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9일, ‘우버 이츠(Uber eats)’가 한국 시장에서 서비스를 전격 철수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우버 이츠’는 2017년 말 글로벌 차량 공유 업체 ‘우버(Uber)’에서 출시한 식음료 배달 서비스로, 기존에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던 맛집들도 배달, 1인분도 배달 가능, 배달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편리한 UI 등 기존의 배달 앱과 차별화되는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더불어 서비스 초기 ‘배달비 0원, 최소 주문 금액 0원’이라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제공하며 한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갔었는데요.
한편 2019년 6월, 국내 이커머스 절대강자인 ‘쿠팡’에서도 ‘우버 이츠’와 유사한 서비스인 ‘쿠팡이츠’를 출시했습니다. 현재 ‘쿠팡이츠’는 ‘우버 이츠’의 초기와 같은 프로모션을 제공하며 빠른 속도로 배달 앱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데요.
이번 리포트에서는 ‘우버 이츠’와 ‘쿠팡이츠’를 비교하며 무엇이 ‘우버 이츠’를 철수하게 했는지, ‘쿠팡이츠’는 어떠한 행보를 걷고 있는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 ‘우버 이츠’와 ‘쿠팡이츠’는 함께 사용
‘우버 이츠’와 ‘쿠팡이츠’가 비슷한 서비스, 비슷한 프로모션을 제공하고 있어서 일까요. ‘우버 이츠’의 동시 소지 앱 1등은 ‘쿠팡이츠’, ‘쿠팡이츠’의 동시 소지 앱 1등 또한 ‘우버 이츠’였습니다. 즉, ‘우버 이츠’와 ‘쿠팡이츠’를 동시에 쓰는 사람이 많다는 뜻인데요. 특이한 점은 두 앱 모두 동시 소지 앱 목록에 다른 배달 앱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등 기존의 앱이 배달 앱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을 생각하면, 이는 놀라운 발견인데요. 여기서 우리는 사용자들이 기존의 배달 앱에 기대하는 서비스와, ‘우버 이츠’ 및 ‘쿠팡이츠’에 기대하는 서비스가 다르다는 것을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기존 배달 앱이 제공하는 음식점은 2인 이상 가구를 타겟으로 하는 치킨, 피자, 야식 등 전형적인 배달 음식점이 많은 데에 비해, ‘우버 이츠’와 ‘쿠팡이츠’가 제공하는 음식점은 커피, 디저트, 세계 가정식 등 1인 가구를 타겟으로 하는 음식점이 많다는 점이 큰 차이점으로 보입니다.
# ‘우버 이츠’는 주춤, ‘쿠팡이츠’의 무서운 상승세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사용자 층이 겹치는 ‘우버 이츠’와 ‘쿠팡이츠’, 실제 사용자 데이터에는 어떠한 차이점이 있을까요? 이를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았습니다.
먼저 설치 사용자 수 그래프를 보면, ‘쿠팡이츠’와 ‘우버 이츠’는 둘 다 상승세를 보입니다. 아직 ‘우버 이츠’가 ‘쿠팡이츠’보다 설치 사용자 수가 많지만, ‘쿠팡이츠’의 경우 두 달 만에 아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에는 월간 활성 사용자 수 추이를 살펴보겠습니다. 설치 사용자 수와는 사뭇 다른 그래프를 보이는데요. ‘우버 이츠’의 경우 위의 그래프와 달리 활성 사용자 수의 그래프에서는 상승세를 그리기보다는 일정한 수치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쿠팡이츠’의 경우, 설치 사용자 수에서는 ‘우버 이츠’보다 수치가 낮았지만 활성 사용자 수에서는 단기간에 빠른 속도로 ‘우버 이츠’의 활성 사용자 수를 앞질렀습니다.
정리하자면, ‘쿠팡이츠’가 ‘우버 이츠’보다 설치한 사용자 수는 적지만, 실제로 앱을 사용하는 사용자 수는 더 많습니다. 또한 ‘우버 이츠’는 사용자 수에 증감이 없는 데에 비해 ‘쿠팡이츠’의 경우 아주 빠르게 사용자 수가 증가했습니다.
이는 아마 사용자들이 할인 혜택 및 프로모션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버 이츠’는 많게는 90%까지 진행하였던 첫 주문 할인 프로모션과 배달비 무료 프로모션을 몇 달 전에 중단한 반면, ‘쿠팡이츠’는 새롭게 출시되며 첫 주문 5000원 할인 쿠폰, 배달비 무료 프로모션을 진행하여 신규 사용자 수를 빠르게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 출시 초기의 ‘우버 이츠’와 현재의 ‘쿠팡이츠’는 어떻게 다를까?
앞서 ‘우버 이츠’와 ‘쿠팡이츠’ 두 앱 모두 서비스 출시와 동시에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였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번에는 동일한 프로모션 하에서의 두 앱은 사용자 데이터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2018년 4월, ‘우버 이츠’는 강남3구에서 마포구, 서대문구까지 서비스 지역을 늘리고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서비스를 본격 확장했습니다. 이후 약 3개월간의 데이터를 보면, 4월에 큰 폭으로 활성 사용자 수가 상승하였지만 이후 더 이상 상승세를 이어가거나 유지하지 못하고 점차 활성 사용자 수가 하락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 ‘쿠팡이츠’는 활성 사용자 수가 출시 한 달 사이에 매우 큰 폭으로 많아졌고, 이후에도 그 수치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그 원인을 두 가지로 추측해 보았습니다.
먼저, ‘우버 이츠’는 일 년에 걸쳐 천천히 서비스 지역을 넓혀나간 반면, ‘쿠팡이츠’는 출시와 함께 서울 대부분의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새롭게 앱이 출시되어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될 때, 그 관심을 놓치지 않고 바로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죠. 또한, ‘쿠팡이츠’는 ‘우버 이츠’보다 늦게 출시되었기 때문에, 이미 ‘우버 이츠’ 서비스에 익숙한 사람은 ‘쿠팡이츠’에 쉽게 진입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새로운 서비스와 UI에 익숙해지는 노력이 적어진 것이죠. 심지어 ‘우버 이츠’의 프로모션이 중단된 이후 ‘쿠팡이츠’가 출시되었으니, 기존에 ‘우버 이츠’를 쓰던 사람들에게 ‘쿠팡이츠’는 더욱 더 매력적인 앱이었을 것입니다.
# 잠자는 ‘우버 이츠’, 활발한 ‘쿠팡이츠’
마지막으로 이용 빈도별 사용자 수로 두 앱을 비교해보겠습니다.
‘쿠팡이츠’는 Light user, 즉 월간 실행 횟수가 10일 미만 사용자가 가장 많은 반면, ‘우버 이츠’는 Inactive, 월간 실행 횟수가 0일인 사용자가 가장 많았습니다. 특히 ‘우버 이츠’의 경우 Inactive 사용자가 60% 이상으로 상당수의 경우 앱이 설치만 되어 있을 뿐 실제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쿠팡이츠’의 경우 월간 실행 일수가 더 많은 Middle user와 Heavy user도 낮은 비율이지만 존재하는 반면에, ‘우버 이츠’는 월간 실행 일수가 20일 이상인 Heavy user은 거의 집계되지 않는 수준이었는데요.
이를 통해 ‘우버 이츠’가 한국 시장 전면 철수라는 과감한 결정을 내린 이유를 추론해볼 수 있습니다. 사용자의 과반수 이상이 앱을 실행해보지 않는 사용자이고, 실행해보는 사용자 중에서도 앱을 자주 실행해 실제 구매로까지 이어질만한 사용자의 비율이 매우 낮기 때문입니다. 서비스 초기 손해를 감수하며 큰 프로모션을 실시했으나, 그것을 메울만큼 유의미한 사용자가 유입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쿠팡이츠’는 현재 앱을 실제로 실행해보는 사용자가 많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앞으로 이용 빈도별 사용자 비율에 있어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궁금해집니다. ‘우버 이츠’와 비슷한 수순을 밟을까요? 아니면 배달 앱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 글을 마치며
지금까지 기존의 배달 앱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배달 앱 시장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쿠팡이츠’와 ‘우버 이츠’를 앱에이프 데이터를 통해 비교, 분석해 보았습니다. 특히 강력한 프로모션과 더불어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쿠팡이츠’의 모습과, 느린 서비스 확장과 프로모션의 중단으로 주춤하다 결국 서비스 철수에 이르게 된 ‘우버 이츠’의 모습이 대비되었는데요. 초기 프로모션 정책부터 제공하는 서비스까지 ‘우버 이츠’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는 ‘쿠팡이츠’는 앞으로 어떠한 행보를 걸을까요? ‘쿠팡이츠’의 파격적인 프로모션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또 프로모션이 끝난 이후에는 사용자들에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해당 콘텐츠에 데이터를 제공한 앱에이프는 2013년 일본에서 출시한 모바일 시장 분석 서비스입니다. 현재 서비스 인지도 조사에서 1위에 자리하며 일본 대표 모바일 시장 분석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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