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은 세 명이 일해요. 저와 아내, 그리고 저희가 벌어서 투자한 돈이요. 아직은 저와 아내가 일해서 버는 근로소득이 더 많아요. 하지만 저희는 하루에 여덟 시간만 일하는데, 돈은 쉬지 않고 일하잖아요. 언젠가 복리효과로 두 사람의 월급보다 금융 소득이 더 늘어날 거라고 믿어요.”

 

김태환 투자자는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했다. 프랑스 문학을 더 공부하고 싶었지만, 교환학생 신분으로 떠난 파리에서 교수의 꿈을 접고 돌아왔다. 현실과 타협해 일본 대기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자본주의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줄 알았는데, 첫 월급을 받아보니 이게 웬걸. 급여명세서를 보고 충격에 빠져 투자 공부를 시작했다. 예·적금부터 펀드, 주식, 리츠 투자, 그리고 크라우드펀딩까지. 직접 투자해보며 내공을 쌓았다. 와디즈에 투자한 돈만 해도 부부가 합쳐 3,000만 원이 넘는다고. 이제 점점 자신만의 투자관이 명확해져 간다는 김태환 투자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김태환입니다.  제품의 안전성을 테스트하는 시험인증기관에서 일을 하고 있어요. 반갑습니다.

 

Q. 재테크에 관심이 많으시다고요.

네. 요즘 제1순위 관심사예요.

 

Q.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저는 첫 직장을 일본에서 구했어요. 국내에서는 가장 연봉을 많이 주는 업계라고 생각했는데, 일본에서는 아니더라고요. 첫 월급을 받고 깜짝 놀랐습니다. 저는 취업하면 최소한 한 달에 200만 원씩은 모을 수 있을 줄 알았거든요. 순진했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Q. 그때부터 투자를 시작하신 거예요?

 

 

그 당시에는 가진 돈이 없으니까 버는 돈부터 아껴야겠다 싶어 극단적으로 돈을 쓰지 않았어요. 대기업 직장인인데 대학생 때보다 가난하게 지냈던 것 같습니다.   

 

 

Q. 학생 때는 어떠셨는데요?

제가 불어불문학과 전공이거든요. 대학 때 “나는 영원히 돈에 관심 없는 낭만적인 삶을 살아야겠다.”라고 생각 했습니다. 그런데 프랑스에 교환학생을 가서 현실을 깨달았죠. 실제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써야 하는 돈도 너무 많고, 그곳에서 제가 꿈꿨던 보헤미안 라이프를 사시는 분들을 보니 환상이 탁 깨졌습니다. 삼사십 대 중반에 슈퍼마켓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모습을 보니까 내가 원했던 삶이 이게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좋아하던 프랑스 문학은 가끔 서점에 가서 읽는 취미로 남겨두기로 했습니다.

 

Q. 서점에 자주 가시나요?

네. 주말이면 서점에 가서 일본 소설이나 프랑스 소설을 많이 읽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최근에는 거의 경제경영 분야나 투자 분야 책만 읽는 것 같네요.

 

Q. 하하. 그럼 이제 투자 얘기를 좀 더 해볼까요. 주로 어디에 투자하세요?

음. 웬만한 투자는 한두 번씩은 다 해본 것 같아요. 예금, 적금에서 시작해서 펀드, 주식, 최근에는 p2p, 와디즈 크라우드펀딩, 그리고 해외주식까지.

 

Q. 이렇게 많이 해보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일단 직접 해봐야 이 방법이 나와 맞는지, 맞지 않는지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직장 들어가고 처음 몇 년은 이것저것 전부 다 해보자는 마음으로 다양한 곳에 투자했어요. 그걸 알아가는 과정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와디즈도 그 과정에서 접했고,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Q. 와디즈 투자 어떠셨나요?

음. 우선 와디즈 투자를 시작한 이유는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아직 직장생활 한 지 얼마 안 되었다 보니 모든 투자를 다 해봐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P2P 투자를 하다가 우연히 크라우드펀딩도 알게 되었거든요. 킥스타터랑 비슷한데, 물건(리워드) 대신 수익을 돌려주는 게 신기했어요. 처음이니까 소액으로 잘 알고 있는 분야에 한 번 해보자. 이런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Q. 처음으로 투자한 곳이 어디였나요?

 

 

김남길 주연의 영화 판도라. 8억이 넘는 투자금이 몰렸다.

 

<판도라>라는 영화였어요. 관객수가 많을수록 돌려받는 수익금이 늘어나는 방식이었거든요. 당시 원전 사고가 있어서 원전에 대한 관심이 있었고, 김남길 배우가 주연이라면 관객도 어느 정도 보장이 되겠다 생각했습니다. 관객이 BEP(손익분기점)에 미치지 못하면 손해를 볼 수도 있었지만, 그 정도 위험은 감수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요. 만기에 시중 금리의 두 세배에 가까운 수익이 났습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두 번이나 투자했던 아이언미트를 잊지 못할 것 같아요.

 

Q. 왜죠?

우선 회사에서 회식 때마다 가던 고깃집이었어요. 사장님이 <숙달돼지> 오픈 전에 하셨던 <철든놈>이라는 가게도 자주 갔는데, 회사 사람들 반응이 되게 좋았거든요.

 

Q. 어떤 점이 좋았나요?

저는 깔끔한 게 아주 좋았어요. 삼겹살집 가면 그 특유의 냄새도 그렇고, 위생적이지 않은 게 마음에 안 들었거든요. 그런데 숙달돼지는 맛있고, 깨끗했어요. 옷에 냄새가 배지 않는 숙성 돼지고기. 그래서 와디즈에 아이언미트 프로젝트가 열린 것을 알고 반가웠어요.

 

 

심지어 저희 집이 사당 쪽인데, 사당점 오픈을 위해 펀딩을 했거든요.

 

 

Q. 투자하고, 사당점에서 고기 드셔 보셨나요?

 

 

네. 자주 갔어요. 갈 때마다 장사가 잘 되는 걸 보니까 좋더라고요. 사당 말고 다른 지역에 지점도 많이 생기는 것 같고. 아무튼 사당점 매출에 따라 금리가 늘어나는 구조의 채권이었는데, 추가 금리가 붙어 연 11.5%로 상환 받았어요. 그래서 두 번째 펀딩이 열렸을 때도 투자했습니다.

 

 

Q. 그렇군요. 그런데 와디즈에서 두 번째로 열린 아이언미트 프로젝트는 그동안 주로 투자하신 채권이 아니라 주식 프로젝트였어요. 투자 전에 고민이 되지 않으셨나요.  

 

음. 개인적으로 만기가 짧아 현금화가 쉬운 채권을 선호하기는 해요. 그런데 아이언미트에서 발행하는 주식은 상환권이 있는 상환전환우선주더라고요. 1년 후부터 현금으로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말을 보고 투자했어요. 만약 보통주였으면 아무리 아이언미트라도 투자를 고민했을 것 같아요. 비상장회사에서 발행하는 주식은 기대수익이 높더라도 상장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요. 시간도 시간이지만 그 회사가 주식이 과연 상장될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역량이 스스로 없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Q. 와디즈에서 문화콘텐츠 채권으로 투자를 시작하신 분 중에 주식이나 채권의 개념을 자세히 모르고 투자하시는 분도 계세요. 그런데 김태환 투자자님은 비상장주식, 상환권, 전환권의 개념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투자하신 것 같네요. 곧 1년이 다가오는데, 언제 상환 받으실 예정인가요?

지난 연말정산 때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벤처투자로 투자금액의 소득공제받았거든요. 항상 연금이나 주택청약이나 넣었지 벤처투자로 소득공제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공제율이 100%더라고요? 최소한 3년은 보유를 해야 세제 혜택이 유지되어서 3년은 보고 있습니다. 식당이 3년 동안 괜찮을 것 같더라고요. 상환이자율도 연 9%니 이자수익도 꽤 쏠쏠하고요.

아이언미트는 투자수익도 수익이지만 투자자 혜택도 다양하게 제공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할인쿠폰하고 15만 원 바우처를 받았는데, 그때 제가 결혼 준비 중이었거든요. 청첩장 돌리면서 친구들한테 고기 사주고, 알차게 잘 썼습니다. 그런 추억이 남아서 단순한 투자 이상으로 더 뜻깊은 것 같아요.

 

Q. 최근에 결혼하신 거에요?

네 이제 7개월 되었어요. 결혼하고, 아 최근에는 그린플러그드 페스티벌에 아내와 함께 투자했어요. 아내가 저랑 취향이 굉장히 비슷하거든요. 언젠가 둘이 꼭 한 번 가보자고 했던 그린플러그드 페스티벌이 투자를 받길래 “우리 이건 무조건 넣어보자.” 하고 했어요.

또 저희 부부가 건강에 관심이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최근에 마켓컬리에 납품하는 간편식품 회사 프로젝트가 열렸더라고요.

 

Q. TBM 말씀하시는 거죠?    

 

 

네. 맞아요. 수입도 하고 직접 개발도 하는 식품회사였는데, 연금리 18% 회사채를 발행하더라고요. TBM에서 납품하는 마켓컬리같은 곳이 요즘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도 하고, 신선식품 시장 중에서도 특히 고가 신선식품 시장이 커지는 것 같더라고요. 성장하는 산업인 데다 수익률도 꽤 되고, 만기까지 짧으니 하지 않을 이유가 없더라고요. 투자자 혜택으로 주는 자사 제품도 궁금했고요. 아내와 TBM에도 같이 투자했어요.

비슷한 기업인 마이셰프도 기업설명회 다녀와서 꼭 하고 싶었는데 한도가 없어서 못 했어요. 

 

 

Q. 어머. 기업설명회도 다녀오셨어요?

 

 

 

네. 대표님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까 이 회사는 정말 괜찮다 싶더라고요. 제가 지금 돈이 좀 더 많았다면 천만 원 이상 투자하고 싶었어요.

 

Q. 천만 원이면 적은 돈이 아닌데. 어떤 부분이 그렇게 괜찮으셨나요?  

회사 대부분의 일에 대해서 대표가 직접 알고 있고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감명 깊었어요. 또, 참석자들이 이런 부분은 문제가 될 것 같다, 혹은 성장률의 근거가 무엇이냐, 현재 비용이 이만큼 나왔는데 나중에 감당할 수 있느냐 등 구체적인 질문을 했을 때 다 답변을 하실 수 있는 것. 그런 모습이 굉장히 신뢰가 가더라고요. 덕분에 앞으로 와디즈에서 투자              받는 기업의 기업설명회를 좀 더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Q. 앞으로 와디즈에서 계속 투자하실 의향이 있다고 해석해도 될까요?

네 그럼요.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부동산보다는 금융자산, 비상장 주식보다는 상장주식, 국내 자산보다는 해외자산에 관심이 많긴 해요. 앞으로 2~3년 정도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일이 일어날 것 같아서 현금 보유를 늘릴 예정이지만 장기적으로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비중도 그쪽으로 늘려갈 예정이고요. 그럼에도 와디즈나 핀테크 쪽 투자는 전체 자산에서 5%에서 10% 사이로 계속할 것 같아요.

 

Q. 그 이유는요?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소소한 재미와 참여감 때문이에요. 제가 지금 삼성전자 주식을 산다고 해서 삼성전자 벽에 제 이름을 새겨준다거나 휴대전화를 준다거나 그런 건 전혀 없잖아요. 그런데 와디즈에서 투자하면 가끔 영화 엔딩크레딧이나 전시회나 공연 포토월에 제 이름을 넣어주기도 하고, 투자자 혜택으로 티켓이나 바우처도 집으로 보내주고 ‘나도 이 비즈니스에 0.001%라도 참여했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 게 참 괜찮은 것 같아요.

얼마 전에 러빙빈센트 전에 투자했을 때 초대권을 보내주더라고요. 저희 장모님이 미술 선생님이신데, 그래서 장모님께 티켓을 가져다 드렸더니 친구분들과 재미있게 다녀오셨다고 하셨더라고요. 기분 좋더라고요.

 

Q. 아직 와디즈를 모르는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려도 될까요? (와디즈 추천 좀 해주세요!)

재테크에 관심이 없으셨던 분들, 아직까지 예금과 적금만 하시는 분들은 첫 재테크를 와디즈에서 전시나 영화 투자로 시작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전시나 영화는 상대적으로 쉽잖아요. 혜택도 쏠쏠하고요. 몇 번 소액으로 해보다가 TBM처럼 진짜 괜찮은 기업 채권이나 아이언미트처럼 상환전환우선주가 있으면 또 조금씩 해보고. 저처럼 안정성을 보시는 분들은 보통주는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상환권(현금으로 상환할 수 있는 권리)이 있는 상환우선주나 상환전환우선주로 해보시면 좋을 것 같고요.

아직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모르는 분이 많지만, 저는 굉장히 성장하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채권은 수익이 엄청나게 크지 않지만, 주식형은 투자한 기업이 상장하면 수익률이 대단하다고 하잖아요. 300% 이상 수익이 날 수 있으니 본인이 잘 아는 분야라면 투자해볼 만한 것 같습니다.

 

Q. 내가 모르는 분야에는 섣불리 투자하지 말라는 말씀이신 거죠?

네. 제가 여기저기 와디즈 투자 추천을 많이 하고 다녔거든요. 그런데 저희 팀장님이 제가 봤을 때는 정말 잘 안될 것 같은 영화에 투자하신다는 거에요. 말렸죠. 말렸는데 한 번 해보시겠다고 200만 원 투자하셨어요. 그리고 큰 손실을 보셨더라고요.

사실 남들이 돈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잘 모르는 분야라도 그냥 투자하고 싶거든요. 저도 예전에 와디즈에 자동차 관련 기업이 올라왔을 때 다들 좋다니까 투자할까 말까 고민을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차에 전혀 관심이 없다 보니까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안 했어요. 실제 수익이 600% 정도 났다고 하던데, 운이 좋아 벌었을 수도 있는 거지만 잃을 수도 있는 거거든요. 결국, 투자의 결과는 자기가 책임져야 해요. 누구도 대신해주지 않잖아요. 그래서 잘 아는 분야, 쉬운 분야부터 조금씩 소소하게 시작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서 시간을 갖고 찾아가셨으면 좋겠어요.

 

 

와디즈 김영아님의 브런치 글을 모비인사이드가 한 번 더 소개합니다.