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즘, 새로운 동료를 찾기 위해 채용공고를 시작했다. 주로 원티드와 로켓펀치와 같은 채용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실제로 팀원 대부분이 이 경로를 통해 픽소를 처음 알게 됐다고 했다.
‘픽소 채용사이트 소개글이 매력적으로 보여서 지원했어요. 그런데 회사 정보를 찾으려고 검색해도 정보를 얻기 어렵더라구요. 어떤 회사인지 감 잡기 어려워서 지원을 잠시 망설였어요.’
일부 면접자는 픽소에 대한 사전 정보가 많지 않아 지원을 망설였다고 했다. 그렇다면, 정보가 불충분해 지원을 포기한 잠재적 지원자에게 팀을 알리기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꼭 팀을 외부에 알려야 할까?
픽소는 투자 유치 계획이 없었고, 채용 브랜딩에 생소했기 때문에 외부에 픽소를 알리는 것에 대해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아 왔다. 우리가 하는 일을 즐겁게 하면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지, 굳이 팀 성과가 외부에 널리 알려질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채용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좋은 지원자는 많지만 ‘픽소와 Fit이 맞는 지원자를 찾는 게 어렵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픽소가 좋은 조직문화를 가지고 폭풍 성장하고 있다 하더라도 팀 매력이 노출되어있지 않다면, 잠재적 지원자들이 픽소를 어찌 알고 관심을 가질까?
결국, ‘픽소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팀원들과 한자리에 모여 채용사이트에 노출된 픽소 채용공고를 보며 의견을 나누었다.
– 지원자로서 채용 사이트에서 접한 픽소는 어땠나요?
– 입사 전 기대했던 것과 일하며 직접 경험해본 픽소는 달랐나요?
– 직접 경험한 픽소의 매력은 무엇이었나요?
– 위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픽소 채용공고에서 잘 나타나지 않은 점은 무엇인가요?
팀원들은 기다렸다는 듯 적극적으로 의견을 쏟아냈다.
“면접 보러 실제로 사무실 방문했을 때, 채용공고 사진보다 훨씬 좋게 느껴졌어요.”
“입사하고 8개월 지내보니 글보다 경험하는 팀 문화가 더 좋다고 느꼈어요.”
“음 우리 사무실 채광도 잘 들고 쾌적한데, 사진은 너무 어두워 보이지 않나요?”
“스낵바 정말 좋아요. 그런데 왜 채용사이트에는 없는 건가요?”
“무한 점심식대 지원, 진짜 무한 이잖아요. 이 부분도 지원자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것 같은데요?”
“요즘 공식 웹사이트뿐 아니라, 노션(Notion)을 통해 팀을 알리는 걸 종종 봤어요. 팀 문화를 읽기 쉬웠고, 깨어있는 조직 같아 보였어요. 우리도 만들어보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당장 할 수 있는 사진과 소개글부터 바꾸었다. 모호한 문장은 구체적이고 선명하게 바꾸고, 픽소의 모습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도록 수정했다. 그러자 더 많은 지원자들이 픽소에 지원하기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바로 면접을 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지원자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지원자들이 픽소에 대해
가장 궁금해하는 건 무엇일까?
픽소에는 어떤 사람들이 모여있는지, 어떤 공간에서 지내는지, 어떤 방식으로 일 하는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점심엔 주로 어떤 메뉴를 즐겨먹는지. 있는 그대로의 우리 모습을 되돌아보며 글로 정리해나갔다. 그렇게 PIXO x Notion 페이지를 기획하게 되었다. 노션 페이지를 만들면서 우리가 가장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고민한 끝에, 두 가지 큰 주제에 집중했다.
1. 와본 적 없어도 가본 듯 한 픽소
지원자들은 대게 자신이 일하게 될 사무실 공간과 함께 일할 동료들에 대해 궁금해할 거라고 생각했다.
사무실 책상 위에 파티션이 없는지, 있다면 높이는 얼마나 높은지, 빛은 잘 들어오는지, 근처엔 어떤 가게들이 있는지, 사무실 분위기는 조용한지 활기찬지 등.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면 지원자들이 회사에 대한 기대와 현실의 차이를 좁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
픽소에 처음 방문하면 볼 수 있는 감각적인 건물 외관, 따듯한 빛이 스며드는 오피스 입구, 개방감이 좋은 회의실, 널찍한 테라스 등 오피스 사진뿐만 아니라, 협업하는 모습, 회의하는 모습, 간식을 먹고 수다를 떠는 모습 등 팀원들의 표정과 분위기가 담긴 자연스러운 일상을, 사진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
픽소의 자랑거리인 즐거운 점심시간! 오피스가 있는 연남동 연트럴파크 일대에는 맛집들이 수두룩하다. 다 같이 스테이크를 썰기도 하고, 비 오는 날에는 뜨끈한 수제비를 먹기도 한다. 가끔 다이어트가 하고 싶을 때는 홀로 샐러드 집으로 향하기도 한다. 사무실에 여러 장 비치되어있는 법인카드를 하나씩 들고 삼삼오오 원하는 메뉴를 먹으러 간다.
말 그대로 식대에 신경 쓰지 않고 ‘오늘 이걸 먹으면 난 정말 행복할 거야’라고 생각하는 메뉴를 점심식사 메뉴로 정하면 된다. 분명 새로 올 동료도 좋아할 거라며 팀원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연남동을 누비며 먹은 점심식사 사진들을 모아서 올리고 (빙산의 일각이겠지만), 따듯한 봄날에 연트럴파크에 앉아 수다 떨며 식사한 날 사진도 업데이트했다. 이 사진을 보면 누군가는 함께 연트럴파크에 둘러앉아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을 해보지 않을까?
2. DNA라 쓰고 Culture Fit이라 읽는다
여덟 명의 픽소 팀원들은 각자 다른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서로 비슷한 면도 많다. 성장욕구가 강하고 새로운 것에 열려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 그리고 커리어 골이 있다는 점이다. 이런 팀원들의 유사성이 바로 픽소 문화이자 DNA라고 생각한다.
어렴풋이 머릿속 이미지로만 떠올렸던 것들을 막상 글로 써 내려가려 하니, 우리 핵심가치를 대변할 수 있는 적합한 단어가 쉽사리 떠오르지 않았다. 탁월한 한 문장으로 정의하는 건 더 어려웠다. 직관으로만 느끼는 감에 의지하면서 ‘우린 우리만의 가치관이 있어’라고 자부심 있게 생각해왔지만, 정작 가치에대해 명확하게 한 문장으로 정리된 생각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외부에 보이기 위한 팀 문화 보다, 내부적으로 팀원 모두와 공유되고 공감할 수 있는 뚜렷한 Culture Fit의 정의가 더 시급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Culture Fit은 무엇인지 간결하고 명확한 문장으로 서술하기 위해, 근본적인 4가지 질문에 대해 고민했다.
1. 우리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일 하는가?
2. 우리 팀엔 어떤 사람들이 모여있는가?
3. ‘새로운 동료가 최소한 가지고 있어야 할 것’ 은 무엇일까?
4. 픽소가 나아가면서 반드시 지키고 싶은 가치는 무엇인가?
머리를 맞대고 깊게 고민하며 흐릿한 생각들을 조금씩 정리해 나갔다. “우리는 아주 좋은 회사고, 멋진 가치관을 가치고 있어요. 우리 회사로 오세요! “라고 아무리 외쳐도 지원자가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표현되지 않았다면, 우리의 생각과 가치관을 전달하기 어려울 것이다. 뿐만 아니라, 훌륭한 가치관도 날카롭고 뾰족하게 정의되어있지 않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흐려질 수 있다. 그래서 픽소 팀은 반드시 내재되어야 할 Manifesto (선언문)를 기록하기로 했다.
글을 마치며
무엇을 어디서부터 먼저 써 내려가야 할지, 정말 이게 우리의 가치관이 맞는지. 처음엔 막막했다.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가치관을 잘게 쪼개고 그 안에서 본질만 뽑아내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PIXO x Notion 소개 페이지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현재 픽소 모습과 팀 문화의 청사진이 뚜렷해졌다.
완성된 PIXO x Notion 소개 페이지를 통해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잠재적인 지원자들이 픽소가 어떤 회사인지 궁금증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나아가서는 그 안에서 우리의 생각과 매력을 발견하고, 좋은 인연이 되었으면 하는 게 궁극적인 바람이다.
픽소와 비슷한 규모의 일부 스타트업에서는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Culture Fit이 맞는 동료들 찾는 것. 우리 팀 가치는 어떻게 정의되어야 하는지. 잠재적 지원자들에게 픽소 팀의 매력을 어떻게 알릴지. 이 브런치 글에서의 고민과 해결 과정이 같은 막막함을 가지고 있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픽소와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