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육볶음 vs 비법소스 무엇이 더 중요할까?
새해를 앞두고 들뜬 마음도 드시고 예전 같지 않은 연말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장님들도 많으실 것이다.
필자 또한 브랜드 론칭을 준비하면서 여러 문의와 미팅 자리들을 가지며 연말을 보내고 있다.
오늘은 ‘브랜드의 핵심 가치’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디지털 마케팅이라고 해서 꼭 모든 것을 컴퓨터에 앉아서만 해야 한다?
아니. 이는 바람직하지 못한 부분이다.
필자 또한 디지털 광고 의뢰라고 해도 무조건 기본적으로 사전 조사를 하는 구조가 있고, 이에 대한 1차적인 정보 파악과 가설을 토대로 매장 데이터와 현장 방문을 통한 오프라인 믹스 전략을 같이 그리는 방법을 중요시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래야 입체적인 관찰이 가능하고 본질적인 접근에 가까워질 수 있다.
플랫폼을 정해놓고 거기에 광고주의 목적을 맞추려고 하다 보면 탈이 난다.
이럴 경우 성과를 떠나서 양쪽이 각자 바라보는 곳 자체가 다를 경우가 많다는 것이 문제다.
식당이면 이 식당에서 가장 핵심적인 대표 메뉴가 있을 것이고, 장난감 쇼핑몰이면 지금 한창 핫한 캐릭터의 제품이 있을 것이다. 또 핵심적인 브랜드의 가치 자체를 알리려는 회사들도 있을 것이다.
만약 특제 비법소스가 핵심인 제육볶음 브랜드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당연히 이 브랜드의 핵심 가치는 ‘비법소스’이고, 이를 더 풀어내는 요소들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 30가지 천연재료가 들어간, 한 달 동안의 숙성을 거친)
제육볶음 식당은 수없이 많다.
그렇다면 이 브랜드에서 내세워야 할 것은 당연히?
그렇다. ‘특제 비법소스’이다.
하지만 이 브랜드가 1차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Create 채널 – 웹사이트나 블로그, 페이스북 페이지를 가보니 특제 비법소스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고 ‘매콤한 양념으로 푸짐한 한 끼’의 헤드라인이 걸려있다.
포털 사이트에서 받은 것 같은 평범한 제육볶음 메뉴 이미지와 사이드 계란찜 사진만 롤링되고 있다.
이 브랜드에서 가맹점 확대와 매출 증대를 위해 제게 우리의 차별화 요소를 강조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에 대한 자문을 요청하였다고 하자.
제공받은 브랜드 소개서의 첫 페이지에는 비법소스가 담긴 항아리가 탑 뷰로 멋지게 담겨 있다. 심지어 비법소스에 대한 카피도 있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홈페이지보다 개별적으로 받는 브랜드 소개서의 모수가 많아서일까?
아니면 Create채널에는 꼭꼭 숨겨놓은 다음 대중적인 메시지로만 소통하고 매장에 오면 홍보물로 알게 하려는 의도일까?
사실 위와 같은 내용은 우리도 모르게 수많은 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사례이다. 이는 공간적 요소와 시간적 요소의 개념에서 쉽게 설명할 수 있다.
회사 안에서는 주야장천 들었던 내용이고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라 그럴 수도 있고, 주관 부서의 차이에 따라 회사의 명운을 걸고서라도 지켜야 하는 키 메시지가 어느 담당자에게는 평범한 한 줄의 문장이 되어 버릴 수도 있다.
자동차를 타고 현장에 다니다 보면 걸어서 상권을 분석하는 것과 달리 자동차로 움직인 그 동선에서의 보이는 것만으로 편향적으로 보게 되는 경우가 있는 것이 비슷한 개념의 사례이다.
물론 내부 커뮤니케이션이나 운영 방향이 확실하게 갖춰져 있는 경우에는 그 브랜드가 내세우는 핵심가치가 최종 소비자까지 잘 전달되는 경우 또한 많이 있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적지 않은 곳에서 이러한 ‘정보 인식의 불균형’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꼭 회사 안에서의 관점과 패턴만으로 보기보다는 지속적인 외부의 시각, 목소리를 모니터링하고 되돌아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예시로 들었던 제육볶음 집의 핵심 가치가 ‘비법 소스’라면 이 비법 소스에 대한 임팩트 있고 쉽게 이해되는 한 문장, 한 단어가 일관되게 1차 정보 배포 채널, 바이럴 확산 채널, 기사, 그리고 매장까지 O2O 환경 전체적으로 녹여져 있어야 한다.
또한 최근의 트렌드를 활용한다면 유튜브를 활용하여 회사 안에서의 관점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법소스에 대한 비밀을 여러 가지 테마와 각도로 시청자들이 볼 만한 요소를 가미하여 생성하고 확대 노출해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어울리는 인플루언서가 있다면? 바로 제안서 넣어야 한다.
너무 많이 노출해서 이제는 신 메뉴도 홍보하고 사이드 메뉴도 잘 팔리게 해야 한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천만의 말씀.
소비자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우리 브랜드의 메시지를 기억해주지 않는다. 인스타그램에 콘텐츠 몇 번 올렸다고 해서 소비자가 매장에 방문하여 “아 이게 그 비법 소스구나!” 할 일은 없다고 봐야 한다.
정보 홍수의 시대이다. 우리는 만들어낸 과정과 결과물의 성취감 때문에 이것을 잊으면 안 된다.
우리 제육볶음 브랜드를 상징하는 멋진 카피라고 해도 브랜드 떼고 다른 제육볶음 브랜드에 붙였을 때도 통용되는 것이라면 그 독창성에 대해 다시 고민하고 다시 카피를 짜야한다.
이렇게 핵심 가치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은 가랑비에 옷 젖듯이 꾸준하게 인내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회사가 가지고 있는 Owned Media를 통해 큰 비용 없이 내부 직원들을 통해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영역이 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단기적인 퍼포먼스와 캠페인이 필요할 경우 그때는 Push 채널을 통해 어떤 메시지로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진행해야 할지를 외부의 관점과 함께 설계하는 것이 좋은 흐름일 것이다.
글을 마치며
오늘은 식당의 핵심 가치에 대한 접근 사례로 이야기를 풀어보았다. 디지털 마케팅이라고 해서 절대 거창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다. 당연히 무조건 화려해야 할 필요 또한 없다.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하나하나 내 고민을 메모해보고 생각과 아이디어를 구조로 그려보자. 의외로 해결 방법이 쉽게 풀릴 수도 있다.
글에서 계속 제육볶음을 언급했더니 제육덮밥이 갑자기 먹고 싶다.
봉드림김실장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