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일, 국내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에서 충격적인 기사가 하나 공개됩니다. 싸이월드의 웹 페이지 접속 오류가 발생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출처:이데일리) 필자를 비롯한 싸이월드 세대들은 이대로 쌓아왔던 추억을 모두 날리는게 아닐까 걱정했습니다. 모바일 버전의 경우 접속은 가능하지만 새로운 글이나 사진이 업로드 되지 않아 싸이월드와 함께 추억을 쌓은 세대들은 노심초사 하며 서버 연장을 기다렸습니다. 다행히도 현재 웹버전 싸이월드는 다시 원래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싸이월드는 1999년 부터 대표적인 ‘미니홈피’ 서비스와 ‘도토리’ 가상화폐로 개인 공간을 꾸밀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왔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2010년부터 지금까지도 꾸준히 운영해오고 있는 몇 안 되는 SNS 서비스입니다. 유명 연예인부터 인플루언서의 원조격인 ‘얼짱’들이 직접 운영하며 한때는 국민 SNS였던 싸이월드, 요즘은 신흥 SNS의 등장으로 인해 점점 그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데요, 싸이월드와 관련된 이슈를 앱에이프 모바일 데이터로 분석해보았습니다.
# 첫 보도는 10월 1일, 하지만 확산은 10월 11일
싸이월드 접속 오류 소식은 10월 1일에 처음 보도가 되었지만 유명 언론사에 보도된 10월 11일부터 소식이 양산되었습니다. (네이버 뉴스 기준)
해당 매체의 영향력은 앱에이프 데이터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IT 조선’과 같은 유명 매체를 통해 확산 배포된 시점인 2019년 10월 11일부터 DAU가 급격하게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싸이월드 웹버전의 서버가 정지되었지만 많은 분들이 모바일 버전도 운영을 정지했는지 노심초사하며 확인해본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쯤 되면 싸이월드 서버 소동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용자들이 싸이월드로 복귀를 하였는지 궁금해질 것입니다. 그래서 ’사용자 행동 분석’ 항목에서 확인할 수 있는 주간 ‘활성/휴면 사용자 구성’ 비율을 확인을 해보았습니다. 기사가 본격적으로 배포가된 10월 11일을 기점으로 그 주에 가장 많은 신규 사용자를 유입시켰습니다. 기존 활성 사용자는 비율이 비슷한 반면 반면 휴면사용자의 비율은 줄었고 신규 사용자 비율이 늘어난 것으로 보아 설치만 해놓고 잊은 분들이 복귀하고 삭제해두었다가 이슈를 확인하고 새로이 설치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슈가 있던 다음주, 서버가 해결되었다는 기사가 배포된 이후로(10월 15일, 부산일보) 활성 사용자 수가 급감한 것을 보면 갑작스런 이슈로 잠깐의 인기를 얻을 수 있었지만 오래 지속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 죽어가는 싸이월드에게 생명을! 추억을 자극하는 캠페인
싸이월드가 그동안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작년 2018년 5월, 싸이월드는 올드 유저들의 재유입을 위해 부활 캠페인을 시작하였습니다.(출처:아시아 경제) 사용자들의 복귀를 요청하는 의미로 ‘심폐소생술’, ‘사이비종교’, ‘유물발굴’ 등의 향수를 자극하는 단어를 내세운 컨셉 영상을 업로드 했습니다.
극장 성수기인 7, 8월에는 국내 대형 멀티플렉스 3사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에 싸이월드 브랜드 광고를 시작하며 영화관을 찾은 20, 30대에게 웃음과 추억여행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리고 ‘미니룸 서비스’가 종료된 것을 착안하여 ‘오피스텔 & 순금 당첨’ 이벤트를 진행하였습니다. 또한 ‘박막례 할머니’, ‘개그우먼 강유미’ 등의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이벤트를 진행한 것을 볼 수 있었는데요, 이러한 싸이월드의 노력의 흔적을 앱에이프 지표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위의 월간 평균 DAU 추이를 보겠습니다. 2017년 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앱에이프 월간/주간 평균 DAU를 살펴보았습니다. 캠페인이 진행된 5월에 급상승을 보였고 6월에 피크를 찍었습니다. 8월까지 상승세를 이어간 DAU는 9월부터 서서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평균 DAU가 유독 높은 2018년 3월부터 2018년 8월까지 기간동안 어떤 이벤트들이 있었을까요?
2018년 3월부터 2018년 7월까지의 주간 평균 DAU의 상승과 하락이 반복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싸이월드 홍보 영상을 공개한 시점에 맞게 평균 DAU가 상승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평균 값이 아닌 개별 일자의 DAU를 확인하면 더욱 확실한 상승/하강 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집 DREAM 이벤트’의 홍보기간을 필두로 이벤트 기간동안 가장 높은 평균 DAU를 보였습니다. ‘오피스텔’이라는 그동안 찾아보기 힘들었던 이벤트 상품을 내건 이유 때문인지 주간 평균 약 20만명에 달하는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안드로이드 데이터 기준)
이벤트가 끝나고 잠깐 주춤한 사이 영화관 광고도 함께 진행하여 이전 이벤트와 비슷한 관심을 보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뉴스 큐레이션 앱 QUE 출시 소식과 함께 SK에 인수된 2011년 당시 개인정보 유출 사건 판결 이슈가 함께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이처럼 오래된 서비스의 ‘추억 마케팅’은 2~3달 동안 고객을 유치하기에는 성공한 듯 하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에는 아직 숙제가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 그럼 싸이월드는 누가 주로 사용해왔을까?
싸이월드는 그동안 ‘사이좋은 싸이월드’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서로의 관계를 ‘일촌’이라는 개성적인 명청을 사용해왔는데요, 최근에 발간된 앱에이프 4~9월 SNS 리포트 기준으로 1,2,3위를 차지한 SNS 서비스와 함께 비교해보았습니다.
SNS 리포트에 따르면 전반적인 SNS 사용률은 여성이 높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싸이월드’, ‘네이버 밴드’, ‘인스타그램’의 경우 남성과 여성 성비가 비슷하거나 여성이 조금 더 높은 수준이지만 ‘페이스북’은 남성이 더 높습니다. 그렇다면 싸이월드를 중점으로 2018년 10월 기준 남녀 성비와 연령대 데이터를 보겠습니다.
싸이월드가 SK에게 인수되면서 전성기를 맞이했던 2003~2009년은(출처:헤럴드 경제) 스마트폰이 출시되기 전이기 때문에 주로 컴퓨터를 통해 미니홈피를 확인하거나 도토리로 아이템을 구매하며 미니홈피를 꾸몄습니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그 시절 컴퓨터를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도토리를 쉽게 구매할 수 있는 20, 30대가 주 이용층이었고 방과후에 틈틈히 확인했던 일부 10대들도 꽤 사용했을 것입니다. 2019년 10월 앱에이프 성별/연령별 데이터를 확인해보면 30대가 가장 많고 그 다음 40대, 10대 순인데요, 10년 가까이 시간이 흐르면서 싸이월드 유저층이 그대로 20대, 30대, 40대가 된 것이 아닐까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추가로 올해 2019년 MAU를 기준으로 남/녀 수치를 확인해보았습니다. y축 값(MAU)가 같다는 전제 하에 남녀 그래프를 서로 한 선상에 놓고 비교해보았는데요, 전체적으로 여성 유저의 MAU가 남성 유저의 MAU보다 높으며 수치로 따지면 약 50%가량 더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서버 종료 기사 이슈가 발생한 10월 에 남성 유저의 상승폭보다 여성 유저의 상승 폭이 높은 것으로 보아 서버 종료 소식에 여성 사용자들이 조금 더 반응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 2019년 10월 싸이월드의 동시소지앱 데이터를 확인해보겠습니다. ‘S Memo’ 앱은 스타일러스를 사용하는 ‘삼성 갤럭시 노트 시리즈’에 내장되어있는 앱입니다. ‘S Memo’의 57%나 되는 유저가 싸이월를 동시에 소지하는 것으로 보아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사용하는 유저의 절반 가량은 싸이월드를 하는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싸이월드가 SK에 인수된 후 ‘네이트’와 ‘네이트온’ 서비스를 연동하였는데요, 이로 인해 ‘네이트온’ 앱을 소지한 52.4%가 싸이월드를 소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과거 한 식구였던 ‘네이트 앱’과 ‘네이트 판’ 앱이 올해 들어 동시소지앱으로 거의 보이지 않거나 20%대 미만인 점입니다.
# 싸이월드, 우리의 추억을 계속 지켜낼 수 있을까?
지금까지 ‘싸이월드’앱에 관련된 이슈와 그 반응 정도를 앱에이프 데이터와 미디어 이슈로 확인해보았습니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점점 잊혀지나 싶었지만 단발적인 이슈에 큰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보아 아직 과거의 명성을 잊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다양한 SNS 유저들을 싸이월드로 복귀시킬 수 있을까요?
한때 온라인을 주름잡았던 ‘싸이월드’, 이제 모바일을 통해 왕의 귀환을 기대해봐도 될지 조심스럽게 응원해봅니다.
해당 콘텐츠에 데이터를 제공한 앱에이프는 2013년 일본에서 출시한 모바일 시장 분석 서비스입니다. 현재 서비스 인지도 조사에서 1위에 자리하며 일본 대표 모바일 시장 분석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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