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5일(수) 오후 6시 FSN 빌딩에서 애드쿠아 인터렉티브 서정교 대표님의 부스터즈 지식공유 세미나 강의를 들었고, 평소 필자의 생각과 많이 일치하게 되는 부분이 있어 생각을 정리 후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현재 광고대행사는 너무 어렵다
디지털까지 치고 들어온다
제일기획, 대홍기획, 이노션 등 인하우스 곳들은 대기업 계열 광고회사가 이제는 디지털 영역까지 확장하여 침범한다. 과거 ATL기반이었다면 현재는 디지털 경력자들을 대거 채용하고, 디지털 팀을 꾸렸으며, 퍼포먼스 조직을 별도 만들고 운영한다.
뿐만 아니라 예전에는 10~20억짜리 광고 비딩에 잘 들어오지 않았으나 현재 함께 비딩에 참여하여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그리고 큰 규모의 인프라를 갖춘 인하우스 대행사는 타 디지털 중소회사의 인프라를 뛰어넘는다. 함께 비딩을 붙었을 때 인력과 인프라가 부족한 회사, 그리고 제안 역량이 부족한 회사들은 밀릴 수밖에 없다. 아이디어 싸움으로 진행했을 때 그 아이디어가 정말 특출나고 마음에 쏙 든다면 모를까…
치킨 게임이 점점 세진다
이 부분은 항상 언급하고 싶었다. 광고대행사의 제안에서 전략이 유사하거나 퀄리티가 비슷하게 되면 그다음 요소는 무엇일까? 바로 가격이다. 이 가격은 바로 광고대행사의 수익이라고 볼 수 있는 광고대행수수료인데 이 수수료를 서로 깎아주겠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효율화하기에 가장 빠른 방법은 비용이 절약되면 좋은 것이다.
통상 대행수수료는 15%~20% 수준이었다. 1억 원의 광고비라면 1,500,~2,000만 원은 대행사의 수익이고 실제 집행하게 되는 광고비는 8,000~8,500만 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비딩 자리에서 대행수수료를 서로 경쟁하듯 내려주겠다고 하는 실정이다. 10%, 7%, 5% 등 하염없이 내려간다. 최소 4~5명의 팀원이 붙었을 때 과연 임금조차 건질 수 있을까? 거기에 디자인 제작비도 안 받는다는 대행사들도 많아진다. 그렇다면 디자인팀 인력의 임금은? 광고주들은 점점 이 부분에 익숙해지면서 공공연하게 혹은 뒤로도 얘기가 되고 있기에 참으로 어려워지고 있다. 말 그대로 치킨 게임에 들어가고 있다.
이 치킨 게임은 업계의 제 살 깎아 먹기로 볼 수 없으나, 당장 매출과 실적이 필요한 회사들은 어쩔 수 없이 진행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광고주도 직거래한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 구글 같은 회사는 매체 수수료를 주지 않는다. 따라서 별도 수수료를 붙이는 마크업을 하게 되는데, 이 부분도 대행수수료를 내리는 실정과 더불어 광고주가 대행사 출신을 영입하거나, 직접 마케팅팀을 꾸려 운영한다. 콘텐츠도 제작하고, 매체도 세팅하고 운영한다. 더욱이 매체사들이 대행사를 거치지 않고 광고주에게 직접 더 좋은 조건으로 제안하는 현상이 많다. 매체사의 영업팀에서 적극적으로 광고주의 연락처를 확인하고 영업을 하는 것이다.
AI가 다한다
점점 애드테크가 발달하면서, 광고의 카피, 스토리, 디자인까지 모두 진행하는 시대가 되었다. 중국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에서 알리바바의 AI 루반이 초당 8천 개, 하루 4000만 개 제작 능력을 갖춘 무려 4억 개를 만들었고, 광고를 자동화하는 솔루션들도 점점 고도화되고 있으며, 도요타 IBM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왓슨 ads라는 AI가 영상 광고를 기획까지 해서 만들었다. 게다가 날로 음성인식, 5G등 기술적 진화가 빠른 만큼 감히 생각하건대 미래 광고대행사에서 AE라는 직업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디어는 보호받지 못한다
전략과 아이디어는 제안서에 모두 담겨있다. 하지만 비딩에 실패했을 경우 타격은 매우 크다. 실제 진행하지 않고 아이디어와 실행안만 가져가는 경우가 있다. 지적재산권, 그리고 아이디어 등은 사실 국내에서는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한다. 카피, 디자인, 영상, 프로모션, 이벤트 아이디어등 제안만 받아놓고 실제 집행은 내부에서 하며,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다. 회사의 시간과 인력자원 투자한 만큼 이를 방지하고자 리젝션피(청와대 청원에도 올라왔었다)가 절실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현업에서 받기란 쉽지 않다. 계약서 요구조차 쉽지가 않는 현실이다.
결국 매출이다
광고주들은 예전처럼 브랜딩이라는 이름하에 집행하지 않는다. 단기적이든, 중장기적이든 모두 결과론적으로 상품과 서비스의 판매가 주 목표가 된다. 그리고 그 중요한 지표는 ROAS, ROI이다. 아무리 멋있는 카피, 심금을 울리는 스토리, 멋진 디자인을 만들면 무엇을 하는가? 소비자가 보지 않는데? 또 구매도 하지 않는다.
점점 자극적인 카피와 직설적인 메세지가 오히려 더 먹히는 요즘 광고다. 쓰레기 같은 게임 광고, 혹은 제품 광고가 많다고 얘기한다. 또한 SNS HOT 아이템, 대세 등의 카피, 광고도 B급으로 오히려 여러 가지 상황 설정이나 실제 시연하는 자극적인 영상들을 내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상품과 서비스, APP은 오히려 매출이 높다. 노출과 도달이 많이 되면 좋은 건가? 영상 조회수가 높으면 뭐하는가? 좋아요, 댓글, 공유가 많이 되었다는 수치로 어필하면 될까? 결국 광고주는 매출이다. 제품과 서비스가 팔리는 광고가 만들어져야 한다. 사람을 움직이는 세상을 움직이는 광고 물론 훌륭하고 좋다. 하지만 요즘 광고주들은 결국 매출이 없으면 광고를 하지 않고 떠나는 현상이 나오고 있다. 아마 이 현상은 점점 심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매출 중심의 광고전략과 마케팅이 점점 확대될 것이다.
광고대행사의 미래가 될까? 이커머스 직접 뛰어들다
이제는 광고대행사가 이커머스를 직접 하기 시작했다. 광고와 마케팅을 잘한다는 전문가 집단이 이제는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에코마케팅의 미니 마사지기 클럭, 애드쿠아 인터렉티브의 링거워터 링티, 차이커뮤니케이션의 유아 매트 브랜드 보나코모 등이다. 소비자자에게 먹힐 수 있는 브랜드의 제품을 선택하여 운영하는 것이다. 이 형태는 대행수수료를 받지 않고 실제 매출의 영업이익을 나누거나, 직접 기획부터 생산, 판매까지 담당하거나 다양한 형태로 나오고 있다. 실제 에코마케팅의 클럭은 예전 브런치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엄청난 성장을 이루었다. 또한 인수를 통해서 자회사로 영입하는 등 점점 커머스 영역으로 진출하고 있다. 그리고 그 영업이익은 기존 대행수수료보다 훨씬 높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보여준다.
어떻게 보면 기존 대행사의 영역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제품 디자인에 직접 참여하고, 발송하고, CS를 응대하고, 판매 사이트를 관리하고, 가격도 결정하고, 보도자료 작성 및 배포, 이벤트 운영 등 모두 직접 진행하는 매출 중심의 마케팅으로 가게 될 것이다.
기존 광고대행사의 영역은 유지될 것이다. 하지만 매출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한 흐름 같다. 십여 년 후에도 지속될 수 있을까? 비지니스 모델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변화에 대처해야 살아남는다”
참새방앗간님의 브런치 글을 모비인사이드가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