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을 커리어’로 바꾸는 방법
경력이 고스란히 실력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세상이다.
커리어와 경력은 생각과 태도의 한 끗 차이에 따른 축적의 결과이다.
‘자리만 지켜도’ 경력이 되고, 실력으로 인정받아 커리어가 되는 시대가 있었다. 당시에는 무엇을 하든 앉아있는 시간에 비례하여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고, 그래서 ‘열심히 한다’는 것이 눈에 보였다. 누가 더 늦게까지 일하고, 주말에도 나오고, 오래 엉덩이를 붙이는 싸움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 52시간제가 본격화되면서 많은 기업과 직장인들은 고민에 빠졌다. 이제부터 ‘실력 없이는’ 생존 불가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럼 “경력이 아닌 무엇으로 실력을 쌓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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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경험은 다시 사용하지 못할 경력에 불과하다
커리어는 ‘성장의 의미’를 담고 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의 가치가 시간 대비, 노력 대비, 시장 대비하여 점차 상승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일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최소한 연차가 쌓일수록 연봉이라도 높아져야 ‘커리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 방점을 두고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갔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고, 커리어의 뜻도 함께 변해야 한다. ‘한 직장에서의 커리어’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일생의 커리어’로 생각 전환을 한다면, 옮겨갈 회사도 포함하여, 어떤 상태로든지 자신이 ‘원하고 바라는 성장’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일로부터 얻을 수 있는 행복한 커리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커리어를 생각한다면, 지금 하는 일을 잘하는 것도, 앞으로 하고 싶은 일과의 연계도 함께 생각하고 준비하라고 말을 한다. 물론, 여러 현실적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이직 전략의 핵심을 ‘미래의 하고 싶은 일’을 나눠서 가고 싶은 직장에서 경험하는 것」이라고 입이 단 내가 나도록 말한다.
하지만, 회사는 개인의 커리어를 쌓도록 가만히 두질 않는다. 회사도 그들만의 비즈니스 커리어를 위해 개인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밀고 당기기’가 벌어진다. 이 밀당에서 지게 되면, 아무리 짧은 경험이라도 외부에서 사용 못 하는 ‘물 경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 경력’은 회사의 업무를 통해 획득한 경험이 아무짝에도 쓸모없게 되는 것, 동종 및 유사 업계라면, 다른 회사에서 이전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 그게 곧 내 진짜 실력이자 물 경력이 된다. 이전보다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 그 이하의 퍼포먼스를 낸다고 하면 당연히 ‘과대 포장’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물론 ‘성과’를 무엇으로 어떻게 규정하는가에 따라 다르지만, 직관적으로 볼 때는 다음과 같다. 옮긴 직후에는 빠르게 업무를 익히는 등의 ‘적응력’이 성과이고, 일정 기간이 지난 이후에는 회사에서 제시한 합리적 수준의 목표를 달성 여부가 곧 성과이다.
이전 회사와 현 회사를 유사한 목표와 기준점을 갖고 평가했을 때, 오히려 하락세라면, 특별히 시장의 어려움이 있지 않고, 조직 내부의 리스크 없이 그냥 하락세라면, 업무 프로세스 상의 변화 등을 꾀하지 못했다면,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 및 도전해보지 못했다면, 양과 질 모두 성과를 만들지 못했고, 결국 스스로 ‘물 경력’임을 인정하는 꼴이 된 것이다.
따라서, 물 경력이 되지 않기 위해 세 단계의 준비가 필요하다.
Real 커리어를 위한 첫 번째 <현장 경험으로 비즈니스 원리 파악>
현장은 빠르게 돌아간다. 그곳이 사무실이건 공장이건 관계없이 회사가 제시한 바운더리 안에서 보다 빠르게 돌아가는 것에 최적화되어 있다. 그리고, 빠르게 돌아가서 도달해야 하는 목적과 목표가 있다. 그것이 조직 속 해당 직무의 역할과 책임이 된다.
서로 다른 직무상 역할과 책임이 합쳐져 비즈니스는 목표한 고객과의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고객이 만족한다면, 비즈니스는 지속할 수 있는 힘을 갖는다. 그래서, 내가 하는 일(Job)이 비즈니스 속에서 어떤 역할과 책임을 통해 어떤 수준의 가치를 내뿜어야 하는지, 주변 동료와 최종 고객을 통해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내가 하는 일만 잘해서도 안되고, 내가 원하는 수준으로만 잘해서도 안된다는 뜻이다. 내가 만족시킬 대상은 내가 아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와, 최종적으로는 우리 고객에게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을 가시화시킬 수 없다면, 지난 세월 조직이 만들어놓은 일의 바운더리 속에 갇혔음을 인정하는 꼴이다.
대부분 ‘자기 일만 끝나면’ 모든 일이 끝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그 일의 결과물이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누군가로 이어져 또 다른 과제를 낳는다. 그리고 이 과정의 반복을 통해 고객과 거래 가능한 비즈니스 성과물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Business Hierarchy이고, 비즈니스 원리이다.
그래서, ‘조직도’라고 부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곳에서 누구의 통제와 관리 체계 속에서 일을 하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조직도 속에 그들이 어떤 제품 및 서비스를 중심으로 조직을 구축해왔고, 중심축은 어느 파트인지를 쉽게 파악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마케팅이라도 ‘영업 본부, 전략 본부, 특정 브랜드 중 어디에 있는가’에 따라 각각 다르다.
- 영업본부에 있다면, 영업을 돕는 쪽에 가까울 수 있다. 그래서 각종 프로모션 및 캠페인 기획을 통해 더 많은 매출을 위해 일을 한다. 물론, 본부를 총괄하여 전략을 운용할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는 희박하다. 만약, 그렇다면, ‘마케팅 본부’라고 명명했을 것이다.
- 전략 본부에 있다면, 비즈니스 파트에서 브랜드 기획 또는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일을 할 것이다. 해당 기업은 B2B 비즈니스를 할 것이고, 회사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별도의 캠페인 및 프로모션 등을 마케팅 팀에서 총괄할 가능성이 높다. 혹은 회사 전용 채널 운용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담 조직이 될 수도 있다.
- 브랜드에 소속되어 있다면, 비즈니스 성격 또는 본부 속에 별도의 전략 또는 브랜드팀 유무에 따라서 전략부터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사이의 브랜드 총괄이 지정한 업무를 운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대부분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채널 운용 또는 디지털, 퍼포먼스, 콘텐츠 마케팅의 주류를 이룬다.
적어도 자신이 일했던 회사의 조직도 정도는, 혹은 실제 업무의 연결 관계 및 고리 등의 프로세스는 그릴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조직이 나에게 요구했던 (최소한의) 역할과 책임과 최대의 성과물이 무엇이었는지도 함께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무슨 일을 했고, 향후에 어떤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Real 커리어를 위한 두 번째 <원리 적용 및 확인을 통한 다각도의 시도로 ‘업무 효과성’ 확보>
소속된 비즈니스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하고, 당장 눈앞에 어떤 목표를 좇고 있으며, 이때 내가 해야 하는 일로부터 얻고 싶은 가치가 무엇인지 가시화시킬 수 있다면, 이제 그 일을 위한 준비는 끝났다. 이제 실행에 옮겨, 최적화된 방법론을 만드는 것이다.
비즈니스 원리를 파악했다면, 다음은 너무 쉽다. 주어진 환경과 원리에 따라, 어떻게 하면 내가 하는 일의 효과성을 확보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시도하면 된다. ‘안되면 될 때까지’ 등의 단무지, DID(들이대) 정신이 아니다. A 방법이 안되면, B방법으로 다시 A’, B’ 등으로 계속 방법에 변화를 주면서 ‘최적화할 수 있는 검증된 과정’이 무엇인지 발견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으면 된다.
물론,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은 예외일 수 있다. 아직 시스템이라고 부를 수 있거나, 이전 업무 등에 대한 결과가 없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대표의 머릿속에 있기에, 직접 이야기를 나누는 것 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업력이 어느 정도 갖춘 회사라면 업무상 레퍼런스 체크는 필수다. 회사에서 만들어 준 리소스가 무엇이고, 그것이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이전에 같거나 유사한 일을 했던 이가 어떤 과정으로 해당 결과물을 냈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만약, 회사가 업력도 규모도 이전에 경험했던 조직과 많이 다르다고 하면, 인접한 팀 또는 직무도 함께 보라고 권유한다. 다른 이유는 없다. 적어도 그들이 만들어 놓은 최소한의 일을 하는 방식에 대한 바운더리를 확인하고,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을 넘지 않고 지키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어떻게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했는지 총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다. 과정과 결과, 그 속에 참여한 이들이 어떤 노력을 했고, 무엇이 채택되었고, 되지 않았으며, 결과적으로 누구에 의해 최종 의사결정을 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회사마다 각자 일하는 문화 또는 스타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를 최대한 지키면서 그 안에서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고, 미래를 담보하는 일들을 기획하기 위한 새로운 터를 잡기 위함이다. 그래서, 회사가 추천하는 나름의 FM(Field Manual) 방법론을 익히고, 이를 자신에게 최적화시켜야 한다.
단, 그 터를 잘못 잡으면, 회사에 적응하지 못할 뿐 아니라, 회사 또는 개인이 원하는 성과를 낼 수도 없다. 따라서, 회사에 어느 정도 적응했음을 먼저 보여주고, 신뢰를 얻은 다음에 나만의 개성을 담아 회사가 원하는 효과성을 바탕으로 효율성 추구에 열을 올려야 한다.
Real 커리어를 위한 세 번째 <조직에서 검증된 효과성을 바탕으로 나만의 효율성 확보>
눈치 빠른 직장인이라면, 적어도 1년 정도 같은 곳에 근무하면 전년도 이상의 성과를 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회사가 일하는 문화와 방식도 익혔고, 적응했음을 몸소 보여주어 신뢰도 얻었다면, 여기에 나만의 색을 입혀서 효율성 확보를 추구해야 한다. 조직은 오래될수록 사람과 같다. 특별한 계기가 없이는 절대 변할 줄 모른다. 그 안의 일도, 사람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그대로 휩쓸려서 흐르는 대로 그냥 두면, 자칫 물 경력이 될 수 있다. 초반의 적응까지는 그렇다 쳐도, 실제 성과는 이제부터이기 때문이다.
앞서 이전 회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 회사를 파악하고, 적응하고, 그들로부터 얻은 신뢰를 바탕으로 이제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어 새로운 시도를 해 볼 타이밍이다. 이른바 ‘색다른 과정’의 설계 및 실행으로 조직이 바라는 결과를 조직이 원하는 바운더리 안에서 만들 수 있는가 아닌가를 실험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A-B-C-D-E의 과정을 거쳐, 어떤 과제물이 완성되고 같은 목표 수준이 주어진다고 하자. 그렇다면, 여기에 세부 과정을 살펴보고, 효율성을 가미할 다양한 방법을 기획해야 한다. ① 과정의 변칙적 운용[A-C-D-B-E 또는 B-A-C-E-D 등] , ② 과정의 과감한 생략[A-B-C-E], ③ 과정상 요소의 대체[A-V-C-D-E 등]로 나누어 나만의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다.
이걸 하는 이유는 나만의 성과 또는 업적을 남기고 다음에 써먹기 위함이다. 대다수 직장인들이 고민하는 부분이 여기에 있다. “이전 직장에서 무슨 일을 하셨나요?”라는 질문에 탁월한 답변을 할 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조직이 시키거나 바라는 일을 열심히 하는 데에만 몰입했기 때문이다.
⑴ 시키는 일만 빠짐없이 한 사람
⑵ 제시한 목표 수준 이상을 달성한 사람
⑶ 목표 달성 과정의 변화를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 한 사람
⑷ 조직에 도움이 되는 다른 목표를 만들어 달성한 사람
맡게 될 직무와 직책에 따른 역할과 책임, 조직이 바라는 성과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위의 3단계를 거쳐서 온다면, ⑷의 수준을 지향할 것을 권하고 싶다. 그래야만, 미래의 성장을 담보로 하는 커리어를 쌓기 위해, 현재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험의 양도 중요하지만, 경험의 질을 높이기 위한 생각, 태도의 전환의 중요성
다수의 회사로 경험의 양을 늘리기 위해, 밥 먹듯이 이직을 할 수는 없다. 그래서, 경험의 양으로부터 ‘질’적인 부분을 찾기 위한 ‘딴짓’이 필요하다. 이 딴짓은 별개 아니다. 그동안 내가 해왔던 모든 생각과 행동을 ‘내가 바라는 커리어에 맞게 재해석, 재구성해보는 것이다.
비즈니스 원리를 파악하고, 파악된 원리가 조직에서 어떤 과정과 요소에 의해 가치를 발휘하는지 확인했고, 실제 나에게 적합하도록 다시 세팅했다면 일단 90점 이상이다.
하지만, 정작 내가 하는 일에 대한 관점이 미래 성장을 담보로 한 커리어를 보고 있지 않다면 아직은 부족하다. 따라서,
첫 번째, 내가 하는 일의 목적이 현재의 조직에 있는지, 혹은 미래의 성장한 나를 위한 것인지를 가늠하여, 그 사이에서 혼란스럽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야 한다.
균형을 위한 가장 합리적 기준은 내가 닮고 싶은 가장 가까운 모습을 한 선배이다. 나보다 높은 연차의 업무를 내가 얼마나 잘할 수 있을지, 또는 그(녀)가 나 정도 수준이었을 때, 나만큼 했을까를 가늠해보는 것이다. 혹은 직접 물어봐도 좋다. 내 수준이 아니라, 그 사람이 내 연차였을 때의 실력 수준을 말이다.
두 번째, 조직의 불합리성이 아니 비합리가 얼마나 보이는지 가늠해보고, 여기에 대해 고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간절한지 가늠하는 것이다. 일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고, 더불어 미래 지향적 식견을 갖는데 좋은 기폭제가 된다.
개인적으로 회사를 옮겼던 많은 이유 중에 하나가 ‘상사(리더)의 바보 같은 결정이 반복되어 그 피해가 고스란히 나에게 왔을 때’였다. 그가 무능력해 보였기 때문에, 그와 함께 할 이유를 잃어버렸고, 그래서 회사를 옮겼다. 그리고 옮길 때마다 위 두 가지 질문을 꾸준하게 했다.
세 번째, 내가 바라는 커리어의 모습을 구체화시켜놓는 것이다. 꼭 얼마의 연봉과 각종 측정 가능한 수단을 말는 것이 아니다. 닮고 싶은 누군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일하는 모습 혹은 갖지 못했던 업계 속 지위와 명성 등을 갖추는 것 등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는, 바라는 커리어 설계 및 구체화를 통해 목적의식을 최대한 고취시켜, 지금 하는 일의 의미를 현재보다는 미래에 두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 미래를 위해 현재에 충실해야 하고, 일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소소하고 꼼꼼한 움직임이 결국 일을 바라보는 내 생각을 바꾸고, 그 생각이 태도를 바꾸어 보다 일에 몰입하고 집중하게 만든다. 그리고, 반복 및 꾸준하게 하다 보면 적어도 자신이 바라는 모습에 가까워진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누가 그랬냐고? 내가 그랬고, 그동안 코칭했던 이들이 그랬다.
이직스쿨 김영학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