는데 성공하자 다른 콘텐츠 플랫폼과 재야에서 활동 중이던 크리에이터들의 대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대중들에게 잊힌 무명 연예인부터 레거시 미디어를 등에 업은 유명 연예인까지 유튜브로 몰리며 더 이상 미디어는 TV가 아닌 유튜브 중심으로 새 판이 짜이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유튜브 플랫폼은 창작자들에게 발굴되지 않은 보물섬이자 발견되지 않은 기회의 땅이었습니다.
새로운 땅에 먼저 도착한 크리에이터들은 다양한 영상을 제작, 유통하는 ‘상인’ 역할을 수행했고, 양질의 콘텐츠가 플랫폼에 공급되면서 시청자들 또한 유튜브로 빠르게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TV를 찾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제 유튜브는 콘텐츠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카카오톡이 그랬던 것처럼 이제 유튜브가 없는 세상도 조금씩 생각하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2020년에도 유튜브의 고속질주는 변함없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몇 가지 주목할만한 현상을 통해 크리에이터가 나아갈 방향과 시청자의 콘텐츠 소비문화는 어떻게 변화할지 흐름을 예측해 봅니다.
1. 채널의 성장 속도는 계속 더 빨라진다
아직도 ‘유튜브 레드오션론’을 논한다면 스스로 콘텐츠 경쟁력 부재를 인정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와썹맨, 워크맨, 백종원으로 이어지는 100만 명대 구독자 행렬에 일약 글로벌 스타가 된 펭수까지 구독자를 확보하는데 소요된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건 어떤 점을 암시하고 있을까요?
첫째, 지금까지 유튜브에 유입된 시청자들은 TV 콘텐츠의 보완재로서 인식한 시청자들이었다면 이제는 TV를 외면하고 TV 채널에 대한 대체재로 인식한 시청자까지도 유입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기존의 유튜브 활용 방식이 관심 있는 몇 개 채널 정도로 소극적인 시청 패턴을 보였다면 지속해서 개인 당 구독 채널 수가 증가하면서 보다 적극적인 시청자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으로는 콘텐츠와 채널의 가치가 시청자들에게 검증만 된다면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입니다. 따라서 영향력 있는 더 많은 채널들이 탄생하고 이는 신규 창작자의 진입과 선순환을 가져올 것입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그랬듯 초기에는 소수만이 참여하지만 플랫폼으로서 대표성을 가지는 순간 누구나 개인 SNS 채널로서 유튜브를 운영하는 시대가 머지않아 도래할 것입니다.
2. 엔터테인먼트에서 지식의 보주로 변한다
지금까지 유튜브에서 주류를 형성하는 콘텐츠들은 먹방, 뷰티, 개그, 토크 채널과 같이 일상적인 소재와 크리에이터만의 개성이 만나 시청자와 호흡하면서 성장하는 채널들의 비중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곧 100만 구독자가 눈앞인 ‘사물궁이’와 ‘1분과학’ 채널 등 교육과 지식을 다루는 채널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직접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운영하는 전문성 있는 채널들이 많아지면서 이제는 웃음과 재미뿐 아니라 삶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형태로 역할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건강, 법률 등 정보 비대칭이 큰 업종일수록 유튜브 채널 운영을 통해 가장 큰 효용을 얻고 있으며 기존에 네이버 지식인 서비스가 수행했던 전문가와의 직접적인 일대일 소통 창구 역할은 물론, 같은 관심사를 가진 유저와 다대다 소통하는 커뮤니티 역할까지 흡수하면서 유튜브라는 플랫폼에서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괴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교육 콘텐츠는 기존에 유튜브 서비스와 큰 인연이 없던 정보 소외계층을 되려 진입하게 만드는 유인 효과를 제공했습니다. 현재까지 흥행이 보장되고 성장 추이가 빠른 분야는 여전히 엔터테인먼트 부문이지만 시청자 충성도와 지속 가능성에 있어 분야 별 교육 채널이 역전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3. 취향의 세분화와 사건사고는 계속된다
전통적인 엔터테인먼트 장르 외에도 창작자와 시청자의 취향이 세분화되면서 이색적인 채널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남자 무속인 유튜버 크루들이 토크쇼 형태로 연예인의 미래를 전망한다든지 행운을 가져다주는 소리, 애인이 생기는 음악 등의 샤머니즘적 요소가 담긴 명상음악 채널도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평상시에 쉽게 접하기 힘들었던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 또한 유튜브를 통해 자유롭게 배우고 학습할 수 있다는 점은 초연결적 사회가 바로 유튜브 자체임을 보여줍니다. 반드시 공예나 기술, 창작 분야와 같이 차별성의 높은 주제가 아니더라도 대중적인 주제 안에서도 자신만의 차별성과 엣지를 담은 새로운 유튜버들은 앞으로도 지속해서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콘텐츠의 변별력과 인식 확보의 과정에서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자신의 본래 모습을 숨기고 거짓된 모습을 꾸며낸 사건도 있는데 얼마 전 투렛 증후군을 가진 사람을 연기해 시청자를 기만하고 사회적 논란이 있었던 사건입니다. 또한 일부 유튜버들이 자극적인 방송 소재를 찾기 위해 잘못된 언행을 일삼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연예인들의 가십을 다루는 연예 프로그램처럼 유명 유튜버들의 사건사고나 사생활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다루는 채널도 생겨나 유튜버는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만큼 윤리의식도 중요해졌습니다.
4. 유튜브는 제 2의 멜론이 된다
지난해는 유튜브가 프리미엄 구독 상품을 적극적으로 푸쉬한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지속적인 플랫폼 성장으로 이전보다 많아진 광고에 대한 불만이 늘어나고 있으며, 광고에 누적된 피로도에 쾌적한 유튜브 이용을 원하는 사용자들은 프리미엄 유저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유저의 가장 큰 강점이 백그라운드 재생이 가능하다는 점인데 이 점을 이용해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유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기 음원 스트리밍 채널의 경우 일자 별 멜론 인기차트 100위, 아티스트의 인기 곡 모아 듣기, 같은 곡 한 시간 반복 재생 등의 음원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기존에 멜론, 지니 등 월 정액제 기반의 음원 스트리밍 유저들을 자연스럽게 흡수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얼마 전 음원 사이트 해킹 및 순위 조작 사건으로 사회가 떠들썩했던 사건을 기점으로 대중들은 음원 사이트에 대한 신뢰나 가격 대비 효용성 면에서 많은 불만이 있는 것이 사실이며 이는 유튜브의 지속적인 흥행과 더불어 음원 사이트 유저 이탈을 가속화 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5. 유튜브 콘텐츠가 공중파를 역전한다
전통적인 TV 미디어에서 절대 권력을 가진 기획자와 콘텐츠 제작자들이 유튜브로 진입했습니다. JTBC의 스튜디오 룰루랄라가 제작하는 워크맨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400만을 향해가고 있으며 2019년 상반기 강력한 성장세를 보여준 박준형의 와썹맨 또한 23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 중입니다. 이 뿐 아니라 나영석 PD의 채널 십오야, 김태호 PD의 놀면 뭐하니, EBS의 자이언트 펭TV 채널은 웬만큼 영향력 있는 공중파 프로그램보다 훨씬 더 압도적인 파급력과 영향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연예대상에서 개그맨 김구라 씨가 언급한 내용처럼 공중파 프로그램(콘텐츠)은 새로운 시도와 실패에 예민하므로 가급적 안정적이고 오랫동안 사랑받는 포맷으로 전개되는 반면 유튜브는 매일 새로운 주제와 기상천외한 시도가 끊이지 않습니다. 시청자는 새로움을 원합니다. 주변에서도 어제 워크맨 봤냐는 이야기는 해도 국민 프로그램 같은 건 사라져버린 지 오래입니다.
저녁이면 거실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가족들과 TV를 시청하던 모습은 어느덧 각자만의 방에서 스마트폰 속 유튜브를 들여다보는 풍경으로 변했습니다. 이제 텅 빈 거실에는 가족들이 없지만 우리 모두는 광장에 있습니다. 광장에서는 세대, 주제를 넘어 콘텐츠 하나로 연결되고 소통합니다. 거실은 고요해졌지만 지금 광장은 무척 뜨겁습니다. 지난 한 해 우리를 울고 웃게 했던, 올해도 다시금 더 뜨거운 유튜브의 한 해로 기록되지는 않을지 기대되는, 디지털 시대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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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팀장님의 브런치 글을 모비인사이드가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