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평가 방법에 대한 고민 

 

 

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일단 설립 단계에서는 좋은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설립 이후 운영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고 발전시키는 CEO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즉 ‘사람‘도 그 어느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신중하게 사람을 뽑습니다. 좋은 팀을 구성하여 이 사업을 꼭 성공시키기로 결심합니다. 그런데 창업자 입장에서는 이상한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본인이 생각했던 방향과 조금 다르게 흘러가는 것 같기도 하고, 직원들이 업무시간에 뭐하는지 잘 모르겠고, 좀처럼 일에 탄력이 붙지 않습니다. 

 

 

그럴 때 생각합니다. 

‘아 우리 회사도 성과관리를 준비해야겠다’

 

 

성과관리의 개념

 

대기업을 포함한 많은 기업에서 성과관리에 가장 널리 쓰고 있는 개념은 KPI(Key Performance Indicator)입니다. 

많은 회사들은  각 직원들의 연말 KPI 달성도를 평가하고, 새해의 새로운 KPI를 설정하는데 애를 먹고 있는데요. 저도 많은 여러회사를 돌아봤지만 KPI를 신뢰하고 좋은 성과평가의 도구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보기 어려웠습니다. 그저 연말에 해야 하는 골치 아프고 형식적인 업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이런 이유들 때문이죠.

 

1. 핵심성과지표(KPI)를 잘 정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과거 KPI를 그냥 복사한다. 

 – 자신의 업무능력을  주로 숫자로 표현하게 되는데.. 깊은 고민 없이는 그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다들 바빠서 누가 도와주지도 않아요. 그러다 보니.. 과거에 했던 KPI나 다른 회사에서 사용하는 KPI를  그대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2. 지나친 정량화가 발생한다. 

 – 숫자로 측정해야 하다 보니 억지로 KPI를 설정합니다. 회계팀을 예를 들면 회계결산 1일 단축. 이런 식입니다.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진짜 너의 Key Performance냐? 라고 물어본다면 좀 갸우뚱 하죠.

 

3.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지표 달성도 만으로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때가 많다. 

 -이게 내가 열심히 잘해서 점수가 높은 건지, 그냥 회사가 잘돼서 높은 건지 애매합니다. 그리고 최종 인사고과 결과를 보면 KPI보다는 팀장이나 임원의 마음속에서 결정되는 경우도 많고요. 이럴 거면 이거 왜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만도 합니다. 

 

 

OKR의 전파

 

최근 스타트업의 인사관리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이론은 OKR입니다. 

OKR 은 1970년대에 인텔의 CEO였던 앤디 그로브에 의해 구체화된 이론인데, 벤처투자자인 존 도어가 1999년에 구글에 도입하며 대성공을 거둡니다. 

이와 관련하여 2017년에 존 도어의 저서가 출간되었고, 2019년에 국내 번역본이 나오면서 최근 더 Hot하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2~3년 전부터 OKR을 도입했다는 스타트업이 생겨났고, 최근에는 OKR 도입을 고민 중인 회사들이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OKR의 기본개념

 

OKR의 기본개념은 간단합니다. 

O – Objective (목표) / KR – Key Results (핵심결과) 의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즉 회사의 목표와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결과지표를 만들어서 그것에만 집중하도록 하자! 라는 것이 기본개념인 것 입니다. 

 

Objective (목표)

모든 회사는  당연히 사업에 대한 목표가 있습니다. 그러나 OKR에서 이야기하는 목표는 조금 다릅니다. 단순한 사명이나 비전보다는 조금 더 짧은 기간을 대상으로 하며, 달성이 쉽지는 않지만 도전적이며, 구체적인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 역삼동의 커피시장을 장악하자

– 훌륭한 두 번째 프로토타입 제품을 완성하자

–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자 

 

 

Key Results (핵심결과)

그리고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결과지표를 3개 내외로 수립해야 합니다. 

이러한 핵심결과지표는 계량적이고, 구체적이며, 측정 가능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 해당 상품에 대한 고객의 재주문율 10% 상승

– 광고 노출 고객에 대한 전환율 15%

– 고객 후기 8점 이상

 

그 외에도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토대가 되는 이론 자체는 이렇게 단순합니다. 

어찌 보면 OKR은 Tool 그 자체의 힘이라기보다는 그것을 운영하는 조직의 활용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이러한 OKR을 잘 달성하면 이러한 의미 있는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1. 회사 전체의 목표를 각 팀으로 그리고 개인으로 일관성 있게 연계시키는 것이 가능

2. 중요하고 도전적인 목표와 핵심결과지표를 선정하여 그 부분에 집중하게 함.

3. 목표 설정 및 그 진행 결과를 모두와 투명하게 공유하며 커뮤니케이션함

 

즉 회사에게 정말 중요한 목표를 딱 설정하면, 그 목표를 향해 헤쳐 모여서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시로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며, 최종적으로는 모두가 같은 방향을 보며 전진하게 됩니다. 마치 축구팀처럼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똘똘 뭉쳐 나아가면 큰 힘을 낼 수 있겠죠?

 

 

우리도 OKR 할 수 있나요? 

 

OKR의 장점은 어떤 회사든 적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구글 같은 엄청난 대기업도 지속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스타트업이 도입에 유리한 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1. 주요 임원들, 특히 CEO의 OKR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위에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OKR은 회사 전체의 목표가 각 팀과 개인에게 뿌려지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Top-Down방식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회사 전체의 목표를 모두가 협의하에 설정하게 되며, 각 팀의 목표도 아래에서부터 스스로 정해보고 함께 논의해서 올라가야 OKR이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방식과 철학을 CEO가 이해하지 못한다면, 전통적인 대한민국의 회사들처럼 그저 새로운 Top-Down 정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각 개인이 공감하지 않는 인사정책은 존재가치가 별로 없지요.

 

2.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정말 중요하다. 

현재 KPI 방식이 큰 의미가 없어진 이유 증 가장 큰 것이 바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처음에 목표와 핵심결과지표를 정하는 것이 엄청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어떻게 성과를 평가할지 정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것을 윗사람이 정해주면 의미가 없어지고, 개개인이 혼자서 정해도 쓸모가 없어집니다. 

각 팀 내의 상급자와 하급자가, 임원과 직원이 수평적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사실상 정확한 OKR설정이 불가능합니다. 그것이 기존 회사처럼 위계질서가 명확하게 설정된 회사에서는 시작이 어렵습니다. 

쉽게 말해 오늘부터 ‘야자타임’ 하는 것과 같은 충격이 되기 때문입니다. 

 

 

글을 마치며

 

사실 OKR은 어렵습니다. 국내 사례도 별로 없고, 실제로 적용하여 조직 전체가 이것을 숨 쉬듯이 운영하려면 굉장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조직이 작고, 관계나 규칙이 정형화되지 않은 스타트업일수록 최초 도입이 수월하며, 만일 제대로 도입해서 굴러가기 시작한다면, 마치 구글처럼(!) 뛰어난 인재들이 각자 막~ 자유롭고 창의적이지만 열심히 일하는데 그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회사의 목표를 향해 움직여서 조직이 엄청나게 힘을 얻게 되는! 이상적인 회사를 만들어 나갈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혹시 OKR이 너무 어려워서 도입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회사의 모든 구성원이 구체적인 목표 설정과 그 결과에 대한 평가방법을 치열하게 고민했고, 그것을 위해 전사가 모두 평등하게 커뮤니케이션했다면 그것만으로도 OKR 도입의 노력은 가치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됩니다. 

 

작성 : 파인드어스 이재용 교육 본부장

 

 

 

해당 글은 파인드어스 이재용 교육본부장과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