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18일 벤처캐피탈로부터 10억/100억 원 이상 투자를 받은 전국 스타트업을 파악하고 이들의 주소를 분석하여 스타트업 분포 현황을 발표하였다. 이들 스타트업 중 90% 이상이 수도권에, 80% 이상이 서울에, 절반 정도가 강남구/서초구에, 그리고 3분의 1 정도가 테헤란로 인근에 위치하였다. 판교밸리, 대덕밸리 등 각 지역의 스타트업 클러스터 뿐 아니라 공유 오피스, 대학 캠퍼스나 대기업 운영 공간에도 상당수의 스타트업이 밀집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2015년 10월부터 스타트업맵을 공개 중이다. 기관투자자인 벤처캐피탈로부터 누적 10억 원 이상의 투자를 받으면 어느 정도 검증된 스타트업으로 간주하고 집계하기 시작했고, 이후 누적 투자 금액이 큰 스타트업이 증가하면서 누적 100억 원 이상 투자 받은 스타트업도 추가 분류하여 기록하고 있다. 이는 언론 등을 통해 대외적으로 공개된 내용만을 집계한 것이고, 해당 회사가 비공개를 원하는 투자 정보는 집계하지 않았다.
2015년 10월 76개사로 시작한 스타트업맵에는 2019년 8월 말 기준, 10억 원 이상 투자 받은 스타트업이 575개, 100억 원 이상 투자 받은 스타트업이 161개 등재되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위의 스타트업 맵에 등재된 스타트업의 소재지(업체의 홈페이지에 기재된 주소, 본사 기준. 해외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업체도 한국에 주소가 있는 경우는 한국 주소 기준)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분포를 분석하였다.
10억 원 이상 투자 받은 스타트업은 서울에 461개(80.2%)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는 경기 69개(12%), 대전 15개, 인천, 부산 각 6개로,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합계 93.2%) 쏠림 현상이 현저하다. 100억 원 이상 투자 받은 스타트업은 서울 137개(85.1%), 경기 12개(7.5%), 대전 5개, 충청, 경상 각 2개 순이었다.
10억원 이상 투자 받은 스타트업 중 서울에 위치한 461개 중 212개(47%)가 강남구에 위치해, 스타트업의 밀집도가 가장 높고 다음은 서초구 71개(15.7%), 마포구 39개(8.7%) 순이었다. 100억 원 이상 투자 받은 스타트업 역시 서울의 137개 중 강남구에 62개(45.3%), 서초구 25개(18.3%), 마포구 10개 순으로 나타나 강남 2구(강남/서초구)에 특히 집중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전국 기준으로도 강남 2구에 10억 원 이상 투자 받은 스타트업이 283개, 100억 원 이상은 87개 (각 전국의 49.2%, 54%)가 위치하고 있어서 스타트업 지도에 포함된 스타트업 중 절반 이상이 강남 2구에 위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강남권에 밀집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규모가 큰 스타트업은 서울 중에서도 특히 강남에 더 많이 몰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스타트업 클러스터(좁은 지역에 많은 스타트업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 별로 스타트업 분포를 분석하기 위해 주소를 위/경도로 변환하고 지도 위에 표시하는 시각화 작업을 거쳤다.
이 작업을 통해 테헤란로(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강남역 사거리에서 삼성동 삼성교 구간) 인근은 다른 클러스터와는 달리 인위적으로 경계를 설정해야 할 만큼 촘촘하게 스타트업이 위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10억 원 이상 투자 받은 스타트업이 172개(전국의 29.9%), 100억 원 이상은 53개(전국의 32.9%) 위치하고 있어 테헤란로 일대가 명실상부 한국의 스타트업 벨트로 자리 잡았음을 확인했다.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많은 구로/가산디지털단지 지역은 10억 원 이상 투자 받은 스타트업이 32개(전국의 5.6%), 소셜벤처들이 많이 밀집한 성수 인근 지역도 25개(전국의 4.3%), 콘텐츠 스타트업이 많은 홍합밸리(홍대-합정 지역)도 20개(전국의 3.5%)로 클러스터로 성장해가고 있었다. 100억 원 이상 투자 받은 스타트업이 이들 클러스터 지역에 소재하는 비율도 위와 비슷하다.
소프트웨어, 게임 회사가 많은 ‘판교밸리’(판교/대왕판교 지역)에는 10억 원 이상 투자 받은 스타트업 중 40개(전국의 7.0%, 경기의 59.7%), 100억 원 이상 투자 받은 스타트업은 7개(전국의 3.1%, 경기의 58.3%)가 위치해 테헤란로에 이어 상당히 많은 스타트업이 집약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큰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대전에 위치한 스타트업은 10억 원 이상 투자 받은 스타트업 14개 중 14개 모두(전국 기준 2.5%, 대전 기준 100%)가 유성구의 ‘대덕밸리(대덕연구개발특구)’에 위치하고 있다. 10억 원 이상 투자 받은 14개 스타트업 중 8개(57.1%)가, 그리고 100억 원 이상 투자 받은 5개(전국의 3.1%) 중 4개가 대덕특구의 4대 특화분야 중 하나인 헬스케어 분야의 스타트업이다.
위에서 꼽은 6개(테헤란로 인근, 구로/가산디지털 단지, 성수동, 홍합밸리, 판교밸리, 대덕밸리) 클러스터에 10억원 이상 투자 받은 스타트업이 총 289개 (전국의 52.7%), 100억 원 이상은 84개(전국의 52.8%) 위치해, 비교적 잘 알려진 6개 클러스터에 스타트업의 반 이상이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 캠퍼스에 소재한 10억 원 이상 벤처투자 받은 스타트업들도 15개로 눈길을 끈다. 가장 많은 곳은 서울대에 4개, KAIST 4개, GIST 2개이다. 100억 원 이상은 총 3개로 서울대에 2개, 포스텍에 1개 위치하고 있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공유오피스에 입주한 기업들도 눈에 띈다. 10억 원 이상 투자 받은 스타트업 575개 중 72개(전국의 12.5%)가 3대 공유오피스인 위워크(37개), 패스트파이브(23개), 스파크플러스(12개)에 소재했고 이들은 모두 서울에 소재한 스타트업이었다. 100억원 이상 투자 받은 스타트업도 161개 중 26개 (전국의 16.1%)가 공유오피스에 소재했다.(위워크 14개, 스파크플러스 7개, 패스트파이브 5개) 초기 소규모 스타트업들이 공유오피스를 선호할 것으로 흔히 예상하지만, 최근 제법 규모가 성장한 스타트업이 공유오피스 몇 개 층을 통째 임대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는 결과로 보인다.
대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공유오피스 혹은 스타트업 육성 공간에 입주한 스타트업이 늘어나는 추세도 새롭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은 “벤처 투자를 많이 받은 한국의 주요 스타트업의 소재지를 분석한 결과 시장, 인재, 투자자 등 3가지 요소를 다 갖춘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인근에 가장 많은 스타트업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최근 몇 년간 급증하고 있는 공유오피스들이 잇따라 테헤란로에 큰 지점을 낸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