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대한민국 20~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영화 트렌드 리포트 2019’를 활용해 작성한 아티클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영화를 볼 수 있는 시대
“넷플릭스 국내 유료 가입자 200만 명” 지난 11월 모바일 앱 분석 기업 와이즈앱이 발표한 기사 내용입니다. 2018년 2월까지만 해도 40만 명 수준이었던 유료 가입자가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5배가량 폭발적으로 증가한 겁니다. 이러한 넷플릭스의 급성장은 전체 유료 가입자의 약 70%를 차지하는 2030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기사 링크).
그야말로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OTT 춘추전국 시대입니다. 미국에선 넷플릭스 이외에도 지난 19년 11월 12일 출시한 디즈니 플러스와 더불어 HBO 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훌루 등이 서비스 중입니다. 국내의 경우는 웨이브, 티빙, 왓챠플레이 등이 넷플릭스의 독주에 맞서 활약 중이죠. 이러한 OTT 춘추전국 덕에 소비자들은 어느 때보다도 쉽고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오픈서베이 영화 트렌드 리포트 2019(이하 리포트)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1년 전과 비교해서 영화 시청이 증가했다고 합니다(증가 31.9%, 감소 17.1%). 이렇게 영화 시청이 증가한 이유 TOP 2로는 ‘집에서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어서(55.0%)’, ‘저렴하게 영화를 볼 방법이 많아져서(42.1%)’가 꼽혔습니다. 모두 넷플릭스 등의 OTT 서비스가 제공하는 편익이기도 하죠.
실제로 넷플릭스는 영화를 보기 위한 OTT 서비스 중 가장 높은 이용률을 자랑합니다(48.2%). 이에 궁금해집니다.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로 인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영화를 볼 수 있게 되면서 영화관을 찾는 사람이 줄어들지는 않았을까요? 이번 아티클에서는 넷플릭스가 영화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봅니다.
넷플릭스, 영화관의 대체재일까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소비자들의 영화관 방문은 딱히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방문 증가 20.7%, 감소 20.3%). 정확한 수치 파악을 위해 영화진흥위원회의 ‘2019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보고서’를 살펴보니, 2019년 상반기 전체 극장 관객 수는 1억 932만 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오히려 13.5%나 증가했습니다.
위와 같은 관객 수 증가율은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하는 최근 5년간의 통계 중 가장 높은 수치이기도 합니다(각 -1.5%, -0.5%, 2.8%, -1.0%, 13.5%).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OTT 서비스가 한국에서 크게 성장한 시기가 18~19년인데, 같은 기간 극장 관객 수는 오히려 최근 5년 내 가장 많이 증가한 겁니다.
리포트 내용을 살펴볼수록 넷플릭스 이용자가 늘어나면 영화관을 찾는 사람이 줄어든다고 생각하기는 더욱 어려워집니다.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로 영화를 가장 많이 보는 연령대는 20대인데(55.3%), 영화관에서 영화를 가장 많이 보는 연령대 역시 20대입니다(73.0%). OTT 서비스와 영화관이 서로를 대체하는 관계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죠.
이에 한편에서는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가 영화관의 보완재라고도 말합니다. 어벤져스·신과함께 등 최근 영화 시장은 국내외를 가릴 것 없이 시리즈물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때 OTT 서비스는 이를테면 오는 2020년 5월에 예정된 마블 영화 ‘블랙위도우’ 개봉 시기에 맞춰 어벤져스 시리즈의 이전 작품을 저렴한 가격에 쉽고 편하게 찾아볼 수단이 됩니다.
이를 통해 어벤져스 시리즈를 챙겨보지 않았던 사람도 구작을 챙겨본 뒤 영화관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오랜 시리즈물의 전작을 못 봐 스토리를 모른다는 진입장벽을 낮춰 새로운 팬덤을 유치할 기회를 OTT 서비스가 제공한다는 거죠. 그러니 OTT 서비스가 극장가에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이 될 거라는 의견입니다. 실제로 넷플릭스와 카카오페이지는 어벤져스의 새 시리즈가 나올 때 시리즈 구작을 들여오는 전략으로 신규 가입 이벤트를 열기도 했습니다(기사 링크).
지상파·종편·케이블과 IPTV가 흔들린다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의 성장은 영화관보다 지상파·종편·케이블과 IPTV에 좀 더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채널들은 영화관과 OTT 서비스를 통해 영화를 가장 활발하게 소비하는 20대가 유독 영화를 덜 보는 곳입니다.
실제로 데이터를 뜯어보면 20대의 지상파·종편 등 TV 채널, 케이블 영화 전문 채널, IPTV 이용률은 각 9.4%, 31.1%, 17.6%로, 전체 평균인 17.8%, 35.1%, 23.3%보다 낮습니다. 이렇듯 OTT 서비스 이용률이 가장 높은 젊은 연령층에서 위 채널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은 영화 소비 채널에 있어서 거대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영화관 외 영화를 시청하는 디바이스를 살펴보면 변화의 방향을 알 수 있습니다. 주 시청 디바이스로 TV가 아닌 스마트폰이 꼽혔기 때문입니다(각 69.9%, 59.9%). 연령대가 낮을수록 스마트폰을 통한 시청 비율이 높은데(20대: 82.2%, 30대: 68.4%), 중장년에서도 과반이 넘게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봅니다(40대: 62.7%, 50대: 57.8%). 비교적 호흡이 긴 영화마저도 스마트폰으로 보기에 전혀 어려움 없는 시대가 열린 겁니다.
한편, 20대에게 TV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적다는 점에 대해서는 고민해보는 게 좋겠습니다. 20대가 영화를 시청하는 디바이스 TOP 3는 모바일, PC, TV 순으로(각 82.2%, 63.5%, 47.2%), TV로 영화를 보는 비율이 절반도 안 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는 50대의 스마트폰 이용률보다도 낮습니다(57.8%). 이제는 중장년의 스마트폰 적응보다 20대가 TV를 떠나고 있는 현상을 걱정할 때는 아닐까 싶습니다.
유튜브, 영화 시장에서도 빼놓을 수 없다
영화 소비를 이야기할 때 유튜브를 빼놓을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유튜브가 영화 볼 때 이용하는 OTT 서비스에서 넷플릭스와 근소한 차이로 2위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입니다(44%). 젊은 연령대일수록 이용률이 높은 넷플릭스와 달리 유튜브는 20대와 50대의 이용률이 가장 높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각 50%, 48.1%).
짧은 영상 클립을 중심으로 유튜브를 이용하는 소비자라면 유튜브로 영화를 본다는 걸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유튜브에서도 영화를 구매하거나 대여해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얼마를 보든 매달 일정한 금액을 내야 하는 구독 방식의 넷플릭스와 달리 보고 싶은 영화를 최소 900원부터 한편씩 결제해 볼 수 있다는 차이는 있는데요. 이는 영화를 자주 보지 않는 소비자에겐 오히려 장점이 됩니다.
이러한 유튜브는 결제 방식 면에서 IPTV의 완벽한 대체재입니다. IPTV에서도 일부 무료 영화를 제외하면 유튜브에서처럼 한편씩 구매해서 봐야 하는데요. 최근 유튜브는 모바일과 PC뿐만 아니라 TV 연동도 자유로워진 반면, IPTV는 모바일 등 다른 디바이스와의 연동이 제한적이라 자유도와 확장성 면에서 유튜브가 우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영화 콘텐츠 시장은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유튜브의 성장에 대해서도 고민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영화 트렌드 리포트를 읽어야 할 또 다른 이유
영화 트렌드 리포트는 OTT 서비스 및 영화 시청 디바이스 이외에도 주로 이용하는 영화관 브랜드 및 이용 횟수, 스낵코너 이용 여부 등 전반적인 영화관 이용 행태 등 영화 산업과 관련한 다양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체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영화 트렌드 리포트’ 버튼을 눌러 리포트 전문을 확인해보세요. 🙂
해당 글은 오픈서베이와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