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연예인이나 셀럽이 브랜드의 홍보 대사가 되어 다양한 콜라보를 선보이는 건 요즘엔 사실 그렇게 특별한 일은 아니다.
그런데 올해 역대 최고의 뮤지션으로 평가 받는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케첩 브랜드의 만남이 전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아티스트가 가진 명성과 영향력 때문이 아니라 아티스트와 브랜드의 만남이 다른 케이스에서는 볼 수 없었던 매우 특별한 관계로부터 시작이 되었기 때문이다.
‘Shape of You’ ‘Perfect’ ‘I Don’t Care’ 등 수많은 히트곡으로 세상에서 가장 많은 앨범을 판매한 영국의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 ‘Ed Sheeran(에드 시런)’을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가 만든 노래 중 좋지 않은 것이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그가 여자친구를 위해 만든 ‘Perfect’를 최고의 곡으로 손꼽고 싶다.)
UK 차트 역사상 앨범 전곡이 싱글 차트 100위 이내 진입, 웸블리 스타디움에서의 단독 공연 그리고 그래미 어워드 수상 등 최고의 아티스트로 평가 받는 그가 하인즈 케첩(heinz)의 열혈 팬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에드 시런은 종종 하인즈 케첩의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리며 자신이 하인즈 케첩의 엄청난 팬이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했으며 그것도 모자라 자신의 팔에 하인즈 케첩 보틀을 본뜬 형상의 문신을 새기기까지 했다.
하인즈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보여준 에드 시런의 팬심이 결실을 맺어 지난 6월 드디어 하인즈 케첩의 광고 모델로 출연하게 된다. 그런데 그 광고의 아이디어도 모두 에드 시런이 기획한 것.
에드 시런은 지난 4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하인즈 케첩을 들고 찍은 사진 3장과 함께 자신에게 하인즈 TV광고를 위한 특별한 아이디어가 있으니 함께 하자고 제안한다.
출처: https://www.instagram.com/p/BvyoBqUBw7s/?utm_source=ig_embed
“Yo @heinz I have an idea for a tv ad if you wanna do one, if not I won’t be offended, I could never be mad at you. Slide in my DMs or have your people call my people. Lots of love, your biggest fan x
(요~하인즈.내게 하인즈 TV 광고를 위한 아이디어가 있는데 내 아이디어를 받아주지 않는다해도 마음 아파하지 않을거야. 네게 만큼은 결코 화를 낼 수 없을테니까. 만약 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메시지를 보내거나 나의 스텝들에게 연락줘. 사랑해. 너의 열혈 팬이.)’
두달 뒤 6월 에드 시런이 출연하는 하인즈의 광고가 온에어 되었다.그의 제안을 하인즈가 받아들였고 하인즈의 브랜드 런칭 150주년을 기념해 에드 시런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안한 광고 아이디어가 진짜 광고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 광고는 에드 시런이 실제로 보낸 DM을 토대로 제작되었다’라는 자막과 함께 ‘내게는 하인즈 케첩 TV 광고를 위한 아이디어가 있었다’라는 에드 시런의 나레이션으로 광고는 시작된다.
광고의 내용은 이렇다. 에드 시런이 고급 레스토랑에 가서 음식을 주문하는데 웨이터는 음식을 서빙하면서 음식이 매우 특별하고 고급스럽다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는다.
이에 대해 레스토랑의 고급 요리에 대해 뭔가 아쉽다는 생각을 한 에드 시런이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는데 그것이 바로 하인즈 케첩. 그는 하인즈 케첩을 요리에 뿌리고 그걸 지켜보는 웨이터와 레스토랑의 고객들이 경악하지만 에드 시런은 주문한 요리를 맛있게 먹기 시작하며 광고는 마무리가 된다.
하인즈 케첩은 에드 시런의 아이디어로 제작된 TV 광고를 런칭하면서 Ed Sheeran과 Heinz의 이름을 절묘하게 합친 EdChup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한정판 케첩을 출시해 온라인에서만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함께 진행했다.
에드 시런의 아이디어로 제작된 하인즈의 광고가 공개된 지 2개월 후 지난 8월 하인즈의 수퍼팬인 에드 시런의 애정이 드러나는 특급 콜라보를 선보였다.
에드 시런은 하인즈의 열혈 팬으로 자신의 팔에 하인즈 케첩 보틀을 문신으로 새겼는데 하인즈는 브랜드 런칭 150주년을 맞아 에드 시런이 팔에 새긴 하인즈 타투의 형상을 보틀 패키지 디자인으로 제작한 Ed Sheeran X Heinz Tattoo Edition을 출시하는 또 다른 콜라보를 진행한 것이다.
(에드 시런이 가수라는 점을 고려해 제작된) 스피커 모양의 박스에 담긴 타투 에디션 하인즈 케첩은 (150주년을 기념해) 단 150개만 제작이 되었는데 104개는 경품 사이트 ‘Paddle 8’에서 온라인 추첨을 통해 무료로 증정하고 나머지 46개 중 일부는 에드시런의 수퍼팬에게, 3개는 크리스티 경매를 통해 제공해 경매 수익금을 하인즈와 에드 시런이 직접 선정한 자선 단체 East Anglia’s Children’s Hospices와 Rise Against Hunger에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 8월 15일 진행된 경매에서 3개의 하인즈 케첩은 각각 $1,869, $1,958, $2,670에 낙찰되었다)
팝 아티스트 ‘에드 시런’과 하인즈의 만남은 보통 브랜드가 셀럽이나 인기 연예인에게 손을 먼저 내미는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인기 스타가 브랜드에 대해 애정과 팬심을 적극적으로 밝히면서 자신이 먼저 브랜드와의 협업을 제안하면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시선을 끈다.
오랜 시간 하인즈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공개적으로 표현한 에드 시런이 SNS를 통해 TV광고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그 제안을 하인즈가 받아들이면서 그토록 자신이 좋아하던 브랜드의 광고 모델이 되고 자신의 이름과 타투 문신을 사용한 한정판 콜라보 케첩 에디션을 발매하는 일련의 협업의 과정 속에서 인기 팝 아티스트로서 그가 갖는 엄청난 영향력과 그가 보여준 브랜드에 대한 진심 어린 팬심과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가 더해져 훨씬 더 뜨거운 이슈를 만들어냈다.
특정한 계약 기간에만 광고 모델과 브랜드의 홍보 대사로 활동하다가 계약 기간이 끝나면 바로 동종업계의 다른 경쟁 브랜드의 얼굴이 되는 광고 시장의 정글 속에서 유명 팝 아티스트와 케첩 브랜드의 만남은 더 특별하고 신선하게 다가온다.
글쓴이: 이상훈(스투시).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대행사 ‘더크림유니언’ 커뮤니케이션 본부 그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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